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보강 매제의 종류 및 농도에 따른 토벽화 마감층 제작특성 연구
A Study on the Manufacturing Properties of Soil Muralʹs Finishing Layer with Different Types and Concentration of Natural Adhes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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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초 록 본 연구에서는 전통적으로 토벽화 마감층 제작에 사용된 것으로 여겨지는 천연 보강 매제인 아교, 전분풀, 도박풀을 3%, 5%, 7%, 10% 농도로 적용하여 흙 반죽의 작업성부터 완성된 마감층의 물성 및 내후성까지 전반적으로 평가하였다. 연구 결과, 농도 5% 이하의 전분풀과 3%의 도박풀을 배합하였을 때 마감층의 제작에 유리하였다. 아교를 배합한 흙 반죽은 농도가 높을수록 건조하고 쉽게 부서져 작업성이 매우 떨어졌으나 저농도의 아교를 배합할 경우 표면 안정성이 높아 3% 이하의 저농도에서 보강 매제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전분풀은 작업성과 강도 보강의 효과가 뛰어났으 나 7% 이상의 농도로 사용할 시 동결융해에 의한 표면 안정성이 떨어졌다. 도박풀의 경우 강도 보강의 효과가 있었으나 5% 농도 이상에서는 균열이 발생하였고 농도 3%의 경우에는 균열이 발생하지 않고 동결융해 후에도 표면이 안정하여 보강 매제로서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 토벽화 마감층의 전통기술 및 재료를 복원하고 보강 매제의 용법을 제시하는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Trans Abstract
In this study, we investigated the properties and manufacturing methods of soil mural finishing layers fabricated using animal glue, starch adhesive(wheat paste), and Dobak glue. We assessed the workability and weatherproofing properties of the earthen plaster and finishing layers fabricated using concentrations of 3%, 5%, 7% and 10% for each adhesive. The results showed that a mixture using 3% or 5% starch adhesive or 3% Dobak glue was suitable for constructing the finishing layer. For finishing layers made with animal glue, earthen plaster had poor workability. It was dry and easily broken as the concentrations of animal glue increased. However, specimens made with low concentrations of animal glue did not exhibit surface deterioration after a freezing-thawing test. Therefore, animal glue mixtures could possibly be used for constructing finishing layers in concentrations lower than 3%. Mixtures containing starch adhesive produced plasters with good workability. Additionally, starch adhesive enhanced compression strength. However, when starch adhesive was mixed at concentrations above 7%, the surface exhibited roughening and staining in freezing-thawing tests. When Dobak glue was used in mixtures, it enhanced compression strength, but concentrations above 5% produced specimens with surface cracking. For concentrations of 3%, there were no cracks and the specimens were stable after freezing-thawing tests, so concentrations below 3% of Dobak glue are suitable for constructing finishing layers. We expect this study will be useful for restoring the traditional technology of soil mural finishing layers and suggest using adhesives to construct the finishing layer.
1 서 론
토벽화는 주재료인 흙에 첨가제 등을 배합해 제작한 흙 벽체 위에 도상을 그린 벽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사찰의 건 축물에 그려진 사찰벽화가 대부분 이에 속한다. 토벽화의 구조 가운데에서도 본 연구의 대상인 벽체 마감층은 채색 층을 지지하는 구조로써 벽화의 보존과 직접적으로 관련 된 중요한 구조이다. 흙 벽체의 제작은 목재로 기초 골격을 마련하고 흙 반죽을 발라 제작되는데, 이때 일반적으로 안 쪽부터 초벽, 중벽, 마감층의 3~4개의 층위로 달리해 조성 한다(Han, 2003). 흙 반죽은 층위와 목적에 따라 흙, 섬유 보강제, 보강 매제를 다르게 배합해 반죽하는데, 보강 매제 는 구성 재료 간의 결합력을 향상시켜 벽체의 균열 방지 및 강도 보강을 위해 사용한 것으로 곡물류, 해조류 등으로 만 든 천연 유기 접착제가 주를 이룬다(Lee et al., 2015).
