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 신풍유적 출토 고려시대 청동생산 부산물의 재료학적 특성
The Study on Material Characteristics of the By-Products of the Production of Bronze during the Goryeo Dynasty Excavated from the Sinpung Site, Wanju, Jeollabuk-do,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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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전북 완주 신풍유적 출토 고려시대 슬래그와 송풍관을 대상으로 신풍유적의 야동기술(冶銅技術)성격을 확인하고, 납 원료산지를 추정하기 위해 납동위원소비를 실시하여 알아보았다. 성분분석 결과, Cu-Sn-Pb 삼원계 합금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슬래그와 송풍관으로 해석되었다. 금속현미경과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y-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분석결과, 동괴와 주석괴에 방연석을 첨가하여 완제품 제작을 위한 중간소재를 생성하는 합금단계에서 발생한 부산물로 추정된다. 납동위원소비분석 결과, 한국 남부 Zone Ⅲ지역의 광산에서 채굴된 방연석을 사용하여 합금한 것으로 판단된다. 송풍관은 송풍관의 외측으로 갈수록 Mullite가 검출되어, 1,000℃ 내외에서 조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interpreted the characteristics of the site and provenance of raw material by performing material characteristics analysis of the slags and tuyeres excavated from the Sinpung site in Wanju, Jeollabuk-do. The major chemical compositions suggested that the slags and tuyeres were created when Cu-Sn-Pb was alloyed. Metal microscope and scanning electron microscopy-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analyses revealed that the slags and tuyeres were by-products formed in the alloying process. This alloy, created by adding galena to copper and tin ingots, was an intermediary material used in making the finished products. According to the lead isotope ratio analysis result, slags could be made using galena of the southern Zone III region of Korea. Based on the decomposition of mica group minerals and the formation of mullite detected through X-ray diffraction analysis, it is possible to conclude that the tuyeres operated at approximately 1,000℃ as, the mullite was detected on the outside of the tuyeres.
1. 서 론
전북 완주 신풍유적은 완주군 이서면 금평리 일원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 전북지역본부가 추진한 전북 혁신도시 개발사업부지 Ⅲ구역의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되어, 호남문화재연구원에 의해 2009년 12월부터 2011년 9월까지 조사되었다. 이를 통해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격의 유구와 유적이 조사되었다(Honam Cultural Property Research Center, 2014).
완주 신풍유적은 단일 유적에서 가장 많은 잔무늬거울이 출토되었으며, 완주 신풍유적 이외에도 완주 갈동유적, 덕동유적 등 만경강 유역일대에 청동기∼초기 철기시대 유적이 조사되어, 전북지방의 만경강 유역 일대는 청동기 문화의 중심지로 부각되었다(Han, 2011). 또한 전북지역에는 세종실록지리지와 동국여지승람의 토산품명과 관계지명으로서 다수의 자연동 광산이 분포하며, 이를 곧 고조선 망명집단과 연관된 전통적인 채굴지로 추정한 바 있다(Mahan Baekje Cultural Research Institute, 2003;Han, 2015). 그러나 조업과정과 관련된 채광유구, 제련유구, 탄요나 탄치장, 폐기장이나 저장소, 혹은 노벽이나 송풍관, 거푸집 등의 청동생산유적이 실제 발견된 예는 많지 않다(Han, 2015).
청동은 채광단계, 제련 단계, 합금설계 단계, 주조⋅두드림 및 열처리 단계로 구분된다(Ha, 2014). 광산에서 채광된 광석은 배소과정 등을 통해서 선광되며, 광산에서 정련되거나 가공된 상태로 운반된다. 청동생산유적은 도가니 등을 이용한 정련 및 주조작업과 단조작업을 거쳐 청동제품이 생산된다(Cha, 2008). 이 과정에서 원광석으로부터 금속을 추출할 때 생기는 찌꺼기를 슬래그라고 한다(Yun, 1986). 슬래그에 포함되는 유용금속은 대부분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며, 제련계와 정련계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제련계 슬래그는 정련계에 비해 FeO가 다량 포함하며, Al2O3, MgO는 비교적 적다. Al2O3, MgO는 융점이 높기 때문에 사용되지 않으며, 광석으로부터 슬래그에 혼입된 것이다(Lee and Shur, 1995). 이렇듯 슬래그에는 당시의 작업과정을 나타내는 흔적이 남아있음으로, 제작의 기술적인 내용을 해석할 수 있다(Cho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전북 완주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슬래그와 송풍관의 주성분 및 화합물, 미세조직을 관찰하였으며, 또한 납동위원소비 분석을 통해 사용된 납의 산지를 알아보았다. 이를 토대로 전북 완주 신풍유적지의 고려시대 청동 생산에 대한 성격을 규명하였다.
