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배산성지 1호 집수지 출토 대나무 발 수습 및 보존처리
Conservation Treatment on the Bamboo Sunblind from the No. 1 Catchment Site in Baesanseongji,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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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배산성지 1호 집수지 내 출토 대나무 발의 안정적인 보존처리 수행으로 향후 안전한 관리와 가치 향상을 꾀하였다. 다양한 분석결과 발의 제작에 사용된 주재료는 대나무였으며, 초본류를 사용하여 대나무를 엮고 두 재료 간의 접착을 위해서 옻칠을 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블록 형태로 수습한 대나무 발은 세척 동안 흐트러지지 않도록 임시 석고틀을 제작, 결구하여 고착된 오염물과 흙을 모두 제거하고 개별로 분리하여 세척하였다. 이후 강화처리를 위해 PEG 함침법을 적용하였다. 예비실험결과를 바탕으로 건조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유물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고정틀로 형태를 고정한 후 진공동결건조를 실시하였다. 유물의 표면안정화를 위한 표면처리제는 PEG 20%(In Ethyl Alcohol)를 적용하였다. 표면처리 후 대나무 발은 최대 길이에 맞춰 편을 접합하고 교란층과 같은 미상부재를 최대한 활용하여 결실부를 채워 배접방식으로 발의 형태를 최대한 복원하였다. 배접된 대나무발은 제작한 틀에 고정하여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다.
Trans Abstract
In the present study, safe management and value improvement of bamboo sunblind, which is an item of cultural heritage, were performed by adopting stable conservation treatment methods. The bamboo sunblind used in the present study was excavated from No. 1 catchment site in Baesanseongji, Busan. It was determined that the main material used to make the sunblind was bamboo, and herbal plants were used to weave the bamboo using lacquer as an adhesive agent. All contaminants and soil adhered to the sunblind was removed. Thereafter, the sunblind, which was recovered in the form of blocks, was washed separately after fixing it to a temporary plaster frame and to avoid the blocks from breaking during washing. Then, polyethylene glycol (PEG) impregnation was utilized for the reinforcement treatment. Based on the preliminary test results, the shape of the sunblind was fixed using a stainless-steel frame to prevent physical damage that may occur during the drying process. Thereafter, the bamboo sunblind was vacuum freeze-dried. PEG 20% (in ethyl alcohol) was applied as a surface treatment agent for stabilization the sunblind. After the surface treatment, the bamboo sunblind were joined together to fit the maximum width, and the rectangular shape of the sunblind was restored—as best as possible—while filling in the missing parts by maximizing the use of unknown members such as in the disturbed layers below bamboo sunblind surface. The conservation treatment was completed by fixing the bamboo sunblind into the fabricated frame.
1. 서 론
배산성지는 부산광역시 연제구 연산동 산38-6번지에 위치한 해발 254 m의 배산(盃山)의 중턱과 정상부에 있는 옛 성터로 기념물 제4호로 지정되어 있다. 배산성지 주변에는 연산동고분군, 복천동고분군, 낙민동패총 등 삼국시대 유적이 분포하고 있고 지표조사를 통해 삼국시대 유물들이 확인되어 예부터 삼국시대 유적일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Busan Museum, 2009). 2016년 부산박물관에서 실시한 시굴조사에서 배산성지의 체성은 내⋅외벽과 기단보축을 갖춘 고대 석축산성임은 확인되었으며, 정상부에서 건물지 1기와 원형의 집수지 2기가 확인되었다(Busan Museum, 2019).
2017년 부산박물관에서 집수지 2기에 대한 정밀 발굴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1호 집수지 유적에서 대나무 발과 묵서가 새겨진 목간, 목주, 토기편과 기와편, 청동용기편 등 다양한 재질의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2호 집수지에서 출토된 을해년(乙亥年)목간과 동반 출토된 다른 유물들의 편년으로 보아 진흥왕 16년(555년), 진평왕 37년(615년), 문무왕 15년(675년) 중 한 시기의 유물로 추정되며(Na, 2018), 이를 근거로 배산성지 유적의 연대는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로 볼 수 있다.
