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수습 철제 총기류의 보존처리와 탈염처리 방법 고찰
A Study on Conservation and Desalination for Iron Weapons During the Korean War from D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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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비무장지대에서 수습한 총기류 유품은 매장된 상태로 있다가 출토되는 순간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부식에 취약하다. 특히 철제 총기류에 있어서 활성부식을 일으키는 염소이온(Cl⁻)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하지만 근현대에 제작되었다는 재질 특성과 매장기간을 고려하였을 때 고고유물과 동일한 탈염조건을 적용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비무장지대 내 6⋅25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수습한 총기류를 대상으로 보존처리와 탈염 실험을 실시하였으며, 탈염 실험은 탈이온수와 소디움 세스퀴카보네이크 용액에 온도별로 침적시키는 방법을 서로 비교하여 가장 안정적인 보존방안을 모색하였다. 탈염 실험을 통해 탈염처리 방법에 따른 염소이온의 추출 정도를 비교 실험한 결과, 100℃ 소디움 세스퀴카보네이트에서 가장 많은 용출량을 보였으며 탈염 기간이 1∼2주로 매우 짧은 결과를 보였다. 따라서 나머지 유품 중 총신과 방아틀 뭉치는 100℃로 가열하여 8시간, 상온에서 16시간씩 매주 1회 약품을 교체하는 방법으로 총 6회 탈염처리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탄약이 장전된 총신의 경우 탈염처리 시 고온 및 진공함침으로 인한 압력으로 폭발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탈염처리와 진공함침 강화처리를 실시하지 않았다.
Trans Abstract
The weapons excavated from the de-militarized zones (DMZ) of Korea are vulnerable to corrosion due to the immediate and drastic environmental change. Especially, the chloride ions (Cl⁻) in iron weapons cause active corrosion and require removal. In this study, conservation treatment and de-salination was performed for the discovered weapons from excavation sites of soldiers killed in action during the Korean War. Furthermore, an attempt was made to prepare the most stable plan for conservation treatment through the comparative study of soaking weapons in distilled water without chemicals and in a solution of sodium (SSC) at different temperatures. In the preliminarily experiments, the comparison of the eluted Cl⁻ ions according to different conditions of de-salination showed that the highest number of ions were detected from the de-salination with SSC at a temperature of 100℃, and its duration was much smaller, i.e., 1∼2 weeks. Accordingly, for the parts from the guns and rifles amongst other objects, a six-time de-salination was conducted in the SSC solution for 8 hours at 100℃ and subsequently, for 16 hours at room temperature during which the distilled water and SSC were exchanged every week. However, in the case of a loaded rifle, the de-salination was not conducted, considering the risk that the high temperature and pressure by impregnation in vacuum could cause an explosion
1. 서 론
종래의 문화재는 역사적, 예술적 또는 학술적, 경관적 가치가 큰 것으로 정의하고 문화재의 종류는 유형, 무형, 기념물, 민속자료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하지만 격동기의 근대를 거쳐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변화 속에 전통시대와 현대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로서 근⋅현대 자료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근⋅현대자료도 ‘등록문화재’ 제도 속에서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였다(Kim, 2013). 이는 매우 의미 있는 일로서 근대문화유산의 중요성이라는 국면과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고고유물이나 미술사 등의 연구에만 치중했던 학계의 변화를 의미한다(Kang, 2013). 지난해 2020년에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6⋅25 전사자 유품을 공개하는 특별전시가 박물관이나 기념관에서 다수 개최되었으며, 문화재청에서는 「6⋅25 전쟁 군사 기록물(육군)」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하는 등 근⋅현대자료의 문화재 등록 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전쟁 이후 비무장지대 내에서는 처음으로 유해발굴한 강원도 철원군 대마리 일대의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 유품을 국방부와 문화재청이 협업을 통해 보존처리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내에서의 첫 유해발굴 사례로 역사적 의미가 큰 화살머리 고지에서는 총 9만 5,000여 점의 유품이 발굴되어 보존처리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6⋅25 전사자 유품의 종류에는 개인 소지품, 군복⋅군화 조각, 총기류 등이 포함되며, 이들은 7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근현대 생산품이다. 이들 유품은 종래의 유적지 출토 문화재보다 종류가 다양하고, 여러 가지 재질로 제작되어 손상되는 속도나 부식 양상도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유품을 잘 보존하여 그 가치를 후대에 물려주려면 기존의 출토유물과는 다른 방법의 보존처리와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근⋅현대 자료에 대한 보존처리나 관리에 대한 연구는 매우 미흡한 것이 현재 실정이다. 특히 출토되는 유품의 종류 중 다수를 차지하는 금속제 유품에 대한 보존처리 방법의 학술적 공개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에 유해발굴 철제 유품에 적합한 보존처리 방법을 정립하기 어렵다.