2. 유적 현황
완주 신풍유적은 해발 30∼50 m 내외의 얕은 구릉지역에 위치하며, 신풍유적의 동쪽에는 전주천이 북류하여 전미동 서북쪽에서 만경강의 본류와 합류한다. 지리적으로 충적대지가 발달한 곳으로 고대부터 생활공간을 갖추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Honam Cultural Property Research Center, 2014).
신풍유적은 지형상 2개의 독립된 구릉이 이어지는 곳으로, 이를 각각 가지구(신풍 A, B, D)와 나지구로 나누어 조사되었다. 본 연구대상의 출토지는 신풍유적 가지구(신풍 D)의 고려시대 1호 폐기장으로, 북쪽구릉의 곡간지에 위치한다. 폐기장에서 퇴적구 4기와 다수의 주공이 발굴되었다. 퇴적구의 내부에서 청동편과 도가니, 슬래그, 기와편 등이 출토되어, 공방지와 관련된 폐기장으로 추정된다(Honam Cultural Property Research Center, 2014).
3. 연구대상 및 방법
3.1. 연구대상
분석대상은 완주 신풍유적 가지구(신풍 D)의 고려시대 폐기장에서 출토된 슬래그 6점, 송풍관 3점으로 총 9점을 선정하였다(Figure 1). 슬래그(Figure 1A~F)는 외부에 토사로 덮여져 있으며, 밝은 녹색의 청동녹이 관찰된다. 전체적으로 유리질화되었고, 일부 슬래그에서는 청동 덩어리와 탄화물이 관찰된다. 송풍관(Figure 1G~I)은 슬래그로 추정되는 물질의 고착위치가 외부 고착되어 있는 점과 형태가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가 아닌 관의 형태를 하고 있어 송풍관으로 판단된다.
3.2. 연구방법
3.2.1. 주성분 분석
구리 슬래그와 송풍관의 주요 성분을 파악하기 위해 파장분산형 X-선 형광분석기(wavelength dispersive X-ray fluorescence spectrometer, WD-XRF)(S4 Pioneer, Bruker, DEU)를 이용하였다. 각 시료는 분말화하여 측정하였으며, 송풍관은 외부에 슬래그로 추정되는 유리질화된 물질이 고착되어 있어 외부와 내부로 나누어 시료화하였다. 전처리를 통해 시편을 유리화하였으며, 분석 결과는 준정량분석으로 계측하여 나타내었다.
3.2.2. 화합물 분석
화합물 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X-선 회절분석(X-ray diffraction, XRD)(X’pertPRO MPD, Philips, NLD)을 실시하였다. 시료를 분말화하였으며, 송풍관은 슬래그로 추정되는 유리질화된 외부와 내부로 나눠 분석하였다. 2 theta는 3∼70°, scan speed는 1 sec/step, step size는 0.03°, 전압은 40 kV, 전류는 30 mA이다. 분석 시 Target은 Copper로 사용하였다.
3.2.3. 미세조직
미세조직을 관찰하기 위해 시료를 채취하여 에폭시 수지에 마운팅하였다. 마운팅한 시료는 샌드페이퍼의 조밀순서에 따라 200~4,000 mesh의 순서로 거친 연마를 실시하였다. 이후 연마포(MD-MOL, Struers, DNK)와 연마제(DP-Spary 3 μm, 1 μm, Struers, DNK)로 미세연마를 실시하였다. 연마가 완료된 시료는 부식액(FeCl3 + HCl + Ethyl alcohol)을 이용하여 부식시켰으며, 금속현미경(DM2500M, Leica, DEU)으로 미세조직을 관찰하였다.
