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정촌 고분군 출토 유리구슬의 화학 조성과 특징
Compositions and Characteristics on the Glass Beads Excavated from Ancient Tombs of Jeongchon in Naj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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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나주 정촌 고분군 1호 석실묘에서 출토된 유리구슬 편 19점에 대하여 형태적 특성 관찰과 화학 조성 분석을 통해 재질 및 특성을 밝히고, 이를 기초로 나주 복암리 3호분에서 출토된 유리구슬과 비교함으로써 마한·백제권 에서 나타나는 고대 유리의 특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정촌 고분군의 유리구슬은 감청색, 옅은 감청색, 벽색, 녹색, 감청색과 자색의 혼합색 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늘인 기법과 주조 기법을 사용하여 제작되었다. 복암리 3호분도 청색 계 위주로 두 고분군에서는 모두 적색계 유리가 출토되지 않았다. 화학 조성에 따른 분류에서 정촌 고분군과 복암리 고분군에서는 공통적으로 소다유리군과 포타쉬유리군이 확인되었으며, 그 밖에 정촌 고분군에서는 알칼리혼합유리 군, 복암리 고분군에서는 납바륨유리군이 확인되었다. 두 고분군의 유리 문화를 살펴보면 나주 정촌 고분군에 비하여 복암리 3호분이 색상별로 다양한 유형의 특성을 지녔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revealed the material composition and characteristics of 19 glass fragments excavated from stone chamber No. 1 of Jeongchon Tomb in Naju through chemical composition analyses and observations. These characteristics were compared with the characteristics of the glass fragments excavated from No. 3 tomb of Bogam-ri in Naju.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characteristics of the ancient glass of the Mahan-Baekje period. The glass fragments excavated from the Jeongchon Tombs can be classified into purplish blue, light-purplish blue, greenish blue, green, and mixture of purple blue and purple, based on their color. These beads were made using a drawn and casting technique. In addition, blue glass fragments were primarily excavated form No. 3 tomb of Bogam-ri. However, red glass fragments were not excavated from either of the tombs. According to chemical composition analyses, soda glass group and potash glass group were common in both the tombs. Additionally, alkali mixed glass group and lead barium glass group were excavated from Jeongchon Tombs and No. 3 tomb of Bogam-ri, respectively. The glass fragments excavated from No. 3 tomb of Bogam-ri have more color variations than those excavated from Jeongchon Tombs.
1 서 론
유리의 기원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물질 중의 하나로 고대부터 현대 까지 일상생활 및 건축, 예술 분야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되 고 있다. 또한 고대 유리는 지역 및 시기별로 사용된 원료 가 차이가 있어, 고대인들의 생활상 및 교역 활동에 대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Lee, 1993; Kim, 2013).
국내에서 출토된 가장 오래된 유리는 기원전 2세기경 부여 합송리에서 출토된 벽색 관옥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 국지 위서 동이전에 따르면 마한 사람들은 “구슬을 귀하게 여겨 옷에 꿰매어 장식하기도 하고, 목이나 귀에 달기도 하 지만, 금 · 은과 비단 · 자수는 보배로 여기지 않았다”고 한 다(Kim and Kim, 2013). 이처럼 유리는 삼국시대 유적에 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유리 연구를 통해 고대 사회의 역사에 대한 자료를 제공해 줄 수 있다.
나주 복암리 정촌 고분군은 복암리 일대와 영산강 본류 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산사면에 위치한다. 고분 내 매장 시설은 석실 3기, 석곽 4기, 옹관 6기 등이 확인되었다. 이 중 1호 석실은 기원후 5세기 말 축조되어 6세기까지 사용 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확인된 영산강식 석실 중 가 장 큰 규모이다. 1호 석실에서는 금동 신발, 구슬류, 금제 귀고리, 영산강 유역의 대표 부장 토기인 직구소호와 개배 등이 출토되었다. 이후 옹관과 석곽을 비롯한 2, 3호 석실 이 추가로 조성되면서 기원후 6세기 중후엽까지 유지된 것 으로 보인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4; 2017).
