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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 론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어떤 형태로든 자유롭게 제작이 가능한 재료인 목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예로부 터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목재는 일상생활 용구로부터 건 축재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게 사용되어 그 용도를 파 악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목재로 만들어진 유물에 대한 연구는 유물, 기록, 건축 등의 역사적 사료가 부족한 시기를 연구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목재로 제 작된 유물은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자연환경에 대한 다 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분석을 통해 얻어진 자 료는 고고학적, 역사학적 해석을 통해 당시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게 이용될 수 있다.

발굴된 목제유물의 분석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연대 를 측정하는 것이다. 목재를 통해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에 는 나이테 정보를 해석하여 절대연대를 밝혀내는 연륜연 대법이 있으며, 다른 방법으로는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이 있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은 방사성탄소(¹⁴C)의 반감기 를 이용한 방법으로 1950년대 Libby에 의해 알려진 후 세 계적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자연계에 일정하게 분포되어 있던 방사성탄소인 ¹⁴C는 5,730년을 주기로 반감한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유적 에서 발굴되는 유기질 유물을 대상으로 방사성탄소농도를 측정함으로써 죽은 후 경과된 시간을 계산할 수 있게 된다. 측정된 방사성탄소연대는 대기 중 방사성탄소농도의 변동, 지구지자기의 변동, 해양의 영향, 식물 내에서의 분별작용 (fractionation) 등으로 오차가 발생한다. 이러한 오차는 보 정곡선(calibration curve)을 통해 실제 연대로 보정된다. 그러나 이 보정곡선에 의한 보정도 한계가 있어 태양활동 과 지구지자기 변동으로 생기는 위글(wiggle)이라 불리는 단주기의 변동은 극복하기 어렵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 기 위해 하나의 대상에서 나이테 시료를 일정한 간격으로 여러 개를 연속적으로 측정함으로써 한 점(point)이 아닌 짧은 곡선을 만들어 보정곡선과 일치하는 정확한 절대연 대를 찾아 방사성탄소연대의 오차(95.4% 신뢰구간)를 20~30 년까지 줄여줄 수 있는 기법인 ‘위글 매치(wiggle match)’ 법이 최근 적용되고 있다(Ramsey et al., 2001).

국내에서 위글 매치를 적용한 예로는 울산 반구동 목책 시설(Jeong, 2011), 종묘광장 회동․제생동천(Nam, 2012), 풍납토성(Song et al., 2012)등이 있으며, 해양에서 발굴, 인양된 고선박인 태안선, 마도3호선(Nam, 2013), 영흥도 선(Nam et al., 2015)에 적용되었다.

마도4호선은 2014년 충청남도 태안군 마도해역에서 발 견된 후 2015년 발굴 조사되었다. 마도해역에서는 지난 2009~2011년까지 3척의 고선박이 발굴되었다. 발굴된 3 척의 고선박 중 마도1, 2호선은 선체를 인양하였으나, 마도 3호선은 발굴조사 후 선박 속의 유물은 출수하고 선체는 인양되지 않았다. 본 연구의 대상인 마도4호선도 발굴조사 후 유물과 일부 선체부재를 수습한 후 선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재매장되었다. 발굴조사로 분청사기 155점, 도기 8점, 목간 63점, 목제품 72점 등의 유물이 출수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출수된 선체부재와 곡물류를 자연과학적 인 연대분석을 실시하여 선박의 구조, 목간의 내용 그리고 도자기의 양식으로 추정된 편년과 비교 검토하고자 하였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2. 시료채취 및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연구대상인 선체편의 각 부재들은 부후가 상당히 진행 되고, 얇은 판재로 가공되어 있어 생장추를 이용한 시료채 취는 용이하지 않았으며, 부재에서 시료를 미량 채취하여 분석에 사용하였다. 각 부재에서는 수피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으며, 가장 오염되지 않은 부분에서 최외각 연륜을 채 취하였다. 대상시료 중 괴임목과 닻가지에서는 최외각에 서 연륜 2개를 포함되도록 채취하였고, 곡물류는 개흙과 함께 출수되어 세척과 선별 후 채취하였다. 선미판재 2단 은 연륜(나이테)을 66개가 확인되었다(Figure 1).

Figure 1

Mado shipwreck No. 4. (A) Stern plank, (B) Wooden support, (C) Arms of anchor(Underwater photograph), (D) Outer husks of grain.

