김제 청도리 동곡마을 도요지 출토 도자기의 고고화학적 특성 분석
A Characteristics Analysis of Archaeological Chemistry on the Ceramics Excavated from Kiln Site in Dongkok‐Town, Gimje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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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김제 동곡마을 도요지에서 출토된 15~17세기 분청사기와 백자에 대하여 색도와 비중 및 흡수율, 미세구조 관찰 등의 물리적 특성, 태토와 유약의 조성에 대한 화학적 특성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물리적 특성에서 가마 운영 상황과 제작 시기에 따라 제작기술이 점차 발전되는 변화가 관찰된다. 원료적 측면에서 동곡마을 도요지는 동일 기반암에서 생성된 점토를 사용하여 도자기 종류, 생산 가마, 시기 등에 따라 원료를 정제하거나 융제를 첨가하는 등의 제작기법에서 차이를 보인다. 백자는 분청사기와 비교하여 착색제 함량이 평균적으로 1.3% 이상 적고 융제 성분 K2O 함량이 1.2% 가량 많은 편으로 같은 온도에서 더 쉽게 자화될 수 있는 특징을 보인다. 이와 같은 특성은 생산 시기가 늦어질수록 분명하게 나타난다. 유약은 자기 종류가 아닌 생산 시기에 따라 16세기 이후에는 MgO, TiO2, MnO, P2O5 등의 함량이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 이상 줄어들어 사용 원료에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analyze the characteristics of Punchong and Whiteware pottery excavated from the kiln site in Dongkok-Town, Gimge. Scientific analysis is carried out to evaluate the physical and chemical properties of the body and glaze. The physical properties indicate the gradual development of the production technology with respect to the kiln operating conditions and period. In chemical properties, the ceramic body is found to be made of raw materials from the same source, but the mixing method depends on the type of Punchong and Whiteware pottery, the production kiln, and period. Whiteware pottery is manufactured with less over 1.3% of the colorant content and more about 1.2% of the K2O flux content than Punchong pottery. This compositions allow easier vitrification at the same temperature. These characteristics which is low colorant content and high flux content become more prominent as lately. The ceramic glaze is likely to have changed the type of raw materials used after 16~17C, as the contents of MgO, TiO2, MnO, P2O5 are less three to ten times than 15C.
1. 서 론
우리나라에서 10세기를 전후하여 생산되던 청자는 12 세기 전성기를 지나 무신의 난 이후 귀족사회의 몰락과 함 께 변질되기 시작하여 조선시대에 들어서면서 퇴락하였다. 그리고 1420년 후반부터 표면에 백토 분장하여 시문한 분 장회청사기, 즉 분청사기가 제작되었다. 분청사기는 고려 말기 왜구의 침입으로 인해 많은 청자 가마터가 파괴되어 도공들이 내륙으로 피신하면서 전국적으로 제작이 급증하 였으나, 경기도 광주에 분원이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분청 사기의 생산량은 격감되었다. 장식기법은 초기의 상감, 인 화기법이 쇠퇴하면서 일부 지역에서 철화, 귀얄, 담금 기법 이 발전하였다. 이후 16세기 전반에 들어와서 귀얄과 담금 기법은 서서히 백자 장식에 흡수되면서 분청사기는 자연스 럽게 소멸되어 한정된 시기에 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백 자는 고려청자와 함께 제작되기도 하였으나 수량이 매우 적고 한정적이다. 실질적으로 조선백자는 경기도 광주에서 제작된 관요백자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Kang, 1998; Kim, 2005).
