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소장 모담방장(毛毯房帳) 직물 분석
A Textile Analysis of Woolen Tapestry Curtain in Seoul Museum of Craft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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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서울공예박물관에 소장된 모담방장(毛毯房帳)은 경사에 면사를 두고 위사에 모사를 두어 평직(平織)으로 짠 것이다. 문양 부분은 타피스트리(Tapestry)로 제직하고, 안료를 덧칠하였다. 색도를 측정하고, X선 형광분석에 의한 성분 분석 결과 진한 붉은 색의 문양에서는 수은(Hg)이 검출되어 주사(Cinnabar)나 합성안료인 주(Vermilion)로 추정하였다. 직물의 경사와 위사, 선단 및 후면 직물 등 총 7개의 직물 시료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모담방장의 경사는 섬유 단면에 가운데 중공(루멘)이 있는 면섬유로, Infrared 피크도 마찬가지로 O-H 결합과 C-O 결합이 나타난다. 위사인 모섬유는 원형과 타원형의 단면이 확인되며, Infrared 피크는 N-H/O-H Stretching, Amide(-CONH-)을 보였다. 모섬유에 사용된 동물종을 확인하기 위해 문화재청의 동물 털 시료와 대조분석 결과, 산양이나 염소털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방적에 용이한 삽살개 털도 사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Trans Abstract
A woolen tapestry curtain, owned by the Seoul Museum of Craft Art, is composed of tabby by cotton-warp and wool-weft threads and its patterned part is shown as a tapestry; paint with pigment has been added to it. The chromaticity of this curtain was measured and the substances in the deep red color were confirmed as Hg by an analysis of the ingredients through X-ray fluorescence. This is presumed to be cinnabar or vermilion. Analyses were performed on a total of seven fabric samples, including the warp & weft of the fabric, its trimming, and its back fabric. As a result, the warp of the woolen tapestry curtain was determined to be a cotton fiber with a middle hole or lumen in the cross-section. Furthermore, an infrared peak likewise showed O-H and C-O binding. Wool fibers as wefts were identified with circular and oval cross-sections and IR peaks showed N-H/O-H stretching and amide(-CONH-). The animal hair samples used in the wool fiber are believed to have come from long-tailed goral or goats and the possibility of using easy-to-spin sapsal dog hair is also not to be overlooked. This was determined through a contrast analysis by the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to identify the animal species used in the tapestry.
1. 서 론
서울공예박물관에 소장된 모담방장(毛毯房帳) 2점은 한국자수박물관의 허동화, 박영숙 선생의 수집품으로 2018년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되었다. 모담방장은 경사에 면사를 두고 위사에 모사를 두어 평직(平織)으로 짠 것이며, 현재는 ‘침장(寢帳)’의 명칭으로 유물이 등록되어 있다. 한편 동일한 방법으로 제직된 유물로 조선철(朝鮮 綴)은 요시다 고지로(吉田孝次郞) 소장 교토 기온마쯔리(祇園]祭) 지역에 전승된 것이며 2016년 경운박물관의 특별전시를 통해 소개되기도 하였다. 현전하는 근대 사진자료 (National Museum of History and Folklore, 2011; Kyungwoon Museum, 2016)를 통해 조선철은 깔개 용도로 사용되면서 조선 카페트라고도 알려져 있다(Figure 1, 2). 이와 대별되게 서울공예박물관의 모담방장은 수직으로 걸 수 있는 부속구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본고에서는 유물의 재질과 구성형식, 용도 등을 고려하여 ‘침장’ 보다는 ‘모담방장’의 명칭으로 정리하고자 하며, 유물의 크기에 따라 ‘모담방장1’과 ‘모담방장2’로 구분하였다.