향후 진행될 연륜연대 분석을 위해 선미판재 2단에서 채취한 시료는 연륜폭 측정기(Lintab 5)와 연륜폭 측정프 로그램(Tsap-Win)을 사용하여 0.01 mm 정확도로 나이테 의 폭을 측정하였다(Figure 2). 선미판재 2단에서 채취한 시료는 위글 매치 분석을 위해 연륜폭 측정을 통해 10년 단 위로 연속되게 연륜 1개씩 채취한 후 4개(10년, 20년, 30년, 40년)를 측정 의뢰하였다(Figure 3). 각 시료는 150~500 mg으로 제작하였다(Table 1, 2).

Figure 2

Tree-ring width graph of stern plank for wiggle matching(X-axis: tree-ring number, Y-axis: tree-ring width × 100 mm).

Figure 3

Sampled tree-rings in stern plank for wiggle matching.

Table 1

The list of samples Ⅰ(Paleo Labo Co., Ltd., Japan)

Table 2

The list of samples Ⅱ(BETA Analytic Inc., USA)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은 신뢰성과 교차검정을 위해 Paleo Labo사(일본)와 BETA 연구소(미국)에 동일한 시료를 측 정 의뢰하였다. 시료의 전처리는 산-알칼리-산(AAA)법으 로 진행되었다.

위글 매치 분석은 가장 최근의 보정곡선(IntCal 13)을 적용하여 Oxcal 프로그램의 Dendro Wiggle Match 기능 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Ramsey and Lee, 2013). 위글 매 치는 각 시료들의 방사성탄소연대에 대한 Gaussian 확률 분포를 보정 프로그램에서 Bayesian 통계 분석법으로 보 정연대 확률분포를 계산하기 위하여 이 시료들의 실제 연 대순서와 차이(gap: 10년 간격)에 대한 정보를 활용하여 위글 매치 분석을 하면 매우 정확한 보정연대 확률분포를 산출해 낼 수 있다(Ramsey et al., 2001). 유의성 검정은 확 률분포에서 전체 일치도(A : overall agreement)와 수용한 계(An : acceptability threshold)를 비교하는 χ^²(카이제곱) 검정으로 실시하였다.

3. 연구결과

3.1.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마도해역에서 4번째로 발굴 조사된 마도4호선의 방사 성탄소연대 측정 결과를 다음 Table 3과 4에 나타내었다. 선미판재 2단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 ¹⁴C 보정연대 가 95.4% 신뢰구간에서 일본 Paleo Labo사에서 측정한 40 번째 연륜은 AD 1305-1365년 또는 1384-1407년으로 측 정되어 최외각 연륜인 66번째 연륜은 AD 1331-1391년 또 는 1410-1433년으로 산출되었고, 미국 BETA 연구소에서 측정한 66번째 연륜은 AD 1425-1470년의 연대 구간으로 산출되었다(Figure 4).

Figure 4

The result comparison of radiocarbon dating for outermost tree-ring(66th).

Table 3

The results of radiocarbon dating I(Paleo Labo Co., Ltd., Japan)

Table 4

The results of radiocarbon dating II(BETA Analytic Inc., USA)

괴임목의 경우, 95.4% 신뢰구간에서 일본 Paleo Labo사 는 AD 1420-1450년, 미국 BETA 연구소는 AD 1435- 1490년 또는 AD 1605-1610년의 연대 구간으로 산출되었 다. 곡물류의 경우, 95.4% 신뢰구간에서 일본 Paleo Labo 사는 AD 1413-1442년, 미국 BETA 연구소는 AD 1415- 1455년의 연대 구간으로 산출되었다. 닻가지의 경우, 95.4% 신뢰구간에서 일본 Paleo Labo사는 AD 1408- 1439년, 미국 BETA 연구소는 AD 1330-1340년 또는 AD 1395-1440년의 연대 구간으로 산출되었다(Table 3, 4).

3.2. 위글 매치 분석 결과

본 연구의 대상인 마도4호선에서 발굴 조사된 고선박의 선체부재 중 선미판재 2단에서 연속적으로 채취한 4개의 연륜을 대상으로 위글 매치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한 결 과는 전체 일치도 A=98.3%이며, 수용한계(5% 유의수준) An=35.4%이므로 χ²검정을 만족하였다(Figure 5).

Figure 5

Profiles of probability distributions of radiocarbon dates for 4 individual tree-rings after wiggle matching(black colored).