본고에서는 배산성지 1호 집수지에서 수침상태로 출토된 대나무 발의 보존처리와 재질분석결과를 기술하였다. 대나무 발의 크기는 약 240 cm × 90 cm로 표면에 옻칠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수침대나무의 출토사례는 태안 마도 1호선에서 출수된 고려 죽간, 대나무 소반을 비롯하여 부여 관북리 대나무 자, 창원 다호리 죽협(竹篋) 등으로 소형 죽공예품이 대부분이다. 배산성지 대나무 발과 같은 대형 유물이 출토된 사례는 최초이기 때문에 당대의 높은 대나무 활용 제작 기술력 및 관련 문화상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수침대나무 유물의 보존처리에 대한 연구는 대구 칠곡에서 출토된 대바구니와 마도 1호선 출수 대나무 소반 처리사례 등이 있다. 대구 칠곡 대바구니는 고착된 흙과 함께 수습하여 표면에 저농도 Polyethylene glycol(PEG)를 도포한 후 토양경화처리를 실시하였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0). 마도 1호선 출수 대나무 소반은 수용성 PEG 함침 후 진공동결건조법을 적용하여 보존처리하였다(Cha et al., 2014). 수침대나무 보존처리 사례가 많지 않고 대나무는 단자엽류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절간분열조직에 의한 신장생장만을 하며 방사조직이 분포하지 않아 일반 목재와는 해부학적 특성이 다르다(Kwon et al., 2020)는 점에서 기존의 수침고목재 보존처리법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보존처리의 단계마다 예비실험을 통한 처리의 안정성을 확인한 후 처리법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배산성지 대나무 발현장수습에서부터 처리 전 조사 및 재질 분석, 각 단계별 보존처리 일련의 과정을 서술함으로써 향후 출토 수침대 나무 유물의 보존처리를 위한 실제 처리사례 자료로써 활용을 기대한다.
2. 처리대상 및 분석방법
2.1. 처리대상
배산성지 1호 집수지 내에서 출토된 대나무 유물은 약 240 cm × 90 cm 크기의 직사각 형태로 함께 출토된 밧줄과 목주(327 cm)로 보아 발(Sunblind)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Figure 1). 대나무 발은 열화되어 매우 취약한 상태였으며 점토질의 흙에 고착되어 외형만 유지하고 있었다. 대나무 발의 표면 일부에 칠로 추정되는 검은 도료가 칠해진 부분이 관찰되었는데 칠의 너비는 약 1.8∼3.0 cm로 평균 2.4 cm이며 칠과 다음 칠 사이의 간격은 약 5.2∼7.3 cm이며 평균 6.7 cm로 규칙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또한 일부 대나무 편들이 결실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발굴 현장 곳곳에 석편들이 돌출되어 있고 대나무 발 하부에 석편이 산재하며 목주의 일부도 중첩되어 있었다. 때문에 대나무 발을 통째로 수습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현장에서 구역을 설정한 후 흙채로 분할수습을 진행하였으며 수습 전 사진촬영 및 실측, 3D 스캔 등의 작업을 통해 현장을 기록하였다.
2.2. 분석방법
배산성지 대나무 발은 수습 전 상태조사 및 기록을 위해 사진 촬영과 3D Scan을 실시하였다. 3D Scan은 정밀스캐너(Free Scan X5, Shining, CHN)를 사용하였으며, 레이저나 백색광을 대상물에 투사하여 대상의 형상정보를 취득하고 디지털 정보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1 mm 오차범위 내에서 대상의 형태와 치수를 측정하였다.
발 제작에 사용된 목질의 수종분석은 탈락된 편을 시료로 하였다. 스테인레스 날을 이용해 핸드섹션으로 삼단면의 박편을 제작하여 프레파라트를 제작하였다. 광학현미경(ECLIPSE LV100, Nikon, JPN)으로 프레파라트를 관찰하고 ‘한국산 목재의 성질과 용도Ⅱ(Lee, 1997)’와 ‘목재조직과 식별(Park et al. 2006)’을 참조하며 수종을 식별하였다.