보강 매제는 점성과 접착성을 가진 액상의 재료로써 종 류 및 농도에 따라 물성이 다르기 때문에 매제 조건에 따라 배합한 흙 반죽의 성질에 차이가 생기며, 이는 벽체 제작을 위한 작업성(workability)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작업성 이란 굳지 않은 반죽의 시공에 있어 좋고 나쁨을 일컫는 것 (Civil Dictionary Compilation Committee, 1997)으로, 작 업성이 나쁠 경우 벽체 제작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으며, 완성된 벽체의 물성 및 내후성에도 영향을 준다. 실제로 보 강 매제의 종류에 따라 제작된 사벽(沙壁)의 강도와 표면 상태에 차이가 나타난 것이 확인된 바 있다(Lee et al., 2016). 즉 토벽화의 벽체 제작에 있어 보강 매제의 올바른 사용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우리나라 토벽화 및 벽체 미장 관련 전통 기술과 재료는 사라지거나 변형되어 진위 를 판단하기 힘든 실정으로(Lee, 2010), 직접적인 기록·기 술은 전해지는 바가 거의 없다(Cho, 2014). 조선시대 영건 의궤에 사벽(沙壁)의 재료로 교말(膠末, 아교)과 진말(眞 末, 전분풀), 당미(糖米, 녹말풀), 죽미(粥米, 찹쌀풀) 등이 기록되어(Lee, 2008) 이를 보강 매제로써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으나, 현전하는 벽화를 대상으로 유기 매제가 명확히 분석된 사례는 없다. 정색반응 시험을 통하여 봉정사 대웅 전 후불벽체의 중벽층 표면과 제1마감층 전반에서 탄수화 물계 풀이 확인된 사례가 있으나 정확한 풀의 종류를 파악 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밀한 분석연구가 필요하다(Jeong, 2008). 현재까지 수행된 흙 벽체 제작기술 연구는 그 사례 가 적고 흙의 종류 및 배합비율을 중심으로 수행되어 보강 매제의 사용법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대부분 제작이 완료된 벽체 의사시편의 기본 물성을 평가하고 있어 효과 적인 벽체 조성과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성 평가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토벽화는 흙을 구성하는 재료가 지닌 무기질의 친수성 (hydrophilic)과 높은 유공성(porosity)으로 인해 신중한 보 존 처리 재료의 선정이 필요하다(Lee et al., 2013). 실제로 과거 벽화 보존처리에서 주로 사용되었던 석고, 화학접착 제 등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처리를 요구하는 현상이 발 생하고 있으며(Kim and Jeong, 2008) 이에 따라 벽화 제작 당시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전통 재료를 보존처리에 적용 하는 추세이다. 1992년 금산사 미륵전 벽화의 분리 및 보 존처리 시 모르타르로 벽체를 보강하고 아크릴계 수지로 채색층을 경화한 사례가 있으며(Lee et al., 2015), 이후 외 벽화의 손상이 심하게 진행되어 2009년 ~ 2012년 재 보존 처리가 수행되었다. 재처리에서는 황토와 전통 접착제 등 을 적용하였다(Lee et al., 2011). 무위사 극락전 내벽사면 벽화의 경우 1980년대 석회 모르타르를 사용하여 벽체 보 강을 하였으며 채색층 고착처리는 아크릴계 등 합성수지 가 사용되었다. 이러한 보강 부분에 손상이 발생되어 2005 년도에 과거 처리부에 대한 보완 개념으로 재 보존처리가 이루어졌다(Institute of Conservation of Paintings in Konkuk University, 2006). 이뿐 아니라 근래 문화재 보존처리 및 복원에 전통 기술과 재료를 이용하여 그 의미까지 되살리 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보강 매제의 경우 전해지거나 밝혀진 바가 부족하여 벽체 제작 시 어떻게 사용하여야 하는지 명확하게 제시되 지 못하고 있다. 사찰건축물 수리에 적용되고 있는 문화재 수리표준품셈과 표준시방서에는 벽체 공사를 함에 있어 풀을 사용하도록 명시하고 있으나 단순히 ‘해초풀 등을 사 용한다.’라고만 언급하고 있어 현장에서는 시공자에 따라 제각기 다르게 적용되고 있다.