나주 복암리 지역에 조성된 고분군은 정촌 고분군 외에 나주 복암리 3호분이 있다. 복암리 3호분에서는 3,000점이 넘는 구슬류가 출토되었으며, 선행 연구를 통해서 납바륨유 리군, 포타쉬유리군, 소다유리군으로 확인되었다(Kim et al., 2001). 특히 두 고분군 모두 청색계 유리구슬이 주요 색상을 이루고 있으며, 적색계 유리가 출토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본 연구에서는 나주 정촌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리구슬 편 19점에 대하여 유리구슬의 형태적 특성을 관찰하고, 내 부 화학 조성을 분석하여 출토 유리 유물의 재료학적 특징 을 밝혀내며, 나주 복암리 3호분에서 출토된 유리구슬과 비교·고찰하여 마한·백제권에서 나타나는 고대 유리에 대 한 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연구 대상 및 방법
2.1 연구 대상
연구 대상은 나주 정촌 고분군에서 출토된 복원이 불가 능한 유리구슬 편을 중심으로 시료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1 호 석실 현문 부근에서 감청색 편 6점, 1호 석실 목관1에서 감청색 편 2점, 녹색 편 3점, 1호 석실 동남쪽 모서리에서 벽색 편 5점, 감청색 및 자색 편 2점, 옅은 감청색 편 1점으 로 총 19점을 선정하였다(Table 1).
2.2 연구 방법
연구 시료는 단면을 에폭시수지로 고정시켜 시편을 제 작하고, 연마사포(No. 500, 800, 1000, 1200, 2400, 4000) 와 연마천(3 μm, 1 μm)을 사용하여 순차적으로 연마하였 다. 각 단계마다 시료가 오염되지 않도록 초음파 세척기로 5분간 3회씩 세척하였다.
형태적 특성은 실체현미경(Optical Microscope, Axio Imager.A2m, Carl Zeiss, Germany)을 이용하여 형태 및 색상, 투명도, 표면 풍화 상태 그리고 균열 등의 구슬 표면 특성을 1차적으로 조사하고, 단면을 주사전자현미경(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JSM-IT300, Jeol, Japan) 을 활용하여 기포, 균열, 불순물 등의 결함 구조와 풍화층 상태를 관찰하였다.
내부 단면에 대한 화학 조성 분석은 주사전자현미경 (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JSM-IT300, Jeol, Japan)에 부착된 에너지분산형분광기(EDS: Energy Dispersive X-ray Spectroscopy, X-MAXN, Oxford, England)를 이용 하여 가속전압 20 kV, Probe Current 60, Working Distance 10 mm로 측정하였다. 탄소 코팅을 통해 조성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시키면서 시료의 전도도를 높여 분석하였다. 내부 조성 분석에 대한 신뢰성은 동일 측정 조건에서 유리 표준시료(SRM 620)를 5회 측정한 주성분 분석 결과로 평 가하였다(Table 2).
3 연구 결과
3.1 형태적 특성
연구 대상에 대한 형태적 특성은 실체 및 전자현미경으 로 단면을 조사하였고, 색상별로 감청색 8점, 녹색 3점, 벽 색 5점, 감청색 및 자색 2점, 옅은 감청색 1점으로 총 19점 이다(Figure 1).