유해발굴을 통해 출토되는 철제 무기는 매장된 상태로 있다가 노출되는 순간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부식이 발생하기 때문에 재질에 적합한 보존처리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고대 유적지에서 출토되는 철기는 내부에 있는 염소이온(Cl-)에 의해 손상이 발생하므로 부식의 원인인 수용성 염소이온을 제거하는 것이 철기 보존처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알칼리 용액에 침적시키고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염소이온을 제거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탈염처리 방법이며, 이 과정을 통해 염에 의한 재부식을 방지할 수 있다(Lee et al., 2009a). 그러나 근⋅현대 유품은 고대에 제작되어 매장된 철기에 비해 매장 기간도 짧고, 비닐과 플라스틱 등 다양한 유기물이 결합된 복합 재질이 많기 때문에 고고유물과 동일한 탈염조건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가열하는 기존 탈염처리 방법을 적용할 경우 유기물 부속품의 형태 변형이 발생하며, 탄환이 장전된 경우에는 사고의 위험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유해발굴 총기류에 대한 적합한 보존처리가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는 비무장지대 내 화살머리고지 6⋅25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수습된 총기류 유품을 보존처리하고, 다양한 조건으로 탈염 실험을 실시하여 철제 총기류 유품에 효과적인 탈염처리 조건을 찾아보았다.
2. 보존처리 대상 및 연구 방법
2.1. 보존처리 대상 총기류 유품의 형태
보존처리 대상 유품은 강원도 철원군 화살머리고지 일대 비무장지대에서 수습한 M1 개런드 소총의 총신⋅총열 2점, M1 개런드 소총 방아틀 뭉치 2점, M1 개런드 소총 개머리판 부속품 6점으로 철제 총기류 10점이다(Figure 1A). 전쟁에 사용되는 총기류는 그 시대의 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제작하기 때문에 시대사, 기술사를 역사적으로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Lee et al., 2020). M1 개런드 소총은 세계 최초로 보병부대에 보급된 반자동 소총이다. 제1차 세계대전 때 보급되었던 M1903 스프링필드를 대체하여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이 우위를 점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Dougherty, 2016). 6⋅25 전쟁 당시 미국 원조를 통해 무상 제공받은 M1 개런드 소총은 한국전쟁에서도 대한민국 국군의 주력 소총으로 사용하였다(MND Agency for KIA Recovery and ID, 2018).
총기는 용도의 특성상 총열, 약실, 탄창 등 주요 부위와 부속은 철로 제작되고, 손에 쥐는 몸체나 어깨에 받치는 개머리판은 나무 등의 유기물로 만들어진다. M1 개런드 소총은 총열과 가스실린더, 가늠쇠, 약실, 가늠쇠 조정나사, 총열덮개 고정나사(델타링), 개머리판으로 구성되는 외형적 특징을 가진다. 또한 8발이 한 번에 장전되는 클립을 탄창으로 사용하는데, 사격이 끝나면 클립이 자동으로 배출되고 노리쇠가 후퇴 고정되어 새 탄창으로 교환하는 장전방식이다. 따라서 약실 내부에 탄약이 장전된 상태로 그대로 수습되기도 한다. 한국전쟁 이후 약 70년간 땅 속에 묻혀 있던 총기류의 대부분은 목재로 만들어진 개머리판과 총열 덮개는 삭아서 없어지고 금속제 부위와 부품만 남아 있다.