관련 문헌과 연구를 통해 전통적으로 토벽화 마감층 제 작에 천연 유기 접착제를 보강 매제로써 사용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보강 매제는 종류 및 농도에 따라 작업성부터 물 성에 이르기까지 벽체 전반으로 영향이 큰 재료임에도 이 에 관한 연구가 미흡하여 문화재 수리보수 및 보존처리에 전통 재료를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 서는 조선시대 문헌 및 기존 연구를 토대로 토벽화 벽체 마 감층 제작을 위한 보강 매제를 선정하고, 이를 흙 반죽에 다양한 농도로 사용하여 마감층 제작특성을 평가하였다. 매제의 조건에 따라 배합한 흙 반죽의 작업성부터 완성된 벽체의 건조물성 및 내후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였으며, 이러한 연구 결과를 전통 마감층 제작법에 대한 기초자료 로써 제공하고자 하였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재료
조선시대 영건의궤에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교말 (膠末)과 진말(眞末)이다. 이는 각각 접착제 가루와 밀가루 를 뜻하는 것으로 이들을 이용하여 접착제를 만들어 벽체 미장에 사용하였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해초풀 의 일종인 도박풀은 전통적으로 건물의 벽체를 제작할 때 흙과 석회에 섞어 보강제 용도로 사용되어온 것으로 알려 져 있다(National Science Museum, 1996).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전통 접착제 가운데 아교(동물성 접착제), 전 분풀(탄수화물계 풀), 도박풀(해초풀)을 선정하고 농도를 세분화하여 흙 반죽의 보강 매제로 적용하였다.
2.1.1 아교(Animal Glue)
아교는 영건의궤의 사벽(沙壁) 제작 재료 중 교말(膠末) 이라는 명칭으로 등장하고 있다. 정확히는 접착제 가루를 뜻하는 것으로, 교말이 어떠한 접착제를 의미하는지는 명 확하게 확인된 바가 없어 연구자에 따라 아교, 전분풀, 찹 쌀풀 등 해석을 다르게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아교로 해 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벽체 제작용 보강 매제로써 아교 를 사용하였을 가능성을 언급하는 연구가 있다(Lee, 2010; Cho, 2014; Lee, 2016; Lee et al., 2016).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아교라 하면 소가죽으로 제작한 우피교(牛皮膠)를 지 칭하였으므로 봉황社(鳳凰, Japan)에서 구입한 알갱이 형 태의 우피교를 농도에 따라 중탕·제작하여 사용하였다 (Figure 1).
2.1.2 전분풀(Starch Adhesive)
의궤에 사벽용 재료로 기록된 진말(眞末)은 밀가루를 뜻하는 것으로 밀가루로 제작하는 전분풀을 보강 매제로 써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궤 기록 뿐 아니라 대체로 벽면을 바를 때 밀가루를 사용하여 풀을 쑤 어 사용하였으며 현대까지도 활발히 사용하고 있다. 또한 봉정사 대웅전 후불벽체 중벽의 표면 및 제1화벽의 전반에 서 탄수화물계 접착제가 확인된 바가 있어 실제로 벽체 제 작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Jeong, 2008). 전통적으로 밀가루를 장기간 수침하여 단백질을 제거한 것을 이용하 므로, 글루텐을 분리한 소맥전분(자연드림, Korea)에 농도 에 따라 증류수를 첨가하여 약불로 20분간 끓여 전분풀을 제작하였다(Figure 1).
2.1.3 도박풀(Dobak Glue)
전통적으로 사용한 해초풀로는 도박, 포해태, 진두발 등 이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한 것은 도박이다. 건조 된 도박의 주성분은 당질이며 이를 물에 넣고 어느 정도 끓 이면 빠져나오는 점액을 걸러낸 것이 도박풀이다. 과거부 터 한지를 바를 때나, 흙과 석회를 바를 때 도박풀을 섞어 사용하였는데(National Science Museum, 1996) 이는 지 금까지 이어져 현대 토벽을 제작할 때 주로 섞어 사용하고 있다. 국내 기록에서 도박풀이 보강 매제로 등장하는 경우 는 찾아보기 힘드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전을 통해 흔 하게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 다른 해조류인 진두 발, 후노리 등을 벽체에 보강 매제로써 사용하는 전통 기법 이 있어(Cho, 2014),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에서는 비교적 구하기 쉬운 도박풀을 사용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1,000 ml의 증류수에 건조 도박 100 g을 넣고 끓여 여과한 것을 총량 1,000 ml가 되도록 증류수를 첨가하여 농도 10% 도박풀을 제작하였다. 가열은 총 90분간 100℃ 20분, 80℃ 10분씩 3회 반복하였다. 이렇게 제작한 농도 10% 도박풀에 농도에 따라 증류수를 첨가하여 희석해 사 용하였다(Figure 1).