또한 분석 시료는 백금(Pt) 코팅하여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MIRA3, Tescan, CZE)으로 미세조직과 개재물을 관찰하였다. 미세조직의 화학적 조성은 에너지분산형분광계(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EDS)(QUANTA300, Bruker, DEU)를 이용하여 실시하였다.
3.2.4. 납동위원소비
납동위원소비 분석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의 열이온화질량분석기(thermal ionization mass spectrometer, TIMS) (Isotobe-T, IsotopX, GBR)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시료를 채취하여 Teflon vial에 넣고 정제된 HNO3와 HCl을 1:3으로 혼합하여 시료에 3 ml를 넣어 가열판에서 가열시킨다. 용융된 시료는 1 N HBr 1 ml로 매질변경한 후, 음이온 교환수지(AG1-X8, Chloride form, 100-200 #)를 이용하여 납을 분리하였다. 이후 분리된 납은 Re single filament에 얹어 열이온화질량분석(TIMS)을 이용하여 동위원소비를 측정하였다. 분석된 표준물질(NBS SRM 981)의 분석값은 206Pb/204Pb = 16.934±0.007, 207Pb/204Pb = 15.495±0.001, 208Pb/204Pb = 36.706±0.011(2σ SE, N = 2)이다. 시료의 분석결과는 표준값을 이용하여 보정하였으며, 납의 총 바탕값(total blank)은 1 ng 내외였다.
4. 연구결과
4.1. 주요성분
Table 1은 완주 신풍유적에서 수습한 슬래그와 송풍구의 주요성분을 WD-XRF로 분석한 결과이다. SP-1, 2, 5, 6은 CuO와 SnO2 및 PbO가 주성분이며, 각각 4.64∼26.50 wt%와 5.13∼18.32 wt% 및 15.25∼39.42 wt%의 함량을 갖는다. SP-3은 CuO 9.87 wt%, PbO 4.91 wt%의 조성을 갖는다. SP-3을 제외한 SP-1, 2, 5, 6에서 구리, 주석, 납이 모두 확인되었다. 송풍관 내측과 외측은 SiO2, Al2O3, FeO의 함량이 높게 검출되었으며, 송풍관 내측은 CuO 0.27∼1.06 wt%와 PbO 1.31 wt%이며, 외측은 CuO 3.26∼9.31 wt%와 PbO 3.50∼4.93 wt%이다. 송풍관 내측은 슬래그와 송풍관 외측에서 검출된 CuO와 PbO의 양보다 적게 검출되었다. 슬래그와 송풍관의 외측에 고착된 물질은 청동을 합금하는 과정에서 유출된 슬래그로 추정된다.
4.2. 화합물
슬래그와 송풍관의 화합물 분석결과를 Figure 2에 나타내었다. 슬래그들의 주요상으로 Cassiterite가 검출되며, Cuprite와 Quartz가 공존하고 있다. Cassiterite와 Cuprite는 각각 주석산화물과 구리산화물로서, 석석과 적동석의 주성분이다. 신풍지역 공방에서 석석과 적동석을 원료광석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Quartz는 용융되지 못한 맥석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보인다. 송풍관의 외측과 내측에서 Quartz가 주요상으로 검출된다. 송풍관의 외측에는 Mullite가, 내측에는 Feldspar가 확인되었다. 송풍관의 내측에서 검출되던 장석류의 peak가 외측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송풍관 점토의 Feldspar 성분이 고온에서 용융되어 Mullite로 변화하여, 점토나 Feldspar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4.3. 미세조직
4.3.1. 슬래그(SP-1)
SP-1 슬래그의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백색의 망상 조직과 금속부식화합물이 불균질하게 존재한다(Figure 3A). 미세조직을 세부적으로 관찰하고 조직별 성분조성을 파악하고자 실시한 SEM-EDS 분석결과, 조직 내에서 다양한 상이 관찰되었다(Table 2, Figure 3B). Position 3은 Ag가 90.13 wt%로서 은 계열의 개재물이다. 원래의 광석에 미량 존재한 Ag이 잔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Position 4는 구형과 수지상의 Cuprite 조직이다.
