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공간의 종합적 유해생물 관리(Integrated Pest Management)를 위한 실시간(Real-Time) 온습도 모니터링 및 유해 생물 조사 자료의 시각화
Real-time Monitoring of Temperature and Relative Humidity and Visualization of Pest Survey Data for Integrated Pest Management in Collection Storage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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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수장고 및 전시 공간의 종합적 유해생물 관리를 위하여 실시간 온습도 센서 및 모듈을 이용한 환경 데이터 수집, 실내 부유 진균류 농도 및 곤충 유입 자료의 데이터 시각화를 부여 정림사지 박물관 유물 공간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 시스템은 30분 단위로 측정 데이터를 수집하였으며 연동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측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측정된 온습도 데이터가 미리 설정한 범위를 초과하였을 경우, 푸시 알림을 담당자의 단말기로 전송하여 현황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상시적 관리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를 통해 8월 중 유물 권장 온도 범위를 초과한 상황의 즉각적인 인지 및 조치가 가능하였다. 수장고 내부 공간에 따른 시기별 부유진균류 농도 데이터를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제시한 생물학적 유해환경 요인 권고기준(안) 기준으로 범례화하여 시각화한 결과, 수장고 1층과 2층 유물 공간 모두 위험 기준인 80 C.F.U./m3 이하의 부유 진균류 농도가 유지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곤충 유입 조사 결과, 수장고 내부에는 곤충이 포획되지 않았으며, 전시공간의 경우, 딱정그리마, 알락귀뚜라미, 알락꼽등이 등의 곤충이 포획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구역별 포획 곤충의 개체 밀도에 따른 시각화를 실시한 결과, 곤충의 주요 유입 경로가 외부 출입구 및 화장실 구역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Trans Abstract
Temperature and humidity data collection using real-time sensors and data loggers was conducted for integrated pest management in the collection storage and exhibition space of the Jeongnimsaji Museum, Buyeo. The real-time temperature and humidity monitoring system collected measurement data every 30 minutes and enabled real-time confirmation of the data through a linked application. If the temperature and humidity data measured in the real-time temperature and humidity monitoring system exceeds the set range, a push notification was sent to the mobile phone of the person in charge to provide status information to establish a continuous management system. Through this, it was possible to immediately recognize and take action when the temperature range exceeded the recommended relic temperature in August. We performed data visualization on the concentration of airborne fungus in the storage area and the inflow path and density of insects. Based on the recommended criteria presented by the National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The data on the spatial and temporal concentration of airborne fungus inside the collection storage were found to be maintained at a value below the standard recommended by the National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80 CFU/m3). Also, as a result of the insect inflow survey, no insects were captured inside the storage area, and in the case of the exhibition space, insects such as Scutigera coleoptrata, Loxoblemmus arietulus, Diestrammena asynamora, Koreoniscus racovitzai were captured. Based on this, as a result of visualization according to the individual density of captured insects by area, it was confirmed that the main inflow paths of insects were the external entrance and the toilet area.
1. 서 론
박물관 및 미술관 유물 공간에서 보관 중인 다양한 재질의 유물들 중 털, 가죽, 마직물, 식물 재료, 목재 등의 유기질 유물들은 생물학적, 물리적, 화학적 오염 인자에 대하여 내구성이 취약하다(Trematerra and Pinniger, 2018). 또한 유물들은 일반적으로 그 구조나 재료의 내구성이 상당 부분 약화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여러 환경 인자에 따른 재질의 훼손이 일어나게 된다면 다시 회복하기 어렵다. 그중 특히 온도(Temperature), 습도(Humidity)와 같은 환경적 요인이 일정 기간 이상 기준 범위를 초과했을 경우에는 유기질 유물을 먹이원으로 하는 곰팡이(Fungi) 및 곤충(Insect) 등이 유물에 번식 및 생장하여 훼손을 발생시킨다(Story, 1985; Querner, 2015; Pinniger, 2015; Trematerra and Pinniger, 2018).
