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제1752호 고창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재질특성 및 제작기법 연구(1): 소조불상 주요 구성재료 분석
Study on the Characteristics of Materials and Production Techniques of Clay Seated Vairocana Buddha Triad of Seonunsa Temple, Go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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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보물 제1752호 고창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 보존을 위해 불상을 구성하는 주요 재질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소조불상을 구성하는 토양층 분석결과 중립사 이상의 모래와 세립사 이하의 토양이 3:7의 비율로 쓰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닥나무의 인피섬유도 함께 확인되었다. 따라서 소조토는 모래와 풍화토를 혼합하고 분산방지를 위해 닥지를 섬유질로 첨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수종분석 결과, 아미타여래, 비로자나불, 약사여래의 좌대 및 팔 부위를 구성하는 목재는 모두 경송류(Hard pines)로 식별되었으며, 개금층 분석 결과, 시료 단면에서 3개의 층위가 확인되었다. 불상의 나발은 석영, 조장석, 미사장석, 운모, 자철석 등 토양성 물질로 구성되었으며, 나발의 표면은 자철석이 함유된 흑색물질을 이용하여 표면을 채색한 것으로 판단된다.
Trans Abstract
In this study, to conserve the clay seated Vairocana Buddha triad in Seonunsa temple, Gochang (Treasure 1752), the primary materials employed for creating the clay Buddha statues were scientifically analyzed. By analyzing the soil layer constituting the Buddha statues, it is observed that the said layer comprises sand having particle size greater than that of medium sand and soil having particle size smaller than that of fine sand, which were used in a ratio of 7:3, along with the bast fibers of paper mulberry (Broussonetia kazinoki). Hence, the aforementioned soil layer is composed of a mixture of sand and weathered soil, along with bast fibers to prevent scattering. By analyzing the tree species, it is found that the wooden materials constituting the bottom board and the interior of Buddha's sleeves of the Amitabha Buddha statue, Vairocana Buddha statue, and Medicine Buddha statue are hard pines (Pinus spp.). Additionally, three layers are found in the cross section of the gold layer. Furthermore, each of the hair sections of the Buddha statues is composed of earthy materials such as quartz, albite, microcline, mica, and magnetite, and the hair surface was painted by incorporating black materials containing magnetite.
1. 서 론
최근 국내에서는 주요동산문화재 기록화 사업의 일환으로 여러 불상들에 대한 보존상태 조사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연구 결과들은 실질적인 보존처리에 활용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불상에 있어 소조불상은 목조불상에 비해 그 수가 매우 적으며, 흙으로 조성된 재료특성으로 인해 다른 재질의 불상에 비해 보존관리가 어려운 편에 속한다. 특히 불상 조형과정에 쓰인 소조토층은 연질의 특성으로 인해 다른 재질의 불상에 비해 내구성이 현저히 낮은 조건이며, 대형 불상의 경우 소조토층의 자중으로 인해 균열 및 파손 과 같은 물리적 손상이 발생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재료특성을 지닌 소조불상은 주기적인 보존상태 조사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재질특성 및 제작기법에 관한 연구는 손상이 발생된 불상의 보존처리 또는 장기적인 보존관리에 주요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
선운사는 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로서,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선운산에 위치해 있다. 선운사 대웅전의 소조삼불좌상의 본존은 비로자나불상, 좌우 협시는 약사불상과 아미타불상으로 구성된 독특한 구성을 하고 있으며, 장대한 체구이면서도 당당하고 우아한 형태와 시원스러우면서도 균제미 있는 비례, 활력찬 양감 등 뛰어난 불상미를 지니고 있다(Figure 1). 이 불상은 17세기의 명장인 무염(無染) 조각승에 의해 1633년에 조성되었다고 전해지는 점에서 더욱 중요성을 띠고 있다(Moon, 2008).
선운사 대웅전 소조삼불좌상에 대해 2017년 수행된 보존상태 진단⋅조사 결과에 의하면, 당시 불상의 균열과 함께 개금층 손상이 발생되었으며, 소조토층의 심화 균열 부위는 불상 표면 및 개금층 손상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되었다(Georim Culture Heritage and Gochang-gun, 2018).
