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염수 삶음 처리가 목재의 물리적 특성 및 금속 부식에 미치는 영향
A Study for Physical Properties and Corrosion for Metals after Softening of W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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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목판 제작과정에서 갈라짐이나 뒤틀림을 줄이고 목재를 부드럽게 하여 조각을 쉽게 하기 위해서 소금물에 삶는다. 본 연구에서는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한 목재의 물리적 특성 변화와 소금이 목판 제작시 사용된 금속부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하였다. 목판 시편을 제작 후 포화염수와 물에 각각 12시간 연화 처리한 결과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한 시편은 물에 연화 처리한 시편보다 장기간의 건조 기간이 소요되었으며 세포 내부에도 소금이 침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동 못과 철 못을 시편에 박아 고습 환경에 노출 시킨 결과 포화염수에 삶은 시편이 물에 삶은 시편보다 소금의 흡습성으로 인해 중량이 증가하였으며 못의 부식 또한 활발히 일어나 목재에 손상을 주는 현상이 관찰되었다. 이는 최근에 금속구가 결구된 목판의 테두리와 마구리 부분에서 나타나는 손상과 유사한 형태로 목재 세포 내의 소금이 금속 부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Trans Abstract
A woodblock softening process using saltwater was investigated in order to reduce the cracks and distortion caused by the woodblock-making process and to make the woodblock softer and sculpturing easier. Although anatomical studies of woodblocks have been ongoing for years, little work has been done on softening treatments using natural materials. Hence,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investigate the change in the physical properties of wood treated with saturated brine and the effect of salt on metal nails found embedded in woodblocks. After boiling for twelve h each in water and saturated brine, the saltwater-boiled specimens have longer drying times than the water-boiled specimens. Further, it was observed that salt particles penetrated the cells in the wood. As a result of exposing the copper and iron nails, which were stuck in each specimen, to a high humidity environment, the weight of the saltwater-boiled specimens increased due to the hygroscopicity of the salt. Corrosion of the nails also occurred. This result is similar to the problem that appears on the edge of a woodblock. In conclusion, it was shown that salt in the wood cells affects the corrosion of metal embedded in the wood.
1. 서 론
목재는 가공성을 개선하기 위해 끓는 물, 증기 또는 화학처리 등으로 목재를 부드럽게 연화하는 공정을 거치기도 한다. 목재가 연화되면 작은 힘으로도 가공하기 쉬워 목재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과거 기록에서도 살펴 볼 수 있는데 서유구 ≪임원경제지≫이운지怡雲 志에는 ‘경판을 제작할 때 나무를 켜서 판자를 만든 다음 포화염수에 삶아내어 말리면 판이 뒤틀리지 않고 또 조각하기도 쉽다’고 기록되어 있다.
과거에는 목판 제작 시 목재 내부에 수액을 제거하기 위한 진빼기(脫樹液) 작업을 거쳤다. 진빼기 방법으로는 판목을 웅덩이에 담가두거나 땅속에 묻어 두는 방법, 소금물에 삶아내는 방법이 있었다. 그러나 판목을 웅덩이에 담가두거나 땅에 묻어두는 것은 소금물에 삶는 과정에 비해 비교적 오랜 시간이 필요하였다.
