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토 청동유물의 납 함량에 따른 부식층 및 부식생성물 특성 분석
Characteristics of Corrosion Layers and Corrosion Products by Lead Contents of Excavated Bronze Artifa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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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화학조성의 삼원계 출토 청동유물을 대상으로 부식층 및 부식생성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을 실시하여 납 함량에 따른 청동유물의 부식특성에 대해 연구하였다.
출토 청동유물 2점의 부식층 및 부식생성물 분석결과, 선택부식, 고주석부식층의 형성, 납화합물의 부식특성이 확인되었다. 또한 납 함량이 높은 시편과 납 함량이 낮은 시편은 부식층위구조와 소지금속 내에 형성된 부식생성물의 종류 등에서 차이를 나타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납 함량이 높은 시편에는 적색 계열의 산화납과 백색, 적색, 황색, 녹색 등의 다양한 색상을 가진 탄산납 계열의 부식생성물이 형성된 것을 확인하였다. 다만, 본 연구에서 분석한 사례만으로는 시료의 개수가 부족하여 납 함량비에 따른 부식 경향성을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향후 다양한 합금조성비의 청동유물을 대상으로 한 부식층위구조 및 부식생성물 분석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aims to investigate the corrosion characteristics of bronze artifacts according to lead contents by conducting a comprehensive analysis on corrosion layers and corrosion products focusing on excavated bronze artifacts of ternary alloys with various chemical compositions.
From the research outcome, the selective corrosion, high-tin corrosion layers, and lead compounds were identified in two excavated bronze artifacts, and there was a difference in the structure of corrosion layers and the corrosion products of core metal between high lead content bronze and the lowest lead content bronze. Especially, based on the specimen with the highest lead content, it was identified that lead oxide in reddish color and a large quantity of lead corrosion products including lead carbonate in various colors such as white, red, yellow, and green are distributed inside the base metal.
In this study, the number of analyzed samples is insufficient to represent the corrosion characteristics of bronze artifacts made of the ternary alloys. Therefore, it is judged that basic data should be accumulated by conducting a corrosion characteristic study on bronze artifacts with various alloy composition ratios in the future.
1. 서 론
청동은 기본적으로 구리(Cu)와 주석(Sn)의 합금이지만 경제적 측면과 작업성 개선을 이유로 납(Pb)을 첨가하여 구리(Cu)-주석(Sn)-납(Pb)의 삼원계 합금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납의 녹는점은 구리의 녹는점보다 낮은 374.2℃이므로, 용탕의 용융점을 낮추어 주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여, 주조품의 제작을 용이하게 하였다. 또한 납의 산지는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어 자원이 풍부하고 값이 저렴하므로, 값비싸고 귀한 주석을 대신하여 청동기 합금 시 투입되는 양이 증가하였다(Choi, 2014). 특정 시대에는 사회상의 변화에 따라 납 함량을 높여 청동제 생활용품을 제작하기도 하였는데, 이는 추가공정이 필요 없으며 저렴한 단가로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Jeon, 2013). 따라서 고대 한반도에서는 납과 주석의 금속학적 특징을 이해하고, 목적과 용도에 적합하도록 합금비율을 조절하여 청동기를 제작하였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높은 강도를 필요로 하는 화살촉, 동과(銅戈) 등의 무기류는 주석의 함량을 높여 경도를 높임과 동시에 납의 함량을 적게 하였으며, 세밀한 문양 표현이 요구되는 공예품에는 주조성의 향상을 위해 납을 보다 많이 첨가하였다(Hwang, 2009).