이러한 생물학적인 유해 요인을 관리하기 위하여 과거 박물관 및 미술관에서는 편리한 방법이라는 이유만으로 유입 해충들의 생태적 특징에 대한 이해와 공간 내 시기별 개체 수 조사 없이 소장 자료뿐만 아니라 관리자에게도 해로운 대량의 화학 약제를 수장고 및 전시 공간에 지속적으로 사용하였다(The 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2008). 이러한 주기적인 대량의 화학약제 사용에도 불구하고 유해 해충의 완전한 박멸 사례는 많지 않았으며, 추가적인 외부 유해생물의 유입을 막지 못해 결과적으로 소장 자료의 손상과 관리자 및 관람객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게 되었다(The 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2008; Querner, 2015).
이와 더불어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는 과거 불교 사찰에서 불상 조성 시, 내부에 사리 및 불경의 훼손을 막기 위해 함께 넣는 식물자료의 추출 물질이 방충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확인됨에 따라(Rakotonirainy and Lavdrine, 2005; Kang et al., 2011), 해당 천연 물질이라는 이유만으로 적용 공간에 따른 투입량, 유물 재질에 대한 안정성, 적용 대상 공간의 유입 곤충 종별 객관적인 사멸 효과 등에 대한 검증 없이 국내 유물 기관의 수장고 및 전시케이스에 무분별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에 대해 Pinniger와 Winsor(2004)는 유물을 대상으로 한 무분별한 약제의 사용에 반대하였으며, 유물에 손상을 입히는 생물학적, 환경적 요인들은 상호 관련성이 있기 때문에 각각의 요인별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각각 반응하기보다 종합적 유해생물 관리(Integreted Pest Management, 이하 IPM)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적인 접근법으로 모든 해충(Pest)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IPM의 개념은 1959년 미국에서 ‘통합 관리(Integrated Management)’라는 개념이 탄생하면서 시작되었지만 해당 용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이미 해충 피해에 대한 농작물 손실을 줄이기 위해 농업 분야에서 본 개념이 통용되고 있었다(Querner, 2015). 이후 1968년 유엔식량농업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이하 FAO)에서 처음 유해생물(Pest)의 개체 군 밀도를 경제적 피해 허용 수준 이하로 감소 혹은 유지시키는 것으로 IPM의 개념을 확립하였다(Peshi et al., 2009). 해당 개념을 박물관 및 전시관 대상으로 문화재 분야에 알맞게 변형한 것이 유물에 대한 IPM 프로그램이다(Pinniger and Winsor, 2004; Pinniger, 2015; Trematerra and Pinniger, 2018). 이와 같이 기존 농업 분야의 IPM 개념이 알맞게 변형되어 문화재 분야에 도입됨에 따라 1980년대부터는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을 중심으로 유물 기관에 해당 개념이 적용되고 있으며, 전세계 여러 국가에 확대되고 있다(Peshi et al., 2009; Querner, 2015; Choi and Kang, 2018; Ryder and Mendez, 2018).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IPM 프로그램을 통한 유물 관리 인식과 필요성이 확산됨에 따라 기존의 유물 공간에 대한 정기적인 훈증 및 소독 약제 처리에서 연 단위 IPM 프로그램 도입으로 유해 생물 관리 체계가 변화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의 IPM 프로그램은 수장 공간의 해충 트랩 조사 및 부유 진균류 농도 파악과 주기적인 약제 분무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조사 결과 확인된 곤충, 진균류의 생장 및 번식과 관계가 깊은 유물 공간의 온습도 등 환경 인자에 대한 모니터링 및 현황 분석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온도 및 상대습도는 유물 공간 내에 유입되는 곤충들의 번식력, 활동성과 미생물들의 발아 및 생장에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Zycherman and Schrock, 1988; Child, 2001; 2007; Pinniger, 2009; Pinniger, 2015; Querner, 2015; Trematerra and Pinniger, 2018). 이에 유물 공간에 대한 온도 및 상대습도 등 환경 인자 모니터링은 IPM 프로그램을 수행함에 있어 유입되는 유해생물 인자들의 관리와 재질 훼손 등의 위험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Story, 1985; Querner, 2015; Pinniger, 2015; Trematerra and Pinniger, 2018). 따라서 연중 유물 공간에 대한 온습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유물 공간의 연중 시기별 온습도 자료와 유해 생물 조사 결과 수집된 생물학적 유해인자 현황의 비교 분석을 통한 종합적인 유해생물 관리가 수행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존의 IPM 프로그램 수행 시, 부유 미생물 포집 배지의 배양 결과 및 위치별 트랩의 포획 곤충 현황을 엑셀 혹은 파워포인트(Excel and PowerPoint, Microsoft, USA)의 표(Table) 또는 그림(Figure)으로 나타내는 것에서 더 나아가 유물 공간의 유해생물 현황을 기관 담당자가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각화(Data Visualization) 작업이 필요하다(Lee and Shin, 2020).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부여 정림사지박물관 수장고 내부 공간을 대상으로 실시간 온습도 센서 및 모듈을 비치함으로써, 유물 공간의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에 대한 적용가능성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기존에 국내 IPM 프로그램에서 수행되던 수치 데이터 형식의 부유 진균류 농도, 유입 곤충 조사 결과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시각화함으로써 공간별 부유 진균류의 위험 수준과 곤충의 유입 경로를 이미지로 확인하고자 하였다.
