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조각 공원 전시 페인팅 작품의 보존을 위한 도료 특성 분석: 전북 지역 조각 공원 설치 작품 중심으로
An Analysis of the Characteristics of Paint for Preservation of Painted Works Exhibited in the Outdoor Sculpture Parks: Focusing on the Works Installed in Sculpture Parks in Jeollabuk-do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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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전북지역 조각공원 중 용담댐 환경조각공원과 내장산 조각공원에 전시되고 있는 페인팅 조각 작품 3점의 도장 층에 대한 단면 관찰, 무기성분 분석, 적외선 분광분석을 실시하여 현대 미술 작품에 사용된 도료의 특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도료의 단면은 2∼3회 가량의 여러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층의 두께는 약 23∼150 µm으로 불균일하며 도장 전 바탕 면 처리로 퍼티가 사용되었음이 관찰되었다. 무기성분 분석 결과 퍼티 층은 탄산칼슘,철단, 규조토, 이산화티탄 등을 성분으로 하는 퍼티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도장 층은 녹색(Cr2O3), 청색(Sodalite Blue), 적색(Chrome red), 백색(TiO2)계 안료가 혼합된 페인트를 이용해 도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도료의 종류를 확인하기 위한 적외선 분광분석 결과 폴리에스터계 수지가 혼합된 페인트와 체질안료 등을 기반으로 한 페인트를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examine the characteristics of paint used for modern art works by conducting sectional observations, inorganic component analysis, and infrared spectroscopic analysis on the painted layers of 3 painted sculpture works exhibited in the Yongdam Dam Environmental Sculpture Park and Naejangsan Sculpture Park in the Jeollabuk-do area. The observations indicate that the cross section is composed of various layers of 2-3 folds, the thickness of the layers was uneven at approximately 23-150 µm, and putty was used for plate treatment prior to painting. Inorganic component analysis results show that putty containing calcium carbonate, iron oxide, diatomite, and titanium dioxide was used for the putty layer. It is also assumed that paint mixed with green (Cr2O3), blue(sodaliteblue), red(chromered), andwhite(TiO2) colors were used for the painted layers. As a result of infrared spectroscopic analysis to confirm the types of paint, it is estimated that the paint was mixed with polyester resin and an extender.
1. 서 론
현대 조각 작품의 재료는 과거부터 사용되어왔던 점토, 석재, 목재 등에서부터 산업화로 급속히 발전한 금속, 유리, 세라믹 소재와 석유화학공업의 발달로 인한 합성수지의 개발로 구분할 수 있다. 조각 작품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었던 합성수지는 에폭시(Epoxy)와 FRP(Fiber Reinforced Plastic), 폴리에스터(Polyester), 폴리우레탄(Polyurethane) 등으로 높은 경제성과 재료의 성형과 가공이 용이해 널리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합성수지로 제작된 조각 작품은 주로 야외 조각 공원 또는 환경 조형물로서 전시되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원재료의 부식과 열화 등을 방지하고 시각적인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작품 표면에 페인트를 도장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러나 도장된 페인트는 야외 환경요인에 의해 점차 손상되어지기 때문에 본래의 효과를 지속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조각 작품에 도장된 페인트는 적외선 영역의 복사열과 함께 높은 에너지를 가지는 자외선에 의해 유기물 결합이 끊어져 안료의 바인더 성분을 변화시키며, 대기오염물질과 산성비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도장 층의 변색과 갈라짐, 박락현상, 광택 저하, 얼룩 발생 등의 손상을 가져온다. 이러한 페인트의 손상은 조각 작품의 표면을 구성하고 있는 도장 층의 응집력과 접착력, 내구성을 저하시켜 작품의 보존성을 훼손시키고 있으며(Considine et al., 2010), 작품을 통해 전달되어야 할 작가의 의도가 왜곡되어 대중에게 전달되는 전시 요소의 손상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손상에도 야외 조각 작품이 포함되는 공공조형물은 정부 미술품과 건축물 미술작품과는 다르게 근거법령이 없으며, 자치단체 조례, 규칙, 지침 등에 의해서만 명시되어있고, 사후관리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어 방치되어지고 있다. 근래에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공공조형물 보존 현황이 공론화되어지기 시작하였으며, 국공립 미술관 야외에 전시되어진 조각 작품이나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하는 유명 조각 작품을 중심으로 보존처리가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Oh and Wi, 2019).