보존처리 대상인 M1 개런드 소총의 일부 또는 부속품 10점도 유기물 부위는 거의 다 삭아서 없어지고 금속제 부분만 남아있다. M1 개런드 소총의 총열 아래 부착된 가스실린더는 총열과 달리 짙은 회색으로 부식되어 있다(Figure 1B). 또한 약실에서 분리된 방아틀 뭉치는 부식이 심하고, 두 점의 방아쇠 위치가 조금씩 다른 형태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개머리판 6점은 실제 목재 개머리판은 모두 삭아서 없어지고 그 끝을 마감하는 철제 부속품만 남아 있다. 철제 부식물이 형성되어 있으며, 흙이 표면을 덮고 있다. 또한 총기의 개머리판이 목재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 목흔이 일부 관찰된다(Figure 1C).
2.2. 연구 방법
2.2.1. 비파괴 조사 및 성분 분석 방법
내부구조 관찰 및 부식 정도를 확인하기 위하여 X선 투과조사를 실시하였다. X선 투과조사는 본래의 형태와 부식의 상황 조사 등을 실시함으로써 치밀한 조사연구가 가능하다(Sawada, 2000). X선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아 물체를 투과하는 성질이 있으며 가시광선과 마찬가지로 필름에 감광시키는 성질이 있다. 그래서 X선을 물체에 조사하면 감광필름에 밀도 혹은 원소의 차이를 반영하여 그 흑백의 농도차로부터 문화재의 내부 상황을 알 수 있다(Cultural Heritage Conservation Science Center, 2020). 총 기류 유품의 내부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고선명 이미지의 획득이 필요했으며, 이를 위해 디지털 X선 영상촬영법(Computed Radiograph, CR)으로 투과조사했다. CR은 고감도의 휘진성 발광체를 도포한 이미지플레이트를 사용하므로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필름보다 우수한 고해상의 X선 이미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총기류 유품을 이미지 플레이트(image plate) 사이에 놓고, 기벽의 두께 및 재질, 밀도에 따라 관전압(kVp), 관전류(mA), 노출시간을 조절하여 X선 투과 영상을 획득하였다. 비파괴 투과조사를 위해 X선 투과조사(M-150, Softex, JPN)하고, 유품을 투과한 X선 이미지는 CR 장비(CRxVision, GE, USA)로 획득하였다. X선 투과조사는 120∼150 kVp, 2∼3 mA, 30∼60초의 조건으로 조사하였다.
휴대용 X선 형광분석(P-XRF)은 별도의 시료 채취 없이 보존처리 현장에서 유물 표면의 성분 원소와 함량 등을 파악하는 비파괴 분석법이다. 일반적으로 XRF는 표면에 X선이 조사되면서 입사된 X선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유물에 들어 있는 원소들을 들뜨게 하여 특성 X선을 방출하는 데 이때 방출되는 빛이 형광 X선이며, 이들을 에너지(energy) 또는 각도(angle)별로 분류하여 측정된 값을 해석하면 유물을 구성하고 있는 원소의 종류와 양을 알 수 있다(Lee, 2018). 총기류 유품의 재질을 파악하기 위해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Vanta-M, Olympus, JPN)로 성분을 분석하였다. 분석조건은 50 kV, 80∼200 μA, Rh Target, spot size는 15 mm이다.
2.2.2. 탈염처리 비교 실험 방법
유해발굴을 통해 수습된 철제 총기류에 적합한 탈염처리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동일한 용도 및 형태로 제작된 M1 소총의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 6점을 각각 다른 탈염처리 조건으로 실험하였다. 모두 화살머리 고지에서 수습된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은 유사한 부식 양상을 가지고 있어 탈염 비교 실험에 매우 적합하다.