감청색 편 8점(52-1~6, 53-1,2)은 크기가 외경 4.3~6.1 mm, 길이 3.1~6.0 mm로 중형이며, 반투명하다. 단면 관찰 을 통해 종방향으로 배열된 기포와 길쭉하게 늘려진 기포 를 통해서 늘려서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반사전자상을 통해 유리의 표면에서 명암이 어두운 수화층(Hydration layer) 이 관찰된다. 수화층은 알칼리 유리에서 확인되는 풍화 현 상으로 융제 성분인 나트륨(Na)이나 칼륨(K)이 수분의 수 소이온(H+)과 치환하여 생성되는 것으로 나트륨(Na)이나 칼륨(K)보다 수소(H)의 화학식량이 작으므로 어두운 색으 로 나타난다(Figure 1a, 1b). 이와 같은 풍화 현상은 소다유 리나 포타쉬유리에서 모두 나타난다(Newton and Davison, 1989). 녹색 편 3점(53-3~5)은 크기가 외경 2.0~3.5 mm, 길이 1.5~2.1 mm로 소형이며, 불투명하다. 단면 관찰을 통 해 전반적으로 황색 결정들이 관찰되며, 이는 반사전자상 에서 명암이 밝게 관찰된다. 제작 기법은 종방향으로 배열 된 황색 결정들을 통해서 늘려서 제작한 것으로 생각된다 (Figure 1c). 벽색 편 5점(54-1~4, 54-8)은 크기가 외경 3.0~4.2 mm, 길이 2.2~3.1 mm로 소형이며, 반투명하다. 종방향으로 배열된 기포가 있어 늘인 기법으로 제작한 것 으로 보인다. 반사전자상에서 유리 표면 부분에 명암이 어 두운 수화층이 관찰된다(Figure 1d). 감청색 및 자색이 혼 합된 편 2점(54-5, 6)은 크기가 외경 2.2~2.4 mm, 길이 1.5~1.6 mm로 반투명하고, 소형이다. 배열성이 없는 다량 의 기포들과 적색 결정이 관찰된다. 반사전자상에서 명암 이 불균질하게 관찰되는 것으로 보아 조성이 다른 유리가 혼합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는 불완전한 용융 과정 을 겪을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제작 기법은 유리 파 편을 거푸집에 넣어 성형한 주조 기법으로 추정된다. 주조 기법은 유리의 색상이나 성분을 고려하지 않고, 유리 편을 거푸집에 넣어 비교적 낮은 온도와 열용량을 가해 구슬을 성형하는 것으로, 유리 제품의 재활용 가능성을 보여준다 (Kim, 2013; Figure 1e). 옅은 감청색 편 1점(54-7)은 잔존 크기가 외경 1.9 mm, 내경 0.68 mm, 길이 1.8 mm로 소형 이며, 반투명하다. 다량의 기포가 종방향으로 배열되어 있 는 것으로 보아 늘려서 만든 것으로 판단된다. 표면에는 갈 색 풍화층이 관찰되며, 이는 반사전자상에서 명암이 어두 운 수화층으로 관찰된다(Figure 1f).
3.2 화학 조성 분석
연구 대상에 대한 화학 조성 분석 결과는 평균값과 표준 편차로 정리하였다(Table 3). 융제 구분에서 포타쉬유리군, 소다유리군, 알칼리혼합유리군으로 구분된다(Figure 2a).
포타쉬유리군은 1호 석실 동남쪽 모서리에서 출토된 벽 색 편 2점(54-3, 4)과 옅은 감청색 편 1점(54-7)이다. 화학 조성은 Na2O가 0.70∼0.72 wt.%, K2O가 17.5∼18.5 wt.% 의 범위를 보인다. 포타쉬유리군은 안정제인 CaO와 Al2O3 의 함량에 따라 I∼III형으로 구분되는데 I, II형은 안정제 인 CaO와 Al2O3의 함량이 모두 5 wt.% 미만으로 I형은 상 대적으로 CaO 함량이 높고, 기원전 1세기경 출현하여 기 원후 6세기까지 지속적으로 유통된 반면, II형은 상대적으 로 Al2O3의 함량이 높은 유형으로 기원후 1세기경 출현하 여 4세기경 단절되는 양상을 보인다. III형은 CaO 함량이 5 wt.% 이상으로 I, II형 보다 늦은 고려 및 조선시대에 확 인된다(Kim and Kim, 2015). 안정제의 구분에서 포타쉬 유리군은 모두 상대적으로 Al2O3의 함량이 높은 포타쉬유 리군 II형임을 알 수 있다(Figure 2b).