또한 국내 조각 작품의 보존에 관한 연구는 銅이 주종을 이루는 조형물 보존용 왁스의 산성강하물 및 부식 가스에서의 영향성 연구(Oh and Wi, 2010), 들기름 기반 야외 금속 조형물 보존용 혼합 Wax의 개발 및 적용성에 관한 연구(Oh and Wi, 2017a), 야외 동합금제 조형물 표면 보존용 왁스 코팅제의 개발 및 물성 연구(Oh and Wi, 2017b), 야외 청동 조각 작품의 보존과 재질특성 연구 등 보존용 재료와 재질 분석에 대한 연구(Kwon et al., 2017)가 진행되어왔다.
페인팅 조각 작품에 대한 보존 연구는 알렉산더 칼더 “무제-스위스 치즈” 작품에 사용된 페인트의 종류 및 도장 기법에 대한 분석(Huh, 2009), 국내 야외 페인팅 조각의 보존현황 및 복원 사례 분석 연구(Yang, 2014), 야외 페인팅 조각의 보존처리를 위한 기초조사-니키 드 생팔 ‘검은 나나’를 중심으로- 연구(Kwon et al., 2016) 등이 수행되었으나 아직은 일부 작품에 대한 연구로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특히 공공조형물 뿐만 아니라 이에 포함되는 야외 조각 공원 전시 조각 작품 중 페인팅 조각 작품에 대한 국내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야외에 전시되어있는 페인팅 작품의 특성상 지속적인 열화 및 노화가 진행된다면 본래의 도장 층이 완전히 분해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향후에 보존처리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도장 층을 복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작품이 전달하는 전시의 의미를 되살릴 수 없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전북 지역 조각 공원 중 페인팅 조각 작품이 전시되어져 있는 용담댐 환경 조각 공원과 내장산 조각 공원 내 페인팅 조각 작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조각 작품의 보존처리 시 활용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야외 페인팅 조각 작품에 대한 부족한 선행연구를 보완하고 데이터를 구축해보고자 한다.
2. 분석 대상 및 방법
2.1. 분석 대상
전북지역 조각 공원 중 용담댐 환경 조각 공원과 내장산 조각 공원에 전시되어 있는 페인팅 작품을 대상을 분석을 진행하였다. 용담댐 환경 조각 공원에 전시되어져 있는 페인팅 조각 작품은 조각가 이웅휘가 일상생활에서 발생되는 폐품을 활용하여 예술 조각 작품으로 만든 환경 조각 작품이다. 이 중에서 작품명 “현대인의 자화상(공사)”(Figure 1A), “옷 입는 여인”(Figure 1B)을 분석 대상 조각 작품으로 선정하였다.
내장산 조각 공원 전시 페인팅 조각 작품은 조각가 정대현이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 국립공원의 사계에 어울리도록 표현한 작품 “산”(Figure 1C)으로 선정하였다. 선정된 3점의 조각 작품은 전북 지역 조각공원 6곳의 전체 작품 중 야외 환경에 의해 표면에 도장된 페인트가 박리⋅박락되어 분석 샘플의 채취가 가능한 작품으로서(Figure 2A, B, C), 작품 표면에서 완전히 박락되어 지표면에 떨어진 시료만 소량으로 채취하여 작품에 손상이 발생되지 않도록 하였다(Figure 2A-1, B-1, C-1).