탈염처리 방법은 고고유물에 일반적으로 많이 적용하는 소디움 세스퀴카보네이트(sodium sesquicarbonate, Na2CO3⋅NaHCO3⋅2H2O)법으로 실험하였으며, 각각 온도 조건을 다르게 실험하였다. 소디움 세스퀴카보네이트 방법은 철제유물의 염소이온 제거에 효과적인 탈염 처리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8). 탈염처리 실험을 위한 탈염 용액으로 0.1 M 소디움 세스퀴카보네이트(이하 SSC) 용액을 선정하였으며, 탈염 방법으로는 상온(25℃)과 60℃, 10 0℃에서 가열하는 조건에서 각각 탈이온수와 탈염 용액에 침적시켰다.
탈염처리 실험은 일주일을 주기로 탈염 용액을 교체하는 방법으로 Table 1과 같이 총 6차례 실시하였다. 탈염 실험 대상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 ①은 상온(25℃) 탈이온수, ②는 상온(25℃) SSC, ③과 ④는 60℃ SSC, ⑤와 ⑥은 100℃ SSC에 침적시키는 방법으로 탈염처리하고, 탈염 용액의 음이온 분석 결과를 비교하였다. 탈염 용액에 대한 음이온 분석은 용액 교체시기에 맞춰 채취하고 분석하였다.
음이온 분석은 이온 크로마토그래피(ion chromatography, ICS-3000, Dionex, USA)로 측정한 분석 결과를 기준 데이터로 비교 검토하였다. 이온 크로마토그래피로 초순수와 SSC 0.1 M 수용액을 3회 이상 측정하였으며,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의 탈염 용액은 1회 측정하였다. 탈염 용액 내에 포함된 수용성 염소 이온의 농도가 10 mg/L가 초과할 경우 10배 희석하여 측정하였으며, 이온 크로마토그래피로 검출 가능한 7가지의 F⁻, Br⁻, Cl⁻, NO2⁻, NO3⁻, SO42⁻, PO43⁻ 음이온을 분석하였다.
3. 과학적 조사 및 보존처리
3.1. X선 투과조사 및 비파괴 성분 분석 결과
Figure 2는 화살머리 고지 수습 M1 개런드 소총의 일부와 부속품을 X선으로 투과조사한 사진으로 내부 구조와 사용 당시 흔적을 관찰할 수 있다. Figure 2A는 총구 끝에서 약실까지 한 개체로 온전히 남아 있는 총신을 X선 조사한 사진으로 총열과 약실에 탄약 3발이 장전되어 있다. 특히 약실에서 격발된 탄환이 총열에 그대로 남아 있는 내부 특징은 한국전쟁 당시 사용 중에 매장되었음을 잘 보여 준다. Figure 2B는 개머리판의 끝 부분 보호를 위해 결합시키는 철제 부속품으로 표면 부식은 심하지만 부식으로 인한 내부 균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표면에 흙이 덮여 있어 자세한 관찰이 어렵지만 X선 투과조사를 통해서는 표면의 촘촘한 격자문이 관찰되므로, 표면의 세부 형태를 찾아주는 이물질 제거 과정이 필요하다. 방아틀 뭉치를 X선 조사한 Figure 2C를 자세히 보면 방아쇠 위치가 약간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방아쇠와 연결된 부품의 내부 구조와 형태의 차이를 통해 하단의 방아틀 뭉치는 방아쇠가 당겨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Table 2는 M1 개런드 소총의 총열과 총신을 P-XRF로 비파괴 성분 분석한 결과이다. 적갈색으로 부식되어 있는 총열과 총열덮개 고정나사(델타링), 방아틀 뭉치에서는 주 원소로 철(Fe)이 검출되어 강철로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비파괴 조사기의 분석 한계로 인해 경원소인 탄소(C)는 검출되지 않으므로, 철에 포함된 탄소 합금비 파악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향후 비파괴 분석을 보완할 수 있는 금속학적 분석을 통해야만 정확한 합금 조성을 파악할 수 있다. 짙은 회색의 가스실린더에서는 주 원소로 검출된 철(Fe)과 함께 크롬(Cr)이 높은 함량으로 분석되어 철에 크롬을 합금하는 스테인리스강임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스테인리스강에는 약 11% 내외의 크롬(Cr)을 합금하며, 크롬 산화물이 표면의 부식 생성을 억제한다.