2.2 연구방법
2.2.1 시편 제작
시편은 최근까지 연구된 조선시대 토벽화 벽체 마감층 분석결과를 참고하여 제작하였다. 모래는 세척하여 2 mm 로 체 친 강모래를 사용하였으며 점토는 시판되는 태토인 옹기토(동영세라믹스, Korea)를 사용하였다. 섬유보강제 로는 한지를 풀어 사용하였으며, 보강 매제는 연구재료에 서 언급한대로 제작한 3%, 5%, 7%, 10% 중량비 농도의 아교, 전분풀, 도박풀을 사용하였다. 배합은 모래 : 점토 : 섬유보강제(한지) : 보강 매제 = 7 : 3 : 0.1 : 1.5의 배합비 율(부피비)로 제작하였다. 각 조건별 평가를 위한 대조군은 보강 매제를 제외하고 증류수만을 사용하여 제작하였다.
의사시편은 지름 90 mm, 두께 7 mm의 원형으로 제작 하였으며, 압축강도 측정을 위한 공시체는 KS F 2314 -흙 의 일축압축시험-을 참조하여 지름 35 mm, 높이 70 mm 원기둥 형태로 제작하였다. 규격에 맞게 성형한 시편은 직 사광선이 들지 않는 온도 25±2℃, 상대습도 60±10%의 실 내에서 3주간 자연건조 하였으며, 의사시편은 4배수, 공시 체는 3배수 제작하였다.
2.2.2 흙 반죽 작업성 평가
보강 매제의 조건에 따른 흙 반죽의 작업성을 평가하고 자 낙하시험(ball dropping test), 반죽의 건조속도 측정, 매 제 조건별 점도 측정을 실시하였다.
낙하시험은 건축 재료로 사용되는 흙의 최적 수분함유 량 및 기본적인 성질을 알기 위한 시험으로, 반죽된 흙을 동일한 구(ball) 형태로 뭉쳐 바닥 위로 떨어뜨렸을 때의 형 태를 통해 흙 반죽의 성질을 파악한다. 적절한 상태의 낙하 형태는 흙 반죽을 적용하고자 하는 건축 공법에 따라 차이 가 있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4). 흙 반죽을 지름 약 40 mm 크기의 볼(ball) 형태로 만들어 시험자의 어깨 높이(약 1.5 m)에서 낙하하여 수행 하였다. 다만 시험자에 의한 낙하시험으로 낙하속도 및 높 이가 완전히 동일하지 않을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낙하 후 형태를 사진으로 기록하고 버니어 캘리퍼스(16-EX, Mahr, Germany)로 최대 지름을 측정하였으며, 그 결과를 CAD(Computer Aided Design) 프로그램을 통해 낙하 후 면적으로 계산하였다.
시간 경과에 따른 함수율 감소를 측정하여 조건별 흙 반죽 의 건조속도를 평가 하였다. 500 ml의 흙 반죽을 약 120 mm × 150 mm의 사각형 형태로 조성 후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온도 25±2℃, 상대습도 65±5%의 실내에서 방치하고 20분 간격으로 함수율을 측정하였다. 함수율 측정은 재료수분측정 기(Testo 616, Testo, Germany)를 이용하였으며 시간 경과에 따라 굳어져서 가소성(加召城)이 없을 때까지 실시하였다.
점성은 액체의 끈적한 성질, 즉 유체의 흐름에 대한 저 항을 일컫는 것으로(Korean Society of Food Science and Technology, 2004) 이러한 보강 매제 자체의 성질이 배합 한 흙 반죽의 작업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였다. 따라서 매제의 점도가 흙 반죽의 성질과 상관관계가 있을 지 확인하고자 매제 조건별 점도를 측정하였다. 측정은 디 지털 점도계(Viscometer DV2T, Brookfield, Canada)를 이 용하였으며, 측정조건은 60℃에서 LV-1 spindle로 60초간 측정하였다. 분당 회전수는 각각 torque 값이 신뢰도 범위 (10~90) 안에 드는 조건에 따라 1~150 rpm 범위 내에서 조절하였다.
