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석탑 사리공 내 출토 고대 유리 유물의 성분특성 분석
Characteristic Analysis of Chemical Compositions for Ancient Glasses Excavated from the Sarira Hole of Mireuksaji Stone Pagoda, Ik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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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사리공 내에서 출토된 유리 유물 30점을 분석하여 이들의 성분특성과 상관성, 발색원소 등을 알아보고자 하였으며, 이를 왕궁리 출토 유리의 연구결과와 비교하여 상관관계를 검토하였다. 성분분석 결과, 유리구슬 24점은 SiO2와 Na2O 성분을 다량 함유한 소다유리군에 속하며, 세부적으로 소다-알루미나유리계 (Na2O-Al2O3-CaO-Si2O)였다. 안정제로서 Al2O3, CaO, MgO가 첨가된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LCHA(Low CaO, High Al2O3)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착색물질은 Ti, Mn, Fe, Cu, Pb 등 성분이 발색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나머지 6점은 모두 녹색계열의 유리판 또는 미상의 파편으로 PbO의 함량이 약 70wt.%, SiO2의 함량이 약 30wt.%인 전형적인 PbO-SiO2계의 납유리였다. 이들 유물을 동일 유적권인 왕궁리 출토 유리구슬의 성분과 비교한 결과, 일부 소다유리인 점은 유사하나 Na2O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미륵사지 유리 구슬이 매우 높고, 대부분 K2O와 CaO의 함량이 낮다는 점이 다르다. 납유리의 경우도 PbO와 SiO2 함량이 약간 차이가 있다. 이는 두 유적지에서 제작된 유리 유물이 서로 다른 재료 또는 기술을 이용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Trans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reveal the characteristics, correlations, and colorant materials of those using the chemical compositions of 30 glasses excavated from the Sarari hall of the Mireuksaji stone pagoda, and to determine the correlations between them and other glass excavated from the Wanggungri site. The results of the chemical analysis of the 11 glass beads show that they are a soda glass group with high contents of SiO2 and Na2O; these can be further subdivided into soda-alumina groups (Na2O-Al2O3-CaO-Si2O). The characteristics of the stabilizer are classified as being of the high alumina glass group (LCHA), except for two glasses. It was concluded that colorant materials affected the coloring for glass beads by various components including Ti, Mn, Fe, Cu and Pb. In addition, we examined six lead glasses which are glass plate and unknown fragments that are of a common lead glass system (PbO-SiO2) with respect to the average contents of PbO (70wt.%) and SiO2 (30wt.%). As a result of comparing these relics with those of the glass beads excavated by Wanggungri, there is a similarity in that they belong to the soda glass group. However, the contents of Na2O are relatively higher than that of the glass beads in the Mireuksaji pagoda, and most of relics include glasses with a low content of K2O and CaO. In addition, the PbO and SiO2 contents are slightly different in the lead glass. It seems that the glass relics made at two different sites may have used different raw materials or techniques.
1 서 론
고대 유리 유물은 장신구의 일종으로 사용되어져 왔으 며, 유적에서 다양한 종류의 천연유리와 인공유리가 발굴 되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세계 여러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 포되고 있으며, 열을 이용한 금속이나 도자기와 함께 인류 역사와 문화에 큰 변화를 가져온 소재로 알려져 있다(Kim, 2007). 인류최초로 이용한 유리는 천연유리로서 흑요석(黑 曜石)이 있으며, 석기시대부터 사용되어 왔다(Lee, 1990). 흑요석은 우리나라에서도 구석기 유적에서 많이 출토되고 있어 고대 무역활동을 밝히는데 중요한 연구 자료로 이용 되고 있다. 인공유리는 이미 기원전 1500년대 쯤에 지중해 연안의 국가들에서 비교적 규모있게 제작되면서 본격화 되 어 제조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Brill, 1963), 기존의 많은 연구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고대 유리의 제작기술이나 재료는 거의 변화하지 않고 지속되어 왔다(Kim, 2001).
유리 유물의 과학적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유리가 여러 원료를 배합하여 특정 조건에서 제작된 물질이기 때문에 지역과 시대에 따라 화학 조성이 상이한 특성을 지니고 있 으며, 이를 연구하는 것은 고대 물자의 이동경로를 추적하 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Lee, 1990; Kim, 2001). 또한 고고학적, 미술사적 연구와 더불어 보다 다양 한 정보와 깊이 있는 이해를 도출하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유물의 열화상태 파악 등 보존처리전 상태를 진단하기 위 한 목적으로도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Kim, 2001).