3.2. 보존처리 방법
3.2.1. 표면 이물질 제거
보존처리에 앞서 총기류 유품에 대한 육안 관찰 및 사진촬영과 실측 등 예비조사를 실시하였다. 예비조사 후에는 X선 투과조사 이미지를 참고하여 표면에 부착되어 있는 흙과 이물질을 붓으로 건식 세척하였다. 금속 재질의 총기류 표면에 단단하게 고착된 이물질과 부식화합물들은 정밀분사가공기(air-brasive)로 유리가루를 분사하여 제거하고(Figure 3), 이 방법으로 제거가 어려운 부식화합물은 수술용 칼과 치과용 소도구로 제거하였다.
총신의 경우 총열 아래에는 스테인리스강 재질의 가스 실린더가 결합되어 있으며, 이 부분은 적갈색의 총열과 달리 짙은 회색이므로 각기 다른 재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보존처리가 필요했다. 두 가지 금속 재질 간의 특징을 한 번에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스테인리스강의 표면 색상을 최대한 노출시켰으며, 이때 가스 실린더의 표면 부식 색상인 짙은 회색을 최대한 유지시켜 이질감이 생기지 않도록 하였다.
건식 세척 후에는 에틸알코올과 탈수를 50:50으로 혼합한 용액을 가는 붓, 면봉 등에 적셔 흙과 이물질을 제거하였다(Figure 4). 에틸알코올에 침적시키거나 도포하는 방법으로 총기류 유품 내부에 잔존하는 수분과 이물질을 최대한 제거시키고, 상온에서 건조시켰다.
3.2.2. 탈염처리
일반적으로 철제유물의 보존처리에 주로 이용하고 있는 탈염처리 방법은 알칼리 용액에 침적시켜 염소을 확산시키는 방법이다(Lee et al., 2009b). 철을 기본 소재로 만들어진 M1 개런드 소총에 적합한 탈염 조건을 찾기 위해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 6점을 각각 다른 탈염처리 조건으로 예비 실험하였다. 동일한 형태의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은 부식 양상이 유사하며, 내부에 탄환 등 화약 없기 때문에 같은 조건의 탈염방법으로 실험할 수 있었다.
크로마토그래피(IC) 분석 결과, 소디움 세스퀴카보네이트(Sodium Sesquicarbonate, Na2CO3⋅NaHCO3⋅2H2O) 0.1 M에 침적시켜 100℃로 가열하였을 때 Cl⁻ 의 용출량이 가장 높았으며, 일주일을 주기로 총 6회 탈염 용액을 교체하였다(Figure 5). 따라서 나머지 유품 중 탄약이 남아 있지 않은 소총 1점과 총기부속 2점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조건으로 탈염처리를 실시하였다. 탄약이 장전된 총신의 경우에는 가열 방식의 탈염처리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고려하여 탈염처리를 실시하지 않고, 수와 에틸알코올을 50:50으로 혼합한 용액을 지속적으로 주입하고 건조시키는 방법으로 유해인자를 최대한 제거하였다. 이온크로마토그래피(IC)로 탈염 용액의 음이온을 측정하여 Cl⁻ 농도가 10 ppm 이하의 수치로 유지될 때까지 탈염처리하였다.
탈염처리에 사용한 알칼리성 약품이 유물에 잔류하지 않도록 탈염 완료 후 이온수에 유물을 침적 후 60℃로 가온하여 8시간, 상온에서 16시간 후 이온수를 교체하는 탈알칼리 처리는 pH가 중성(7∼8)이 될 째까지 총 4회를 실시하였다(Figure 6).