2.2.3 건조물성 평가
작업성 평가를 통해 벽제 제작이 가능한 조건으로 시편 을 제작하였으며, 표면상태 및 미세조직 관찰, 길이․중량변 화 측정, 압축강도 및 초음파 속도 측정을 통해 평가하였다.
표면상태 및 미세조직 관찰은 디지털 카메라(Lumix DMC-LX3, Panasonic, Japan)와 주사전사현미경(EM-30AE, Coxem, Korea)을 이용하였고, 미세조직 관찰용 시료는 시 편의 안쪽에서 채취하였다.
길이변화는 원형 의사시편을 건조 전․후 세 방향의 평균 길이 값으로 측정하였으며, 버니어 캘리퍼스(16-EX, Mahr, Germany)를 이용하였다. 중량측정은 전자저울(MWP, CAS, Korea)을 사용하였다. 길이․중량변화는 조건별로 4배수의 시편을 측정하여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압축강도는 원기둥 형태의 공시체를 만능재료시험기 (AG-Xplus, Shimadzu, Japan)를 이용하여 7 mm/min의 속도로 압축·측정하였고 조건별로 3배수 실시하여 평균값 을 사용하였다. 초음파 속도는 원형 의사시편을 대상으로 초음파탐상기(Pundit lab, proceq, Switzerland)의 54 kHz 영역대의 탐촉자(probe)를 이용하여 직접법(direct method) 으로 측정하였으며, 한 시편에서 십자방향으로 두 지점 측 정하였다.
2.2.4 내후성 평가
본 연구에서는 보강 매제 조건에 따른 내후성 평가를 위 하여 KS F 2332 -다져진 흙시멘트 혼합물의 동결융해 시 험방법-을 참조해 동결융해 시험을 실시하였다. 작업성 평 가를 통해 벽체 제작이 가능한 조건으로 제작한 시편을 상 대습도가 95% 유지되는 항온항습기에 48시간 보관해 침 윤시킨 후 열충격기(VCS 7018-5, Votsch, Germany)를 이 용하여 동결융해 하였다. 동결은 온도 -23℃에서 12시간, 융해는 온도 21℃, 상대습도 95%에서 12시간 실시하였으 며, 동결융해가 완료된 후에는 직사광선이 들지 않는 온도 25±2℃, 상대습도 65±5%의 실내에서 5일 이상 자연건조 하였다. 동결-융해 사이클을 1주기로 하여 총 20주기 실시 하였고 10주기 후 1차, 20주기 후 2차로 총 2회 평가하였 다(Figure 2). 평가는 표면상태 및 미세조직 관찰, 압축강 도 및 초음파 속도 측정을 수행하였으며, 방법 및 기기는 건조물성 평가에서와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흙 반죽 작업성
3.1.1 낙하시험(Ball Dropping Test)
대조군은 질기가 커 형태가 퍼지고 바닥에 부착되었으 나 보강 매제를 배합할 경우 대조군에 비해 질기가 조절되 고 볼의 형태 변화가 크지 않아 낙하 후 면적이 감소하였다 (Figure 3). 다만 아교의 경우 뭉치기 힘들만큼 질기가 감 소하고 토양 입자가 코팅되는 것과 같이 빠르게 건조되어 7%, 10% 조건에서는 낙하 후 볼이 완전히 분산되었다 (Figure 4). 전분풀과 도박풀의 경우 모든 농도에서 낙하 후 볼이 분산되지 않았다. 전분풀 배합시료는 다른 매제에 서는 나타나지 않는 특유의 찰기와 유연성을 띄어 작업 도 구 등에 쉽게 달라붙지 않았으며, 유사한 탄수화물계 풀인 찹쌀풀의 경우에도 작업성 향상이 언급된 바 있어(Yang et al., 2009) 탄수화물계 풀을 매제로 사용하는 것이 작업성 에 유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3.1.2 흙 반죽 건조속도
반죽의 함수율 측정 결과, 아교와 도박풀 배합시료는 시 간 경과에 따라 흙 반죽의 함수율 감소와 경화 양상이 빠르 게 나타난 반면 전분풀 배합시료는 함수율이 감소하여도 반죽의 유연성을 유지하였다. 이로 인해 최소 함수율이었 던 90.4%에서도 가소성이 있었다(Figure 5). 아교의 경우 40분 경과 후부터 가소성이 없어 작업 시간을 충분히 확보 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도박풀의 경우 80분 경과 후부터 가소성을 보이지 않았다. 전분풀의 경우 농도 10%를 제외 하면 100분 경과 후에도 가소성을 보여 작업을 오래 지속 하기에 비교적 유리하였다. 건조속도가 가장 느린 것은 대 조군인 증류수 배합시료로 100분 경과 후에도 가소성이 있었다.
