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오량동 요지 출토 토기의 기종별 재료 특성과 제작기법 연구
Material Characteristics and Making Techniques of Pottery by Type from the Oryang-dong Kiln Site in Naj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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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이 연구는 나주 오량동 요지 가마유구에서 출토된 완형토기(碗, bowl)의 원료 특성을 출토 사면별로 분석하고 개배(蓋杯, flat cup with cover), 옹관(甕棺, jar coffin)과 비교하여 기종별 제작기법을 검토하였다. 소형토기 중 가장 많이 출토되는 완형토기는 출토 사면과 관계없이 미정질 내지 은미정질 기질에 세립질 석영과 장석이 비짐으로 사용되어 상당히 유사한 원료특성을 보이며, 대체로 950∼1,100℃의 소성온도를 나타냈다. 완형토기는 출토 사면과 관계없이 태토조성과 소성기법이 유사하여 정형화된 제작기법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개배는 세립질 광물을 비짐으로 첨가한 것이 완형토기와 유사하나 광물의 입자가 크고 함량이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대형옹관은 세립질 뿐만 아니라 중립질 석영, 장석, 흑운모를 포함하고 있다. 기종별 태토 특성은 태토의 화학조성을 상관도에 도시한 결과에서도 확인되는데, 소형 완형토기와 개배는 옹관과 분포영역이 구분된다. 따라서 나주 오량동 요지는 동일한 원료수급 환경 내에서도 완형토기, 개배와 같은 소형토기는 태토를 정제하였고, 옹관은 기벽 유지를 위해 중립질 광물을 첨가하였다. 또한 사용목적에 적합하도록 태토를 선별하여 준비하고 소성온도와 소성환경을 조절하여 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aims to examine the material characteristics of bowls and compare the making techniques of flat cup with cover and jar coffin from the Oryang-dong kiln site, Naju. Bowls, the most frequently excavated small pottery have similar material characteristics, including gray surface, fine-grained texture, and small-sized tempers such as quartz and feldspar, regardless of the excavation slopes. However, the firing temperature of the bowls mostly ranges from 950 to 1,100 °C. It is estimated that the bowls had formalized making techniques, owing to the similar material composition and firing technique regardless of the excavation slope. The flat cups with cover have similar texture and mineral phases, except their poorly sorted inclusions. However, the jar coffins contain not only fine-grained minerals but also medium-grained quartz, feldspar, and biotite, showing a relatively wide range of firing temperatures. According to the geochemical results of pottery by type, it is assumed that chemical compositions are classified into two groups: small pottery(bowl and falt cup with cover) and jar coffins. In conclusion, small potteries such as bowls and flat cups with cover were made by removing the heavy minerals from raw materials, whereas jar coffins were made by adding medium-grained minerals to raw materials to maintain and support their structures, despite the same source materials. In addition, it is presumed that pottery making proceeded by selecting the source materials, preparing according to their use and controlling the firing temperature and environment.
1. 서 론
나주 오량동 요지(사적 제456호)는 발굴을 통해 조사된 유일한 대형전용옹관 생산유적으로 고대 영산강유역 옹관 연구에 있어 중심적 역할을 해 왔다. 오량동 요지 출토 토기에 대한 과학적 분석은 주로 대형옹관의 분석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으며, 옹관의 제작기법과 소성방법 연구, 옹관의 태토 및 원료산지 조사, 영산강유역 일대 다수의 고분유적에서 출토된 대형옹관의 산지 추정과 유통망 복원 연구 등이 그 사례이다(Lee et al., 2009; Chung, 2010; Kim et al., 2010a; 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2; 2015; Kim et al., 2018).
2001년 유적이 발견된 이후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에서는 B지구 구릉지를 중심으로 2007년부터 연차적인 발굴조사를 실시하여 가마, 폐기장, 공방지 등 대형옹관 생산관련 유구를 확인하였다. 5∼6차 발굴조사로 확인된 토제품 출토 현황에 따르면 옹관이 252점(65%)으로 우세한 점유율을 보이지만, 완형토기(碗形土器)도 91점(23%)으로 다수 확인된다. 그 외에 개배, 호, 시루, 주구토기 등 다양한 기종이 출토되어 나주 오량동 요지에서 대형 옹관과 함께 소형토기도 제작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4).