3.2.3. 건조 및 재질 강화처리
탈염처리가 완료된 후 105℃로 유지된 열풍건조기에서 48시간 이상 건조시키며 총기류 유품의 내부에 남아 있는 수분을 제거하였다. 한편 목흔이 부착되어 있거나 탄약이 장전된 총신은 고온에서 가열할 경우 변형 또는 폭발의 위험이 있으므로 자연 건조하였다. 재질 강화처리는 아크릴계 합성수지인 Paraloid NAD-10을 나프타(naphtha)에 10%로 희석시킨 용액에 침적시키는 방법으로 총기류 유품의 내⋅외부를 강화시켰다. 이때 내부에 화약을 포함한 탄약이 장전되어 있는 총신의 경우, 가압하는 진공함침은 총기에 급격한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폭발의 위험성이 발생하므로 진공함침 방법을 적용하지 않았다(Figure 7). 보존처리가 완료된 유품은 전국의 안보 현장에서 홍보 및 교육자료로 활용되기 때문에 안전한 보관을 위해 총기류 유품의 형태에 맞게 PE 폼으로 보관틀을 제작하였다(Figure 8).
4. 탈염처리 실험 결과의 비교 검토
탈염 온도와 용액의 종류에 따라 용출되는 음이온의 종류와 농도를 알아보기 위해 이온 크로마토그래피(ion chromatography, IC) 분석을 실시하였다. 실험방법은 탈염 1차에서 6차까지 침적방법으로 탈염을 실시하였다.
탈염실험 결과는 Table 3에 나타내었으며 검출된 음이온은 F⁻, Cl⁻, NO3⁻, SO42⁻, PO43⁻이며, Br⁻과 NO2⁻는 검출되지 않았다. 음이온별 탈염결과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먼저 상온의 탈이온수에서 침적 탈염 방법을 실시한 ①에서 검출된 음이온은 Cl⁻, NO3⁻, SO42⁻ 이다. ①의 Cl⁻ 이온 농도 측정 결과, 탈염 1차에서 13.98 ppm, 탈염 2차에서 3.97 ppm으로 측정되었다. 그 이후 약 0.38 이하의 값을 보이며 용출양의 변화가 없어 용출될 수 있는 Cl⁻ 이온은 대부분 용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SO42⁻ 이온은 탈염 1차에서 1.68 ppm을 용출시키고, 2차에서는 1.30 ppm, 이후 0.10 ppm 내외로 측정되어 1∼2차에서 대부분 용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NO3⁻ 이온은 소량 검출되어 탈염처리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어렵다.
상온의 SSC 용액에 침적 탈염 방법을 실시한 ②에서 검출된 음이온은 F⁻, Cl⁻, SO42⁻ 이다. ②의 경우, Cl⁻ 이온은 탈염 1차에서 20.14 ppm, 탈염 2차에서는 4.43 ppm이 측정되었으며, 그 이후 0.39∼0.42 ppm 사이의 값이 측정되어 ②개 Cl⁻ 이온은 1∼2차에서 대부분 용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SO42⁻ 이온은 탈염 1차에서 16.83 ppm을 용출시키고 2차 이후 1.51 ppm 이하로 측정되어 1차에서 대부분의 SO42⁻ 이온이 용출되었다. 또한 F⁻ 이온은 소량 검출되었지만 탈염처리 효과와의 연관성은 낮아 보인다.
가열한 상태의 60℃ SSC를 이용한 침적 탈염 방법은 ③과 ④를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F⁻, Cl⁻, SO42⁻ 이온이 검출되었다. ③의 Cl⁻ 농도 측정 결과, 탈염 1차에서 26⋅25 ppm, 탈염 2차에서 6.13 ppm, 탈염 3차에서는 0.55 ppm이 측정되었으며, 서서히 용출양이 감소하여 탈염 6차에서 0.37 ppm이 측정되었다. SO42⁻ 이온은 1차에서 25.56 ppm을 용출하고 2차에서 3.27 ppm이 용출되어 용출량이 크게 감소하였다. 3차 이후 탈염에서 용출량이 서서히 감소하여 탈염 후반에는 0.08 ppm으로 측정되어 SO42⁻ 이온의 용출이 완료되었다. 또한 F⁻ 이온도 소량이지만 탈염 1차에서 0.12 ppm으로 측정되었으며, 2차에서는 0.03 ppm으로 감소하면서 그 이후로는 검출되지 않았다. ④의 Cl⁻ 이온농도 측정 결과, 탈염 1차에서 13.67 ppm로 6점의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 중 Cl⁻ 농도가 가장 낮았다. 탈염 2차에서 3.84 ppm으로 측정되며 이후 0.34 ppm까지 낮아지며 용출될 수 있는 Cl⁻ 이온은 대부분 용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SO42⁻ 이온은 탈염 1차에서 7.11 ppm을 용출시키고, 2차부터 0.56 ppm 이하로 용출되어 1차에서 대부분의 SO42⁻ 이온이 용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F⁻ 이온은 소량 검출되었으나 탈염 2차 이후로 검출되지 않았다.