95.4% 신뢰구간에서 40번째 연륜은 AD 1311-1330년 또는 1386-1403년의 두 연대 구간으로 분석되었다(Table 5, Figure 6). 최외각 연륜까지 26개의 연륜이 더 존재하므 로 선미판재 2단의 연대구간은 95.4% 신뢰구간에서 AD 1337-1356년 또는 1412-1429년이다(Figure 7).

Figure 6

Schematic diagram showing AMS wiggle matching for 4 decennial tree-ring of Mado shipwreck No. 4.

Figure 7

The results of wiggle matching for stern plank(outermost tree-ring).

Table 5

The results of radiocarbon dating before and after wiggle matching

4. 고찰 및 결론

2015년 태안 마도해역에서 4번째로 발굴 조사된 마도4 호선의 선체부재와 동반 출수된 유물의 방사성탄소연대 측정을 실시하였으며, 결과의 신뢰성과 교차검정을 위해 복수기관에 동일한 시료를 측정 의뢰하였다. 고선박에서 출수된 2점의 선체부재와 근처에서 출수된 닻가지 등 3점 의 목제부재와 동반 출수된 1점의 곡물류에서 채취한 시료를 측정한 결과, 두 기관의 측정된 연대 구간이 서로 겹쳐지게 산출되어 측정된 결과의 신뢰성을 확인하였다(Figure 8).

Figure 8

The result comparison of dating for Mado shipwreck No. 4.

선체부재인 선미판재 2단을 대상으로 위글 매치 분석을 실시하여 최외각 연륜인 66번째 연륜의 연대 구간이 95.4% 신뢰구간에서 AD 1331-1391년 또는 1410-1433년으로 산 출되었다. 위글 매치 분석을 실시하였으나, 위글(wiggle) 이라 불리는 단주기의 변동 폭이 큰 구간에 분석된 연대 구 간이 포함되어 보다 많은 오차 범위를 줄일 수 없었다.

고선박에서 출수된 목제부재 2점의 연대분석 결과 14-15세기에 벌채된 목재를 이용하여 제작된 것으로, 단년 생인 곡물류의 연대결과인 15세기 초중반에 난파된 것으 로 판단된다. 또한, 마도4호선에서 25 m 떨어진 곳에서 2014년에 발굴 인양된 닻가지의 연대구간이 선미판재, 괴 임목, 곡물류의 연대구간과 겹쳐지는 것으로 보아, 발굴 조 사된 고선박과 연관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마도4호선은 목간판독을 통해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 었던 이전 마도1, 2, 3호선과는 다르게 분청사기의 명문을 통해 그 선박의 연대를 추정할 수 있었다. 출수된 분청사기 발과 접시는 150여 점으로 그중 3점에 ‘내섬(內贍)’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는 조선시대 궁궐에 물품을 관리하 던 내섬시(內贍寺)를 의미하는데 ‘내섬’을 분청사기에 새 기기 시작한 때는 관청의 명칭을 표기하도록 하는 1417년 (태종 17년 4월 20일 병자 3번째 기사)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자기의 형태, 문양, 제작기법 등을 살펴보면 15세기 초반 제작 양식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마도4호선은 1417-1425년(태종~세종)에 물품을 싣고 항해하다가 마도 해역에서 침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마도4호선에 서는 일부 화물의 종류와 수량이 적힌 목간이 확인되었다. 목간의 내용은 대부분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며, 이 를 통해 마도4호선이 전라남도 나주에서 출발하여 서울의 광흥창을 향하던 중 마도해역에서 좌초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화물의 종류는 보리, 쌀 등으로 마도4호선이 국가 에서 운영한 조운선임을 알 수 있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Maritime Cultural Heritage, 2016).

자기의 형태, 목간의 형태와 내용 그리고 선체의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마도4호선은 조선시대의 선박 으로 편년되었다. 이는 선체부재와 동반 출수된 곡물류 등 의 방사성탄소연대와 일치하므로 마도4호선은 최초로 발 굴된 조선시대 선박이라 할 수 있다. 마도4호선 이전에 발 굴 인양된 우리나라 고선박은 총 10척으로 통일신라시대 와 고려시대 선박이었다. 마도4호선의 발굴로 조선시대 선 박의 구조, 생활사, 해양사, 도자사 등의 연구에 중요한 자 료로 이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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