완형토기는 완(碗)에 해당하는 기종으로 저부가 좁고 구연부가 넓은 비교적 기고가 낮은 형태이다. 영산강유역에서는 원삼국시대부터 고분과 생활유적에서 확인되며 백제 한성기에도 이어진다(Seo, 2010). 개배(蓋杯)는 음식물을 담는 배(杯) 위로 손잡이가 없는 개(蓋)가 포개진 형태로 5∼6세기 한강, 금강, 영산강유역에서 매장의례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Oh, 2016). 완형토기와 개배는 소형토기로서 기물의 크기와 사용목적이 옹관과 명확히 다르지만 재료과학적 분석을 통해 연구된 사례가 거의 없다. 특히 나주 오량동 요지에서 함께 출토되었으므로, 5∼6세기에 제작된 완형토기를 비롯한 각 기종의 제작특성을 비교한다면 고대 영산강유역 토기 제작 연구의 주요 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나주 오량동 요지에서 출토된 완형토기의 물리적, 광물학적 및 지구화학적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동시기에 제작된 개배, 대형옹관과 비교하여 기종별 제작기법을 검토하였다. 또한 여러 사면에서 가마가 확인되는 오량동 요지 특성을 고려하여 유구 분포 사면에 따른 완형토기 원료와 제작특성의 동질성도 비교하였다.
2. 연구 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오량동 요지는 전남 나주시 오량동 일대 구릉지대로 영산강 본류가 인접하고 주변에 충적층이 형성되어 가마터가 입지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다(Figure 1A). 유적은 A, B, C지구로 구분되고,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에서 학술 조사한 20기 가마는 B지구 구릉 서향, 북동향, 남서향, 남향 사면에 입지한다(Figure 2). 유적은 5∼6세기에 운용한 대규모 대형옹관 생산시설로 여러 기의 가마가 중첩하며 군집형태를 보인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7).
나주 오량동 요지 가마는 짧은 시기에 조성되었으며, 사면별로 보축과 재사용으로 중복관계를 보인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가마가 분포한 입지 특성을 반영하는 사면별로 분류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분석대상인 완형토기는 20기 가마에서 출토된 대표성 있는 시료 58점을 선정하였으며, 가마입지 사면별로 분류하였다(Table 1). 기종별 특성을 비교하고자 기종이 명확하게 확인된 개배(6점)와 대형옹관(15점)도 선별하였다(Figure 1B∼D). 육안관찰 결과, 이들은 다양한 기재적 특성을 보여 대표적인 특징을 보이는 시편을 일부 선별하여 Figure 3에 제시하였다.
완형토기의 구연부 편은 대체로 외반구연형태를 보이지만 기고가 높은 것과 낮은 것이 공존한다. 황색의 연질 유형, 회청색의 경질 유형, 과도한 소성으로 기벽이 부풀어 기형변화가 발생하거나 태토 내 잔존한 공기가 소성으로 인해 빠져나간 흔적인 원형기공이 표면에 형성된 과소성 유형 등 다양한 기재적 특징이 관찰되나 대체로 회색 계열 경질시료의 비율이 높다.
개배는 비교적 늦은 시기에 축조된 남서사면의 가마(7차 발굴) 내에서 출토되었다. 개(蓋)와 배(杯)가 포개지는 드림부와 동체부가 편으로 확인되며 소성도는 경질로 분류된다. 옹관은 경질과 연질이 모두 나타나고 동일한 편내에서도 소성도 차이를 보이는 소성 변이 구간이 확인된다. 기벽 두께가 10 mm 이내인 완형토기, 개배와 달리 19∼68 mm 범위로 확연히 구분되는 속성을 보이고 격자 타날문도 확인된다.
2.2. 연구방법
이 연구를 위해 나주 오량동 요지 출토 토기의 물리적, 광물학적 및 지구화학적 특성 분석을 실시하였다. 우선 물리적 분석은 색도분석을 실시하고 부피비중과 흡수율을 산출하였다. 색도분석은 색도계(CM-600d, Minolta, JPN)로 3지점을 측정하여 평균값을 국제조명위원회(CIE) 규격에 따라 L*, a*, b*로 기입하였다. 부피비중과 흡수율은 KS L4008(도자기의 흡수율, 부피 비중, 겉보기 비중 및 겉기공률의 측정 방법, 2006)을 근거로 산출하였다. 시편을 3개씩 제작하여 건조, 포화, 수중무게를 측정하여 평균값을 구하였다(202A, Precisa Co., CHE).