가열한 상태의 100℃ SSC에서의 침적 탈염방법을 실시한 ⑤와 ⑥에서 검출된 음이온은 F⁻, Cl⁻, NO3⁻, SO42⁻, PO43⁻이다. 육안 관찰 시 가장 부식이 많이 진행되었던 ⑤의 경우는 Cl⁻ 이온은 탈염 1차에서 71.29 ppm이 측정되어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 중 가장 높은 Cl⁻ 이온의 용출을 보여주었다. 탈염 2차에서 3.40 ppm이 측정되었으며, 그 이후 탈염 6차까지 0.33 ppm 내외로 검출되었다. SO42⁻ 이온은 Cl⁻ 이온 다음으로 용출량이 높은데, 탈염 1차에서 20.40 ppm, 2차에서 0.70 ppm이 검출되어 용출량이 크게 감소하고, 3차부터 0.3 ppm 내외로 매우 낮은 양을 보였다. F⁻ 이온과 NO3⁻ 이온은 탈염 1차에서 용출되었으나 탈염 3차 이후로는 검출되지 않았다. ⑤에서는 ①∼④와는 다르게 PO43⁻ 이온이 검출되었는데 탈염 2차에서 8.50 ppm이 측정되고 그 이후로 검출되지 않았다. ⑥의 경우, Cl⁻ 이온은 탈염 1차에서 28.03 ppm, 탈염 2차에서 4.35 ppm이 측정되었으며, 그 이후 0.36 ppm으로 용출량이 낮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SO42⁻ 이온은 1차에서 8.98 ppm을 용출하고 3차 이후로는 0.12 ppm 이하로 측정되어 용출량이 크게 감소하였다. 이 외에 F⁻ 이온과 NO3⁻ 이온은 탈염 1차에서 소량 검출되었으나 3차 이후로는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⑥에서도 PO43⁻ 이온이 검출되었으며, 탈염 1차에서 17.88 ppm이 측정되었으며, 그 이후로 1.60 ppm으로 측정되었다.
상온에서 비가열식으로 탈염처리한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의 염소이온 용출량을 보면, 처음에는 더디게 용출되다가 최종 단계인 6차에서는 가열식 탈염처리와 큰 차이없이 염소이온이 용출되었다.
오랜 기간 다량의 철제유물을 탈염처리하면서 검증된 가열식 방법에 비해 동일하게 탈염의 효과를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비교적 부식상태가 양호하고, 다양한 유기물이 부착되어 있어 가열식 탈염처리가 어려운 한국전쟁 유품에는 충분히 대안의 가능성을 가진 탈염처리 방법으로 생각된다.