본고에서는 모담방장 2건에 대한 색도 및 휴대용 현미경 촬영을 진행하고, 경⋅위사의 섬유 동정 및 선단과 후면 등에서 채취한 직물 시료 총 7점의 시료를 대상으로 섬유 분석 조사를 실시하였다. 모담방장의 경위사에 사용된 섬유의 재질은 면사와 모사로 기보고 되어(Sim, 2016), 금번의 분석조사를 통해 유물에 대한 과학적 기초 조사 결과를 도출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또한 모섬유에 관한 선행연구 결과(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2005) 및 표준 데이터 등을 근거로 문화재청 자료로 등록된 산양과 삽살개의 등털 및 꼬리털에 대한 대조분석을 통해, 모사에 사용된 동물털의 종류 및 범위를 밝히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
2. 분석대상 및 방법
2.1. 분석대상
서울공예박물관의 모담방장은 전면을 차지하는 직물부분, 상⋅중⋅하단 등의 가로목, 문이나 벽에 걸기 위한 장석 등 크게 세 가지 구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직물의 바탕은 평직이며 홑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양 부분은 타피스트리(Tapestry)로 제직하고 안료를 덧칠하였다. 모담방장1은 길이 216 cm, 폭 156 cm 크기로, 직물부분에 홍색이 일부 확인된다. 모담의 좌우 가장자리에는 홍색과 흑색으로 된 2겹의 선단을 둘렀고, 상⋅중⋅하단에 흑칠한 가로목을 대었다. 모담방장2는 길이 181 cm, 폭 129 cm이다. 모담방장1과 동일하게 모사와 면사를 섞어 짠 것으로 모담방장1보다는 30여 cm 작은 크기이다. 상하좌우의 4면에 흑색 선단을 상침하여 둘렀으며, 후면에도 직물은 찢어지거나 일부 결실되어 있다. 모담방장2의 상⋅중⋅하단에는 주칠한 가로목을 대어 모담방장1과 차이가 난다(Figure 3, 4).
본 연구의 대상인 직물 시료는 모담방장 2건의 경⋅위사, 선단과 후면 등에서 채취한 것이며, 세부 위치는 다음과 같다(Table 1). 시료는 유물의 탈락되거나 파열된 부분에서 소량 채취하였으며, 모담방장1의 경우 파열된 부분 없이 보존상태가 양호하여 경사시료는 얻을 수 없었다. 또한 모섬유 대조분석을 위한 동물털 시료는 문화재청 자료로 등록된 산양, 삽살개의 등, 배, 꼬리털이다(Table 2).
2.2. 분석방법
유물의 색도 측정은 분광색측계(CM-700d, Konica Minolta, JPN)와 표적 6 mm를 활용하였다. 색도 분석은 KS A 0063 규정에 따라 CIE(국제조명위원회) 표색계의 L*, a*, b*값을 표시하였다. 측정은 표준 광원 D65(주광, 색온도 6504K), 10° 시야 조건으로 측정위치 당 5번 측정한 평균값을 사용하였다. 또한 X선형광분석기(X-ray fluorescence, XRF)(DELTA Professional, Olympus, USA)를 사용하여 Soil Mode 및 Geochem Mode를 병행하여 측정하였다.
휴대용 실체현미경(DG-3, Scalar, JPN)을 통해 직물 조직 및 밀도, 경위사 굵기 등을 25배, 50배, 100배, 200배로 관찰하였으며, 두께측정기(ID-C1012XBS, Mitutoyo, JPN)를 사용하여 직물의 두께를 측정하고, 실의 두께 및 직물의 밀도 등은 분석프로그램(Scalar Imaging System)을 통해 간접 측정하였다.
유물에서 탈락되거나 일부 채취한 시료에 대해 적외선분광분석(Fourier transform infrared spectroscopy, FT-IR)과 섬유 단면 분석을 실시하였다. 적외선분광분석기(Vertex70, Bruker Optics, USA)의 분석범위는 4000∼580 cm-1, 분리능 4 cm-1, 스캔 횟수는 32회로 진행하였다.
섬유 단면 분석은 직물 시료를 에폭시에 포매시킨 후 표면을 연마하여 섬유 단면 형태를 광학현미경(Eclipse Ni, Nikon, JPN)으로 50배, 100배, 200배, 500배로 관찰하고, 모섬유 단면을 비교할 수 있는 국내 산양 및 삽살개의 털 시료의 단면 분석 결과와 대조하여, 모사에 활용한 동물종의 범위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3. 분석결과
3.1. 색차 및 안료분석
모담방장은 연황색을 띠고 있으나 부분적으로 홍색을 띠고 있다. 홍색의 퇴색이 심한 경우에는 시접의 관찰과 현미경 관찰을 통해 알 수 있다(Chung and An, 2017). 특히 경위사가 교차하는 부분에 붉은 색의 안료가 남아 있어, 성분 확인을 위해 XRF 분석을 병행하였다.