광물학적 분석은 전암대자율 측정과 X-선 회절분석, 편광현미경 관찰을 실시하였다. 전암대자율 측정에 이용된 기기는 ZH Instruments사 SM 30으로 솔레노이드가 최대한 밀착되도록 평평한 면을 10회씩 측정하여 자화정도를 비교하였다. X-선 회절분석은 105℃에서 24시간 건조한 시료를 분말화하여 5∼60° 2θ 구간(Cu-Kα선, 전압 20 kV, 전류 40 mA)을 측정하여 구성광물을 동정하였으며, 사용기기는 Panalytical사의 EMPYREAN이다. 시편을 에폭시 수지로 고정한 후 연마하고, 유리슬라이드에 시료를 부착하여 박편으로 제작하였다. 제작된 박편은 편광현미경(ECLIPSE LV100NPOL, Nikon, JPN)으로 관찰하여 기종별 태토 조직과 구성광물 특성을 비교하였다.
한편 이 토기들을 구성하는 주성분, 미량 및 희토류원소 조성분석을 위해 지구화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들의 정량분석을 위하여 유도결합플라즈마 원자발광분광분석(ICP-OES)과 중성자방사화분석(INNA)을 사용하였다(Activation Laboratory, Canada 의뢰).
3. 분석결과
3.1. 물리적 특성
나주 오량동 요지 출토 토기의 기종별 물리적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색도와 흡수율 및 부피비중을 측정하였다. 먼저 각 시료의 색상 차이를 비교하고자 색도계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보통 색상은 국제조명위원회(CIE)에서 규정한 입체좌표인 CIE LAB에 L*, a*, b*로 표시한다. L*, a*, b*는 명도, 적색(+a*)과 녹색(-a*)의 정도, 황색(+b*)과 청색(-b*)의 정도를 나타낸다. 완형토기, 개배, 옹관의 색도 분석결과를 Figure 4에 도시하였다. 대부분의 토기시료는 기종과 관계없이 회색과 황색계열로 대별되는데, 가장 시료수가 많았던 완형토기는 주로 회색계열이 많았고 황색계열은 적게 나타났다(Figure 4A). 반면 개배는 모두 회색계열로, 옹관은 회색과 황색계열에 모두 균등하게 분포하였다(Figure 4B).
또한 대상토기의 흡수율 및 부피비중 측정 결과, 완형 토기, 개배, 옹관의 부피비중은 각각 1.14∼2.25, 1.72∼2.27, 1.63∼2.09이며, 흡수율은 2.24∼26.49%, 2.29∼18.89%, 3.20∼20.27%의 범위로 나타났다. 부피비중과 흡수율은 일반적으로 반비례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분석결과 토기의 부피비중-흡수율 상관도가 반비례 직선관계를 가지나 흡수율과 부피비중이 현격히 낮은 시료가 소수 관찰된다(Figure 5). 이들은 과소성에 의해 큰 기공이 생성되어 비중이 낮게 측정된 것으로 판단되며, 서사면과 북동사면에서 확인된다(Figure 5A).
3.2. 광물학적 특성
3.2.1. 전암대자율 분포
완형토기, 개배, 옹관의 전암대자율은 각각 0.02∼8.14(×10-3 SI unit), 0.02∼4.49(×10-3 SI unit), 0.16∼12.3(×10-3 SI unit)을 나타냈다(Figure 6). 완형토기는 1(×10-3 SI unit)이하에서 가장 높은 분포율을 보이나 북동사면에서 출토된 완형토기는 5(×10-3 SI unit) 이상의 영역에서도 분포하고 있다. 개배는 0∼1(×10-3 SI unit) 범위에서 가장 빈도가 높았고 옹관은 매우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하여 재료적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옹관은 제작 당시 비짐 물질로 암편이나 광물을 혼입하여 다양한 재료에 의해 전암대자율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된다.