소금물에 목판을 삶는 과정은 팽판(烹板)이라고 하였는데 팽판의 원리는 포화염수에 삶는 과정에서 수액이 제거되어 새김칼이 잘 들도록 하고, 판목의 표면에 수분을 공급하여 판목을 무르게 한다는 것이다(Lee, 2018). 그러나 현재 연화처리 된 목판 문화재에 결구된 금속부에서 목재의 갈라짐으로 인한 손상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Figure 1). 이는 금속 부식물로 인해 목재 내부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연화 처리 후 목재 내부에 침투된 소금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팔만대장경판을 대상으로 한 관련 연구가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팔만대장경판의 수종(Park and Kang, 1996), 고려팔만대장경 경판의 구조(Do and Lee, 1998), 고려팔만대장경 경판의 옻칠(Do and Lee, 1999) 등과 같이 목판 문화재의 재료적 특징이나 구조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또한 팔만대장경판의 세포벽 열화(Park et al., 1996),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 및 장경판전 보존관리 연구(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2015) 등과 같이 목판 문화재의 손상요인이나 보존관리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기도 하였으며 고려대장경판 제작기술의 재현과 보존기술개발(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2002)에서는 고려대장경판과 장경판전을 대상으로 전체적인 과학적 연구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천연 재료를 이용한 목판 문화재의 연화 처리와 관련된 연구는 미비하며 소금에 연화 처리 된 목재가 결구된 금속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목판을 포화염수와 물에 삶은 후 목재의 연화 효과를 비교해 보고 포화염수에 삶는 연화 처리가 목판에 결구된 금속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현재 목판문화재에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연구재료
실험재료는 목판 문화재를 제작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수종인 활엽수 산벚나무(Prunus sargentii Rehder)(Park, 2007)와 수분의 이동통로에 차이가 있는 침엽수 전나무(Abies holophtlla Maxim.)로 선정하였다. 목재 세포 내부에 침투되는 소금의 깊이를 확인하고자 KS 시험규격(KS F2204)을 참고하여 30(T) × 30(R) × 100(L) mm로 제작하였다. 소금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천일염을 사용하였다. 목판의 결구되는 금속의 부식 확인을 위해 철못과 동못을 사용하였으며 해인사 대장경판의 전통 못 규격을 평균 내어 못대 두께 5 mm, 못대 길이 28 mm, 못끝 두께 1.8 mm, 못 길이 31 mm로 제작하였다(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2015).
2.2. 연구방법
목판의 연화처리 방법은 고려대장경판 제작기술의 재현과 보존기술개발을 참고하였다(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2002). 목재 시편을 각 1 cm 간격을 두고 무거운 물체를 올려놓아 완전히 가라않게 하였으며 포화염수와 물에 100℃로 가열하여 12시간을 연화 처리하였다. 이후 온도 20±5℃, 상대습도 60±5%에서 자연 건조하였다.
2.2.1. 건조 후 목재표면 관찰
건조 후 목재 표면을 관찰하여 각 조건별 시료의 뒤틀림이나 갈라짐 등 표면 변화를 비교하고자 하였다. 표면 관찰을 위해 디지털 카메라(Alpha7, Sony, JPN)를 이용하여 사진 촬영을 진행하였다.
2.2.2. 중량변화
포화염수와 물에 각각 12시간 연화 처리를 한 후 24시간마다 저울로 0.01 g 단위까지 측정하여 각 조건별 중량 변화를 비교하고자 하였다(Lee, 2011). 중량이 더 이상 감소하지 않을 때 건조를 종료하였으며 시료는 각 조건별 5개의 시편을 측정하여 평균 낸 값을 사용하였으며 다음 식으로 중량변화율을 계산하였다.
Wa(weight after treatment) : 연화처리 후 중량 (g)
Wb(weight before treatment) : 연화처리 전 중량 (g)
2.2.3. 목재조직 내 소금 침투 깊이 측정
연화제로 사용한 포화염수의 소금이 목재 조직 내 얼마나 깊이 침투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다. 건조된 시편을 섬유방향으로 1 cm 씩 절단한 뒤 횡단면을 관찰하여(Figure 2) 침투 깊이를 확인하였다(Kim, 2004). 연화처리제로 사용된 물과 포화염수는 목재의 섬유방향으로 침투되므로 중심부인 5 cm까지 분석을 진행하였다. 분석기기는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 (EM-30AX, Coxem, KOR)과 에너지 분산형 분광계(Energy dispersive spectroscopy, EDS)(INCA, Olympus, JPN)를 이용하여 관찰하였다.
2.2.4. 목재 흡습성 비교
각 조건별 목재의 흡습성을 비교하고자 건조가 완료된 목재 시편을 상대습도 90%에 일주일 동안 노출 시킨 후 중량 변화를 확인하였다. 24시간마다 저울로 0.01 g 단위까지 측정하여 중량변화를 비교하였으며 기기는 열화실험기(CYP-90, Suga Test Instruments, JPN)를 이용하여 실험하였다. 상대습도 90% 방치하고 난 후 중량과 방치하기 전(건조 후) 중량을 측정한 뒤 중량변화율 식을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2.2.5. 금속 부식
소금의 유무에 따른 금속 부식성을 확인하고자 실험을 진행하였다. 못은 팔만대장경의 마구리 고정에 사용된 재질로 철못과 동못을 목재 시편에 1.5 cm 간격으로 2/3정도를 결구한 뒤 해인사 장경판전 수다라장과 법보전의 여름철 온⋅습도 조건을 참고하여 온도 20℃, 상대습도 90%의 부식 조건에 노출시켜 실험하였다(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2015).