4.3.2. 슬래그(SP-2)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유리질화된 바탕조직에 구리 입자와 주석 편석물로 추정되는 침상 및 방형, 구형 조직이 관찰된다(Figure 4A). SEM-EDS로 미세조직과 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Table 3, Figure 4B), Position 3, 4, 5는 주석산화물로 판단된다. Mapping 분석을 실시하여 원소분포를 확인하였다(Figure 5). Cu와 Sn은 합금과정에서 발생한 편석으로 인해 분포영역이 뚜렷하게 구분된 것으로 보인다. Si와 Al이 구리와 주석 산화물 영역 사이로 고르게 분포한다.
4.3.3. 슬래그(SP-3)
금속현미경을 통해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결정립계와 결정립 내에는 흑색 석출물이 확인된다(Figure 6A). SEM-EDS로 미세조직과 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Table 4, Figure 7A), Position 1과 2는 α상의 결정립으로 미량의 Pb이 함께 검출된다. Position 3은 결정립계로서, 79.41 wt% Pb, 9.12 wt% Cu가 검출되며, 미량의 Si가 확인된다. Position 4는 주석 편석물로 추정된다. SP-3은 청동합금에서 비롯된 슬래그로 판단된다.
4.3.4. 슬래그(SP-4)
슬래그에 있던 청동 덩어리를 채취한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매우 조대한 결정립이 형성되어 있으며, 방형의 주석 산화물과 구형의 납 편석물이 확인된다(Figure 6B). SEM-EDS로 미세조직과 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Table 4, Figure 7B), Position 1은 α상의 결정립으로 미량의 Pb이 함께 검출된다. Position 2는 침상형 주석산화물로 판단된다. 이를 미루어 보아 SP-4는 Cu-Sn-Pb의 삼원계 합금에서 비롯된 슬래그로 판단된다. Position 3은 Pb 성분이 84.79 wt%로 높게 함유된 납 편석물이다.
4.3.5. 슬래그(SP-5)
슬래그의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바탕기지에 구리 입자와 침상 및 방형, 구형의 주석산화물이 관찰된다(Figure 6C). SEM-EDS로 미세조직과 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 (Table 5, Figure 7C), Position 1은 SiO2, PbO, Al2O3, FeO 등이 유리화되어 나타난 바탕조직이다. Position 2는 환원된 구리 입자며, Position 3은 침상형 주석산화물로 판단된다.
4.3.6. 슬래그(SP-6)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층을 이루는 층상(schlieren)구조의 바탕조직으로 바탕조직의 층에 따라 구리입자들이 띠를 이룬다(Figure 6D). 이러한 층상(schlieren)구조는 화학조성변화에 따른 유리질 굴절률 변화로 인해 나타난다 (Chirkure et al., 2010). SEM-EDS로 미세조직과 성분 함량을 분석한 결과(Table 4, 5, Figure 7D), 바탕조직이 층을 이룬다. Position 2는 Position 1보다 납 성분이 높게 나타난다. Position 3은 Cu와 Sn이 높게 검출된 것으로 보아 청동합금에서 비롯된 슬래그로 판단된다. Position 4는 환원된 구리 입자이다.
4.3.7. 송풍관(SP-7)
송풍관 내부에 있던 청동 덩어리를 채취한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미세한 수지상 조직이 관찰된다. 수지상간 영역에는 납 편석물과 황화물 계열의 개재물이 확인된다(Figure 8A). SEM-EDS 분석결과(Table 6, Figure 8B), Position 1은 Cu, Pb, Sn의 함량이 높게 검출되었다. 면분석에서 Sn의 함유량이 낮아 (α + δ) 공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며, Cu기지에 모두 고용되어 금속현미경에서 α상 조직으로 보인다. Cu-Pb-Sn의 3원계 합금에서 비롯된 청동 덩어리가 송풍관에 고착된 것으로 판단된다. Position 2는 S 성분이 14.46 wt% 함유된 황화물 계열의 개재물이다. Position 3은 Pb 성분이 87.78 wt%로 높게 함유된 납 편석물이다.