3.2.2. X-선 회절분석
나주 오량동 요지 토기의 기종별 광물조성을 파악하고 소성온도를 추정하고자 X-선 회절분석을 실시하였다. 대표적인 X-선 회절분석 스펙트럼을 Figure 7에 기종별로 제시하였으며, 이들의 주구성광물은 토기의 기종과 관계없이 석영과 장석으로 확인된다(Table 3). 장석은 대체로 K-장석(K-feldspar)이며, 일부 시료에서 사장석(Plagioclase)도 동정된다. 반면 소성온도를 지시하는 운모(Mica)와 멀라이트(Mullite), 헤르시나이트(Hercynite), 적철석(Hematite) 검출여부가 다르게 나타나 다양한 소성온도를 경험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운모(Mica) 피크가 확인된 소수의 완형토기와 대형옹관 시료는 900℃ 이하에서 소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반면, 개배는 이 구간에 해당하는 시료가 없어 비교적 높은 소성온도를 경험한 것으로 판단된다.
고온소성을 지시하는 멀라이트, 헤르시나이트가 확인된 시료 그룹은 소성온도가 1,000℃ 이상으로 판단되며 각 기종에서 모두 나타난다. 적철석은 일부의 완형토기와 대형옹관에서 검출되는데 단면이 적갈색인 시료로 환원 환경을 온전히 경험하지 못해 생성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K-장석의 회절선이 소멸된 시료는 대략 1,200℃의 상당히 고온에서 소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Kim et al., 2010b).
3.2.3. 편광현미경 관찰
기종별 태토의 기질 색상과 구조, 광물, 기공형태를 살펴보고자 박편관찰을 실시하였으며, 기종별로 대표적인 박편 이미지를 제시하였다(Figure 8). 완형토기의 기질은 초세립질 광물을 포함한 은미정질 기질로 갈색, 적갈색, 흑회색까지 다양한 색상을 보인다. 또한 세립질의 석영과 장석, 암편이 소량 분포하고 선형의 길쭉한 점토집적물도 관찰되어 점토와 배합하여 태토를 준비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X-선 회절분석에서 적철석이 검출된 시료는 적갈색의 치밀한 단면 기질로 무정형 공극이 비교적 소량 확인된다. 비짐물질이 매우 적고 모서리가 둥근 석영 등이 관찰되므로 수비과정을 거치면서 큰 입자들을 제거한 것으로 생각된다(Figure 8A). 원형 공극을 보이는 블로우팅 현상을 보이는 고온소성 시료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짧고 길쭉한 채널공극이 확인된다.
개배는 완형토기와 유사한 광물학적 특성을 보이나, 500 µm 이상의 모서리가 각진 석영과 장석을 비짐물질로 포함하고 있다. 공극은 매우 적고 유리질화된 기질을 보이고 있다(Figure 8B). 옹관에서는 중립질 석영, 장석과 세립질 석영들도 관찰되었다. 중립질 석영은 파동소광하는 특성을 보이며 세립질 석영들은 모서리가 깨진 형태와 긴 공극도 관찰되었다(Figure 8C). 또한 완형토기와 개배에서는 200 µm 이상 입자로 확인되지 않은 갈색 층상 흑운모가 관찰되며 풍화된 형태이다. 나주 오량동 요지 출토 토기는 출토 사면과 관계없이 기종별로 광물학적 특성이 분류된다. 완형토기, 개배, 옹관의 순으로 200 µm 이상의 비짐 분포량이 많아지고, 옹관은 중립질 광물을 포함하고 있어 태토의 원료 특성이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3.3. 지구화학적 특성
분석대상 시료의 주성분, 미량 및 희토류원소 함량은 Table 4와 같으며, 기종별 각 원소함량의 최소, 최대, 평균, 표준편차를 살펴보았다. 완형토기의 SiO2, Fe2O3, K2O 함량은 각각 56.81∼71.24 wt.%, 4.02∼13.00 wt.%, 1.60∼2.46 wt.%로 나타난다. 개배는 66.69∼71.02 wt.%, 5.27∼9.59 wt.%, 2.05∼2.76 wt.%로 완형토기와 유사한 값을 보인다. 그러나 대형옹관의 SiO2, Fe2O3 함량은 유사한 반면 K2O 함량이 2.80∼3.57 wt.%로 완형토기의 최대값보다도 높게 나타난다.