소다유리군은 1호 석실 현문 부근에서 출토된 감청색 편 6점(52-1~6), 1호 석실 목관1에서 출토된 감청색 편 2점 (53-1, 2), 녹색 편 3점(53-3~5), 1호 석실 동남쪽 모서리에서 출토된 벽색 편 3점(54-1, 2, 8)이다. 화학 조성은 Na2O가 18.4∼24.8 wt.%, K2O가 0.43∼1.9 wt.%의 범위를 보인 다. 소다유리군은 안정제인 CaO와 Al2O3의 함량 5 wt.%를 기준으로 LCA-A(Low CaO<Al2O3), LCA-B(Low CaO> Al2O3), LCHA(Low CaO, High Al2O3), HCLA(High CaO, Low Al2O3), HCA(High CaO, Al2O3)계로 구분된다 (Kim, 2013). 안정제의 구분에서 녹색과 벽색 편은 모두 CaO보다 Al2O3의 함량이 높은 LCHA계이며, 감청색 편은 모두 Al2O3보다 CaO의 함량이 높은 LCA-B계와 HCLA 계로 확인되었다(Figure 2c). CaO의 함량이 높은 소다유 리는 MgO와 K2O의 함량에 따라 소다원료를 구분할 수 있 으며, MgO와 K2O의 함량 1.5 wt.%를 기준으로 LMK(Low MgO, K2O), LMHK(Low MgO, High K2O), HMLK(High MgO, Low K2O), HMK(High MgO, K2O)형으로 구분된 다(Kim, 2002). 안정제 구분에서 CaO 함량이 높았던 감청 색 유리편은 모두 MgO와 K2O의 함량 1.5 wt.% 미만인 LMK형이다(Figure 2e). LMK형은 광물 원료를 사용한 네 트론 유리(Natron glass)로 알려져 있다(Kim, 2002).
알칼리혼합유리군은 1호 석실 동남쪽 모서리에서 출토 된 감청색 및 자색 편 2점(54-5, 6)이다. 화학 조성은 Na2O 가 2.6∼3.2 wt.%, K2O가 12.9∼13.4 wt.%의 범위를 보인다. 안정제 함량은 CaO가 1.8 wt.%, Al2O3가 2.1∼2.2 wt.% 로, CaO의 함량이 5 wt.% 이상인 고려 및 조선시대 알칼 리혼합유리(Kim, 2013)와는 차이를 보인다(Figure 2d).
유리의 색상은 의도적으로 착색제를 첨가하거나, 불순 물에 포함된 전이금속이 특정 이온으로 작용하여 나타난 다(Kim, 2002). 착색제 특성은 감청색(PB), 벽색(gB), 감 청색 및 자색(PB+P), 녹색(G)으로 구분하고, TiO2와 MnO, Fe2O3, CuO, PbO를 주요 착색 성분으로 살펴보았다(Figure 2f). 감청색은 착색제의 함량이 2.8 wt.%로 가장 낮으며, Fe2O3가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실제 감청색의 착색제는 코발트(Co) 이온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미량으로 존재하여 EDS를 이용한 주성분 분석에서는 검출하기 어렵다(Kim, 2002). 벽색은 CuO의 함량이 높게 나타난다. CuO는 Cu2+ 으로 작용할 경우 녹색 및 청색을 나타내므로(Goffer, 1980), Cu2+로 작용하여 발색된 것으로 보인다. 감청색과 자색이 혼합된 유리는 알칼리혼합유리군에서만 나오는 색상으로, 착색 성분은 MnO의 함량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 MnO는 Mn+으로 작용하여 자색이나 흑색을 나타내고(Kim, 2013), 특히 포타쉬유리에서는 코발트(Co)를 함유한 망간(Mn) 광석을 사용하여 MnO가 높게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Koezuka and Yamasaki, 1995)가 있다. 이를 통해 MnO가 자색과 감 청색을 나타내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녹색은 착색제의 함량이 6.2 wt.%로 가장 높고, PbO와 CuO의 함량이 높게 나타난다. 다른 색상에 비하여 높은 PbO의 함량은 황색 결정인 PbSnO3와 관련된 것(Kim, 2002)이며, 녹색은 CuO가 Cu2+으로 작용하여 발색된 것 으로 판단된다.