2.2. 분석 방법
2.2.1. 단면 관찰
채취한 시료는 초음파세척 및 건조 후, 2액형 에폭시수지로 마운트하고 시료의 면을 #400∼#4000의 샌드페이퍼, 연마천과 DP-Suspension 용액으로 연마기를 사용 하여 연마하였다. 연마 후 초음파세척기에서 수회 증류수를 교체하며 이물질을 제거하고 시료를 제작하고, 시료는 광학현미경(AxioImager A2m™ Upright Microscope, Zeiss, DEU)을 사용하여 반사광(Reflected Light)으로 관찰하고 사진 촬영하였다.
2.2.2. 무기성분 분석
작품에 도장된 페인트 내 포함된 무기성분의 조성을 확인하기 위해 주사전자현미경에 설치된 에너지분산형분석기를 사용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단면 관찰을 위하여 제작한 시료에 대하여 Gold coating을 실시하고, 주사전자현미경(EM-30AX, COXEM, KOR)에 결합된 에너지분산형분석기(EDS: Energy Dispersive Spectrometer, AZtecOne with Xplore Compact, GBR)를 사용하였으며, 가속전압 20 kV, 분석시간 90 sec, 배율 ×300으로 설정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2.2.3. 적외선분광분석
소량의 시료로 표면의 비파괴 분석이 가능한 ATR측정법을 사용하여 분석하였으며, 분석은 각 시료의 가장 바깥 면, 즉 도장의 표면에 대하여 실시하였다. 분석기기는 FT-IR Spectrometer(Nicolet 6700, Thermo Scientific, USA)을 사용하여 4000∼600 cm-1 영역을 범위로 resolution은 4 cm-1이며 scan time은 24회이다. 획득한 스펙트럼은 소프트웨어 내 라이브러리를 통하여 그 정보를 검색하였다.
3. 분석 결과 및 고찰
3.1. 단면 관찰
도장 층의 단면을 광학현미경으로 조사한 결과 “현대인의 자화상(공사)” 작품은 표면으로부터 퍼티 층을 포함하여 4개의 층으로 확인되었으며, 도장 층은 2개의 서로 다른 층으로 내부의 도장 층은 녹색 계열의 페인트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녹색 계열의 페인트를 도장하기 전에 도장 면을 평탄하게 만들기 위한 바탕 면 처리가 퍼티(putty) 등을 이용해 이루어졌던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3A).
외부의 도장 층은 녹색 계열 페인트 층 위에 바탕 면처리 후 청색 계열의 페인트를 도장 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도색 공정의 마무리 단계인 transparent finish 작업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코팅 층이 일부 확인된다. 이는 레퍼런스 구축과정에서 조사된 용담댐 환경조각공원 전시 조각 작품의 사진(2014년 추정)과 2020년도 현재 사진을 비교해본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어떠한 사유로 재 도장 처리가 되었는지에 대한 조사는 추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사료되어진다(Figure 4A, 4B).
전자현미경의 반사전자상(BEI, Backscattered Electron Image)을 이용한 단면 관찰 결과(Figure 5), 퍼티로 추정되는 층에서 도장 층 보다 비교적 크고 불규칙한 형태의 입자가 관찰되고 상대적으로 밝은 색의 입자가 분산되어 있는 것이 확인된다. 도장 층은 미세한 입자가 관찰되며 외부 도장 층의 두께는 35.7∼106.4 µm, 외부 퍼티 층은 41.4∼146.2 µm, 내부 도장 층은 111.3∼137.3 µm로 확인되어 기존의 녹색 계열의 도장 층이 보다 두껍고 균일하게 도포되었음을 확인하였다(Figure 5A, 5A-1).