삼원계 청동합금에 포함된 납은 편석의 형태로 존재하며 구조적 불안정성과 균열을 발생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된다(M. Bernabanale et al., 2019). 납의 함량이 높아질수록 청동합금 내부의 전위차는 커지게 되어 금속 표면에 수많은 전지가 형성되고, 전류를 통해 외부환경에 존재하는 부식인자들이 출입하며 산화반응이 빠르게 진행된다. 따라서 청동합금의 내식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가 될 수 있다(Lee, 2000). 또한 일부 납 이온은 외부로 이동하여 빈 공간을 만들고, 해당 빈 공간에 구리 이온이 침적되어 납 편석은 Cuprite로 대체된다는 특성이 있으므로(Marta Quaranta, 2014), 납은 출토 청동유물의 부식특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출토 청동유물의 부식특성은 매장환경을 구성하고 있는 토양의 수분 함량, pH, 유기물질의 유무 등 다양한 인자들에 의해 형성되며, 유물이 장기간 부식됨에 따라 우선적으로 형성된 부식생성물이 지하수에 의해 운반되는 부식인자와 반응하여 2차적으로 변환되기도 한다.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조건들에 의해 출토 청동유물에는 다양한 부식특성이 나타나며(Vanessa Muros& David A. Scott, 2016), 현재까지 국내⋅외에서는 다양한 유적지에서 출토되는 청동유물을 대상으로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여 부식특성을 규명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청동유물 부식층위의 단면관찰 및 부식생성물의 성분분석 등을 통해 합금성분의 선택적 부식인 탈구리⋅탈주석 현상과 고주석부식층의 형성, 이차생성구리 및 납화합물의 존재 등 출토 청동유물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식특성을 확인하였다(Lee et al., 2013). 또한 라만분광분석을 통해 출토 청동유물에 형성된 부식생성물의 정확한 화합물을 동정하였고(Kim, 2015), Cu-Sn 이원계 합금과 Cu-Sn-Pb 삼원계 합금의 부식특성을 비교분석함으로써 제작기법 및 합금조성비에 따른 부식층 및 부식생성물의 차이점을 규명한 바 있다(Jang et al., 2020). 또한, 동일한 청동유물 내에서도 유물의 외측면과 내측면에 접한 환경의 미시적인 산화⋅환원조건의 차이에 의해 부식 특성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어 고대 동검을 대상으로 제작기술 추론 및 부식특성 연구가 수행되었으며, 청동유물의 부식특성은 매장환경 내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일률적으로 나타나지 않음을 언급하였다(Jang, 2020).
선행연구를 살펴본 결과 합금조성비 및 특정 합금원소에 초점을 맞춘 부식특성연구는 비교적 미비하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납 함량에 차이가 있는 삼원계 출토 청동유물 시편 2점을 대상으로 부식층위구조 관찰과 함께 부식생성물의 형태학적 관찰, 성분분석 및 화합물 분석 등 다각적인 분석을 실시한 후, 비교분석하여 청동유물의 납 함량에 따른 부식특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연구대상은 보은 성주리유적의 조선시대 토광묘에서 출토된 청동경 1점 및 부여 호암리 규암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부지 내 문화유적 고려시대 토광묘에서 출토된 청동잔 1점이다. 유물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극미량의 시료를 채취하였으며, 금속현미경을 이용하여 미세조직을 관찰하고, SEM-EDS를 이용하여 유물의 주성분 및 합금조성비를 확인하였다. 합금조성 분석 시 부식되지 않은 소지금속을 대상으로 면분석을 3회 실시하여 평균값을 산출하였으며,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납 함량비 약 26 wt%, 5 wt%의 청동유물 2점을 선정하였다(Figure 1, Table 1).
2.2. 연구방법
2.2.1. 부식층위구조⋅부식생성물 형태 관찰 및 성분분석
전처리된 마운팅 시료를 대상으로 에칭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속현미경(EPIPHOT 200, NIKON, JPN)의 암시야(Dark Field mode)로 시료의 단면을 관찰하여 부식층 층위구조를 확인하였으며, 특정 부위를 100배, 200배, 500배로 관찰하였다. 이후 시료를 Pt-coating하여 주사전자현미경(SU-3800, HITACHI, JPN)의 후방산란전자상(Backscattered Electron Image)으로 확대 관찰하였으며, 분석조건은 가속전압 15 kV, 작동거리(Working Distance) 9∼12 mm, Spot size 10∼16으로 설정하였다.
부식층 및 부식생성물은 주사전자현미경에 부착된 에너지분산형 X-선분광기(Ultim Max-40, Oxford Instrument, GBR)를 이용하여 성분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조건은 가속전압 15 kV, 작동거리(working distance) 9∼12 mm, Spot size 10∼16, 분석 시간은 60 s로 설정하였다.
2.2.2. 부식생성물의 화합물 분석
부식생성물의 화합물 분석은 라만분광분석기(LabRam ARAMIS, Horiba Jobin Yvon, FRA)를 이용하였다. 광원의 종류는 Nd:YAG 532 mm이며, 분석조건은 강도 30 mW, 필터 D1(10%), 노출시간은 60∼200 sec, 측정범위는 100∼2000 cm-1로 설정하였다. 누적 분석횟수는 3회로 고정하였으며, 분석조건 변경 시 Silicon 샘플을 Calibration하였다. 분석결과는 보정을 실시하지 않은 상태로 RRUFF ™ Project의 표준 데이터 및 선행연구결과와 비교하여 화합물 종류를 확인하였다.