4 고 찰
나주 정촌 고분군의 연구 결과를 동일 유적권인 나주 복 암리 3호분에서 출토된 유리구슬의 연구 결과(Kim et al., 2001)와 비교하여, 두 유적에서 공통적으로 출토되는 청색 계와 녹색 유리에 대하여 융제, 안정제, 소다원료의 특성을 비교하여 상관관계를 살펴보았다(Figure 3).
두 유적에서는 모두 포타쉬유리군과 소다유리군이 출 토되었으며, 복암리 3호분에서는 납바륨유리군이 새로운 유형으로 확인되었고, 알칼리혼합유리군은 확인되지 않았 다(Figure 3a).
납바륨유리군은 기원전 2세기경으로 추정되는 부여 합 송리 유적에서 벽색 관옥이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현재까 지 마한·백제권에서는 부여 송국리, 완주 갈동, 완주 신풍 유적(Bokcheon Museum, 2013)에서 벽색 관옥과 고리옥 이 확인되었다. 정촌 고분군의 연구 대상에서는 납바륨유 리군이 확인되지 않으며, 복암리 3호분에서는 10호 석실묘 에서 자색 유리 2점이 납바륨유리군으로 확인된다. 납바륨 유리군은 안정제인 CaO와 Al2O3 함량의 상대적인 높고 낮 음에 따라 II형과 III형으로 구분된다. II형은 III형에 비해 CaO 함량이 2 wt.% 미만이고, Na2O와 MgO의 함량이 상 대적으로 낮게 나타난다. 또한 III형보다 시기적으로 빠른 것으로 추정되며 적어도 기원후 3세기까지 나타나고, III형 은 기원후 3세기 이후에 출현하며 II형이 사라지면서 새롭 게 나타나는 조성으로 확인된다(Kim, 2002). 이와 같은 안 정제 구분에 따르면 복암리 3호분의 납바륨유리군은 II형 과 III형으로 구분된다(Table 4). 그러나 선행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구분은 오랜 기간동안 매장환경에서 풍화로 인 하여 알칼리 성분은 빠져나가고 토양이 유입된 까닭으로 보고있다(Kim, 2002).
알칼리혼합유리군은 정촌 고분군의 1호 석실 동남쪽 모 서리에서 출토된 감청색 및 자색 유리 2점에서만 관찰되 고, 복암리 3호분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Figure 3a). 알칼 리혼합유리군은 Na2O와 K2O의 함량이 3 wt.% 이상 존재 하는 유리로 고려 및 조선시대 코일유리에서 일반적으로 확인되는 조성이다. 고려 및 조선시대 알칼리혼합유리군 은 안정제가 HCLA계 또는 HCA계로 구분되어 삼국시대 알칼리혼합유리군과는 차이가 있다(Kim, 2013). 삼국시대 알칼리혼합유리군은 김해 양동리, 경주 덕천리, 청원 상평 리, 완주 상운리 및 영천 화남리 유적 등에서 확인된 바 있 다(Kim, 2002; Kim, 2013). 현재까지 삼국시대 알칼리혼 합유리군은 모두 감청색의 소형 환옥으로, 현미경 관찰 및 반사전자상에서 불균질한 특성이 관찰되었으며, 제작 기 법은 주조 기법으로 확인되었다. 정촌 고분군의 알칼리혼 합유리는 안정제 구분에서 삼국시대 알칼리혼합유리군의 안정제 범주에 속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포타쉬유리군의 안정제 구분을 통해 두 유적의 벽색 유 리는 모두 포타쉬유리군 II형이다. 그밖에 정촌 고분군의 옅은 감청색과 복암리 고분군의 자색 유리가 II형이며, 복 암리 고분군의 감청색과 녹색 유리는 I형으로 확인된다 (Figure 3b).