3. 결과 및 고찰
3.1. 물리적 변화
3.1.1. 건조 후 목재표면 관찰
건조된 목재표면을 관찰한 결과 포화염수와 물에 연화 처리된 산벚나무와 전나무 시편 모두 뒤틀림이나 갈라짐 등 건조결함이 관찰되지 않았다(Table 1).
3.1.2. 중량변화
각 조건별 5개의 시편을 측정하여 평균을 낸 중량변화를 비교한 결과, 물에 연화처리한 시편은 건조 후 중량이 감소한 반면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한 시편은 중량이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Table 2). 물에 삶은 시편의 경우 목재 부성분이 용출되어 중량이 1%이내로 감소한 반면 포화염수에 삶은 시편은 목재 내부에 소금이 침투되어 중량이 증가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포화염수에 삶은 시편의 경우 전나무는 26%(Standard deviation 2.76) 중량이 증가하였으며 산벚나무는 14%(Standard deviation 3.77) 중량이 증가하였다. 이는 침엽수가 활엽수에 비해 약제 침투가 더 원활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건조 기간은 포화염수에 삶은 시편이 더 오랜 시간 소요되었는데 이는 소금의 흡습성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3).
3.1.3. 목재조직 내 소금 침투 깊이 측정
SEM-EDS 분석결과 산벚나무와 전나무 모두 5 cm 내부까지 소금이 침투하였으며(Table 3, 4) 중심부로 갈수록 침투된 소금의 양이 감소하였다(Table 5). 산벚나무의 경우 도관 및 유세포를 중심으로 소금이 침투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전나무의 경우 가도관 내부에 소금이 침투되었으며 비교적 세포벽이 얇고 가도관의 크기가 큰 조재가 만재에 비해 많은 소금이 침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4). 또한 전나무가 산벚나무에 비해 많은 양의 소금이 침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침엽수인 전나무가 가도관으로 구성되어있어 약제의 침투 확산이 활엽수인 벚나무 보다 용이하므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3.1.4. 목재의 흡습성 비교
연화 처리된 시편을 상대습도 90%에 일주일간 노출시킨 후 중량변화율을 관찰하여 목재의 흡습성을 비교하였다.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한 시편의 경우 산벚나무는 9% (Standard deviation 2.0), 전나무는 16%(Standard deviation 1.0) 중량이 증가하였으며 물에 연화 처리한 시편의 경우 산벚나무와 전나무 모두 4%(Standard deviation 0.71) 증량이 증가하였다.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한 시편이 물에 연화 처리한 시편보다 산벚나무는 중량이 2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전나무는 중량이 4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는 목재 세포 내 침투된 소금의 흡습성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5).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목판을 포화염수와 물에 각각 연화처리 한 후 자연 건조하여 각 조건별 목재의 연화 효과를 비교해보고 포화염수에 삶는 연화 처리가 목판에 결구된 금속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물에 연화 처리한 시편은 중량이 감소한 반면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한 시편은 내부에 소금이 침투되어 중량이 증가하였다. 또한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한 시편이 물에 연화 처리한 시편에 비해 더 장기간의 건조 기간이 소요되었는데 이는 목재 세포내 소금이 흡습작용을 하였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소금의 침투는 전나무와 산벚나무 모두 소금이 내부 5 cm 깊이 까지 침투한 것을 관찰 할 수 있었다.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된 시편은 고습환경에서 물에 연화 처리된 시편보다 보다 많은 중량변화율을 보이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는 목재 세포 내 침투한 소금의 흡습성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못의 부식은 물에 연화 처리된 시편 보다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된 시편에서 빨리 부식이 진행되었으며 경판 문화재 마구리와 테두리 부분에서 발생되는 것과 비슷한 오염양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현재 몇몇의 목판 문화재는 못을 결구한 부분에서 목재의 갈라짐으로 인한 손상이 발생하여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금속 부식물로 인해 목제 내부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현상으로 세포 내부의 소금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포화염수와 물에 연화 처리한 목재의 물리적 특성 변화와 금속 부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포화염수에 연화처리된 목재가 금속 부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금속과 결구된 포화염수에 연화 처리된 목판에서 발생되는 부식으로 인한 손상에 대해 추가적인 보존처리 방안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