4.3.8. 송풍관(SP-8)
노벽의 안쪽(Figure 9A)과 바깥쪽(Figure 9B)을 금속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유리질화된 외측과 다공질의 내측으로 구분된다. 송풍관 외측은 고온의 작업환경으로 인하여 표면이 유리질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내측에는 점토기질 위에 석영, 장석, 철 입자가 관찰된다. 외측에는 유리질 바탕조직 위에 주석 산화물이 관찰된다.
4.3.9. 송풍관(SP-9)
슬래그의 미세조직을 관찰한 결과 유리질화된 바탕조직에 구리 입자와 방형과 침상의 주석 편석물이 관찰된다(Figure 10A, B). SEM-EDS 분석결과(Table 7, Figure 10C), Position 1은 SiO2, CuO, Al2O3, PbO 등이 유리화되어 나타나는 바탕조직이다. Position 2는 침상형의 주석산화물로이다.
4.4. 납동위원소비
완주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슬래그 6점의 납동위원소비는 Table 8에 나타내었다. 한국, 중국, 일본 방연석의 납동위원소비 분포도(Mabuchi and Hirao, 1983)와 한반도 납동위원소 분포도(Jeong et al., 2012)에 적용하여 납의 산지를 추정하였다. Table 8의 납동위동위원소비 데이터를 동북아시아 방연석의 납동위원소비 분포도에 나타난 결과 Figure 11과 같이 SP-5와 6은 중국 남부와 한국 남부 영역에 포함되어 있었다. SP-1과 2, 3, 4는 어떤 영역에도 속하지 않았으나, 하나의 경향성을 보이므로, 같은 지역에서 채굴된 방연석이 적용되어 생성된 슬래그일 가능성이 있다. Figure 11B는 동북아시아의 방연석 시료 134점에 대한 납동위원소 데이터를 납동위원소 데이터를 사용하여 선형판별식 분석을 수행한 결과이다(Mabuchi and Hirao, 1983, 1987;Kang et al., 2003). Table 8은 완주 신풍유적출토 슬래그의 납동위원소비에 대한 판별점수를 계산한 것으로서, Table 8의 판별점수(DS1, DS2)를 사용하여 Figure 11B에 나타내었다. SP-1과 2, 3, 4는 206/204vs 207/204와 206/204vs208/204를 축으로 하여 나타낸 결과와도 일치한다.
Figure 12는 남한의 납광산의 방연석에 대한 납동위원 소비(Jeong et al., 2012)에 완주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슬래 그의 납동위원소비를 대입한 결과이다(Zone Ⅰ: 경상분지, Zone Ⅱ: 북동 영남지괴 및 동태백분지, Zone Ⅲ: 중⋅남서 영남지괴 및 서태백분지, 옥천변성대, Zone Ⅳ: 서부경기지괴). SP-1, 2, 3, 4, 5는 Zone Ⅲ(중⋅남서 영남지괴 및 서태백분지, 옥천변성대)의 영역 내에 위치하고 있었다. SP-6은 Zone Ⅲ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5. 고 찰
5.1. 슬래그
슬래그의 주성분 분석결과, Cu, Sn, Pb에서 비롯된 슬래그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시료별로 주성분 함량의 차이가 크므로, 다른 정련 단계에서 용융된 물질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슬래그의 주요상은 Cassiterite와 Cuprite으로 동정되며, 미세조직은 유리질 바탕조직에 α상 구리 입자, 구리산화물과 침상, 방형, 구형의 주석 산화물이 관찰된다. 천연이나 인공 구리는 융해될 때 대기 중으로부터의 산소를 흡수하므로, 초기 구리의 상태는 산화제일구리를 결과적으로 포함한다(Tylecote, 1992). 주석 산화물은 금속 주석의 산화 또는 광물의 재결정화로부터 직접 형성될 수 있다(MurilloBarroso et al., 2010;Rademakers et al., 2013). 청동제품을 제조하기 위해 사용된 금속 원료가 원광석에서 제련 등 일차가공을 거친 금속을 사용하여 비롯된 슬래그로 판단된다.