소다유리군의 안정제 구분을 통해 두 유적의 감청색 유 리는 모두 CaO 함량이 높은 LCA-B계와 HCLA계이고, 녹 색 유리는 모두 Al2O3 함량이 높은 LCHA계로 고알루미나 유리이다. 그 밖에 정촌 고분군의 벽색 유리가 LCHA계이 며, 복암리 고분군에서만 확인되는 자색 유리는 LCHA계 와 LCA-B계로 구분된다(Figure 3c). 소다원료는 복암리 4 호 옹관묘의 감청색을 제외하고 모두 LMK형으로 나타난 다. 이는 광물원료인 네트론(Natron)을 사용한 것으로 추 정된다. 복암리 4호 옹관묘의 감청색은 상대적으로 MgO 와 K2O 함량이 높은 것으로 보아 다른 유형의 소다 원료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Figure 3d).
5 결 론
본 연구는 전라남도 나주시 정촌 고분군의 석실묘에서 출토된 유리구슬 편 19점에 대하여 형태적 특성 관찰과 화 학 조성 분석을 하였다. 재질 및 특성을 기초로 동일 유적 권인 나주 복암리 3호분의 연구 결과와 비교함으로써 마한 · 백제권에서 나타나는 고대 유리에 대한 특성을 살펴보고 자 하였다.
연구 대상으로 선정한 나주 정촌 고분군 유리구슬의 색 상은 감청색, 옅은 감청색, 녹색, 벽색, 감청색과 자색의 혼 합색으로 대부분 청색계로 구분된다. 크기는 감청색 환옥 이 중형으로 소형인 다른 색상에 비하여 크다. 제작 기법의 경우, 감청색과 자색의 혼합색은 반사전자상에서 명암이 불균질하게 관찰되는 것으로 보아 주조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색상의 경우, 단면 관찰을 통해 종 방향으로 배열된 기포와 길쭉하게 늘려진 기포를 통해서 늘인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나주 정촌 고분군 유리구슬의 화학 조성 분석 결과를 통 해 감청색과 녹색은 모두 소다유리군, 벽색은 소다유리군 과 포타쉬유리군, 옅은 감청색은 포타쉬유리군, 감청색과 자색 혼합색은 알칼리혼합유리군으로 확인된다. 융제 조 성별 점유율은 소다유리군 73.7 wt.%(14점), 포타쉬유리 군 15.8 wt.%(3점), 알칼리혼합유리군 10.5 wt.%(2점) 순 이다. 안정제 특성은 소다유리군의 경우, 녹색과 벽색은 Al2O3가 높은 LCHA계이며, 감청색은 모두 CaO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LCA-B계와 HCLA계이다. 감청색의 소 다 원료 특성은 LMK형으로 광물 원료를 사용한 네트론 유리로 확인된다. 포타쉬유리군의 경우, 벽색과 옅은 감청 색은 모두 상대적으로 Al2O3가 높은 포타쉬유리군 II형으 로 구분된다. 알칼리혼합유리군의 경우, CaO와 Al2O3의 함량이 2 wt.% 내외로 CaO 함량이 5 wt.% 이상인 고려 및 조선시대 알칼리혼합유리와는 차이를 보인다.
이상의 결과를 나주 복암리 3호분의 유리구슬 분석 결 과와 비교해보면, 두 유적에서는 소다유리군과 포타쉬유 리군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복암리 3호분의 경우, 납바 륨유리군이 새로운 유형으로 확인되었고 알칼리혼합유리 군은 관찰되지 않는다.
종합해 보면, 정촌 고분군은 색상별로 하나의 유형이 주 를 이루었던 것과 달리 복암리 3호분은 색상별로 다양한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는 정촌 고분군의 경우 1개의 석실 묘에서 출토된 구슬에 한정하였지만, 복암리 3호분의 경우 에는 4개의 다른 묘제에서 연구 대상을 선정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특성은 제한된 시료 개체수에 한정된 결과로 이 유적의 전체적인 특성을 추론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 추가 시료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 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하여 나주 지역 내에서 출토된 두 고분군의 상관관계 및 마한·백제권에서 나타나는 고대 유 리에 대한 특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사 사
본 연구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조사연구(R&D) 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를 위해 시료를 제공해 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