소조불상에 관한 국내 보존연구는 최근 10여년간 제작기법과 재료 분석을 중심으로 수행되어 왔다. 2009년 조선후기 호남 북서부지역 소조상을 중심으로 제작기법 등에 대한 연구(Jeon, 2009)가 발표되었으며, 2010년대 이후에는 완주 송광사 소조 사천왕상의 재질특성 및 제작기법 연구(Han et al., 2012). 및 서울 동관왕묘(보물 제142호)의 소조상에 대한 안료 분석(Lee et al., 2012)과 비파괴 진단 및 제작기법 연구(Lee et al., 2013) 등이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고창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에 대해 2017년 보존상태 기록화 및 2019년 보존처리 사전조사 일환으로 실시된 과학적 분석조사를 토대로 하여, 소조불상의 주요 구성 재질을 파악하고 이를 통해 보존처리에 효과적인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연구결과는 우리나라 소조불상 제작기술에 관한 레퍼런스로 구축될 수 있으며, 향후 한국 소조불상 보존관리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번 1보에서는 소조토 구성요소 및 혼합된 섬유의 종, 개금층에 대한 기초 현황, 불상 기본골격 목재의 수종, 나발 재질 등 소조불상 주요 구성요소를 중심으로 한 분석 결과를 제시하였다. 2보에서는 불상별개금층 및 소조토층을 구성하는 각 재질에 대한 정밀분석을 실시하여 선운사 소조비로자나불좌상 재질특성과 제작기법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2. 연구 방법
2.1. 분석 대상 및 내용
소조불상 재질분석은 소조토층 구성요소, 목재수종, 개금층위 단면, 그리고 나발 등 소조불상 주요 구성 재질을 위주로 실시되었으며, 분석 대상 및 내용은 Table 1 그리고 분석대상 시료 현황은 Figure 2~4와 같다.
2.2. 소조토층 분석
2.2.1. SEM-EDX분석
비로자나불상 수인이 분리된 팔 안쪽(내부)에서 채취된 소량의 토양 시료에 대해 주사전자현미경과 에너지 분산형 X선분광분석장치(LEO-1530, ZEISS, DEU)를 사용하여 미세조직 및 화학성분을 확인하였다.
2.2.2. X선회절분석
소조불상 조성에 사용된 토양의 광물 결정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X회절분석(Mini flex 600, Rigaku, JPN)을 실시하였다. 분석조건은 Cu target, 40 kV, 15 mA 측정범위 5°~60°, step size 0.02°로 하였으며, 토양을 분말화한 후 Zero base 홀더에 장착하여 분석하였다.
2.2.3. 입도분석
소조불상 조성에 사용된 토양의 입자 크기별 분류를 위하여 “한국공업규격-입도분석시험(KS F 2302)”에 따라 습식 체가름 입도분석(Particle Size Analysis-wet method)을 실시하였다. 분석방법은 건조된 시료를 증류수에 분산시킨 후, 표준체에 거르는 방법으로 실시하였으며, 체를 통과시켜 잔류된 토양의 무게를 측정하여 누적백분율로 나타내었다. 표기기준은 ‘미 농무부(USDA)’ 및 ‘국제토양학회(ISSS)’ 기준에 따라 시료의 입자 크기를 분류하였다.
2.2.4. 섬유분석
소조불상 소조토층에서 수집된 섬유에 대한 종(種) 분석을 실시하였다. 시료를 고온에서 해리 후 safranine 1% 용액으로 염색하여 광학현미경(ECLIPS 80i, Nikon, JPN)으로 섬유의 특징을 관찰하였으며, 종 동정을 위한 문헌을 참고하였다(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2005; Marja et al., 1999).
2.3. 개금층 분석
2.3.1. 광학현미경 분석
아미타불상 수인 분리부위 내부에 박락된 소량의 개금층위에 대해 현미경 관찰을 실시하였다. 개금층 시료는 10~20 µm 두께로 박편을 제작하여 광학현미경(ECLIPS 80i, Nikon, JPN)으로 관찰하고 사진촬영을 실시하였다.
2.3.2. SEM-EDX분석
개금층위 성분 분석은 주사전자현미경(FE-SEM, LEO-1530, ZEISS, DEU)에 부착된 에너지 분산 X-선 분석기를 이용하여 박편으로 제작한 개금층위의 구성형태 및 성분분석을 실시하였다.
2.4. 목재 수종 분석
소조불상 골격에 사용된 목재수종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으며, 세 불상의 각 좌대와 좌우협시 수인 분리부위 내부에서 수습한 시료를 대상으로 수종분석을 실시하였다(Table 2). 시료의 삼단면을 약 20∼30 µm 두께로 얇게 절삭 후 박편을 제작하여 광학현미경(ECLIPSE 80i, Nikon, JPN)으로 목재 세포 특징을 관찰하였다. 수종분석은 충북대학교 나이테연구센터 소장 목재재감 프레파라트와 대조하여 분석하였으며, 목재조직을 식별하기 위한 문헌을 참고하였다(Park, 2006; Lee, 1997; Chong and Park, 2008).