3. 연구결과
3.1. 부식층 층위구조 관찰
SJ-1의 부식층 층위구조 관찰결과 유물 표면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유물의 내부 표면에 밀집하여 형성되는 내부부식층과 소지금속의 이중구조로 확인되며, 유물 표면 외부에 형성되는 외부부식층은 관찰되지 않는다(Figure 2). 내부부식층은 비교적 얇게 형성되어 있고, 내부부식층과 소지금속의 경계에 백색, 적색, 녹색 등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부식생성물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
이어, HA-1의 부식층 층위구조 관찰결과 청동합의 내측면에는 소지금속을 중심으로 외부부식층이 형성되어 있으며, 외부부식층과 소지금속 사이에 적색과 황색계열의 경계층위가 존재한다(Figure 3). 또한, 시료의 분석위치별로 층위구조가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2. 부식생성물 관찰 및 성분분석
3.2.1. Pb계열 부식생성물
SJ-1의 내부부식층 및 소지금속에서 다수 관찰되는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부식생성물 및 HA-1의 내부부식층에 존재하는 적색 계열 부식생성물을 확대 관찰하였다(Figure 4). SJ-1의 내부부식층 균열부에는 백색, 적색이 혼재된 구형의 부식생성물이 관찰되었으며, 비교적 희뿌연 형태의 녹색 계열 부식생성물 및 적색, 황색 등의 입자형 부식생성물이 관찰되었다. 소지금속 내부에 존재하는 납 편석은 일부분이 부식되어 적색을 띠고 있다. HA-1의 경우, α상 선택부식부 사이로 적색의 입자가 존재하고 있다.
부식생성물의 SEM-EDS 성분분석결과(Table 2) SJ-1의 백색, 적색 부식생성물은 모두 Pb, O가 주 원소로 검출되므로 납계열 부식생성물로 판단된다. 내부부식층 균열부 및 공동에 형성된 미정질의 백색, 연한 녹색의 부식생성물 또한 Pb, O가 주성분인 납계열 부식생성물로 추정된다. HA-1의 적색, 주황색 입자형 부식생성물은 Pb, Cu, O가 주성분인 부식생성물로, 여러 합금성분이 혼재되어 있다. 이러한 분석결과로 미루어 보아 납계열 부식생성물은 다양한 색상⋅형태로 소지금속 내에 형성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2.2. Cu계열 부식생성물
SJ-1, HA-1의 내부부식층에 존재하는 녹색의 구형 부식생성물 및 HA-1의 외부부식층을 확대 관찰하였다(Figure 4). SJ-1의 내부부식층 균열부에 존재하는 구형의 부식생성물은 상단의 연녹색과 하단의 에메랄드색이 혼재되어 있으며, HA-1의 내부부식층 균열부에도 구형의 녹색 부식생성물이 밀집해 있다. 또한, HA-1의 내부부식층과 소지금속의 경계면에는 적색, 황색의 부식생성물이 존재한다.
부식생성물의 SEM-EDS 성분분석결과(Table 3) SJ-1의 녹색 부식생성물인 분석지점 ⓒ-1, HA-1의 구형 부식생성물인 분석지점 ⓑ-2, 외부부식층을 구성하는 청록색 부식생성물인 분석지점 ⓒ-3은 Cu, O가 주성분인 구리계열 부식생성물로 확인되었다. HA-1의 경계층위를 구성하고 있는 적색 계열 부식생성물 ⓒ-2 또한 Cu, O가 주성분으로 검출되었다.
3.3. 부식생성물 화합물 분석
SJ-1, HA-1에서 관찰되는 부식생성물을 대상으로 라만분광분석을 실시하여 부식생성물의 화합물을 동정하였다(Figure 6). ⓐ, ⓑ는 납계열 부식생성물의 라만분광분석 결과이며, SJ-1의 적색 입자형 부식생성물은 Litharge(PbO)로 확인된다. 황색, 연녹색 계열의 납계열 부식생성물은 Cerussite(PbCO3)로 확인되므로. SJ-1에 존재하는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납계열 부식생성물은 Litharge(PbO)와 Cerussite(PbCO3) 두 종류의 화합물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백색과 적색이 혼합된 구형 부식생성물 중 백색 부분의 경우 Litharge(PbO)의 Raman shift와 Cerussite(PbCO3)의 Raman shift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므로, 해당 분석위치의 라만분광분석 결과인 ⓒ는 두 화합물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는 HA-1의 Pb, Cu, O가 혼재된 부식화합물의 결과로, Cerussite(PbCO3)와 Cuprite(Cu2O)의 Raman shift가 함께 나타난다.