조선시대에 제작된 도자기에 대한 자연과학적 분석 연 구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요 가마터에서 출토된 도편들 위 주로 수행된 바 있다. 경기 지역은 광주를 중심으로 관요에 서 제작된 백자와 그 원료물질인 백토에 대한 연구가 대표 적인 사례이다(Kang, 2003; Jung, 2010). 이 연구에서 경기 도 광주 번천리 유적에서 출토된 백자는 대체로 유사한 광 물학적 계통을 갖는 태토로 제작되었으나, 일부 퇴적층에 서는 다른 유구와 성격이 다소 상이한 백자가 출토되었다 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혀내었다. 충청 지역은 공주 학봉 리 철화분청사기를 중심으로, 전라 지역은 광주 충효동 분 청사기와 백자 분석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주요 실적이라 고 할 수 있다(Lee and Koh, 1997; 1998; 2002; Hwang et al., 2011). 특히 광주 충효동 연구에서는 1호 가마와 2호 가 마 도편 일부의 제작시기가 서로 다를 것이라는 미술사적 연구와 달리 실제로는 같은 시기에 제작되었으나 공급 목 적에 따라 제작기술을 다르게 하였을 가능성을 제기하여 주목되었다. 경상 지역은 분청사기에 대한 연구 결과가 한 정된 편으로 연질백자와 경질백자의 비교 분석과 원료 산 지의 분류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된 바 있다(Koh et al., 2006; Kim and Kim, 2007). 최근에는 강원 지역의 분청사 기와 백자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Lee and So, 2013; 2014; 2015). 이중에서도 2014, 2015년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열팽창수축 측정 방법을 시도하여 광물조성분 석으로 추정한 소성 온도를 검증하고 오차범위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하며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조선시대 도자기에 대한 대부분의 자연과학적 연구 는 일부 도요지와 도편의 화학조성 분석에 한정되어 있는 관계로 분청사기와 백자 전반에 대한 물리·화학적 특성의 종합적 해석에 있어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도요지와 도편에 대하여 체계적인 분 석 조사와 연구 결과를 활용한 비교 연구가 수행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김제 청도리 동곡마을 도요지에서 출토된 분 청사기와 백자에 대한 자연과학적 분석을 수행하고 이에 대한 분석 결과를 기초 자료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특히 동곡마을 도요지는 가마별로 운영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가 마별 선정 분청사기와 백자를 중심으로 사용 원료의 특성 변화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김제 청도리 동곡마을 도요지는 분청사기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자기를 생산하던 가마터 중 하나이다. 도요지 주변으로는 약 10기 이상의 도요지가 분포하고 있 으며 이들 유적은 11세기에서 19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요 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되었다(Jeonju National Museum, 1997). 또한, 1호 가마에서 ‘十’ 字 등의 명문이 있는 분청사 기, 2호 가마에서 ‘內贍’ 銘의 관사명 분청사기와 ‘公’, ‘果’, ‘全’ 銘등의 명문 분청사기가 출토되어 중앙관청에 자기를 상납하던 가마로 추정된다. 세종실록지리지의 ‘金溝縣 磁 器所一在縣南金山’의 기록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Veritable Records of King Sejong, 1454).
연구대상은 1호, 2호, 5호, 6호 가마 출토 자기편으로 한 정하였다. 이중에서 1호와 2호 가마는 분청사기와 백자가 함께 생산되었으며 분청사기와 백자를 함께 포개구이한 도 편이 출토된 점으로 보아 두 종류의 자기를 같이 생산한 것 을 알 수 있다. 출토 도자기는 모래빚음을 사용하고 포개구 이로 번조하여 생산하였다. 분청사기는 내외면에 문양을 시문하지 않은 회청사기와 인화·귀얄 등의 문양을 시문한 도편들이 확인된다. 출토 도편의 양식적 특징에서 1호와 2 호 가마는 15세기 중반경에 운영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에 5호와 6호 가마는 백자만을 생산하였다. 1호·2호 가 마와 비교하여 5호 가마는 태토빚음으로, 6호 가마는 모래 받침으로 번조한 점이 특징이다. 5호 가마는 출토된 백자 발의 양식적인 특징에서 16세기로, 6호 가마는 제작 방법 에서 17세기 지방백자의 특징을 보이고 있는 점에서 그 운 영 시기를 추정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분청사기와 백자로 구분하여 분석시료를 총 33점 선정하였다(Table 1). 분청사기는 1호, 2호 가마에 서 시문된 문양을 기준으로, 백자는 출토 가마를 기준으로 3점씩을 선정하였다. 분청사기는 태토 색상이 대체로 회색 계열이나, 2호 가마에서는 갈색 계통이 많은 편이다. 유약 색상은 전반적으로 녹색 계통이지만 갈색, 청색 등도 일부 존재한다. 분청사기 유약은 빙렬과 광택이 관찰되며 2호 가마 분청사기는 1호 가마 분청사기에 비하여 빙렬이 적은 편이다. 이에 비하여 백자는 태토 색상이 대체적으로 회백 색이나, 유약 색상이 회백색, 회청색, 회녹색, 청백색 그리 고 회색 등 다양한 편이다(Figure 1).