“현대인의 자화상(공사)” 작품과 동일한 조각 공원에 전시되어져 있는 “옷 입는 여인” 작품의 단면 관찰 결과 표면으로부터 퍼티 층을 포함하여 4개의 층으로 확인되었으며, 작품 표면 위에 1개의 퍼티 층이 형성되었고, 이후 3개의 도장 층이 도포된 것으로 확인된다(Figure 3B). 도장 층은 모두 녹색 계열의 페인트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도색 공정의 마무리 단계인 transparent finish로 추정되는 코팅 층이 일부 확인된다. 이는 작품의 비교 사진을 분석한 결과와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외부에 재 도색처리 여부에 대한 연구는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검증할 필요성이 있다고 사료된다(Figure 4C, 4D).
전자현미경의 반사전자상(BEI, Backscattered Electron Image)을 이용한 단면 관찰 결과(Figure 5B, 5B-1), 퍼티로 추정되는 층이 도장 층에 비해 비교적 크고 불규칙한 형태의 입자가 관찰되며, 상대적으로 밝은 색의 입자가 분산되어 있는 것이 확인된다. 미세한 입자의 도장 층은 외부 도장 층 42.0∼52.8 µm부터 두 번째 층은 49.2∼68.4 µm, 세 번째 도장 층은 126.1∼142.9 µm의 두께가 확인되었다. 가장 내부의 퍼티 층은 132.1∼151.3 µm로 작품 표면 바탕 층의 균일함을 위해 상대적으로 두껍게 처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내장산 조각공원에 전시된 “산” 작품의 광학현미경 단면관찰 결과 3개의 도장 층이 확인되며, 도장 층 모두 적색 계열의 페인트를 이용해 도장이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산” 작품은 위에서 언급한 2점의 작품과는 달리 퍼티를 이용한 바탕 층의 표면 처리 없이 작품 표면에 페인트가 도장된 것으로 확인되며, 마무리 단계인 transparent finish 공정으로 추정되는 코팅 층이 일부 확인된다. 이는 작품의 형태가 정형화된 구조로 이루어져있고 표면 굴곡이 없어 퍼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어진다(Figure 3C). 그러나 3개의 도장 층이 모두 동일한 페인트로 도포되었는지에 대한 결과는 무기성분 분석 결과 및 전자현미경 단면 관찰 결과와 같이 비교⋅분석한 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될 것으로 사료된다.
전자현미경의 반사전자상(BEI, Backscattered Electron Image)을 이용한 단면 관찰 결과(Figure 5C, 5C-1), 가장 내부에 존재하는 1개의 도장 층의 입자가 외부 2개의 도장 층에 비해 비교적 크고 불규칙한 형태의 입자가 관찰된다. 가운데 도장 층은 가장 미세한 입자가 관찰되며, 외부의 도장 층은 불규칙한 형태의 입자를 확인할 수 있다. 도장 층의 두께는 내부에서부터 113.7∼130.0 µm, 중간층 23.6∼30.1 µm, 외부 층 83.7∼84.5 µm로 확인되어 외부 층으로 갈수록 페인트가 균일하게 도포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3.2 무기성분 분석
SEM에 부착된 EDS를 이용하여 무기성분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모든 시료는 조각 작품의 표면층에 가까운 층을 내부 도장 층으로 기준하여 내부 도장 층에서 외부 도장 층으로 분석을 진행하였고 각 퍼티 층은 전자현미경 상에서 밝은 입자가 분산된 형태로 나타난 부분에 대해 분석하였다.