5.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비무장지대에서 수습된 총기류 유품을 과학적으로 보존처리하고, 이들 총기류에 적용 가능한 탈염방법을 찾아보았다. 유해발굴을 통해 수습된 철제 총기류에 적합한 탈염처리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동일한 용도 및 형태로 제작된 M1 소총의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 6점을 각각 다른 탈염처리 조건으로 실험하였다. 총기류 유품에 대한 보존처리와 탈염실험 결과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1. 총기류 유품의 보존처리는 예비조사로서 육안관찰 및 사진 촬영 그리고 X선 투과조사를 실시하였다. X선 투과조사 결과, 총구 끝에서 약실까지 한 개체로 온전히 남아 있는 총신 1점에서는 탄약 3발이 장전되어 있었다. 특히 약실에서 격발된 탄환이 총열에 그대로 남아 있어 한국전쟁 당시 사용 중에 매장되었음을 알 수 있다. 총기류 유품은 대체로 표면의 부식이 심하지만 부식으로 인한 내부 균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방아틀 뭉치 1점은 방아쇠와 연결된 부품의 내부 구조와 형태의 차이를 통해 방아쇠가 당겨져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적갈색으로 부식된 총열과 총열덮개 고정나사(델타링), 방아틀 뭉치에서는 주 원소로 철(Fe)이 검출되는 철 재질로 확인되었으며, 짙은 회색의 가스실린더는 주 원소로 검출된 철(Fe)과 함께 크롬(Cr)이 높은 함량으로 포함된 스테인리스강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이들 두 가지 종류의 금속 재질을 보여주는 보존처리가 필요하다. 과학적인 조사 이후에는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탈염 실험 결과를 토대로 탈염처리를 실시하였다. 이후 총기류 유품의 잔존 수분을 제거하기 위한 건조 과정과 재질의 안정성 부여를 위한 강화처리 순서로 보존처리를 완료하였다.
2. 탈염용액에 대해 음이온을 분석한 결과, 시료에서 검출된 음이온은 F⁻, Cl⁻, NO3⁻, SO42⁻, PO43⁻이다. 기존의 출토유물 탈염방법인 침적방법을 사용하였으나 온도와 탈염용액의 종류에 따라 4가지 경우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하였다.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 ①∼⑥은 탈염 1차∼2차에서 대부분의 Cl⁻ 이온을 용출시키는 양상을 갖는다. 그 중에서도 ⑤∼⑥의 경우 가장 많은 용출량을 보여주며, 그 이후로 서서히 용출량이 감소하였다. 따라서 100℃ SSC에서 실시한 침적탈염방법이 나머지 탈염방법과 비교하였을 때 더 많은 용출량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효과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Cl⁻ 이온 이외에 F⁻, NO3⁻, SO42⁻, PO43⁻ 이온에서도 탈염 1, 2차에서 대부분의 음이온이 용출되며 그 이후로 서서히 감소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어 탈염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⑤∼⑥에서는 나머지 시편에서는 거의 검출되지 않은 NO3⁻, PO43⁻가 확인되어 이온들의 용출이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3. DMZ 내 출토 전쟁유품은 매장된 지 70여 년 정도이므로 고고유물에 비해 비교적 짧은 매장 기간을 가진 만큼 부식층의 염소이온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따라서 출토 고고유물과 동일한 탈염시간, 온도, 횟수 등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예비실험을 통해 탈염처리 방법에 따른 염소이온의 추출 정도를 비교 실험한 결과,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의 경우 100℃ SSC에서 가장 많은 용출량을 보였으며 탈염기간이 1∼2주로 매우 짧은 결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나머지 유품 중 총기부속과 소총은 100℃로 가온하여 8시간, 상온에서 16시간씩 매주 1회 약품을 교체하여 총 6회 탈염처리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탄약이 장착된 소총의 경우 탈염 시 고온 및 진공함침으로 인한 압력으로 폭발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탈염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분석결과로 보아 매장 고고유물의 침적탈염 방법도 근현대 철제 전쟁유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하여 유사한 탈염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탈염기간에서 그 차이를 보이며 탈염 종료 후 염소이온의 수치는 유품의 재부식을 촉진시키기에는 낮은 수치를 보였다. 따라서 최대한 보존을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처리에 임하되 처리 후에는 금속에 적합한 보관 관리에 더 집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실험은 근현대에 제작된 개머리판 철제 부속품을 대상으로 실험하였으며 실험대상의 숫자가 적어 침적탈염방법의 모든 효과를 객관화하기에는 부족하다. 또한 실제 현장에 매장되어 있는 근현대 철제 유품의 적용에 있어서 주변 토양 환경이나 유품의 구조적 다양성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고려한 연구를 계속 진행하여 한국전쟁 철제 유품뿐만 아니라 근⋅현대 철제 문화재에 더 적합한 탈염방법이 다양하게 제안되어야 할 것이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조사연구(R&D) 『무기질문화재 보존처리 및 조사』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