오량동 요지 토기의 동질성을 살펴보고자 주성분원소, 희토류원소, 호정 및 불호정원소를 각각 화강암의 평균함량(Nockolds, 1954), 운석의 초생치(Taylor and McLennan, 1985), 맨틀조성(Pearce, 1983)으로 표준화하여 거동특성을 살펴보았다(Figure 9). 주성분원소는 대체로 유사한 분포경향을 보이지만, MnO, CaO, K2O, P2O5 등에서 일부 부화와 결핍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기종별 태토 채취 및 준비과정에서 나타나는 차이로 생각된다. 반면 희토류와 호정 및 불호정원소 분포경향은 매우 유사한 특성을 보여 모암의 지구화학적 진화경향이 유사함을 추정할 수 있다. 다만 호정 및 불호정 원소 그래프에서 완형토기의 일부 시료가 Rb 함량이 검출한계로 나타나 분리된다.
4. 고 찰
4.1. 완형토기의 태토 특성
대형옹관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던 나주 오량동 요지 가마유구 내부에서 완형토기가 다수 출토되었는데 가마내부의 열효율과 옹관의 보호차원에서 함께 소성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1). B지구 서사면, 북동사면, 남사면, 남서사면 구릉지에 분포한 가마유구 내에서 편으로 출토된 완형토기는 대형옹관과 함께 영산강유역 중하류 지역권의 고대 토기의 생산과 유통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완형토기는 초세립질 광물을 포함한 은미정질 기질에 대체로 200 µm 이하의 세립질 광물이 비짐으로 소량 첨가된 특징을 보인다. 또한 일부 길쭉한 점토집적물이 확인되어 점토를 배합하여 태토를 수비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X-선 회절분석 결과, 석영, K-장석, 사장석, 운모가 구성광물로 확인되는데 유적 일대 흑운모화강섬록암과 중립질 흑운모화강암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Kim et al., 2015). 조직관찰 결과에서 완형토기는 출토 사면과 관계없이 상당히 유사한 광물학적 특성을 보여 태토의 선택과 수비 등의 준비과정이 매우 유사하고 정형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옹관을 분석한 선행연구 결과에서 오량동 요지 출토 옹관은 대체로 태토의 단면 조직이 길게 신장된 공극 사이로 석영과 정장석 및 운모의 다양한 분급이 확인되었다. 또한 유사한 지구화학적 특성이 나타나, 옹관은 출토 가마유구와 관계없이 재료적으로 유사함을 확인한 바 있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5). 완형토기는 오량동 요지의 사면별로 각 가마에서 출토되었으므로 이들의 주성분원소 분석결과를 비교하여 Figure 10에 도시하였다. 완형토기의 주성분원소는 동일한 영역 내에 밀집분포하고 있어 유사한 태토의 선택과 수비과정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대형옹관도 상당히 좁은 영역 내에 분포하여 각 기종별로 태토의 유사성이 확인된다.
완형토기, 개배, 옹관시료의 희토류와 미량성분 원소는 일부 시료를 제외하면 대체로 유사한 지구화학적 진화 경향을 나타내어 동일 기반암에서 기인한 재료로 판단된다(Figure 9). 다만 미량원소 상관도에서 소수의 시료가 군집영역을 벗어나기는 하나 대부분의 완형토기가 발굴된 사면과 관계없이 일정한 영역 내에 분포한다. 화학조성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나주 오량동 요지의 완형토기는 오랜 기간 가마를 조영하면서도 토기 제작 시 동일한 기반암에서 기인한 재료를 선택하고 정형화된 수비방법을 적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4.2. 기종별 제작기법
완형토기의 광물학적 및 지구화학적 결과를 토대로, 가마 내에서 공반 출토된 개배, 옹관과 비교하여 제작특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소형토기에 속하는 개배도 세립질의 석영과 장석이 비짐으로 첨가되었다. 다만 500 µm 이하의 입자크기를 나타내어, 완형토기보다는 비교적 입자가 크고 함량이 많았다(Table 5). 완형토기와 개배는 미정질 내지 은미정질 기질에 세립질 광물이 첨가된 형태로 태토를 정선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나, 개배의 비짐 크기와 형태는 완형토기와 다소 달랐다.