“현대인의 자화상(공사)” 작품의 분석 결과 작품 표면과 가중 가까운 부분인 퍼티 층과 도장 층 사이에 위치한 퍼티 층 모두 Ca가 주성분이며, Mg, Al, Ti, Fe 등이 검출된 것으로 보아 탄산칼슘(CaCO3)과 백색의 이산화티탄(TiO2), 활석(Talc) 등이 혼합된 퍼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Fe 성분이 검출 된 것으로 보아 내부의 부식으로 인한 산화철 성분이 혼합되었거나 철단(鐵丹)이 혼합된 적색 계열의 퍼티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내부 첫 번째 도장 층은 Pb가 주성분으로 Cr, Fe, Ba 등이 나타났으며, 사산화삼납(Pb3O4)을 첨가하여 금속 소재에 녹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페인트를 도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화크롬(Cr2O3)은 Cr의 주요 산화물 중 하나로 착색제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판단되며, 산화크롬의 색이 녹색으로 Figure 4A와 비교했을 때 산화크롬을 혼합한 녹색 계열의 페인트가 사용되어진 것으로 추정된다(Seo et al., 2001). 또한 Ba의 검출은 도포된 페인트가 체질안료로 사용되는 황산바륨(BaSO4)을 혼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황산바륨은 유색 페인트의 광택과 발색, 경도 등에 있어 다양한 장점을 가진 안료로 사용되어지고 있다(Table 1). Fe는 모든 층에서 확인되어 적색 계열의 퍼티를 사용하였거나 철 산화물에 의한 검출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작품의 표면 가장 외면에 도포되어 있는 도장 층의 분석 결과 Ti가 주성분이며, Na, Al, Si, O, Cl 등이 검출되었다. 이는 청색 계열의 안료 중 군청(ultramarine, Na6Al6Si6O24S4)과 백색의 이산화티탄(TiO2)이 혼합된 페인트를 이용해 도장 층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Figure 4B와 같이 청색 계열의 안료에 백색 계열의 안료가 혼합된 것으로 추정되는 페인트가 도장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분석 결과로 볼 수 있으며, 도장 층에서만 검출된 Si로 침강방지제가 혼합된 페인트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옷 입는 여인” 작품은 작품 표면 층 위로 퍼티 1개 층과 3개의 도장 층이 현미경 분석결과 관찰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퍼티 층의 분석 결과 Ca가 주성분이며, Fe, Si, Al 등이 검출된 것으로 보아 철단(鐵丹)이 혼합된 적색 계열의 퍼티를 사용했을 가능성과 작품 표면의 부식 산화물로 인한 Fe의 검출로도 추정할 수 있어 백색의 탄산칼슘 또는 규조토(SiO2⋅nH2O) 등을 기반으로 한 퍼티를 사용해 바탕 층 처리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퍼티 층 위로 도장된 2개 층에서는 Pb가 주성분으로 Cr, Ba 등이 확인되었다. 유색 페인트 체질 안료로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는 황산바륨(BaSO4)과 Cr의 주요 산화물인 산화크롬(Cr2O3)이 검출된 결과는 녹색 계열이며 광택이 있고 발색이 좋으며, 경도가 우수한 페인트를 도장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이는 Figure 4C와 동일한 결과로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산화삼납(Pb3O4)은 자체가 방청 안료로 전색제에 녹여 사용되기 때문에 Ba, Cr과 같이 혼합된 유성 페인트가 도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바탕으로 Pb, Ba, Cr 성분이 2개의 도장 층에서 유사하게 검출되어 동일한 페인트를 이용해 2개의 도장 층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퍼티 층을 덮고 있는 도장 층에서 Ca 성분이 다량 검출된 것은 체질안료에서 검출된 탄산칼슘인지 퍼티 층에서 혼입되었는지 추정하기 어렵다(Table 2).