2. 조사 대상 및 방법
2.1. 조사 대상
부여정림사지박물관의 수장 공간은 1층과 2층으로 구분되어 있지만 개방된 계단으로 연결된 복층의 형태로 2층이 1층과 공간 구분 없이 개방되어 있다. 또한 바닥면에 일정 간격으로 통풍 시설을 설치하여 층간 공기 순환이 막힘없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Figure 1). 수장고의 1층 유물 공간은 가로 5 m, 세로 9 m, 높이 2 m, 2층의 경우, 가로 10 m, 세로 4 m, 높이 2.5 m이다(Figure 3). 공조 장치의 경우, 수장고 천정 전 구역에 일정 간격마다 설치되어 있으며, 운영 방식은 24시간 상시 가동이 아닌 수장고 내부에 비치된 층별 디지털 온습도계를 통해 내부 온습도를 확인하여 일정 시간 가동하는 방식으로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수장고의 1층에는 도⋅토기류 등의 무기 재질 유물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2층에는 전적류 및 목판류 등의 유기 재질 유물들이 보관되고 있다(Table 1). 전시 공간은 정림사지관 및 백제불교문화관 등 크게 두 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유기질, 무기질의 다양한 유물이 관람객들에게 전시되고 있다(Table 1). 이와 더불어 유물 전시 공간의 특성상, 관람 동선을 따라 외기의 지속적인 유입 및 시기별 관람객의 편의를 위한 냉⋅난방 장치를 관람 시간 중 운영하고 있다.
2.2. 박물관 수장고 온습도 실시간 모니터링(Real-Time Monitoring, RTM)
박물관 내부 유물 수장고의 온습도를 30분 단위로 24시간 모니터링하기 위하여 소형 온습도 센서와 연동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실시간 환경 모니터링(Real-Time Monitoring, 이하 RTM)을 실시하였다(Figure 2). 해당 시스템(HSC-RTM, HSC, KOR)은 유물 관련 업무로 보안이 중요한 박물관의 내부 인터넷망(Institutional Administrative Network)과 중첩되지 않도록 모듈을 설계하였다. 이에 따라 220V 전원 공급만으로 모듈 자체에서 독립망(Independent Network, Wifi)을 구축함으로써 보안성을 확보하였다(Figure 2). 독립망 내에 설치된 실시간 온습도 센서가 4초 간격으로 각 설치 지점의 온도 및 상대습도를 측정한 뒤, 측정값을 30분 단위로 데이터 서버(Data Server)에 송신하도록 하였다. 이후 데이터 서버에 저장된 측정 데이터는 전용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을 통해 담당자의 단말기(Smart Phone)로 텍스트화, 시각화하여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도록 구성하였다(Figure 2). 또한 각 지점 RTM 센서의 측정값이 미리 설정된 온습도 조건 범위(온도: 10-26℃, 상대습도: 35-65%)를 벗어난 경우, 푸시 알림(Push Notification)이 담당자에게 송신되도록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축적 데이터의 신뢰도 확보 및 비교 검증을 위해 데이터 로거와 RTM 센서를 각 설치 지점에 함께 비치하였으며, 제조사에서 기재한 각 장치들의 분해능(Resolution) 및 정확도(Accuracy)를 비교하였다(Table 2, Figure 3). 설치 지점은 수장고 1층의 도토기류, 2층의 목판류 및 전적류 등 총 3곳을 대상으로 하였다(Figure 3).