대나무 발에 잔존하는 칠의 성분과 제작기법에 대한 분석도 탈락한 시편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탈락한 시편을 에폭시 마운트에 고정하여 실온에서 24시간 동안 완전 경화한 후 시료절단기(Minitom, Struers, DNK)로 절단하였다. 절편을 슬라이드글라스에 고정하고 단계적으로 연마하여 편광현미경((DM2700P, Leica, DEU)으로 투과광, 편광 및 낙사광하에서 칠층을 관찰하였다. 칠 성분은 에폭시로 고정한 시편을 초음파세척기와 Ethyl Alcohol(99%)을 사용하여 표면을 세척한 후 적외선분광분석기(Cary620 Microscope, Agilent, USA)로 분석하였다. 분석조건은 ATR모드, 분해능 4 cm-1, 측정 범위 400∼4000 cm-1에서 32회 스캔하였다.
3. 분석결과
3.1. 3D Scan
출토된 배산성지 대나무 발의 실측 및 기록화를 위해 3D스캔을 실시한 결과, 잔존하는 대나무 발의 너비는 약 240 cm이며 최단 길이 약 48 cm, 최장 길이 약 90 cm로 확인되었다(Figure 2).
수습 전 대나무 발은 매장환경 등에 의해 열화가 진행되어 매우 취약한 상태였으며, 흙에 고착되어 형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대나무 발 곳곳에 하부의 석편들이 돌출되어 있고 일부 대나무 편들이 결실된 부분도 확인되었다. 또한 대나무 발과 함께 목주와 밧줄이 출토되었는데 목주의 일부분이 대나무 발과 중첩되어 있었다. 이러한 출토 당시의 모습의 3D스캔 결과는 <Figure 3>과 같다.
3.2. 수종분석
배산성지 발 하부의 흙을 제거하는 과정에 작은 목재편들이 확인되어 수종분석을 함께 진행하였다(Figure 4). 발은 횡단면에 원형 또는 다각형의 유조직 사이로 유관속이 산재하여 분포하며 유관속을 둘러싼 후벽의 섬유들의 특징이 관찰되었다. 또한 측면에서 기본조직을 구성하는 유세포와 유관속을 둘러싼 후벽의 섬유, 유관속이 교차로 배열하고 있는 특징이 확인되므로 대나무아과(Bambusoideae.)로 식별하였다(Table 1).
발 하부의 목재편들 중 막대형인 2점은 활엽수재의 반환공재이고 관공이 1∼2열 배열하며 관공의 지름이 비교적 크다. 도관의 천공은 단천공이고 소도관에 나선비후가 관찰되고 세포벽 내에 결정이 존재한다. 방사조직은 평복, 방형, 직립세포가 복합된 이성형으로 1∼3열 분포하며 옻나무과 옻나무속 중 반환공재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붉나무(Rhus chinensis M.)로 식별하였다. 그 외 목재편 3점은 침엽수재로 횡단면에서 조⋅만재의 이행이 급하고 정상 수지구가 관찰되었다. 방사단면상 방사가도관에서 거치상비후가 나타나며 직교분야벽공은 창상형이다. 접선단면에서 단열방사조직과 수평수지구가 관찰되어 소나무과 소나무속 경송류(Pinaceae Pinus)로 식별하였다(Table 2).
3.3. 칠분석
대나무 발 표면에서 관찰된 칠의 FT-IR 분석결과, 3560∼3200 cm-1(수산기(O-H)), 2920∼2850 cm-1(메틸렌기(-CH3, = CH2), 1700 cm-1 (방향족 탄소 이중결합(C = C)), 1455 cm-1(메틸렌기(-CH3, = CH2)) 굽힌 진동), 1000∼1100 cm-1(–OH기)의 넓은 peak가 관찰되었으며, 720 cm-1 부근(1,2,3-Trisubstituted benzene)에서의 예리한 peak가 관찰되었다(Figure 5). 이는 옻칠의 주성분인 Urushiol polymer의 특징에 의한 성분(Choi and Kim, 2018)으로 관찰되며(Figure 6), 대나무 발 제작에 사용된 칠은 옻칠로 판단된다.
또한 대나무 발 표면의 칠을 실체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대나무 발의 칠 표면에 대나무의 섬유방향과 수직으로 배열하는 선들이 있음을 확인하였다(Table 3). 이에 칠층 단면 시편을 투과광에서 관찰한 결과 대나무 위에 칠과 유세포가 함께 확인되었으며 그 위쪽에 부분적으로 칠이 되지 않은 두꺼운 후벽의 세포가 관찰되었고 이외 다른 특징은 확인되지 않았다(Figure 7). 따라서 배산성지 대나무 발은 후벽섬유가 존재하는 초본류로 대나무를 엮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대나무를 엮기 전 초본류에 옻칠을 하여 옻칠을 접착제로써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8).