2.2. 연구방법
본 연구에서는 물리적 특성, 미세구조, 화학적 특성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물리적 특성은 색도 측정과 태토의 비중 및 흡수율, 기 공률 측정을 수행하였다. 색도 측정은 태토와 유약 색상을 객관적인 수치로 제시하기 위하여 분광색측계(CM-700d, Minolta, Japan)로 표준 광원 D65, 시야각 10° 조건에서 분 석 시료를 7회씩 측정하여 평균값을 정리하였다. 태토의 비중 및 흡수율, 기공률 측정은 비중측정기(GX-13, AND, Japan)와 디지털저울(GR-200, AND, Japan)을 이용하였다. 분석시편은 동체 부분을 중심으로 태토 분석을 병행하기 위하여 유약을 제거한 도편에서 5점을 임의 선택하여 측정 하였다.
태토와 유약의 미세구조는 광학현미경(DM 750P, LEICA, German)을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전처리 과정으로 에폭시 수지에 정착시킨 시편의 단면을 연마하고 HF용액(1:6)을 도편에 따라 3초 이상 에칭한 후에 시편의 단면을 반사광 (Reflected light)으로 관찰하였다.
태토 주성분은 X-선형광분석기(XRF: X-ray Fluorescence Sequential Spectrometer, WD-XRF, XRF-1700, SHIMADZU, Japan)를 이용하여 Rh target으로 40 kV, 70 mA조건에서 분석하였다. 유약 주성분은 주사전자현미경(MIRA3, TESCAN, Czech)에 부착된 EDS(Energy Dispersive X-ray Spectrometer, QUANTAX 200, Bruker, USA)를 사용하여, 가속전압 20 kV, 측정시간 100 s 로 측정하였다. 태토의 미량 원소와 희 토류원소는 유도결합플라즈마-방출분광분석기(ICP-AES, Inductively Coupled Plasma Atomic Emission Spectrophotometer, OPTIMA 4300DV, Perkin Elmer, USA)와 유도결합플라즈 마-질량분석기(ICP-MS, Inductively Coupled Plasma Mass Spectrometer, X5, Thermo Fisher Scientific Inc., USA)로 분석하였다. 태토와 유약의 화학 성분을 분석하기 위한 전 처리 과정은 지금까지 알려진 방법을 선택하여 수행하였다.
3. 연구 결과
3.1. 색도
도자기의 색상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로 구 분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점토 내에 존재하는 착색제의 함 량, 크기, 양, 분포 정도에 따른 원료 물질이고 다른 하나는 번조 온도 및 분위기, 냉각 속도 등의 제작 방법이다 (Prudence, 1987; Koh, 2006). 육안 관찰에 의한 색상 조사 는 관찰자의 주관이나 조명과 같은 주변 환경에 의한 영향 을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색도에 대한 객관적 평가에는 한 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일 조건 에서 재현성이 높은 측정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분광광도계를 이용하여 색도를 명도와 채도로 구분하여 측정하고 각 시편에 대한 색도 측정 결과 를 정리하여 이를 도식하여 비교하였다(Table 2, Figure 2).
태토에서 분청사기의 명도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 반면에 채도는 크게 두 그룹으로 구분된다. 채도가 낮은 그 룹은 a*값이 0에 가깝게 분포하고 b*는 5.0 이하로 무채색 계통으로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채도가 높은 그룹은 1호 가마 분청사기(이하 P1) 1점(CHD-01)과 2호 가마 분청사 기(이하 P2) 5점(CHD-10, 13, 14, 16, 21)이 포함되는 것으 로 보아 2호 가마 분청사기의 채도가 높은 편이고 시편 간 의 색상 편차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자 태토는 1호 가마 백자(이하 W1)와 2호 가마 백자(이하 W2) 시편이 상 대적으로 명도가 높은 편이고 5호 가마 백자(W5)와 6호 가 마 백자(W6) 순으로 명도가 낮아진다. 특이하게도 6호 가 마 백자는 분청사기와 명도값이 유사하여 태토의 백색도가 낮고 어두운 특징을 보인다. 채도에서도 W1과 W2의 b*값 이 W5와 W6에 비해 높은 편이다.