2.3. 공간별 부유 진균류 농도 및 곤충 유입 경로의 데이터 시각화
수장고 내부에 존재하는 부유 진균류 포집을 위해 미생물 포집기(BUCK, M-301, USA)를 Flow late LPM(Liter Per Minute): 100의 조건에서 수장고 1층, 2층 공간별로 PDA(Potato Dextrose Agar, Difco, USA)에 2회씩(5분, 500 L 조건) 공기 포집하였다(Figure 3). 계절별 동일한 공간의 연중 부유 진균류 농도 조사 및 데이터 시각화를 위해 2020년 8월(늦여름), 2020년 10월(가을), 2021년 4월(봄), 2021년 7월(초여름)에 포집을 실시하였다. 1층의 경우, 2020년 8월, 10월에는 출입문을 기준으로 우측 앞, 뒤 부분에 유물이 보관되어 있어 해당 공간을 대상으로 벽면에서 2 m 떨어진 중앙 지점을 선별하여 2지점(우측 앞, 우측 뒤)에서 포집을 실시하였다(Figure 3A). 이후 2021년 4월과 7월에는 수장고 전체 구역에 대한 부유 진균류 농도 조사를 위하여 포집 지점 반경 2 m 간격으로 총 9지점에서 공기 포집을 실시하였다(Figure 3B). 2층은 1층과 연결된 개방된 조립식 복층의 형태로 2020년 8월과 10월에는 목판류와 전적류가 보관 중인 좌측 중앙 1지점과 우측 중앙 1지점에서 포집을 실시하였으며, 2021년 4월에는 좌측, 중앙, 우측 등 총 3지점에서 포집을 실시하였다(Figure 3).
포집된 균주는 온도 조건 28℃의 조건에서 5일간 배양하였으며, 배지에 배양된 집락 수 계측은 Jo et al.(2016)의 연구 방법을 참고하여 미생물 포집기 뚜껑의 구멍(Positive hole) 수에 따른 미생물 포집기 제조사의 집락 계수 환산표(Positive hole conversion table)를 참고하여 보정한 후 산출하였다.
또한 시기별, 공간별 농도 자료를 바탕으로 Sulfer 13 소프트웨어(Golden Software, USA)를 활용한 수장 공간 부유 진균류 농도의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를 진행하였다. 층별 포집 지점을 기준 2 m 영역 내에는 포집 지점과 동일한 농도 영역으로 산정하였으며, 각 지점 사이의 미생물 농도는 외삽(Extrapolation) 기법을 사용하여 농도를 산정하였다. 조사 자료 시각화의 범위는 층별로 유물이 위치한 곳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2020년 8월과 10월 시기의 경우, 1층 구역 중 유물이 보관되고 있는 범위를 대상으로 포집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구역만 시각화를 실시하였으며, 2021년 4월과 7월에는 전체 구역을 대상으로 시각화를 실시하였다. 2층의 경우에는 전체에 유물이 보관되고 있어 모든 시기의 조사에서 전체 범위를 대상으로 시각화를 실시하였다.
부여 정림사지박물관 수장고 및 전시 공간을 대상으로 구역별 유입 곤충의 종류, 개체 밀도를 파악하고자 보행용 트랩(Crawl-Trap, 이하 C-Trap)을 이용한 공간별 유입 곤충 모니터링을 실시하였다.