모담방장1의 문양 부분의 진한 붉은 색에서 수은(Hg, Mercury)만 검출되었으나 주사(Cinnabar, HgS)(Lee et al., 2017)나 합성안료인 주(Vermilion)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Table 3). 모담방장2의 경우, 흑색 선단 직물의 안쪽에서 흑색 입자가 관찰되었다. 실체현미경을 통해서도 흑색 선 장식뿐만 아니라 후면 직물의 경우에 경위사 교차점 사이가 염색되지 않은 부분도 확인되었다(Table 4). 이를 종합해볼 때 흑색은 염료가 아닌 안료를 물에 희석하여 염색하였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히 어떤 재료를 사용하였는지는 알 수 없다.
모담방장1과 모담방장2 모두 염색 작업 과정에서 기인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칼슘(Ca), 칼륨(K), 철(Fe)이 검출되고, 발색 물질로 추정되는 주요 성분이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유기염료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모든 분석 위치에서 브롬(Br)이 검출되는데, 이는 과거 훈증 처리에 사용되는 훈증제 메틸브로마이드(Methyl bromide, CH3Br)에서 기인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2. 직물조직
모담방장1과 모담방장2는 경사를 면사로 하고 위사를 모사로 한 일종의 교직물이다. 특히 경사보다 위사가 굵고 밀도 있는 직물로 위사가 경사를 덮어 경사는 거의 드러나지 않으며 경사방향으로 골이 생기는 위무직으로, 실의 굵기 및 밀도를 변화시킨 대부분의 평직이다. 모담방장1의 홍색선은 평직의 면직물이며, 흑색선은 5매 3뜀 수자직의 면직물이다. 모담방장2의 흑색선과 후면직물은 평직의 면직물이다.
모담방장1과 모담방장2의 직물의 폭은 각각 156 cm, 129 cm이며, 홑으로 된 모담방장의 직물 두께는 2.5∼2.9 cm 정도이다. 경사의 면사는 0.59 mm의 실 굵기인데 위사에 사용된 모사는 1.00 mm이다. 실 두께만 해도 두 배의 굵기 차이가 나므로, 두꺼운 모사에 의해 면사는 드러나지 않는다. 모담방장의 1 cm2 당 경위사 밀도는 각각 6올과 13∼14올이다. 모담방장의 위사를 제외하면 경사를 비롯한 홍색선, 흑색선, 후면에 사용된 장식 직물은 모두 면직물로 면섬유 단면의 굵기는 가늘게는 약 8∼9 μm, 굵은 것은 17∼19 μm 정도가 된다. 모섬유는 단면 굵기는 대략 45∼71 μm이다.
면사는 Z연(좌연사)와 S연(우연사)의 두 가지 꼬임 실이 모두 확인되는데, 모담방장1과 모담방장2의 경사에 사용된 면사는 Z연, 위사에 사용된 모사는 Z연으로 된 2올의 실을 다시 S연으로 꼬아 합사하였다. 한편 모담방장1의 홍색과 흑색 선장식용 직물은 경위사 모두 Z연의 면사인 반면 모담방장2의 흑색선과 후면 장식직물은 경위사 모두 S연의 면사가 확인된다. 경사에 사용된 Z연의 면사이며 선 장식과 후면의 면직물은 S연의 면사를 사용하였다(Table 5, 6).
3.3. 적외선분광분석
모섬유는 단백질로 구성된 동물성 섬유로, 펩티드 결합 및 아민기 결합(N-H)이 특징적이다. 모담방장1과 2의 위사는 3278 cm-1 부근(N-H/O-H Stretching), 1630 cm-1과 1514 cm-1 부근에서 두 개의 Amide 피크가 있어(-CONH-)이 있어 모섬유로 확인된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1)(Figure 5, 6).
한편 면섬유는 셀룰로오스로 이루어진 식물성 섬유로, -OH, C-O 결합이 특징이다. 모담방장1의 홍색선, 흑색선, 모담방장 2의 경사, 흑색 선은 3200대 부근의 O-H 결합 및 1160 cm-1 및 890 cm-1 대의 C-O 결합이 확인된다. 모섬유의 IR 피크와 다르게 1400 cm-1와 1315 cm-1 대 부근에서 두 번의 굴곡(C-H, O-H)이 관찰된다. 다만 모담방장 2의 후면은 IR 피크가 낮으나, 현미경 관찰 결과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면섬유이다(Figure 5, 6).