유약 색도는 태토에 비하여 명도가 낮아지고 채도는 높 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분청사기는 +b* 방향으로 분포 하여 황색도가 높은 편이고 백자는 –a* 방향으로 분포하여 녹색도가 높은 편이다. 전체적인 색도의 경향성은 태토와 유사하다. 분청사기 유약은 태토에 비해 채도 편차가 적은 데 반해 백자 유약은 W1, W2와 W5, W6의 채도 차이가 크 게 나타나는 점이 특징이다.
채도는 환원분위기에서 소성되어 자화가 잘 되면 낮아 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점토 내 철 이온의 환원 정도에 따른 Fe3+와 Fe2+의 비와 관계된 것으로(Lee, 1998) 재현 실 험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Koh, 2006). 따라서 채도 측정으 로 도자기의 번조 분위기를 추정해볼 수 있다(Koh and Kim, 2008). 동곡마을 도요지 분청사기는 P2가 P1에 비하 여 채도가 높고 측정 편차가 크다. 이는 2호 가마의 소성 환 경이 1호 가마에 비하여 불안정하고 균일하지 못했을 가능 성이 높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백자는 W5와 W6이 W1와 W2에 비하여 황색도가 낮게 나타나므로 W5와 W6의 소성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안정되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3.2. 비중 및 흡수율, 기공률
도자기는 소성과정에서 탈수반응과 점토의 변화, 유리 질화 등의 과정에서 흡수율, 기공률이 감소하고 치밀도가 높아짐에 따라 비중이 증가한다. 이와 같은 특성은 시대별 생산 기술의 발전과 사용 원료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 다(Mun and Choi, 2003; Han, 2006). 김제 동곡마을 도요지 도자기의 비중, 흡수율 및 기공률 특성은 다음과 같다 (Table 2, Figure 3).
분청사기는 평균 부피비중이 P1 2.14, P2 2.09로 유사한 편이나, 흡수율 및 기공률은 P1이 0.76%와 1.64%이고 P2 가 1.05%와 2.09%로 P1에 비하여 P2는 약 1.5배 높고 선정 시편에 따른 편차가 크다. 한편 일반적으로 도자기 부피비 중은 흡수율 및 기공률에 반비례하지만 일부 동곡마을 분 청사기는 부피비중과 흡수율 및 기공률에서 보이는 반비례 경향 정도가 다른 점이 특이하다. 소성과정에서 열량을 많 이 받지 못해 자화가 덜 된 도자기의 경우 비중이 낮고 흡 수율과 기공률이 높지만 태토에 점토보다 비중이 높은 광 물 입자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비중과 흡 수율이 모두 높게 측정될 수 있다(Han, 2006). P1 3점 (CHD-01, 06, 08)과 P2 2점(CHD-14, 15)이 이러한 예외적 인 상황에 해당하는 경우로써 다른 도편과 다르게 비중과 흡수율 모두 높게 측정된다. 따라서 이러한 도편들은 자화 가 덜 되어 흡수율이 1.0% 이상으로 높게 측정되었지만 상 대적으로 높은 비중의 광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 이 높다고 판단된다.
백자는 평균 부피비중이 W6 2.28, W5 2.25로 높은 편이 고 W1은 2.15, W2은 2.08로 낮고 편차가 크다. 흡수율은 W6, W5, W1, W2 순으로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낸다. 백자 에서도 2점(CHD-24, 27)은 상대적으로 흡수율이 높은 시 편이 존재하며 이는 분청사기에서도 나타나는 동일한 특징 으로 판단된다.
이를 정리하면 분청사기는 P2가 P1에 비하여 불완전하 게 번조된 시편이 많고 백자는 시기적으로 빠르고 분청사 기를 함께 생산한 1호와 2호 가마에 불완전한 소성 시편이 존재한다.