유적지에서 출토된 고대 유리의 과학적 연구결과, 현재 까지는 성분조성에 따라 소다유리, 포타쉬유리, 납유리 및 납-바륨유리 계열로 분리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Kim, 2001), 중국에서 출토된 유리에 대한 연구(Koezuka and Yamadsaki, 1995)는 물론이고, 최근에는 우리나라 특 정 지역 출토 유리에 대한 심층 비교분석 연구(Yun, 2015) 나 한국과 중국 포타쉬유리군의 특성분석(Li, 2015)을 통 해 한중 양국 간의 유리 특성과 변천을 비교하여 교역관계 를 연구하기도 하였다. 또한 다량의 납을 함유한 유리 유물 의 경우에는 납동위원소비(lead isotope ratio)를 비교 분석 하여 원료의 산지를 추정(Brill and Wampler, 1967; Kang et al., 2003; Han and Kim, 2015)하고 지역간 원료의 수급을 규명하는 노력이 진행되었다.
본 연구는 2009년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의 해체조사를 진행하던 중 심주석 상면중앙 사리공이 발견되 고, 내부에서 금제사리호와 금제사리봉안기 등이 노출되어 긴급 수습된 유물 중에서 유리 유물을 대상으로 과학적 분 석을 실시하여 유리의 성분학적 특성을 밝히고, 동일 문화 권이었던 익산 왕궁리 유적지 출토 유리구슬의 연구결과와 비교하여 상호 연관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본 연구대상은 석탑의 중앙 심주석내에서 발견된 유리 유물로 사리공에 맞추어 정방형으로 제작되어 바닥에 깔려 출토된 유리판의 파손된 조각과 금제사리함의 외호와 내 호, 청동합 내부의 합들에서 발견된 각종 유리 제품 8700여 점 중에서 편으로써 보존처리가 불가능한 것들을 대상으로 총 30점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들 분석시편의 특성은 Table 1과 Figure 1에 나타내었다.
2.2 연구방법
본 연구의 분석대상 시편은 에폭시수지에 고착한 후 연 마지(80, 120, 500, 800, 1000, 2400, 4000)를 단계적으로 이용하여 매장환경에 노출되지 않은 신선한 단면이 드러나 도록 연마하였다. 이어 연마포와 연마제(3 μm, 1 μm)를 이 용하여 연마면을 경면과 같이 가공하고, 성분조성 분석을 위해 탄소(C)로 코팅하였다. 미세조직 관찰과 화학조성 분 석은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JSMIT300, Jeol, Japan)과 주사전자현미경에 부착된 에너지분 산형X선분광분석기(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X-MAXN, Oxford, England)를 이용하였다. 분석조건은 가속전압 20 kV, spot size 60 이었다. 먼저 유리의 성분확인을 위하여 풍 화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단면 중심부의 균일한 부분에 대하여 반정량분석을 수행하고, 이후 풍화양상을 관찰하기 위하여 표면 및 균열주변의 풍화층에 대하여 지 점별 위치 분석을 수행하였다. 반정량분석은 시료와 함께 고착한 99.99%의 Cu 표준시료를 이용하여 시료와 동일배 율로 정량보정을 수행한 후 실시하였다. 반정량 분석은 각 시료에 대하여 5곳을 분석한 후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였 으며, 검출원소들은 모두 산화물형태로 환산하였다.
3 연구결과 및 고찰
인공유리의 제작 방법을 간단히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주요성분인 실리카(Silica, SiO2)와 실리카의 용융온도를 낮추기 위해 사용되는 융제(flux)와 이렇게 만들어진 유리 의 화학적 불안정을 보완하고 내구성을 갖게 하기 위한 안 정제(stabilizer), 그리고 유리에 색을 내기 위한 착색제 (colorant)로 구성된다(Kim, 2000). 그러므로 주성분원소 분석을 통한 유리의 특성분석은 매우 중요하다. 각 유리유 물의 주성분원소 함량은 Table 2에 나타내었다.