3.4. 섬유단면분석
모섬유는 동물의 종류에 따라 각각 특징 있는 단면이 나타나는데, 모담방장1과 모담방장2의 단면 분석 결과 원형 또는 타원형이 관찰된다. 가장 바깥 표면은 단단한 큐티클(Cuticle), 중간에 콜텍스(Cortex), 가장 안쪽에 내섬유세포가 가득 찬 메듈라(Medula)로 구성되어 있다. 모담방장1과 모담방장2의 경사, 홍색 선과 흑색 선 장식, 후면 직물은 중앙에 중공이 있는 면섬유임을 확인된다(Table 7, 8).
모담방장1의 단면은 원형 또는 타원형의 단면이 확인되며, 콜텍스의 너비가 비교적 좁은 것이 특징이다. 모담방장2의 단면은 타원형의 단면이 확인되며, 콜텍스의 너비가 비교적 좁다. 산양 등털에서 채취한 시료는 원형의 단면이 확인되며, 콜텍스의 너비가 비교적 좁고, 산양 꼬리털에서 채취한 시료는 등털과 동일하게 원형의 단면이 확인되나, 섬유의 너비가 등털에 비해 2배 정도가 넓다. 삽살개의 꼬리털에서 채취한 시료는 원형의 단면이 확인되며, 콜텍스와 메듈라의 너비가 비슷하여 모담방장1, 2와는 차이가 난다. 그러나 가장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이며 모섬유의 길이가 긴 편이므로 실을 만들기에 적합하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Table 9).
4. 고찰 및 결론
모담방장1과 모담방장2는 경사를 면사로 하고 위사를 모사로 한 일종의 면/모 교직물이다. 위사에 사용한 모사를 경사보다 두 배 정도 두꺼운 실을 사용함으로써, 위사가 경사를 완전히 덮는 위무직(또는 위두둑직)의 평직으로 짠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의 분석 조사는 모사를 적외선분광분석 및 섬유 단면 분석을 통해 경사는 면사, 위사는 모사를 사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현전하는 모직물의 유물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과학적 분석 결과를 도출해내는 데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또한 X선 형광분석을 병행하여 모담방장의 진한 붉은색은 주사(Cinnabar)나 합성안료인 주(Vermilion)의 사용을 추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였다.
모담방장의 위사로 사용된 모섬유의 단면은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관찰되었다. 털의 단면이 원형이나 타원형을 가진 동물은 많이 있지만, 섬유 단면 분석 결과와 선행연구 자료(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2005;Sim, 2016) 등을 참고하면, 사용된 털의 종류는 산양이나 염소로 추정되며, 심지어 개의 털도 사용했을 수도 있다. 이는 현미경 관찰 외에 모담방장에 사용된 모사의 촉감, 색상, 실의 굵기 등을 비롯하여 모사 재료의 수급이나 모담방장에 들어가는 모사의 소요량도 고려한 결과이다. 또한 모담방장의 모사는 여러 종의 털을 채취하여 합사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같은 종이라 하더라도 연령⋅부위⋅계절별로 단면 형태가 다를 수 있으며, 섬유 외관 특성을 고려해보면 속털 보다는 바깥쪽 털을 사용하고, 등이나 배 쪽의 털보다는 꼬리털이 섬유 방적에 용이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모섬유 단면의 메듈라의 경우 산양은 격자형이며 개는 사다리형의 메듈라를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나(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2005), 금번의 연구에서는 메듈라 분석이 생략되었다. 이에 후속연구를 통해 메듈라 분석을 추가하고 특히 염소 털 시료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동물 털과 비교하고 많은 수량의 털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금번의 연구 내용을 보완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현전하는 모직물 유물이 많지 않고, 모섬유 동정에 대한 연구사례나 가공이 되지 않은 표준시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연구를 통해 보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도출하여 모담방장과 같은 모섬유 재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본다.
Acknowledgements
이 연구는 2017∼2019년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의 「유기물 보존처리 및 조사」 연구과제의 성과물의 일부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요청으로 당시 한국자수박물관의 모담방장의 유물 분석을 진행하였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한국자수박물관, 한국전통문화대학교의 심연옥 교수님 그리고 현재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서울공예박물관의 지원에 특별히 감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