3.3. 미세구조 관찰
도자기는 1000°C 이상의 온도에서 소결과정(sintering) 을 거치며, 이 과정에서 원료 물질이 결합하여 점차 기공이 둥글고 작아진다. 또한 태토에 존재하는 석영, 장석 등의 광물 입자가 고온에서 번조될수록 관찰되지 않는다. 따라 서 유약 두께, 태토와 유약면에 분포하는 기공(pore) 및 기 포(bubble), 광물 크기와 분포, 생성 결정 등에 대한 미세구 조 관찰을 통하여 번조 온도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 (Lee, 1998; Han, 2006; Jeon, 2008). 이에 따른 동곡마을 도 자기에서 관찰되는 미세구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Figure 4).
P1은 태토에 원형 또는 타원형의 기공이 분포하고 기공 크기가 다양한 편이다. 유약면은 기포가 일부 존재하고 석 영이 잘 녹아 깨끗하게 유리질화가 되어 있고 태토와 유약 경계에 침상의 회장석(anorthite)이 존재한다. P2는 태토에 10 μm 내외의 미세기공과 100 μm 이상 큰 기공이 함께 존 재하며 기공의 모양이 둥글지 않고 길쭉하여 원마도가 좋 지 않은 시편이 일부 존재한다. P1과 유사하게 유약은 비교 적 유면이 깨끗하고 유리질화 되었으며 침상의 회장석과 크고 작은 기포가 존재한다. 유약에 생성된 기포는 번조 과 정에서 태토에 존재하던 유기물이 휘발되면서 생기거나 광 물이 녹는 과정에서 생기는 기포가 유약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생기는 것으로 이는 짧은 번조시간 및 냉각시간과 관계가 있다(Lee and Koh, 2002; Han, 2006; Koh, 2006). 분청사기는 출토 가마와 관계없이 대부분 150 μm 이상의 큰 광물 입자도 관찰되는 점으로 보아 원료 수비가 잘 이루 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Koh, 2006).
W1, W2 태토는 전반적으로 100 μm 내외의 둥근 기공 이 존재하고 100 μm 이하의 광물 입자가 관찰된다. W5와 W6 태토는 큰 기공의 수와 광물 입자의 크기 및 양이 적은 편으로 W1, W2에 비하여 치밀한 구조를 보인다. 유면은 대체로 기포, 석영입자, 회장석의 유무 등을 볼 때 큰 차이 없이 유사하다. W2 1점(CHD-27)은 태토에 부정형의 기공 이 많이 분포하며 유약 두께가 매우 얇고 금이 존재하는 등 다른 시편과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태토의 자화 정도가 좋 지 않은 것에 비하여 유약은 기포와 석영입자 없이 유리질 화 되었고 회장석이 존재하는 것이 특이점이다. 이는 유약 은 충분히 번조되었으나 태토의 자화 온도에는 미치지 못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정리하면 분청사기는 출토 가마와 관계없이 선정 시편에 따라 자화 정도가 차이를 보인다. 백자는 분청사기 에 비하여 태토에서 기공의 원마도가 좋고 수도 적다. 그리 고 태토에 함유하는 광물 입자의 크기가 작은 편이다. 유약 에서는 분청사기와 백자에서 특징적인 차이가 관찰되지는 않고, 선정 시편에 따라 번조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앞 의 비중 및 흡수율 측정에서 예외적으로 비중과 흡수율이 모두 높게 측정된 시편에 대하여 언급하였는데, 해당 시편 에서 특징적으로 비중이 높은 특정 광물이 관찰되지는 않 았다. 따라서 이와 관련해서는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이 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3.4. 화학조성 분석
도자기의 원료로 사용되는 점토는 주성분(major element) 과 미량성분(trace element)으로 구성된다. 주성분에는 지 각을 구성하는 8대 원소인 O, Si, Al, Fe, Ca, Na, K, Mg와 Ti, Mn, P 등이 있다. 이들은 산화물 형태로 결합하여 광물 을 형성하며 광물의 풍화산물로 형성된 점토는 가소성을 가지고 있어 도자기를 만들기 좋은 원료가 된다(Han, 2006). 이를 기초로 검토한 동곡마을 도자기 태토의 주성분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3).