먼저, 금제사리함의 내호와 외호, 청동합에서 발견된 19 점의 유리구슬에 대한 주성분원소를 살펴보면, 일부 풍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되는 3점의 구슬을 제외하고 는 중간 값의 평균 함량이 SiO2는 약 66wt.%이며, Na2O는 금제사리함 외호의 유리구슬에서 약 21wt.%, 내호의 유리 구슬에서 약 19wt.%로 나타났고, 청동합에서는 3점 (MR-14, MR-18, MR-19)이 약 20wt.%이고, 나머지 3점은 약 24wt.%의 높은 함량분포를 보인다. 또한 안정제로서 첨 가되는 Al2O3는 약 8wt.%, CaO는 약 3wt.%, MgO는 약 0.3wt.%이며, 전이원소로서 Fe가 약 1wt.% 정도 검출되었 다. 이는 고대 소다군 유리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함량 분포 이며, 안정제인 석회(Lime, CaO)와 알루미나(Alumina, Al2O3)의 함량에 따라 소다-라임유리계(Na2O-CaO-Si2O) 와 소다-알루미나유리계(Na2O-Al2O3-CaO-Si2O)로 나누어 진다는 기존 보고(Kim, 2001)를 기준으로 본다면, 모두 소 다-알루미나유리계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유리구슬의 색상에 영향을 미치는 원소를 추정한 결과, Ti, Mn, Fe, Cu, Pb가 각각 소량 검출된 것으로 보아 이들 중 일부가 착색제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유리구슬의 색상이 청색이나 연청색, 연녹색 계통인 것과 일치하는 것 이다. 또한 착색 물질은 전이금속인 Ti, Mn, Fe, Cu 등의 소 량성분이 유리를 제조하는 산화 또는 환원분위기에 의해 결정되고, 이것은 전체 양의 10%를 초과하지 않으며, 5% 미만으로 존재하고 계획적이거나 불순물의 형태로 첨가되 어진다는 연구보고(Goffer, 1980)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그 러나 Cu 성분이 일부 시료에서는 검출되지 않는 점과 외호 에서 발견된 유리 구슬의 경우에는 청동합의 성분에 의해 매장환경에서 오염되었을 가능성도 있어 반드시 착색제로 이용되었는지는 보다 정확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사리공 바닥면에서 발견된 유리구슬과 파편 은 금제사리함의 내·외부나 청동합에서 발견된 유리구슬과 같은 소다유리군(soda glass group)에 속하며, 세부적으로 소다-알루미나유리계(Na2O-Al2O3-CaO-Si2O)이다. 그러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유리구슬 3점(MR-20, MR-21, MR-22)은 SiO2의 중간 값의 함량이 약 63wt.%, Na2O의 함 량이 약 24wt.%인 반면, 연청색과 갈색의 미상 파편 2점 (MR-29와 MR-30)은 SiO2의 평균함량이 73wt.%, Na2O의 평균함량이 약 12wt.%로 사리공 바닥면의 유리구슬이나 금제사리함, 청동합에서 나온 시료와도 차이가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Al2O3의 함량이 낮고, 상대적으로 CaO의 평균 함량 7.5wt.%로 다른 유물보다 2~3배나 높은 특징을 지니 고 있어 소다유리군에서도 특이한 성분학적 특징을 가진 것이다. 물론 이는 분석에 이용된 시료의 선정 상의 문제이 거나 풍화 등의 영향에 의한 구성성분의 상태 변화에서 올 수 있는 단순한 특성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제작 시기나 사 용 원료, 제작 방법, 공방의 차이에 의해 나타난 특징일 수 도 있다는 점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전이원소로 서 Fe가 약 1wt.% 정도 검출되었다. 착색물질 역시 Cu나 Mn, Ti이 거의 검출되고 있지 않아 Fe가 그 역할을 하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Figure 2와 3은 소다유리에 대한 융제와 안정제 성분 함 량을 비교하여 도시한 것이다. 먼저 Figure 2에서 보는 바 와 같이 금제사리함 외호와 내호, 청동합에서 발견된 유리 구슬의 융제의 함량 분포는 넓게 나타난다. 그러나 풍화의 영향으로 보이는 MR-06번과 미상의 파편(MR-29, MR-30) 을 제외하면 K2O의 함량 분포는 좁고, Na2O가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에서 분류되어지고 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서로 어떤 목적이나 기술, 원료의 상이성에서 제작되었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지금 까지 연구된 우리나라 고대 소다유리 연구결과에 비춰보면 미륵사지 유리유물의 융제 함량 범위는 특별한 의미를 갖 지는 않는다.