2.5. 나발 분석
2.5.1. 광학현미경 분석
비로자나불 불두의 나발 및 나발에서 박락된 소량의 시편을 대상으로 광학현미경(ECLIPS 80i, Nikon, JPN)을 사용하여 관찰하고 사진촬영을 실시하였다.
2.5.2. 내부 물질 분석
(1) 형광X선분석
휴대용형광X선분석기(Vanta-C-series, Olympus, JPN)를 이용하여 Geo Chem mode(beam 1: 40 kV, 30 sec / beam 2 : 10 kV, 30 sec)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은 나발 내부에서 채취된 소량의 물질을 대상으로 대기환경에서 비파괴적으로 수행하였다.
(2) X선회절분석
X회절분석기(Mini flex 600, Rigaku, JPN)를 사용하여 Cu target, 40 kV, 15 mA, 측정범위 5°~60°, step size 0.02°의 조건으로 분석하였다. 시료 배면의 토양을 채취하여 분말화한 후, Zero base 홀더에 장착하여 분석하였다.
2.5.3. 표면 흑색 물질 분석
(1) 형광X선분석
휴대용형광X선분석기(Vanta-C-series, Olympus, JPN)를 이용하여 Geo Chem mode (beam 1: 40 kV, 30 sec / beam 2 : 10 kV, 30 sec)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은 나발 표면에서 박락된 소량의 시편을 대상으로 대기환경에서 비파괴적으로 수행하였다.
(2) X선회절분석
나발의 표면에서 박락된 소량의 시편을 대상으로 X회절분석(Mini flex 600, Rigaku, JPN)을 실시하였다. 분석조건은 Cu target, 40 kV, 15 mA, 측정범위 5°~60°, step size 0.02°의 조건으로 하였으며, 추가적인 가공 없이 Zero base 홀더에 장착하여 분석하였다.
(3) 라만분광분석
라만분석기(Raman Spectrometer, Horiba, JPN)를 이용하였으며, 직경 2 mm 정도의 시료를 나발표면에서 채취하여 추가적인 가공 없이 시료의 표면부분에 대하여 분석을 수행하였다. 분석은 레이저 파장 633 nm, 현미경 배율 x50, 회절격자 300 groove/mm, 측정시간 2 sec, 측정횟수 50회의 조건으로 수행하였다.
3. 분석 결과
3.1. 소조토층
3.1.1. SEM-EDX분석 결과
소조불상 소조토에 대한 미세조직 분석결과, 점토광물을 포함한 다양한 입자크기의 광물들이 서로 응집체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배율의 이미지에서는 점토광물이 갖는 전형적인 특징인 판상의 형태들이 확인된다(Figure 5).
소조토 시료에 대한 화학성분 분석결과 산소(O), 실리콘(Si), 알루미늄(Al) 그리고 마그네슘(Mg) 등이 검출되었다(Figure 6). 소조토에서 검출된 화학성분은 대부분 암석을 구성하는 조암광물인 이산화규소(SiO2), 장석(Feldspar) 및 백운모(Muscovite) 등 점토광물의 주성분으로서 소조불상 소조토는 모래 및 풍화토 등을 혼합하여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3.1.2. X선회절분석 분석 결과
소조불상 소조토에 대한 광물 결정상 분석결과, Quartz(석영) 및 Albite(조장석), Orthoclase(정장석), Mica (운모) 등이 동정되었다(Figure 7). 검출된 Quartz의 결정상은 모래의 주성분이며, 그 외 Albite나 Orthoclase, Mica 등은 장석류나 운모류 광물의 결정상으로서, 소조토는 암석의 풍화산물로 생성된 풍화토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3.1.3. 입도분석 결과
소조불상 소조토를 대상으로 실시한 입도분석 결과 토양의 입자크기는 조립사 약 4.7%, 중립사 약 25.2%, 세립사 약 29.2%, 극세립사 약 17.5%, 실트 이하 약 23.4%의 분포도를 나타냈다(Table 3, Figure 8). 따라서 선운사 대웅전 소조불상은 중립사 이상의 모래와 세립사 이하 크기의 토양을 3:7의 비율로 흙 반죽을 제작하여 조성한 것으로 추정된다(Figure 9).