W2 1점(CHD-27)을 제외한 다른 도편은 도자기에 가장 많이 함유한 SiO2와 Al2O3의 조성 범위가 68.63~73.25%, 18.15~23.03%로 도자기의 종류와 출토 가마에 관계없이 유사하다. 반면에 착색제의 역할을 하는 Fe2O3 평균 함량은 분청사기 2.29%, 백자 1.36%로 분청사기가 백자에 비하여 1.6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이외에도 융제 성분인 K2O 평균 함량이 분청사기 3.64%, 백자 4.70%로 백자에서 높은 특 징을 보인다.
제게르식에서 분청사기는 RO2의 함량 6.13 mole을 기 준으로 크게 두 그룹으로 구분된다(Figure 5A, 5B). RO2 함 량이 낮은 그룹은 P1에서 1점(CHD-07)을 제외하고 나머 지 선정 도편이, P2에서 5점(CHD-12, 13, 15, 16, 20)이 해 당된다. 이를 근거하여 P1은 P2에 비해 정형화된 원료 배 합비를 가지고 있으며 알루미나 함량이 높은 점으로 보아 점도가 높은 점토로 성형성이 좋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 면에 P2는 다양한 원료 배합비로 제작되었다. 백자는 일정 한 패턴이 없이 불규칙한 분포 양상을 보이며 W1, W2에 비하여 W5, W6는 상대적으로 조밀한 분포 양상을 보인다. 이는 분청사기를 함께 제작한 가마에 비하여 시기가 늦고 백자만을 단독 제작한 가마에서 원료 배합비가 정형화된 것을 알 수 있다. W2 1점(CHD-27)은 RO2와 R2O+RO가 낮 아 다른 도편들과 달리 Al2O3 함량이 높은 특징을 보인다. 미세구조 관찰의 CHD-27 시편에서 나타난 자화도의 차이 는 높은 Al2O3 함량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W5는 상 대적으로 R2O+RO의 함량이 약간 높은 편이다.
융제와 착색제 함량에서는 가마별로 차이가 나타난다 (Figure 5C~5F). 분청사기에서 P1은 융제성분인 K2O와 CaO 함량이 높은 편이다. 백자에서 W5와 W6은 K2O 함량 이 다소 높은 점이 특징이다. 착색제에서 W5는 함량이 낮 은 편이고 W6은 Fe2O3 함량이 높고 TiO2 함량은 낮다. 이 는 색도 분석에서 W6 도편의 명도가 낮게 측정된 점과 관 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도자기의 원료적 상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태토의 미량 성분을 분석하고 다변량통계분석으로 도식화하여 평가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4, Figure 6A~6C). 주성분 1과 2 의 누적기여율은 82.4%로 높은 편이고 성분도표에서 Rb은 나머지 원소와 다른 음의 상관관계를 갖는다. 결과는 대부 분 그룹별로 분류가 잘 이루어지고 편차도 적은 편이나 W1, W2는 분청사기에 비해 수량이 훨씬 적음에도 불구하 고 혼재하여 나타난다. 희토류원소는 미량원소와 동일하게 정량분석한 후 Taylor and McLennan(1985)이 제시한 운석 의 초생치로 표준화하였다(Table 4, Figure 6D). 희토류원 소는 동일 기원 물질일 경우에 본래의 희토류원소 분포도 (REE)가 거의 변하지 않는 지구화학적 특성을 갖는다(Lee et al., 2008; Lee et al., 2010). 분포도 패턴에서 동곡마을 도자기는 자기 종류, 가마, 시기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 않 는 점으로 보아 태토는 동일 기원 물질로 제작된 것으로 추 정된다.
유약의 주성분을 분석하고 이를 제게르식으로 도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Table 5, Figure 7A, 7B). 태토와 비교 하여 유약은 주성분 SiO2와 Al2O3가 58.0~65.9%, 12.5~17.3% 로 낮은 편이고 융제 성분인 MgO, CaO는 0.4~3.2%, 9.7~18.0%로 높은 편이다. 제게르식에 도식한 결과에서 분 청사기는 출토 가마에 따라 비례관계를 보이므로 동일한 원료 배합비로 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백자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지만 3점(CHD-22, 25, 27)은 RO2에 비해 R2O3가 약간 높은 특성을 보인다. 반면 융제와 착색제 함량 에 따라 도식한 결과에서는 가마별로 일부 차이를 보인다 (Figure 7C~7F). 분청사기는 가마별로 융제와 착색제 함량 이 유사하나 백자의 경우 W5와 W6의 CaO 함량이 W1, W2에 비하여 높고 MgO, TiO2 함량이 낮아 차이가 있다.