도장 층 중 가장 외부의 도장 층 분석 결과 Ti가 주성분이며, Cr, Pb 등이 검출되었다. 산화크롬(Cr2O3)이 검출된 결과 녹색 계열의 안료와 백색의 이산화티탄(TiO2)이 혼합된 페인트를 이용해 도장 층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6). 이는 Figure 4D와 일치하는 결과이며, 사산화삼납(Pb3O4)이 혼합되어 방청 성능이 있는 페인트를 사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또한 내부 2개의 도장 층에서는 Ti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외부 도장 층에서는 Ba 성분이 확인되지 않아 서로 다른 재료를 이용해 페인트가 도포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Si가 검출된 것은 침강방지제가 혼합된 페인트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산” 작품은 퍼티 층 없이 3개의 도장 층이 확인되며, 작품 표면 위 처음 도장 작업이 이루어진 층의 분석 결과 Ba가 주성분이고 Pb, Cr 등이 검출되었다. 이는 체질 안료인 황산바륨(BaSO4)과 방청 안료인 적색의 사산화삼납(Pb3O4)이 혼합된 페인트를 사용하였거나 PbO와 CrO3에 의해 만들어지는 chrome red계 페인트를 이용해 작품 표면을 도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내부의 1개 도장 층을 제외한 2개의 외부 도장 층은 매우 유사한 성분이 검출되었으며, 주성분은 Ca, Mn 등으로 확인 된다. 이는 가장 내부의 도장 층과는 또 다른 도장 층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고, 외부 2개의 도장 층은 검출 성분이나 검출 양이 유사해 동일한 페인트를 이용해 도포된 것으로 판단된다. 화합물의 종류와 산화 상태에 따라 붉은색, 보라색, 분홍색 등의 색을 나타내는 Mn이 혼합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Manganese Alumium pink 등이 착색안료로 사용되었던 사례가 없어 본 분석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유기안료가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3.3 적외선분광분석
분석 시료에 적외선의 파장을 바꾸면서 비춰주면 아미노기나 카보닐기와 같은 작용기에 따라 특수한 영역의 적외선이 흡수되는데, 고유의 흡수스펙트럼에 따라 미지의 물질을 동정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Michele et al., 1999) 적외선분광분석 스펙트럼을 소프트웨어의 라이브러리를 통하여 검색하였으며, “현대인의 자화상(공사)”와 “산” 작품은 현재 노출되어 있는 외부의 도장 층, “옷 입는 여인”은 현재 노출되어 있는 외부와 기존 도장 층(작품 표면 위에 도포된 부분)에 대해 분석 하였다.
분석 결과 “현대인의 자화상(공사)”와 “옷 입는 여인”의 현재 도장 층(외부)과 기존 도장 층(내부: 퍼티 층 위) 모두 2969 cm-1(O-H), 2907 cm-1(O-H), 1711 cm-1(C=O), 1472 cm-1, 1405 cm-1, 1241 cm-1, 1093 cm-1, 1015 cm-1대가 나타나고 있어 카르복실산기(Carboxylic acid)를 가지는 폴리에스터 수지(Acid-functional Polyester resin) 계열로 추정된다(Figure 6A~C) (Thomas J.S.L, 2004). 또한 “옷 입는 여인”의 기존 도장 층(내부 : 퍼티 층 위)에서 893 cm-1 (CO3-), 1460∼70 cm-1(CO3-)를 가지는 탄산칼슘 작용기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는 체질안료 또는 퍼티 층에서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폴리에스터를 기반으로 하는 페인트는 주로 야외에 설치되어 자외선 노출이 심한 건축물, 조형물 등에 많이 사용되는 분체도료이며, 이는 본 연구에서 분석한 용담댐 환경조각공원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 작품 2점에도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로 판단된다. 또한 도색 공정의 마무리 단계인 transparent finish 공정 시 형성되는 코팅 층에 기인할 가능성도 있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내장산 조각공원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의 분석결과 3673 cm-1, 3658 cm-1, 1062 cm-1, 666 cm-1대가 나타나고 있어 활석(Talc) 계열로 추정되며(Figure 6D), 이는 체질안료 등이 혼합된 페인트를 사용해 작품 표면을 도장하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지만 EDS 분석 결과와 상이한 결과를 나타내어 추가적인 분석기술이 적용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transparent finish 공정 시 형성되는 코팅 층에 기인할 가능성도 있어 도색 과정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며, Table 4에서와 같이 각 시편에 폴리에스터 수지와 활석으로 판단할 수 있는 특정 밴드를 확인할 수 있다.