3.1.4. 섬유분석 결과
아미타불 수인 분리부위 내부 및 비로자나불 배면 소조토층에서 수집된 섬유는 모두 닥나무의 인피섬유로 식별되었다(Table 4).
시료 F1, F2에 대한 섬유질 해리 결과, 섬유 표면은 매끄러운 편이며, 끝은 대체로 둥글게 관찰되었다. 시료 F1 섬유의 폭은 11~24 µm, 평균 16 µm이며, 시료 F2의 경우 섬유 폭 10~32 µm, 평균 17 µm이었다. 가장 중요한 식별인자로 섬유 주위를 둘러싸는 투명 막이 존재하며, 섬유에 마디(cross-marking)가 관찰되어(Lee, 1996) 닥나무(Broussonetia kazinoki)의 인피섬유(bast fiber)로 식별하였다(Figure 10, 11).
3.2. 개금층
3.2.1. 광학현미경 분석 결과
개금층 시료는 각기 다른 재질로 구성되는 세 개의 층위가 확인된다. 먼저, 최하위층인 a층과 그 위로 황색계통의 층위인 b층이 관찰되며, b층은 다시 세 개 층위로 구분된다. b1, b2, b3 각 층의 사이와 최상위층에 얇은 흑색 및 갈색층위인 c1, c2, c3층이 있다(Figure 12).
3.2.2. SEM-EDX분석 결과
최하위에서 확인되는 a층은 Si 성분이 높게 나타났으며, C, O, Na, Mg, Al, P, Cl, K, Fe 성분이 검출되어 개금층과 맞닿은 소조토층인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13). b층은 C와 O가 주성분이며 Na, P, Cl, K 성분이 미량 검출되어 명확한 물질을 파악하기 어렵다. 그러나 소조토층과 금박층 사이에 존재하는 층위인 것으로 미루어 개금 작업 전에 이루어지는 칠층인 것으로 추정되지만(Figure 14), 이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밀분석이 필요하다. 최상위인 c3층은 Au가 주성분으로 검출되어 금박층으로 확인되었으며, Al, Ca, Ti, Ag 성분이 미량 검출되었다(Figure 15).
3.3. 목재 수종
목재 수종 분석 결과 비로자나불 좌대와 좌우 협시 좌대 및 수인 분리부위 내부 목부재에서 모두 경송류(소나무과(Pinaceae) 소나무속(Pinus spp.))로 식별되었다(Table 5).
시료 W2의 경우 목재의 구성요소 중 대부분이 축방향 가도관으로 구성된 침엽수재이었다. 횡단면에서 조・만재 이행이 급하였고, 관찰되는 시료의 단면이 작아 정상 수지구는 관찰되지 않았다. 방사단면에서 유연벽공은 1열이며, 방사조직은 방사유세포와 방사가도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직교분야벽공은 창상형이었으며, 방사가도관에는 거치상비후가 관찰되었다. 접선단면에서 방사조직은 단열방사조직과 수평수지구를 포함하는 방추형방사조직이 관찰되었다(Figure 16). 이와 같은 특징으로 소나무과(Pinaceae) 소나무속(Pinus spp.)의 경송류(hard pine)로 식별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소나무류 중 경송류에 속하는 수종으로는 소나무(Pinus densiflora S. et Z.), 곰솔(P. thunbergii Parl.), 중곰솔(P. densi-thunbergii Uyeki)이 있는데 이들 수종은 목재조직학적으로 서로 식별하기 어렵다.
시료 W3의 해부학적 특징을 살펴보면, 횡단면의 경우 대부분의 목재구성요소가 가도관으로 구성된 침엽수재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만재의 이행은 완만하며, 연륜경계가 명확하고 대형의 수직수지구가 관찰된다. 접선 단면의 경우 방사조직은 수평수지구를 지닌 방추형방사 조직과 단열방사조직이 혼재한다. 방사조직은 방사가도관과 방사유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방사가도관 내에는 거치상비후가 발달하였으며, 방사유세포와 축방향가도관 사이의 분야벽공은 창상형이다(Figure 17). 따라서 세포조직에 대한 관찰결과 침엽수로 확인되었고, 수직수지구, 수평수지구, 단열방사조직, 창상형 분야벽공, 방사가도관 내 거치상비후의 특징으로 소나무과(Pinaceae) 소나무속(Pinus spp.) 경송류(hard pine)로 분류되었다.