4. 고 찰
4.1. 제작 특성
김제 청도리 동곡마을 도요지에서 출토된 분청사기는 출토 가마에 따라 물리적, 화학적 특성이 유사하면서도 미 묘하게 차이를 보인다. 색도 측정에서 P1에 비하여 P2는 채도값이 높고 넓은 범위에 분포한다. 이는 흡수율 및 기공 률 측정 결과에서도 동일하며, 미세구조에서도 P2는 태토 내의 기공 모양이 둥글지 않은 부정형의 시편이 일부 존재 하여 P1에 비하여 질이 다소 떨어지고 번조 조건이 균질하 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유약은 채도값에서 태토보다 편차가 적어지며 미세구조 관찰에서 유면이 깨끗 하고 회장석이 생성된 점 등에서 가마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를 화학 조성과 연결지으면, P2 태토는 P1보다 융제 함량이 낮아 차이가 있으나 유약의 주성분은 유사한 함량을 보인다. 따라서 분청사기 태토는 같은 온도에서 번 조되었더라도 융제 함량이 다르기 때문에 P1이 P2에 비해 자화가 잘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유약은 유사한 함 량 분포를 보이므로 태토에 비하여 물리적 특성 차이가 적 게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백자는 W1, W2와 W5, W6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W1, W2에 비하여 W5, W6는 채도, 흡수율 및 기공률 등이 모두 낮고 균질한 특성을 보인다. 미세구조에서도 기공, 광 물입자의 크기와 분포 정도가 적어 상대적으로 자화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두 가지를 예상할 수 있다. 첫째, 1호 가마와 2호 가마는 분청사기와 백자가 함께 제작되었으나 출토 백자는 매우 소량이고 분청사기를 주로 생산하였다. 따라서 분청 사기를 위주로 생산하던 1호, 2호 가마에서 제작된 백자는 상대적으로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시기적 선행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1호, 2호 가마는 15세기 중반 경에, 5호 가마는 16세기, 6호 가마는 17세기에 조업한 가마로 추정 하고 있다. 따라서 운영 시기에 따라 원료를 수비, 정제하 는 기술과 가마의 운영 기술이 발달하여 나타난 차이일 수 있다.
4.2. 원료의 특성
가장 먼저 자기의 종류별로 태토의 화학 조성에서 확인 되는 원료적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분청사기와 백자 태 토는 융제 성분 K2O, CaO와 착색제 Fe2O3, TiO2에서 함량 차이가 나타난다. 즉, 백자는 분청사기에 비하여 융제 함량 은 많게, 착색제 함량은 적게 제작되어 같은 온도에서 번조 되더라도 더 자화가 잘 될 수 있는 원료적 특성을 가진 것 이다. 이러한 특성은 미량성분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다. Figure 6B, 6C에서 백자는 상대적으로 Rb이 높고 Cr, Ni, V 등과 같은 전이금속의 함량이 낮은 위치에 분포하고 있다 (Lee, 1998; Lee and Koh, 1998). 태토의 미량성분은 원료 에 융제, 착색제 등을 첨가, 제거하는 과정에서 불순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광물학적 특성을 반영한다. K와 Rb은 1 족 원소로 함유 정도가 비례하며 주로 정장석 등의 칼리장 석에 높게 함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Figure 8A, 8B 에서도 비례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전이금속은 착색 제 성분으로 작용하는 Fe2O3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Kang and Jeong, 1997; Kang, 2005). 따라서 동곡마을 도요지에 서는 분청사기와는 달리 백자를 제작할 때 용융점을 낮추기 위해 장석의 함유율을 높게 하고 철분을 제거하는 탈철 과 정을 비롯한 추가적인 제작공정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분청사기는 가마에 따라 융제 성분인 K2O, CaO 함량에 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1호 가마에서 제작된 P1이 P2에 비해 CaO 함량이 높으며 미량성분에서도 Sr, Ba 등의 원소 함량이 높은 것이 확인된다(Figure 8C, 8D). 이들 원소는 광물학적으로 주로 사장석계열 광물에 농집된다(Kang and Jung, 1997; Kang, 2005).