3.1.3 매제의 조건별 점도
가장 점도가 높은 매제는 전분풀이고 가장 점도가 낮은 매제는 아교였다. 아교 3%의 점도는 4.19 cP로 모든 조건 중에서 가장 낮았으며, 전분풀 7%, 10%는 점도가 너무 높 아 본 연구에서 이용한 측정 조건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하 였다(Table 1). 점도가 가장 낮은 아교의 작업성이 가장 떨 어지고 점도가 가장 높은 전분풀의 작업성이 가장 좋은 것 으로 보아 매제의 점도는 흙 반죽의 작업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매제 배합 시 토양 입자의 응집 양상 및 반죽의 건조 속도에 차이가 컸으므로 점도보 다는 접착력이나 건조특성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3.2 건조물성
3.2.1 표면상태 및 미세조직
전분풀의 경우 농도가 높아질수록 표면이 거칠어지고 흑색 얼룩이 나타났다. 도박풀에서는 5% 이상에서 모두 균열이 발생하였고 농도가 높을수록 균열이 커졌다(Table 2).
미세조직 관찰 결과, 보강 매제를 배합한 시편에서 일부 공극에 피막이 존재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는 Lee et al. (2013)의 선행 연구에서 유사한 내용이 확인된 바 있어 피 막 형태의 물질은 배합한 보강 매제로 추정된다. 토양 입자 의 응집형태는 매제를 배합하면 세립질 토양 입자가 잘 채 워져 대조군 대비 공극이 적게 관찰되었다. 아교와 도박풀 의 경우 입자가 뭉쳐 크게 덩어리를 형성하는 형태를 보였 으며, 전분풀의 경우 입자가 치밀하게 다져진 형태를 보였 다(Table 3).
3.2.2 길이·중량변화
아교와 전분풀의 경우 길이감소율이 0.89%에서 1.05% 사이로 대조군 대비 높아 건조·수축에서 다소 불리하였다. 농도 5% 이상의 도박풀 시편에서는 균열이 발생하여 건조 에 따른 길이변화가 완전히 나타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Figure 6).
중량감소율은 전반적으로 11.54%에서 14.09% 사이의 유사한 값을 보였으며 10% 전분풀 시편에서 최소, 10% 도 박풀 시편에서 최대값을 나타내었다. 대조군 대비 높은 중 량변화를 보인 것은 아교 3%, 5%, 전분풀 3%, 도박풀 7%, 10% 시편이었다(Figure 7).
3.2.3 압축강도
압축강도는 아교, 대조군, 도박풀, 전분풀의 순서로 높 게 나타났다(Figure 8). 아교 공시체는 대조군 공시체보다 도 낮은 압축강도를 보였고 농도가 높을수록 더 낮았다. 이 는 아교 배합 시 작업성이 떨어져 공시체 제작이 균질하게 이루어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작업성이 떨어지면 제작된 마감층의 물성 또한 저하될 수 있음을 방증한다. 전분풀과 도박풀 공시체는 모든 농도에서 대조군 대비 높은 압축강 도를 보여 매제 배합 목적 중 하나인 강도 보강 효과가 있 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전분풀 공시체의 압축강도가 비교 적 높은데, 미세조직 관찰 결과 확인된 입자의 치밀한 응집 형태 때문으로 생각된다.
3.3 내후성
3.3.1 표면상태 및 미세조직
모든 시편에서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고 균열 부위에서 토양 입자가 탈락하였으며, 동결융해 횟수가 늘어날수록 많이 발생하였다. 더하여 아교 의사시편을 제외한 모든 실 험군 및 대조군에서 입상분해가 발생하였고(Figure 10) 심 한 경우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였다. 이는 수분의 영향 을 가장 쉽게 받는 표면에서 공극수가 동결할 때 수압 상승 으로 인해 조직이 점차적으로 파괴되어 표면이 탈락되고 거칠어지는 현상으로, 동결융해 반복 작용에 의해 나타나 는 손상형태 중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Kim, 2012).