소다유리는 안정제로 쓰인 CaO와 Al2O3의 함량 5%를 기준으로 HCA(High CaO, High Al2O3), HCLA(High CaO, Low Al2O3), LCHA(Low CaO, High Al2O3), LCA(Low CaO, Low Al2O3)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고, LCA는 다시 LCA-A(CaO<Al2O3), LCA-B(CaO>Al2O3)로 표시할 수 있다(Song, 2006). 이 분류에 의하면 Figure 3에서와 같 이 미륵사지 사리장엄 출토 유리구슬은 대부분 LCHA형으 로 분류된다. 그러나 사리공 바닥에서 수습한 미상의 파편 2점 중 1점(MR-29)은 HCLA형이며, 다른 1점(MR-30)은 HCA형으로 분리된다. 즉, 소다유리 중에서도 저알루미나 유리로 분리된다. 소다의 원료는 광물(Natron, Na2CO3)과 식물의 재가 주원료임으로 MgO와 K2O의 함량에 따라 네 트론유리와 식물재유리로 분리할 수 있으며, Figure 4에서 와 같이 미륵사지 사리장엄 출토 유리구슬 중에서 성분함 량이 특이한 2점(MR-29, MR-30)은 각각 LMK와 LMHK 에 해당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이들 2점의 성분학 적 차이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분석시료의 선택의 문 제인지, 금제사리함 내호나 외호, 청동합에서 발견된 파편 이 아니므로 사리함이 봉안될 당시에 같은 공방에서 다른 원료나 배합비로 제작된 유리인지 이후나 이전에 외부에서 유입된 것인지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현재로써 어렵다.
사리공 바닥면에서 발견된 유리 유물 중에서 녹색인 유 리판(MR-23 ∼ MR-26)과 그 파편으로 추정되는 미상시료 (MR-27, MR-28)에 대한 분석결과, SiO2의 함량이 약 30wt.%, PbO의 함량이 약 70wt.%로 나타나 금제사리함의 내 ․ 외부에서 발견된 유리구슬 등 다른 유리 유물과는 다른 납유리(lead glass)이다. 또한 다른 원소가 검출되지 않은 거의 순수한 PbO-SiO2계이다. 이러한 결과는 7C 중엽의 백 제 무왕 때에 건립된 미륵사지 출토 유리편의 분석치가 규 산(SiO2)이 30wt.%정도에 납(PbO) 68wt.%이상 함유된 납 유리로 판명되었다는 기존 연구보고(Brill et al., 1979)와도 일치하는 결과이다.
본래 납유리는 중국과 한국, 일본의 문화교류 등을 밝히 는데 많이 논의되었던 부분이다. 서구와는 다르게 중국에 서는 바륨(Barium, BaO)을 포함하고 있는 납유리가 제작 되었고(Brill, 1999), 일본은 수입 원료를 재가공하여 사용 한 것으로 보이는 납유리(PbO-BaO-SiO2)가 기원전 2C에 서 기원후 3C말까지 출토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Koezuka, 1994), 우리나라는 부여 합송리에서 출토된 8점 의 관옥이 기원전 2C 전반의 유물로 바륨이 함유된 납-바 륨유리로 분석된 것을 근거로 제시하는 연구(Lee, 1989)가 있다. 또한 기원전 5C로 편년되는 보령군 평라리(平羅利) 의 석관묘에서 출토된 유리구슬의 성분을 분석하여 PbOK2O- SiO2의 조성을 보여 같은 시기의 중국 한대 유리와 다 른 차이를 보인다(Choi et al., 1996)는 대표적인 납유리의 기원에 관련된 연구결과들이 있다. 하지만 바륨이 함유된 유리는 2000년 초까지만 해도 12건 만이 보고(Kim, 2001) 될 정도로 그 수가 적었으며, 시기적으로 볼 때 미륵사지의 유리 유물은 바륨이 함유되어 있지 않고 있어 납-바륨유리 이후에 제작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4 고 찰
미륵사지 석탑 내에서 출토된 유리 유물의 성분학적 특 성을 동일 유적권으로 알려진 익산 왕궁리 유적에서 출토 된 유리 유물의 성분과 비교한 결과, 몇 가지 특징을 확인 할 수 있다(Table 3). 즉, 지금까지 왕궁리 유적에서 출토된 유리구슬은 주로 납유리가 확인되었으며, 일부 알칼리 유 리와 석영으로 만들어진 광물성 유물도 확인되어 다양한 계통의 유리가 제작되고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Kim et al., 2006). 