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분청사기 와 백자에서 차이를 보이는 칼리장석 관련 성분들과 다르 게 CaO은 함량이 적기 때문에 1호 가마에서만 분청사기 원 료에 사장석계열 광물을 의도적으로 첨가하였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백자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분청사기와 차이를 보이는 특징, 즉 융제 함량이 다소 높아지고 착색제 함량이 줄어드 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17세기에 들어선 6호 가마에서 Fe2O3의 함량이 다소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유약은 분청사기와 백자에 따른 함량 차이가 확인되지 않지만 시기에 따라서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5호, 6호 백 자의 MgO 함량이 현저하게 낮게 확인되는데, MgO는 MnO, P2O5와 함께 유약의 용융점을 낮추는 원료와 관련이 있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들 성분 함량이 높으면 융 제 원료가 나무재이고 낮거나 없으면 석회석이 CaO의 주 된 원료로 볼 수 있다(Wood, 1999). 이에 따른 검토에서 5 호와 6호 가마 백자는 이 성분들이 매우 낮기 때문에 동곡 마을 도요지에서는 16세기 이후에 유약의 융제를 나무재 에서 석회석으로 대체하여 사용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 정된다.
5. 결 론
이번 연구는 김제 청도리 동곡마을 도요지에서 출토된 분청사기와 백자의 태토와 유약에 대하여 가시적 관찰, 물 리·화학적 분석, 미세구조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분청사기 태토의 물리적 특성은 가마에 따라 다소 차이 가 있었다. 그러나 유약의 물리적 특성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났는데 이는 화학적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 다. 즉 유약의 화학 조성이 태토보다 대체로 유사하기 때문 인 것으로 판단된다. 백자에서 확인되는 가마별 물리적 특 성 차이는 당시 가마 운영 상황과 점차 발전되는 제작 기술 에 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원료적 측면에서 김제 청도리 동곡마을 도요지에서 제 작된 도자기는 동일한 희토류원소 분포도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성인적으로 동일한 기반암으로부터 생성된 점토를 원료로 사용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도자기의 종류, 생산 가마, 시기 등에 따라 주성분 및 미량원소 조성이 다 르기 때문에 동일 기반암이라 할지라도 차별화된 풍화과정 을 겪었거나 원료 정선 및 첨가제 등의 제작 기법에 차이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분청사기는 두 가마에서 비 슷한 시기에 생산하였으나 융제 성분에서 일부 차이를 보 이기도 한다. 이러한 과학적 분석 결과는 상대적으로 균질 하고 융제 함량이 높게 제작된 1호 가마는 공납용으로, 색 상 등의 편차가 크고 물리적 특성이 떨어지는 2호 가마는 판매용으로 제작하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명문 분청사기의 출토 양상과 관련지으면 주 로 2호 가마에서 ‘內贍’ 銘의 관사명 분청사기와 ‘公’, ‘果’, ‘全’ 銘등의 분청사기가 출토되었기 때문에 제작 목적에 따 라 품질을 차별화하여 제작하였다는 가설은 타당하지 않음 을 알 수 있다. 백자는 분청사기에 비하여 Fe2O3, TiO2 등의 착색제와 불순물 함량이 적고 K2O를 주성분으로 하는 알 칼리장석을 높게 함유하고 있어 같은 조건에서 제작되더라 도 자화가 더 잘 되는 조성을 갖는다. 생산 시기가 늦은 5호 와 6호 가마 백자는 착색제 함량이 더욱 낮고 융제 함량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유약은 생산 시기에 따라 융제와 착색제 함량에서 차이 를 보인다. 15세기 중엽에 운영된 1호와 2호 가마는 분청사 기와 백자, 그리고 생산 가마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하게 제 작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16세기 이후 백자만을 생산한 5호와 6호 가마에서 사용 원료가 변화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