3.4. 나발
3.4.1. 광학현미경 분석 결과
나발 시편에 대한 광학현미경 분석한 결과, 나발 표면은 흑색물질로 채색된 도막을 이루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흑색의 채색도막이 박리되어 노출된 부위를 살펴보면 태토와 같이 곱고 치밀한 물질이 나발의 형태를 이루고 그 표면 위에 흑색물질이 채색되어 있다(Figure 18). 나발 표면에서 박락된 시편에 대한 현미경 분석결과 앞면에는 흑색물질이 밀도 있게 채색층을 형성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뒷면에는 나발을 조형한 토양이 부착되어 있다(Figure 19). 또한 박락된 시료의 단면과 나발 표면에서 시료가 박락되어 내부가 노출된 부위를 살펴본 결과 흑색 채색은 두 차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3.4.2. 내부 물질 분석 결과
(1) 형광X선분석
나발 내부물질에 대한 XRF 분석결과 철(Fe)과 칼슘(Ca)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었으며, 소량의 칼륨(K), 티타늄(Ti), 망간(Mn) 등과 함께 규소(Si), 황(S), 인(P), 납(Pb), 루비듐(Rb), 스트론튬(Sr), 지르코늄(Zr) 등이 미량 검출되어 표면의 흑색부분과 매우 유사한 특징을 보였다(Figure 20).
(2) X선회절분석
나발 내부물질에 대한 XRD분석결과 석영(Quartz; SiO2), 조장석(Albite; NaAlSi3O8), 미사장석(Microcline; KAlSi3O8), 운모(Mica; (K, Na, Ca)2(Fe, Mg, Al, Mn, Fe, Ti)4~6(Si, Al)8(OH, F)4), 회철휘석(Hedenbergite; CaFe(SiO3)2)이 동정되었다(Figure 21).
3.4.3. 표면 흑색물질 분석 결과
(1) 형광X선분석
나발 표면 흑색물질에 대한 XRF 분석결과 철(Fe)과 칼슘(Ca)이 주성분으로 검출되었으며, 소량의 칼륨(K), 티타늄(Ti), 망간(Mn) 등과 함께 규소(Si), 황(S), 인(P), 납(Pb), 루비듐(Rb), 스트론튬(Sr), 지르코늄(Zr) 등이 미량 검출되었다(Figure 22).
(2) X선회절분석
나발 표면 흑색물질에 대한 XRD분석결과 석영(Quartz; SiO2), 조장석(Albite; NaAlSi3O8), 미사장석(Microcline; KAlSi3O8), 운모(Mica; (K, Na, Ca)2(Fe, Mg, Al, Mn, Fe, Ti)4~6(Si, Al)8(OH, F)4), 자철석(Magnetite; Fe3O4)이 동정되었다(Figure 23).
(3) 라만분광분석
나발 표면 흑색물질에 대한 라만분석(Raman)결과 흑연(Graphite)과 자철석(Magnetite)에 해당하는 피크가 검출되었다(Figure 24).
4. 결론 및 고찰
고창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의 구성재질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여 소조토, 개금층, 목재수종, 나발 등 소조불상을 구성하는 주요 재질을 파악할 수 있었다. 재질분석 결과 소조불상은 소나무 목재 골격위에 모래와 세립질 토양을 혼합한 소조토를 사용하여 불상의 형태를 조성하고 그 위에 칠과 개금을 하는 방식의 제작과정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소조토를 구성하는 토양의 미세조직 및 화학성분 분석 결과, 다양한 크기의 토양입자 또는 판상의 결정상 응집체와 규소(Si)와 알루미나(Al) 등 일반적인 토양물질에서 확인되는 화학성분이 검출되었다. 또한 석영과 장석류 계통의 광물 결정상이 동정 되는 등 화학성분 분석결과 및 광물결정상 분석결과로 미루어 볼 때 소조토를 구성하는 주재료는 암석에서 기인하는 풍화토와 모래 등이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기존 연구된 우리나라 토벽화 벽체 재질특성 분석결과(Lee, 2016)와 유사한 범위에 속한다.