슬래그에 용착된 청동 덩어리의 미세조직은 Cu-Sn-Pb의 3원계 합금으로, 주석산화물과 납 및 황화물 계열의 개재물이 함께 관찰된다. SP-1의 미세조직은 납 산화물 조직 내에서 은 계열의 개재물이 확인된다. 방연석은 최대 3% 높은 은 함유율을 보이므로, 은광석으로도 취급된다(Gang et al., 2005). 또한, 방연석으로 회취법 등 정련 작업을 실시하거나 제련 시 부산물로서 은이 회수되기도 한다(Han, 2013;Lee et al., 2016). 즉, 방연석에 의해 미량 존재하는 Ag이 잔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납동위원비 데이터를 통한 슬래그 6점의 산지 추정결과 SP-6은 어떤 영역에도 속하지 않으나, SP-1, 2, 3, 4, 5는 한국 남부 Zone Ⅲ(중⋅남서 영남지괴 및 서태백분지, 옥천변성대)의 광산에서 채굴된 방연석이 이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5.2. 송풍관
송풍관의 주성분은 SiO2, Al2O3, FeO이며, 송풍관의 내측은 Mullite가, 외측은 Feldspar가 검출되었다. 또한, 송풍관의 외측에서 검출되던 Feldspar의 peak가 내측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송풍관 점토의 Feldspar 성분이 고온에서 용융되어 Mullite로 변화하여, 점토나 Feldspar 성분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Feldspar은 Ca, Na, K, Ba를 함유하는 규산염광물로써, 점토질 원료에서 많이 발견되는 광물이다. Feldspar은 1,000℃ 정도에서 1차 Mullite로 형성되어, 1,250℃ 정도에서 용융되어 2차 Mullite로 성장한다(Koh, 1992).
장석의 용융온도와 Mullite의 생성온도 등을 통해 완주 신풍유적의 청동생산이 점토나 Feldspar가 용융되어 Mullite로 바뀌는 1,000℃ 이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여진다(Lee, 1990;Cho et al., 2013).
6. 결 론
본 연구는 완주 신풍유적 출토 청동 생산 부산물의 분석을 통해 신풍유적의 야동기술(冶銅技術)에 대한 성격과 생산체계를 파악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1. 완주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슬래그는 전체적으로 유리질화 되었고, 일부 슬래그에서는 청동 덩어리가 관찰된다. 또한 일부 슬래그에서 탄화물로 추정되는 물질이 관찰된다.
2. 주성분 분석과 화합물 분석결과, 송풍관의 외측으로 갈수록 Feldspar의 고온 지시광물인 Mullite가 검출되었다. 노의 온도는 1,000℃ 내외인 것으로 판단되나 추후 보완된 연구를 통해 명확한 해석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3. 금속현미경과 SEM-EDS 분석결과, Cu-Sn-Pb의 삼원계 합금 제작에서 비롯된 슬래그와 송풍관으로 판단된다. 일부 슬래그 조직에서 은 계열의 개재물을 가진 납 산화물이 확인된다. 은 함량이 높은 방연석의 영향으로 판단된다.
4. 완주 신풍유적에서 출토된 슬래그에 고착된 청동 알갱이의 Cu와 Sn, Pb 조성이 시료에 따라 편차가 크게 나타나며, 일부 규산염과 산화물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동괴와 주석괴에 방연석을 첨가하여 청동재의 중간소재를 제작하는 합금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로 해석된다.
5. 납동위원소비를 이용한 산지추정 결과, 한국 남부 Zone Ⅲ(중⋅남서 영남지괴 및 서태백분지, 옥천변성대) 지역의 광산에서 채굴된 방연석을 이용하여 제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