ⓔ는 구리계열 부식생성물의 라만분광분석결과로, SJ-1에 존재하는 구형의 구리계열 부식화합물 및 HA-1의 외부부식층과 내부부식층에 존재하는 구형의 입자는 Malachite(Cu2CO3(OH)2)의 Raman shift가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염기성 탄산구리는 출토 청동유물의 외부부식층 뿐 아니라 소지금속, 내부부식층 등 다양한 공간에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는 두 시료의 내부부식층을 구성하는 녹색 부식생성물의 분석결과로, 550, 630 cm-1 부근에서 Raman shift가 검출되며, RRUFF™ Project에서 제시하는 Cassiterite(SnO2)의 표준 스펙트럼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산화주석의 나노 입자크기와 관련이 있는데(Jang, 2022), Nano-SnO2의 경우 482, 486, 568, 622, 706 cm-1의 peak가 나타난다(Ospitali et al., 2012). 이러한 선행연구결과와 SEM-EDS 성분분석결과를 종합하여 봤을 때, 주석계열 부식생성물은 산화주석인 Cassiterite(SnO2)로 판단된다.
4. 고 찰
4.1. 출토 청동유물의 부식특성
납 함량이 약 26 wt%, 5 wt%인 삼원계 출토 청동유물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여 부식층위 관찰 및 부식생성물 성분분석을 실시하였으며,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납 함량비에 따른 부식특성을 정리하였다(Table 4). 2점의 청동유물에서는 외부부식층, 내부부식층 등 부식층위구조가 확인되었으며, 미세조직의 선택부식과 합금원소인 구리⋅주석⋅납계열의 부식생성물이 존재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어, 각 유물별 부식생성물의 종류 및 특성을 정리하였다. Pb 함량이 약 26 wt%인 SJ-1에서 구리계열 부식생성물은 Malachite, Cuprite가 확인되었으며, Malachite는 내부부식층에 구형의 입자형태로 존재하였다. Cuprite는 내부부식층에서는 주석 계열 부식생성물인 Cassiterite가 확인되었다. 납 계열 부식생성물은 적색 계열의 Litharge와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Cerussite, 납 편석이 일부 부식되어 적색의 Litharge와 혼합되어 있는 화합물, Litharge와 Cerussite가 혼합되어 있는 형태로 구분되어진다(Table 5).
HA-1에서 구리 계열 부식생성물은 Malachite, Cuprite가 존재하는데, Malachite는 외부부식층을 구성하거나, 고주석부식층의 내부에 구형의 입자형태로 존재하기도 한다. Cuprite는 외부부식층과 소지금속 간 경계층위 또는 소지금속 내부에서 입자형태로 존재한다. 내부부식층은 주석 계열 부식생성물인 Cassiterite로 구성되어 있다. 소지금속 내부의 납 편석 부식부에서는 Cuprite와 Cassiterite가 혼합된 형태의 부식생성물이 확인되었다(Table 6).
이어, 본 연구대상 2점의 부식특성을 심층 고찰하기 위해 국내에서 발표된 삼원계 출토 청동유물 부식특성 선행 연구결과와 비교분석을 실시하고자 하였다. 비교분석대상은 총 7점으로, 경산 임당 출토 청동경 및 동검(Lee et al., 2013), 세종 봉안리 출토 청동합 1점(Jang et al., 2020), 완주 신풍유적 출토 동검 3점(Jang, 2020), 부여 송국리 출토 청동유물 1점(Jang, 2022)이다. 비교분석대상 7점의 합금비, 출토지, 부식층위구조, 선택부식양상, 부식생성물의 종류 등을 Table 7에 정리하였다.