4. 결 론
우리나라 전북지역 야외 조각공원에 전시되어 있는 페인팅 조각 작품 중 3점의 도료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야외 조각공원 전시 페인팅 작품의 보존 현황 및 방안에 대해 제언해보고자 한다.
1. 도장 층의 단면은 3점의 조각 작품 모두 작품 표면으로부터 2∼3회의 도장 작업이 이루어져 있고 녹색, 청색, 적색 계열의 색상을 사용하였으며, 층의 두께는 조각 작품의 특성상 약 23∼150 µm로 불균일하게 도장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조각 작품의 바탕 면 처리를 위해 퍼티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작품이 있었으며, 내장산 조각공원 전시 작품인 “산”의 경우에는 퍼티 층이 확인되지 않아 금속 재질의 표면처리 후 바로 도장 처리가 이루어 진 것으로 추정된다.
2. 퍼티 층의 무기성분 분석 결과 Ca, Fe, Si 등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되어 탄산칼슘, 철단(鐵丹), 규조토 등이 혼합된 적색 계열 퍼티를 사용해 작품 표면과재 도장 시 바탕 층 처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3. 도장 층에 대한 무기성분 분석 결과 “현대인의 자화상(공사)” 작품은 기존 도장 층이 녹색 안료(Cr2O3)가 혼합된 페인트를 사용하였으며, 유기안료로 추정되는 청색계열 안료와 백색 안료(TiO2)가 혼합된 페인트로 재 도장 처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옷 입는 여인” 작품은 기존 도장 층이 녹색 안료(Cr2O3)가 혼합된 페인트를 사용하였으며, 녹색(Cr2O3)과 백색 안료(TiO2)가 혼합된 페인트로 재 도장 처리가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산” 작품은 작품 제작 후 첫 번째로 이루어진 도장 층은 방청 성능이 있는 적색 페인트 또는 chrome red계 페인트를 이용해 작품 표면을 도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후에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재 도장 층은 성분 분석 결과 검출된 원소가 지시하는 안료가 불분명하여 판다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으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4. 적외선분광분석 결과 “현대인의 자화상(공사)”와 “옷 입는 여인” 작품은 폴리에스터계 페인트를 이용해 재 도장처리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이는 “옷 입는 여인” 작품의 내⋅외부 도장 층에서 서로 다른 스펙트럼이 존재해 도장한 페인트의 종류가 폴리에스터계이지만 첨가제, 안료, 전색제 등이 다르고 이를 통해 재 도장 처리 시에 다른 페인트를 사용하였으며, 도포 시기가 다름을 추정해볼 수 있다.
본 연구는 전북지역 야외 조각공원 전시 페인팅 작품 중 일부에서 채취한 도료의 특성 분석을 통하여 현대 조각 작품의 재료에 대한 데이터를 구축하는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용담댐 환경조각공원에 전시된 “현대인의 자화상(공사)”와 “옷 입는 여인” 작품에 대한 설치 당시의 데이터로 추정되는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현재 작품의 보존 상태를 파악하고 잘못된 도장 처리로 인해 작품의 원형이 훼손되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했던 의미가 단절되었음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연구 성과로 판단된다.
이는 분석대상이었던 2점의 작품 뿐 아닌 우리나라 야외 페인팅 조각 작품 또는 다른 재질의 야외 조각 작품에 대한 보존관리 및 현황을 일부분이나마 추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 조각 작품 보존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고, 법과 제도적 장치의보완, 조각 작품의 과학적 보존 기술 및 재료적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어진 현대 조각 작품의 재료학적 연구는 재료가 방대하고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과학적 분석을 통한 데이터 구축이 시급하나 현재까지도 미비하여 이번 연구가 야외 조각 작품의 페인트 분석에 대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향후 다양한 분석기술을 통해 안료, 첨가제, 전색제 등의 종류를 판별할 수 있는 심화 연구가 진행된다면 페인팅 조각 작품의 보존과 다양한 재질의 조각 작품 보존을 위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