토양 입도분석 결과 세립사 이하의 토양이 다수 혼합된 흙 반죽으로 소조토를 제작하여 소조불상 조성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흙 반죽에는 닥나무 인피섬유가 혼합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소조상 제작과정에서 소조토층의 물성을 높이기 위해 세립질의 토양을 주로 사용하였고 소조토층의 분산을 방지하기 위해 닥나무 섬유를 흙 반죽에 첨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까지 국내 소조불상의 소조토에 대한 분석 연구결과는 적은 편에 속하지만, 금번 재질 분석 결과를 미루어 볼 때 조선시대 사찰벽화 토벽체 조성에 사용된 흙반죽에 대한 연구결과와 유사한 양상을 갖는 것으로 확인된다. 중립상 이상크기의 토양 입자에 비해 세립사 이하 크기의 토양입자가 많이 혼합되는 조건은 흙반죽의 내구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서, 주로 토벽화의 초벽층 입도비에서 확인된다(Lee, 2016). 그러나 소조토에 있어서 세립사의 함량이 높을 경우 흡습 및 방습으로 인해 체적비 변화를 가져오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응력 차이를 발생시켜 균열 및 분리 등의 물리적인 손상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Lee et al., 2018) 소조불상의 보존상태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입도비에 따른 소조토의 물리적 특성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비로자나불상, 아미타불상, 약사불상 등 세 구의 소조토를 대상으로 보다 면밀한 분석 및 비교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흙벽체 마감층에는 주로 마섬유가 사용되지만(Lee et al., 2015), 비로자나불 배면 및 아미타불 수인분리부위 내부의 흙 소지층에 혼합된 섬유질은 닥나무의 인피섬유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닥나무 인피섬유로 만들어진 한지는 보존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Jeong, 2015), 우리나라의 전통 미장기술에 있어 흙반죽에 닥나무 섬유도 혼합하여 사용한 것을 분석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아미타불 수인 분리부위 내부의 개금층 분석 결과 재질별로 금박층, 소조토층 그리고 금박층과 소조토층 사이에 존재하는 칠로 추정되는 물질층 등 총 세 개의 층위가 확인되었다. 또한 칠로 추정되는 물질층에서도 세 개의 층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각 층위 사이에 최상층위인 금박층과 유사한 형태의 얇은 흑색 및 갈색의 층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세 차례의 개금과정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분석 시료가 개금작업이 용이치 않은 수인 분리부위 내부에서 채취되었으며 아미타불 한구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므로, 보다 명확한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부위에서의 시료확보와 함께 층위별 구성재질에 대한 정밀 분석조사가 필요하다.
수종분석 결과, 아미타불과 약사불의 수인 분리부위 내부 목재 그리고 아미타여래, 비로자나불, 약사여래의 좌대를 구성하는 목재는 모두 소나무과(Pinaceae) 소나무 속(Pinus spp.) 경송류(hard pine)로 식별되었다. 소나무는 기건 비중이 0.47며, 압축강도는 450 kgf/cm2, 휨강도가 747 kgf/cm2 이므로(Chong and Park, 2008), 대형의 불상을 지지하기에 적합한 강도를 갖는 수종이다. 국내 대형 목조불상인 칠곡 송림사 목조석가여래삼존좌상의 몸통 조성에도 소나무가 쓰였으며(Research Institute of Buddhist Cultural Heritage and Chilcok-Gun, 2017), 우리나라의 목조불상의 좌대 조성에 사용된 목재는 소나무가 일반적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Research Institute of Buddhist Cultural Heritage and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18). 따라서 선운사 소조불상 제작에는 비교적 큰 규모와 하중을 갖는 조건을 고려하여 소나무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조불상의 나발 내부는 XRD분석 결과에 따라 석영, 조장석, 미사장석, 운모, 자철석 등 토양성 물질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나발의 표면에 채색된 흑색 물질은 라만 분석 결과 흑연과 자철석이 동정되어 토양성 물질로 나발의 형태를 만든 뒤, 흑연을 주성분으로 자철석이 함유된 흑색물질을 이용하여 표면을 처리한 것으로 판단된다. 불화 조성에 있어 불상 나발은 주로 회청(回靑, (Cu3CO3(OH)2))이나 청화(靑花(C16H10N2O2))를 사용하여 채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금번 대상인 선운사 소조불상의 나발에서는 관련된 성분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향후 국내 불상 나발 채색 물질에 대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는 고창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의 소조토층 재료와 불상 골격의 목재수종 그리고 개금층위와 나발을 분석하여 소조불상의 주요 구성 재질을 확인하고, 각 요소들이 갖는 제작기술 관련 특징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분석결과는 대상유물의 보존처리 및 보존관리를 위한 정보와 함께 불교문화재에 대한 인문학적 연구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보에서는 선운사 소조불상의 주요 구성 층위와 주요 재질에 대한 추가 정밀분석 및 비교 연구를 실시하여 보다 객관성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고, 이를 통해 선운사 소조비로자나삼불좌상의 재질특성과 제작기법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에서 목재 수종분석은 충북대학교 나이테연구센터에 의뢰하여 수행되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