한반도에서 출토된 삼원계 청동유물 7점 모두 소지금속 내부의 α상 및 α+δ상 선택부식이 발생하였으며, 부식층위가 형성되었다. 세종 봉안리 출토 청동합(No.3), 경산 임당 출토 세형동검(No.2), 부여 송국리 출토 청동유물(No.7)은 외부부식층과 내부부식층이 존재하며, 경산 임당 출토 청동경(No.1)은 외부부식층은 관찰되나 내부부식층은 확인되지 않았다. 완주 신풍유적 출토 세형동검 3점(No. 4, 5, 6)은 유물 내부 표면에 주석 함량이 밀집한 내부부식층이 존재한다. 또한, 주석함량이 약 2.9 wt%로 낮은 경산 임당 출토 청동경을 제외한 6점 모두 소지금속 내부표면에 고주석부식층이 형성되었다는 공통점을 확인하 였다.
이와 더불어 Malachite(Cu2CO3(OH)2), Cuprite(Cu2O) 등의 구리계열 부식생성물과 주석계열 부식생성물인 Cassiterite(SnO2), 납계열 부식생성물 Litharge(PbO), Cerussite(PbCO3) 등이 검출되므로, 출토 청동유물에서는 합금성분에 따라 다양한 부식생성물이 형성된다는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선행연구결과와의 비교분석결과 국내에서 출토된 삼원계 청동유물은 부식층위의 형성, 미세조직의 선택부식, 다양한 부식생성물의 형성 등과 같은 부식특성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대상 2점의 시료는 출토 청동유물의 고유한 부식특성이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4.2. 출토 청동유물의 납 함량에 따른 부식특성
본 연구에서는 납 함량비에 따른 청동유물의 부식 특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납 함량비가 서로 다른 청동유물 2점의 부식특성 분석결과 부식층위구조, 내부부식층의 형태, 소지금속 내에 형성된 부식생성물의 특성에서 차이점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SJ-1은 외부부식층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유물의 표면 부근에 구형의 납계열 부식생성물이 다수 밀집되어 있다. 반면 HA-1은 외부부식층이 존재하며, 녹색 계열의 미정질 내부부식층이 두껍게 형성되어 있다. 또한 내부부식층과 소지금속의 경계면에 적색 입자형 부식생성물이 다수 밀집해 있다. 따라서 출토 청동유물은 납 함량에 따라 부식층의 층위구조 및 부식층을 구성하는 부식생성물의 종류에서 차이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Figure 7).
이어, 소지금속 내에서 관찰되는 부식생성물의 종류 및 형태를 비교하였다. SJ-1은 다양한 형태와 색상의 납계열 부식생성물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HA-1에서 관찰되는 적색 계열의 입자는 Cuprite 또는 Litharge, Cerussite 등 구리와 납이 혼합된 형태의 화합물이다(Figure 8). 이를 통해 납 함량이 높은 청동유물일수록 납의 선택부식이 우세하게 발생하여 다양한 납계열 부식생성물이 형성되고, 이에 따라 납 함량비는 부식층 및 부식생성물의 형성과정, 부식특성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합금조성비가 상이한 출토 청동유물 2점을 대상으로 부식층위 관찰 및 부식생성물의 분석 등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비교분석을 실시하여 출토 청동유물 납 함량에 따른 부식특성에 대해 종합 고찰을 시도하였다.
납 함량이 26 wt%로 비교적 높은 청동유물의 분석결과 외부부식층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납의 선택부식이 우세하게 발생하여 다양한 형태와 색상의 납계열 부식생성물인 Litharge(PbO), Cerussite(PbCO3)이 형성된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 납 함량이 약 5 wt% 내외로 비교적 낮은 청동유물은 표면 내부에 고주석부식층이 두껍게 형성되었다. 이와 동시에 소지금속 내부에서는 납(Pb)과 구리(Cu)가 혼합된 적색 계열 부식생성물이 다수 관찰되었다. 이를 통해 출토 청동유물에서는 납의 함량이 높을수록 납편석의 선택부식이 우세하게 발생하고, 납의 용출량이 상대적으로 많기에 다양한 색상과 형태의 납계열 부식생성물이 다수 형성되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삼원계 출토 청동유물의 납 함량에 따른 특징적인 부식특성의 차이를 알아보았다. 그러나 해당 연구에서 분석한 청동유물만으로 납 함량비에 따른 부식 메커니즘 및 전반적인 부식 경향성을 대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합금조성비의 청동유물을 대상으로 과학적 분석연구를 진행하고, 합금조성비와 부식특성 간 연관성을 해석하는 종합적인 연구가 다수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2021년도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원학술연구 출토 청동유물의 납 함량비에 따른 부식메커니즘 및 부식생성물 특성 연구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행정 및 재정적 지원에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