개배의 화학조성은 완형토기 영역에 포함되는 특징을 보여 지구화학적 특성이 유사하게 나타난다(Figure 10). 체계적인 대형옹관 제작 시스템 내에서 소형토기도 정형화되어 제작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배의 화학조성은 완형토기와 분포범위가 유사하지만, SiO2와 알칼리원소 등에서 더 밀집된 분포범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완형토기 시료가 각 사면별로 존재하는 여러 가마에서 출토되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가마 생산 시기별로 재료 선택과 수비과정에 따라 화학조성의 범위가 약간 넓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개배는 남서사면에 위치한 2기의 가마에서 수습된 시료들로서 완형토기와 달리 동일한 재료와 수비과정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대형옹관은 주성분원소 분포를 비롯하여 비짐 및 조직 특성에서 완형토기와 개배와는 다른 특성을 보였다. 옹관은 이들에 비해 Mg, K 등의 일부 알칼리원소 함량이 높았고, 조직특성에서도 중립질 석영과 장석, 흑운모의 함량이 높았다. 이는 옹관이 매장시설로서 큰 기물을 유지하기 위해 기벽이 두껍고 안정적인 형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태토의 선택과 준비과정이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즉 형태 유지를 위해 비가소성물질인 중립질 광물을 상당량 첨가하여 제작하므로, 완형토기와 개배와는 다른 재료적 특성을 보인다. 중립질 광물은 석영, 장석, 흑운모로 유적 인근에 분포한 중립질 흑운모화강암의 풍화산물로 인해 수급이 원활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흑운모가 층상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재료 토양의 풍화 단계는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주 오량동 요지에서는 대형옹관을 주 생산품으로 전문적인 대량생산을 하였지만 동시에 완형토기, 개배와 같은 소형토기도 제작하였다. 작업장에서 출토된 점토함량이 높고 응집력이 강한 태토 저장공 토양이 옹관 제작시 사용한 원료로 해석된 바 있어, 태토를 정제하여 수비하고 필요에 따라 비짐을 첨가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2). 따라서 나주 오량동 요지 출토품은 성형과 소성이라는 동일한 제작과정을 거치지만 기종별로 태토를 정제하거나 비짐으로 광물입자를 첨가한 다른 제작기술을 적용하였다. 동일 유적에서 산출된 출토품이라도 기종별로 광물 및 화학적 특성이 구분될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향후 생산유적과 소비유적에서 출토되는 토기를 기종별로 분석한다면 영산강유역 고대 토기의 유통망 해석을 보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4.3. 소성온도 및 소성환경
나주 오량동 요지 토기의 기종별 소성온도를 추정하였다. X-선 회절분석 결과, 완형토기, 개배, 옹관을 구성하는 광물은 석영, 장석, 운모이며, 소성온도에 따라 멀라이트와 헤르시나이트가 나타나기도 하고 일부 토기에서는 적철석이 관찰되기도 하였다. 오량동 요지 토기의 소성온도는 태토저장공 토양과 옹관 복원품 소성실험을 실시한 광물상변화 연구를 참고하여 900℃ 이하 그룹(석영, 장석, 운모), 950∼1,000℃ 그룹(석영, 장석), 1,000∼1,100℃ 그룹(석영, 장석, 헤르시나이트, 멀라이트, 적철석), 1,150∼1,200℃ 그룹(석영, 헤르시나이트, 멀라이트, 적철석)으로 분류된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2).
석영과 K-장석 혹은 석영과 사장석만 검출되어 소성온도가 950∼1,000℃로 확인된 그룹을 기종별로 살펴보면 완형토기 37.93%, 개배 50%, 옹관 40%로 가장 높은 소성온도 점유율을 보인다(Figure 11). 또한 완형토기가 출토된 사면별 소성온도 점유율은 대체로 950∼1,000℃ 구간에서 높게 나타난다. 이는 오량동 요지에서 생산된 토제품은 비슷한 소성온도를 경험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장석류가 소멸되었을 것으로 판단되는 1,150∼1,200℃ 그룹도 확인되는데, 연구대상 시료가 오량동 요지 출토품임을 고려할 때, 제작 후 폐기용도이거나 가마 내 거치용으로 여러 번 거듭하여 열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동일 편 내에서 명확한 소성도 차이를 보이는 시료와 블로우팅(bloating)현상으로 기형이 변화된 시료가 관찰되어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흡수율과 부피비중 결과에서도 과소성에 의해 물성이 변화되어 일반적인 기준을 벗어난 시료들이 관찰된 바 있어 기종별 소성온도 고려 시 이들을 제외하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1,150∼1,200℃ 그룹에 속하는 옹관편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선행연구에서 옹관 표면에 자연유가 생성되거나 균열이 심한 과소성된 소성불량품이 확인되었으며, 장석류가 소멸되는 1,200℃ 부근의 소성온도를 경험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Lee et al., 2012).