해당 조사는 수장고 내부와 전시 공간에 총 282개의 트랩을 설치하였으며, 수장고 내부 및 건물의 출입, 로비 구역과 전시 공간 등에서 조사 결과 포획된 곤충들을 대상으로 공간별 1) 유입 개체 밀도, 2) 주요 유입 경로, 3) 문화재 가해 곤충의 유입 현황 등을 파악을 위하여 수행되었다. 위에 3가지 항목 중 1) 유입 개체 밀도, 2) 주요 유입 경로 파악을 위하여 조사 결과 확인된 포획 곤충의 구역별 개체 수를 바탕으로 Sulfer 13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데이터 시각화를 실시하였다. 시각화 범례는 전체 구역 중 최대 채집 개체 수를 기준으로 5 unit 단위로 범례화하였다(Figure 6). 곤충 유입 경로 조사는 2020년 8월 6일-20일, 2020년 9월 22일-10월 6일로 2주간 총 2회 진행되었다. 또한 조사 결과 구역별로 채집된 곤충들의 종 단위 동정을 통해 3) 문화재 가해 곤충의 유입 현황 등을 파악하고 각 종별 특징들을 조사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박물관 수장고 환경 조사
3.1.1.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RTM)
부여 정림사지박물관 수장고를 대상으로 RTM 시스템을 실시한 결과, 8월에는 수장고 내부의 평균 온도가 시간대의 구별 없이 26.8∼27.6℃ 온도 범위로 상승하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에 따라 RTM 센서의 설정 온도 범위 초과로 인한 푸시 알림이 담당자의 휴대용 단말기로 송신되었다. 이를 통해 해당 기간 9시부터 4시까지 일간 가장 온도가 높은 시간대에 공조기를 가동하여 수장고 내부 온도를 하락시켜 고온 환경 노출에 의한 유물의 재질 손상 및 유해생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였다. 해당 조치의 결과로 외부의 경우, 가장 높은 온도까지 상승하는 12-17시 시간대에 외부 통로와 반대로 내부의 평균 온도가 약 0.6-0.9℃ 하락하는 경향이 전용 애플리케이션과 수장고 내부 디지털 온습도계를 통해 확인되었다(Figure 4).
또한 수장고 내부의 평균 상대습도의 경우, 수장고 내부 온도 상승으로 인한 공조기 가동으로 인해 해당 시간대에서 약 2% 정도 상대습도의 일시적 하락이 확인되었다(Figure 5). Florian(1997)은 특정 공간의 공기는 온도에 따라 포화수증기량이 변화하는데, 온도가 낮아질 경우에는 공기의 부피가 수축되면서 포화수증기량이 감소함에 따라 상대습도가 증가한다고 언급하였다. 그러나 수장고 내부는 이와 다르게 온도의 하락에 따라 상대습도도 함께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되었다. 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냉방과 제습이 동시에 실시되는 공조기 가동으로 상승한 내부 온도를 설정 온도로 낮추는 과정에서 상대습도까지 함께 낮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이용한 환경 데이터 수집은 Tse et al.(2020)이 언급한바와 같이 유물 관리에 있어 보다 편리하고 안정적인 관리 체계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전용 애플리케이션 및 푸시 알람 기능을 이용해 유물 공간의 환경 변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유물 공간의 긴급한 환경 변화에 따른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He et al., 2019).
따라서 기존에 유물 수장고를 대상으로 IPM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실시한 기관의 경우, 기본적인 재질별 유물 환경 기준 범위와 조사 결과 확인된 공간별 유해 생물의 생육 환경 기준 등을 추가적으로 알람 설정하여 관리한다면 주요 유해 생물의 번식 및 발아로 인한 유물의 피해 위험성을 최소한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2. 부유 진균류 농도 데이터 시각화
2020년 8월과 10월, 2021년 4월, 7월에 정림사지박물관 수장고 1층과 2층을 대상으로 실시된 부유 진균류 포집 결과를 바탕으로 공간별 전체 측정 지점의 평균 농도를 산출한 결과, 수장고 내부의 시기별, 층별 부유 진균류 농도는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질 관리법 시행규칙(시행 2018. 01. 01.) 환경부령 제728호」에 기재된 의료기관의 부유 세균 기준인 500 C.F.U./m3 기준 범위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3).