4. 보존처리
4.1. 수습 및 이운
출토된 대나무 발은 온전한 형태의 모습으로 보이나 오랜 시간 매장환경 속에서 열화되어 대나무 살이 개별로 분리되고 매우 취약한 상태였으며 함께 출토된 목주 일부가 대나무 발 밑에 중첩되어 있었다. 또한 대나무 발 하부에는 회갈색의 점토층과 많은 석편들이 잔존하여 전체수습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현장에서 구역을 나누어 분할 수습하였다.
대나무 발은 하부의 석편 등에 의해 부분적으로 분리된 상태로 이를 기준으로 구역을 설정하여 분할 수습하였다. 구역별로 수습된 대나무 발은 수분을 보충한 후 수분이 증발되지 않도록 와이퍼올과 솜, 비닐 등을 이용하여 밀폐 포장하였으며, 하부 고정판과 완충재를 사용하여 안전하게 고정해 이동 시 손상을 최소화한 후 이운하였다.
4.2. 세척
대나무 발은 토양채로 수습되어 대나무 발 하부에 회갈색 점토층이 다수 존재하고 토양과 오염물이 고착된 상태였다. 구역별로 수습한 블록은 크기에 맞게 석고로 임시 고정틀을 제작하고 면을 뒤집어 하부의 점토층과 석편 등을 제거하였다. 하부의 점토층을 제거한 후 다시 면을 뒤집어 대나무편을 하나씩 분리하며 세척을 진행하였다. 세척과정 중 대나무 발의 옻칠이 손상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붓과 우드스틱, 핀셋 등의 소도구를 이용하여 고착된 토양과 오염물을 제거하였다.
개별로 세척한 대나무 발은 제작한 스텐망 위에 구역별로 놓고 위치가 섞이지 않도록 하였으며 부드러운 폴리망을 덮어 바느질로 고정하였다. 세척과정 중 대나무 발 하부에서 막대형 목재와 목재편이 확인되었으며, 부분적으로 교란된 층위도 확인되어 별도로 기록한 후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4.3. 강화처리 및 건조
세척이 완료된 대나무 발은 치수안정화 및 강화처리를 위하여 PEG함침법을 적용하였다. 대나무 발과 목주는 PEG#4000을 사용하였다. 중량변화율을 확인하면서 10% 단위로 농도를 상승하였으며, 대나무 발은 최종 농도 40%에서 함침을 종료하였다.
예비실험결과, 대나무의 경우 외층과 내층(유관속초와 목섬유) 간의 응력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건조 시 발생하는 응력에 의한 유물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고정틀로 대나무 발을 고정하여 진공동결건조를 실시하였다.
대나무 발은 표면에 잔존하는 PEG용액을 제거하고 고정틀에 고정한 후 대형동결건조기를 이용하여 –25℃로 예비동결하였다. 진공동결건조는 초기 선반온도 –20℃, 콜드트랩의 온도 –66℃, 진공도는 400 mTorr 조건에서 진행하였으며, 건조종료는 선반온도 4℃, 시료온도 17.5℃일 때로하였다. 건조기간은 약 7일이 소요되었다.
진공동결건조가 완료된 유물의 표면에 잔존하는 PEG를 제거하고 표면강화 및 재색변화를 확인하고자 예비실험을 실시한 결과, PEG 20% 용액을 도포하였을 때 대나무 표면이 안정되고 재색변화가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대나무 발 표면에 잔존하는 PEG를 마른 붓으로 제거한 후 표면처리제 PEG#4000 20%(In Ethyl Alcohol)를 1회 도포하여 표면처리를 진행하였다.
4.4. 접합 및 복원
대나무 발 배접을 위한 복원재료에 대한 적합성을 판단하기 위하여 예비실험을 진행하였다. 복원재료는 배접천 3종류(마, 면, 견), 접착제 3종류(PVAc계 접착제, 아교, 열가소성수지)에 대하여 실험을 진행하였으며 경화시간, 점도, 접착력 등을 고려하여 복원재료를 선정하였다.