완형토기는 넓은 범위의 소성온도를 보이지만, 950∼1,000℃ 구간에서 빈도가 높으며, 개배는 대부분 950∼1,100℃ 범위에서 소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옹관은 저온부터 1,100℃까지 관찰되었지만 선행연구결과를 고려하면 대체로 헤르시나이트와 멀라이트가 모두 검출된 1,050∼1,150℃의 범위에서 대체로 소성된 것으로 생각된다(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5). 또한 나주 오량동 가마 벽체의 소성온도 추정연구를 통해 가마 공간 내에서도 소성 위치에 따라 최소 200℃ 정도의 온도 차이가 확인된 바 있어 950∼1,100℃ 구간이 일반적일 것으로 생각된다(Lee et al., 2012).
나주 오량동 토기는 연질보다는 대부분 경질 토기로 구성되며, 표면과 단면을 살펴보면 회색계열의 색상이 관찰되어 환원소성을 경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는 적갈색 단면에서 내외면이 청회색을 보이는 토기가 관찰되어 소성과정에서 비평형상태의 소성환경을 겪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5. 결 론
이 연구에서는 나주 오량동 요지에서 출토된 완형토기, 개배, 대형옹관 기종을 중심으로 물리적, 광물학적 및 지구화학적 특성을 살펴보고 제작기법과 소성온도를 해석하였다. 또한 완형토기는 구릉 사면별 원료의 동질성을 검토하였다.
1. 완형토기의 물리적 특성 분석결과는 황색 연질부터 경질의 회청색까지 다양한 기재적 특성을 반영하는데 색도는 황색계열과 회색계열로 대별되나 대체로 회색계열이 우세하다. 비중과 흡수율도 넓은 영역에 걸쳐 분포하며, 개배와 옹관은 완형토기 영역 내에 분포한다. 이런 다양한 물리적 특성은 소성온도와 관련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2. X-선 회절분석 결과, 나주 오량동 요지 출토 토기는 기종과 관계없이 석영과 장석이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다만 소성온도를 지시할 수 있는 운모, 헤르시나이트, 멀라이트, 적철석 동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나 기종과 출토사면과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3. 편광현미경 관찰에서 완형토기는 은미정질 기질에 200 µm 이내의 세립질 광물을 약간 포함하는데 이들은 주로 석영과 장석으로 확인된다. 개배는 완형토기와 광물학적 특징이 유사하나 500 µm 정도의 세립질 광물도 관찰되어 비교적 큰 광물이 보다 많이 비짐으로 첨가된 것으로 보인다. 대형옹관은 세립질 광물 외에 중립질의 석영, 장석, 흑운모도 확인되어 중립질 흑운모화강암 풍화토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4. 화학조성을 살펴보면 개배는 대체로 완형토기 영역 내에서 분포하여 상당히 유사하다. 완형토기는 주성분원소뿐만 아니라 미량원소의 분포가 출토 사면과 관계없이 대체로 좁은 영역에 분포하여 가마를 운용하면서 태토의 수급과 정선방법에 큰 변화가 없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옹관은 K2O와 MgO 영역이 분리되어 비짐으로 첨가된 장석과 흑운모 영향으로 보이며, 원료가 소형토기와 차이를 보인다.
5. 오량동 요지 출토 토기는 운모가 관찰된 900℃ 이하 그룹과 장석이 소멸된 1,150∼1,200℃ 그룹까지 소성온도가 넓게 추정된다. 이는 생산유적 특성상 재소성으로 인해 소성온도가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기종별 혹은 완형토기의 사면별 소성온도 점유율 살펴볼 때 950∼1,100℃ 구간이 높은 점유율을 보여 나주 오량동 요지의 일반적인 소성온도로 추정된다.
6. 오량동 요지는 대형옹관 제작을 주목적으로 하는 생산유적이나 소형 토기류도 제작되었는데 기종에 따라 구성광물의 입자 크기와 광물 함유량이 다르게 나타나 태토의 사용목적에 적합한 방법으로 태토를 정제하거나 석영, 장석, 운모를 비짐광물로 첨가한 제작기술이 적용되었다. 향후 영산강유역 옹관고분과 소형토기의 교역관계와 유통망 해석에 있어 근거가 되는 분석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조사연구(R&D)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의 시료 협조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