또한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제시한 생물학적 유해환경요인의 권고기준(안) 중 지류, 섬유, 목재가 보관되어 있는 전시실 및 수장고의 전시환경과 수장환경에 대한 부유 진균류에 대한 권고기준(안)이 80 C.F.U./m3로 제시됨에 따라(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09), 해당 기준을 범례로 데이터 시각화를 실시한 결과, 2020년 8월과 10월, 2021년 4월, 7월의 수장고 내부 1층과 2층 모두 80 C.F.U./m3 이하의 미생물 농도로 확인되었으며, 적색 계열이 아닌 청색, 황색 범위의 수준으로 시각화 결과가 나타남에 따라 해당 공간들의 미생물 농도는 위험 수준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6).
그러나 장기간 보관 및 관리 장소에 고습 조건과 주기적인 공기 순환이 되지 않을 경우, 공기 중 및 유물 표면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생장으로 인한 얼룩 및 표면 변색과 충해가 일어날 수 있다. 실제로 합천 해인사 사간장 내 위치한 2,000여 장의 사간경판의 경우, 사간장의 보수를 위해 1997년 12월에 통풍이 불량한 임시 건물에 보관한 결과, 1998년 7월과 8월에 여름철 고온과 상대습도의 증가로 인해 흰곰팡이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다(Park, 2011). 또한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조사한 개암사, 법주사, 미황사, 다보사, 광덕사, 봉선사 괘불탱 등의 대형 불화들의 경우, 미생물 생장으로 인한 얼룩 및 변색이 유물의 표면에서 관찰되었다(Kim, 1996; Research Report of Large Buddhist Painting: Gwaebultaeng, 2016; 2017; 2019). 이에 따라 해당 보고서에서도 해당 공간이 현재 권고 기준 이하의 미생물 농도 수준일지라도 주기적인 공조기 가동을 통해 내부 공기를 순환시켜 부유 미생물의 농도 및 상대습도를 감소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Research Report of Large Buddhist Painting: Gwaebultaeng, 2019). 이와 더불어 거시환경의 상대습도 조건이 유해 진균류의 생육 환경 기준에 미치지 않는 환경이라도 미시환경의 국부적으로 높은 상대습도 혹은 유기 재질 자체의 높은 함유 수분 조건 등에 의해 발아 및 생장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Florian, 1997; 高鳥 浩介, 2018), 수장고 내부를 대상으로 지속적이고 상시적인 실시간 온습도 환경 모니터링을 통해 미생물에 의한 유기물 재질의 손상을 예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3.3. 곤충 유입 경로 조사 및 동정
부여 정림사지박물관 수장고 내부에 대한 2회에 걸친 해충 유입 조사 결과, 1층과 2층 모두 곤충의 유입이 확인되지 않아 출입문 및 공조시설의 송풍구 등과 같은 외부 연결 통로에서 해충 유입에 대한 차단이 효과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전시공간의 경우, 전시 및 관람을 위해 지속적인 개방이 요구되는 해당 공간의 특성에 따라 딱정그리마(Scutigera coleoptrata), 알락귀뚜라미(Loxoblemmus arietulus), 알락꼽등이(Diestrammena asynamora), 쥐며느리(Koreoniscus racovitzai) 등 기타 곤충들이 구역별로 설치된 C트랩에 포획되었다.
이러한 포획 결과를 바탕으로 전시 공간의 주요 곤충 유입 구역 및 경로를 산정하였다(Figure 7). 이 중 외부와 연결된 공간인 중앙홀 및 휴게 공간을 대상으로 포획 개체의 밀도에 따른 데이터 시각화를 실시한 결과, 주로 출입구 구역(Figure 8A)에서 딱정벌레목, 그리마목, 파리목 등의 곤충들이 평균 20-25 unit으로 채집되었다. 이는 관람 시간 내 출입문의 개폐 및 관람객의 출입으로 인한 결과로 판단된다. 또한 화장실 및 휴지통 부분(Figure 8B)에서도 그리마목, 딱정벌레목, 쥐며느리목 등의 곤충이 지속적으로 채집되어 내부 공간이지만 출입구역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곤충 유입이 확인되었다. 이는 내부의 타구역과 비교할 때, 휴지통 및 화장실 주변이 먹이원 및 습도 조건이 높음에 따른 결과로 판단된다.