배접천 3종류에 3가지의 접착제를 1회 도포한 후 대나무 발을 접합한 결과, 배접천의 종류에 따라 접착제의 접착성의 차이가 확인되었다. 배접천 중에서는 견의 접착성이 가장 낮아 복원재료에서 제외하였다. 접착제 중에서 아교는 대나무 내부에 스며들어 접착제의 제거가 어려운 것을 확인하였으며, 열가소성 수지는 열에 의한 유물의 손상위험이 있어 접착제로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제외하였다. 반면 PVAc계 접착제는 점도가 있어 경화되는 동안 대나무 내부까지 침투되지 않아 가역성을 가지며 접착력도 우수한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배접천은 100% 면 60수 화이트를 사용하였으며, 접착제는 PVAc계 접착제를 적용하였을 때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하여 이를 복원재료로 적용하였다(Figure 11).
배산성지 1호 집수지 내에서 대나무 발과 함께 목주, 밧줄 등의 유물이 출토된 것과 더불어 유물의 크기로 보아 배산성지 대나무 유물은 발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나무 발을 출토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할 경우 일부 결실되고 교란된 상태이기 때문에 발의 형태로 보기 어렵다. 때문에 표면처리 후 대나무 발의 최대 너비에 맞춰 편을 접합하고 교란층과 같은 미상부재를 최대한 활용하여 결실부를 채워 배접방식으로 발의 형태를 최대한 복원하였다.
접합 전 크기에 맞게 준비된 배접천은 작업대에 고정하여 일정한 간격으로 기준선을 만들어 보다 정확한 접합을 할 수 있게 하였다. 구역별로 처리가 완료된 대나무편을 제작한 받침대에서 위치와 면을 맞춰 가접합하였으며 PVAc계 접착제를 이용하여 배접천에 접합하였다(Figure 12). 접합 후 대나무 발의 표면처리를 한 번 더 진행하고 옻칠이 남아 있는 부분은 유사한 색상으로 색맞춤하였으며, 배접된 대나무 발은 제작한 고정틀에 고정하여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다(Figure 13).
5. 결 론
배산성지 1호 집수지 유적 내에서 대나무 발을 비롯한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되었으며 이들 동반 출토품의 편년을 통해 배산성지 유적은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일 것으로 추정되었다. 출토품 중 대나무 발은 국내에서 그 출토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중요 유물로 대나무 발의 안전한 관리와 가치 보존을 위해 현장수습 및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처리 전 상태조사에서 대나무 발의 너비는 약 240 cm이며 최단길이는 약 48 cm, 최장길이는 약 90 cm로 확인되었으며 3D스캔으로 출토 당시의 모습을 기록하였다. 재질분석결과, 발의 제작에 사용된 수종은 대나무이며, 옻칠을 접착제로 사용하여 초본류로 대나무를 엮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구역별 블록형태로 수습한 대나무 발은 임시 제작한 석고틀을 이용해 고착된 오염물과 흙을 모두 제거하고 개별로 분리하여 세척하였다. 또한 강화처리를 위해 PEG함침법을 적용하였으며 PEG#4000을 10% 단위로 농도를 상승시켜 최종 40%에서 함침 종료하였다.
예비실험결과를 바탕으로 건조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유물의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스테인리스 고정틀로 대나무 발 형태를 고정한 후 진공동결건조를 실시하였다. 표면안정화를 위한 표면처리제는 PEG 20%(In Ethyl Alcohol)를 적용하였다.
표면처리 후 대나무 발은 최대 너비에 맞춰 편을 접합하고 교란층과 같은 미상부재를 최대한 활용하여 결실부를 채워 배접방식으로 발의 형태를 최대한 복원하였다. 배접된 대나무 발은 제작한 고정틀에 고정하여 보관 및 전시 활용에 용이하도록 하여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출토 사례가 적은 대나무 유물의 수습 및 보존처리 전체 과정에 대한 것으로, 처리 전 조사 및 재질분석과 예비실험을 통해 안정성을 확인한 후 단계별로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특히 세척과정에서 교란층을 확인하고 이를 활용하여 결실부를 최대한 발의 형태로 복원할 수 있었다는 것에 큰 의의를 가지며 일련의 보존처리 과정을 서술함으로써 향후 유사한 재질 연구 및 보존처리에 있어 중요한 사례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