또한 알칼리 유리 8점 중에서도 융제에 의한 구분에서 Na2O의 함량이 5% 이상인 소다유리가 5점 이고, 나머지는 Na2O보다 K2O의 함량이 더 높게 나타나지 만 포타쉬유리로 구분할 수 없는 조성을 보인 것도 확인되 어 표면 성분분석 데이터임을 감안하더라도 미륵사지 출토 유리 유물과는 성분특성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바닥석에서 파편으로 발견된 2점은 소다유리로 분류되지 만 CaO의 함량이 약 8~9wt.%로 높게 함유되어 있어 왕궁 리에서 발견된 소다유리와 일부 유사한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납유리의 경우에서도 납의 함량이 약 72.3wt.%, SiO2의 함량이 약 27.3wt.%로 확인(Kim et al., 2006)된 것으로 보아 납의 함량이 약 2wt.%정도 높고, SiO2 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3wt.% 낮다는 점도 두 유적 간의 유 물이 성분학적으로 다르다는 것이다. 즉, 두 유적이 근거리 에 있고, 고대 유리유물의 제작기술의 발전과 전파라는 관 점에서 기술과 재료의 공유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으나 왕궁리 석탑 내 사리기의 문양이 통일신라시대 9세기 이후 연꽃 문양이나 연화당초문의 표현을 따른 것이라는 견해 (Jo, 2009)로 미루어 볼 때 시기적으로 미륵사지가 앞선다. 이는 이들 제품이 독자적으로 유적에서 제작되었는지는 정 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유적의 형성 시기가 서 로 다르고, 유물의 구성성분과 함량에 차이가 있다는 측면 에서 판단했을 때 두 유적의 유물은 서로 다른 재료 또는 제 작기술을 이용하여 제작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5 결 론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해체 조사시 사리공 내에서 출토 된 대표적인 유리유물을 과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첫 번째로 유리 유물의 주성분을 분석하여 각 유물의 종 류별 특성을 조사한 결과, 유리구슬은 SiO2와 Na2O 성분을 다량 함유한 소다유리군(soda glass group)에 속하며, 세부 적으로 소다-알루미나유리계(Na2O-Al2O3-CaO-Si2O)였다. 또한 안정제로서 Al2O3, CaO, MgO가 첨가된 것으로 보이 며, 이를 통해 LCHA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사리공 바닥면에서 수습한 미상의 파편 2점 중 1점은 HCLA형이 며, 다른 1점은 HCA형으로 분리되어 다른 유리유물과 큰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결과가 시료 선택의 문제인지, 재 료나 기술 또는 외부 유입에 의한 것인지는 보다 많은 시료 를 대상으로 한 추가 연구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 에도 착색물질인 Ti, Mn, Fe, Cu, Pb가 검출되었다. 또한 사 리공 바닥석에서 발견된 유리판과 미상시료는 SiO2의 함량 이 약 30wt.%, PbO의 함량이 약 70wt.%로 나타나 금제사 리함의 내외부에서 발견된 유리구슬 등 다른 유리 유물과 는 다른 PbO-SiO2계 납유리(lead glass)였다.
두 번째로 미륵사지 출토 유리유물을 동일 유적권인 왕 궁리 출토 유리구슬의 성분과 비교한 결과, 일부 소다유리 인 점은 유사하나 Na2O의 함량이 상대적으로 미륵사지 유 리구슬에서 약 10wt.%정도 높다는 점이 다르며, 납유리의 경우도 PbO와 SiO2 함량이 약간 차이가 있다.
결론적으로 두 유적지에서 제작된 유리 유물은 서로 다 른 재료 또는 제작기술을 이용하여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동일한 출토지에서도 유물의 성분 이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일부 제작 공방에서의 품질관리가 있었거나 사용원료, 사용목적, 복장 위치가 달 라짐에 따라 유리의 성분함량이 달라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 사
이 논문은 2014년도 ╔익산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내 수록된 저자의 보고서 내용(「유리제 유물의 과학적 분석」) 일부를 바탕으로 연구대상 시료 15점을 추가하고, 재분석 하여 심층 해석한 논문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