열화 전 표면상태가 우수하였던 전분풀 3%, 5% 및 도 박풀 3%, 아교 3%, 5% 의사시편의 경우 동결융해 10주기 까지는 육안으로 변화 양상을 관찰할 수 없었으며, 20주기 시험 후 면밀히 관찰하여야 확인할 수 있는 정도의 경미한 미세 균열 및 토양 입자의 탈락이 발생하였다. 열화 전 표 면이 매끄럽지 않았던 대조군, 전분풀 7%, 10% 의사시편 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표면상태가 저하되었다. 건조물성에서 균열이 발생하였던 도박풀 5%, 7%, 10% 의 사시편에서는 기존 균열이 확대되었고 이로 인해 도박풀 7% 의사시편 중 일부에서 파손이 발생하였다(Figure 11). 전반적으로 아교를 배합한 경우 다른 조건에 비하여 표면 열화가 거의 나타나지 않아 안정적이었다.
건조 당시 전분풀 의사시편에서만 발생하였던 흑색 얼 룩이 동결융해 시험 후 짙어지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시험 횟수가 증가할수록 더 짙어졌다. 얼룩이 가장 심하였던 전 분풀 10% 시편은 20주기 시험 후 본래의 황색을 거의 잃고 전체적으로 흑색을 띄었다(Table 4). 또한 시험 후 표면이 굴곡져 평활도가 저하되었으며 농도가 높아질수록 그 정 도가 심해지는 등 전분풀을 배합할 경우 비교적 표면 안정 성이 떨어졌다(Figure 12). Kim and Jeong(2008)이 수행한 연구에서 동결융해로 인해 전분풀이 표면으로 응집되어 표면이 경화되고 불균질한 색상을 띄는 사례가 보고된 바 있어 본 연구의 현상도 동일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건조 당시 얼룩이 나타나지 않은 3% 시편은 시험 후에도 육안 으로 구분되는 색상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표면의 평 활도도 유지되었다.
동결융해 후 미세조직 관찰 결과, 모래 입자를 중심으로 세립질 입자가 조밀하게 붙어 조립질을 형성하면서 시험 전에 비하여 더 많은 공극이 관찰되었다. 매제를 배합한 경 우 시험 전 크게 뭉치거나 치밀하게 채워졌던 것이 시험 후 조립질로 분해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시험 전에 비하여 많은 공극이 존재하였다(Table 5).
3.3.2 압축강도 변화
동결융해 시험 후 대조군을 포함한 모든 공시체의 압축 강도가 증가하였다(Figure 13). Leroueil et al.(1991)에 따 르면 흙이 동결융해 반복 작용을 거치는 과정에서 입자의 재배열을 통해 다짐효과를 유발시킬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또한 Yoo and Shin(2011)의 연구에서 실제로 세립분 함유량이 높은 경우 동결융해 후 세립분이 모여 조립토화 하면서 강도가 증가한 사례가 있다. 본 연구에서도 세립분 에 해당하는 점토를 배합하여 세립분 함량이 높으며, 앞선 미세조직 관찰에서 조립화 하는 양상을 관찰할 수 있었으 므로 동결융해 후 나타난 압축강도 증가가 이와 맥락을 같 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제를 배합한 공시체는 20주 기 후에도 증가한 반면 대조군 공시체는 10주기 시험 후 증 가하였던 압축강도가 20주기 시험 후에는 감소하는데 (Figure 13) 이는 반복적인 동결융해로 조립화가 계속되면 서 공극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3.3.3 초음파 속도 변화
동결융해 시험 후 모든 시편의 초음파 속도가 감소하여 내부 공극이 증가하였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대조군은 1% 이하로 미세하게 감소한 반면 매제를 배합한 시편은 3.19%~8.86% 사이에서 비교적 크게 감소하였다(Figure 14). 이 또한 시험 전 치밀하고 공극이 적었던 매제 시편의 미세조직이 동결융해를 거치며 채워진 덩어리 형태가 분 해되고 세립질이 조립화하는 현상으로 인해 공극이 증가 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전통 벽체 제작에 사용된 보강 매제로 여 겨지는 아교, 전분풀, 도박풀을 선정하여 농도별로 토벽화 마감층 의사시편을 제작하고 작업성 및 물성, 내후성을 평 가하였다. 