한편 구역별로 설치된 C트랩에 포획된 곤충 중 주요 해충으로 동정된 종과 특성은 다음과 같다. 알락꼽등이 및 알락귀뚜라미와 같은 메뚜기목은 뒷다리가 굵고 길어 잘 뛰어다녀 다른 곤충에 비해 유입 후 침투 범위가 넓고 씹는 입이 잘 발달되어 있는 특징이 있다. 꼽등이의 경우, 종이, 면 등을 가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몸길이 3배 이상의 크고 가는 긴 더듬이를 가지고 주로 어두운 동굴이나 하수구, 지하실 등에 서식한다(The 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2008). 딱정그리마의 경우에도 전시 공간 내부에서 발견이 되었는데, 곤충을 직접 독액으로 잡아먹는 습성으로 볼 때(Lewis, 2007), 전시 공간 내부에 유입된 메뚜기목, 귀뚜라미목 등의 곤충을 잡아먹거나 전시 공간 내부에 유입되어 죽은 곤충의 사체를 섭식하여 개체 수를 유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이 C트랩을 이용한 유입 곤충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한 주요 유입 경로의 데이터 시각화 및 곤충 동정을 통해 유물 및 전시 공간을 대상으로 약제 처리 전 효율적인 살충 약제 처리 구역 산정이 가장 먼저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유입이 확인된 종의 특성에 맞춰 가장 효과적인 기피, 살충 성분이 함유 약제의 종류 및 농도 적용을 통해 유물의 무분별한 약제 노출을 최소화하고 더 나아가 관람객 및 직원들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4.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유물 공간의 생물 피해 모니터링 및 예방 관리를 위해 수행되는 IPM 프로그램에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과 유해생물의 조사 결과 자료의 데이터 시각화 등을 새롭게 도입하여 적용 가능성을 평가하였다.
RTM 시스템을 정림사지박물관의 수장고 내부에 적용하여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연동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시적인 유물 공간의 온습도 현황 파악이 가능함을 확인하였다. 또한 측정 센서와 연동 애플리케이션의 온습도 설정, 푸시 알람 기능을 통해 유물 공간에 대한 설정 범위 이상의 환경 변화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였다. 따라서 RTM 시스템은 유물 공간의 상시적인 온습도 현황 파악 및 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유물 공간의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을 통해 얻어진 시기별 온습도 변화 양상 결과와 채집 및 포집된 유해 생물별 생장 조건의 비교를 통해 가해 위험성 분석을 실시한다면 시기별로 유입되는 유해 생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유물 공간의 보존 환경 관리 체계 구축에 기초 자료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기존 IPM 프로그램과 같이 C트랩 및 공기 포집을 통해 얻어진 조사 결과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시각화를 실시한 결과, 유물 공간의 시기별 진균류 농도와 곤충 유입 경로 현황을 범례화된 이미지를 통해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부유 진균류의 농도 및 유입 곤충 경로 및 밀도 등의 조사 결과를 단순한 표 및 숫자 등의 표시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 시각화로 변환하여 IPM 프로그램에 도입한다면 유물 공간의 시기별 유해 생물 유입 현황 및 위험 수준이 보다 직관적으로 표현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본 연구에서 적용된 RTM 시스템은 기본적인 전력 공급만으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실시간 온습도 모니터링이 가능함에 따라 수장고뿐만 아니라 항온항습이 이루어지지 않는 유물 전시 및 보관 공간인 전시케이스 및 불교 사찰 건축물 내부에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전시케이스의 경우, RTM 시스템 적용을 통해 시기별, 내부 공간의 크기, 밀폐도 등에 따라 변화하는 상대습도를 조절하기 위한 습도 조절제의 조건별 적정 투입량 산정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불교 사찰 목조 건축물의 경우에는 관람, 종교 행사 등을 위해 다양한 재질의 유물들이 전시되고 보관되는 내부 공간의 연중 시기별 온습도 환경을 파악하고 내부에 유입되는 유해 생물의 생장 조건과 비교하여 시기별 유해 생물에 의한 피해 위험도 산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ements
본 결과물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재원으로 지원을 받아 수행된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의 연구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