연구 결과, 마감층을 제작함에 있어 보강 매제의 조건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제를 배합 할 경우 흙 반죽의 작업성을 보완할 수 있었으나 매제의 종 류에 따라 오히려 작업성이 저하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 다. 차이의 이유를 탐색하고자 조건별 점도를 측정하였으 나 점도는 작업성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 으며 이를 밝히기 위해서는 접착·건조특성과 같은 매제 자 체의 물성에 관한 평가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 로 생각된다. 건조물성에 있어서는 매제의 배합이 토양 입 자를 더욱 치밀하게 응집시켜 내부 공극이 적은 양상을 보 였으며 이로 인해 매제의 사용 목적 중 하나인 강도 보강의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작업성이 떨어졌던 아교의 경우 마 감층 공시체가 균질하게 제작되지 못하여 압축강도가 매 우 낮았고, 이는 작업성이 나쁠 경우 완성 이후의 물성 또 한 저하될 수 있음을 방증한다. 동결융해 후 모든 조건에서 모래 입자를 중심으로 세립질이 응집하여 조립질을 형성 하는 미세조직 변화 양상이 나타나 동결융해 전과 대비하 여 공극이 증가하였다. 또한 세립질의 조립화로 인해 일반 적으로 예상되는 것과 달리 동결융해 후 압축강도가 증가 하였다. 보강 매제의 종류 및 농도에 따른 차이는 흙 반죽 의 작업성과 표면 상태, 동결융해에 대한 내후성에서 특히 두드려졌으며 본 연구에서 수행한 조건별 평가 결과를 종 합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아교는 전반적으로 작업성이 매우 떨어져 실제 마감 층 제작에 매제로서 사용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농도 7% 이상에서는 제작이 불가능하였으며, 제 작이 가능한 농도 3%, 5%의 경우에도 작업성이 나빠 마감 층의 완성도가 떨어졌다. 그러나 마감층의 중요한 요소인 표면안정성이 가장 뛰어나 동결융해 시험 후에도 눈에 띄 는 표면 열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평가 한 최저 농도인 3%보다 낮은 농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기존 연구사례 중 동결융해 시험에서 미생물이 발생한 사례가 있으므로 이와 관련한 추가 연구 가 필요하다(Kim and Jeong, 2008).
전분풀은 세 종류의 매제 가운데 마감층 제작에 가장 유리한 작업성을 보였으며, 토양 입자가 치밀하게 응집되 어 표면이 매끄럽고 강도 보강의 효과가 뛰어났다. 그러나 농도 7% 이상에서 표면에 흑색 얼룩이 발생하였다. 또한 동결융해로 인해 얼룩이 진해지고 미세균열이 다수 발생 하였으며, 다른 조건에서 발생하지 않은 표면의 굴곡이 심 하게 형성되는 등 농도가 높아질수록 표면안정성이 떨어 졌다. 따라서 7% 이상의 농도에서는 보강 매제로써 사용 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도박풀을 배합한 흙 반죽은 다루기 용이하였으나 농 도가 높아질수록 반죽의 건조속도가 빨라 작업을 오래 지 속하는데 불리함이 있었다. 더하여 5% 이상의 농도에서 모두 건조 후 균열이 발생하여 표면 상태가 중요한 마감층 의 보강 매제로서 사용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그러나 강도 보강의 효과가 있었고 농도 3%로 제작한 경우 전반 적으로 우수하였으므로 마감층 제작에는 농도 3% 이하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에 이론적으로만 연구되던 보강 매 제의 조건에 따른 마감층 제작특성을 실제적으로 평가하 고자 하였으며, 그 결과 아교, 전분풀, 도박풀의 농도별 제 작특성 및 차이를 확인하고 자료를 제공할 수 있었다. 향후 내수성에 대한 평가 및 저농도 아교를 대상으로 한 연구 등 이 추가적으로 수행된다면 토벽화 마감층 제작을 위한 전 통 매제의 용법을 제시하고 전통기법 및 재료를 복원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