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복암리유적 출토 복골의 과학적 분석과 보존처리

Scientific Analysis and Conservation of Oracle Bone Excavated in Bokam-ri, Naju

Article information

J. Conserv. Sci. 2022;38(5):520-533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2 October 31
doi : https://doi.org/10.12654/JCS.2022.38.5.13
Naju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Naju 58264, Korea
김민재, 이은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Corresponding author E-mail: eunji28@korea.kr Phone: +82-61-339-1121
Received 2022 September 15; Revised 2022 October 11; Accepted 2022 October 14.

Abstract

본 연구에선 나주 복암리유적 8차 발굴조사 중 출토된 복골을 대상으로 보존처리와 과학적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재료학적 특성을 검토하였다. 점복(占卜)에는 주로 동물의 견갑골에 정치(整治)-찬(鑽)-착(鑿)-작(灼) 과정을 거쳐 점을 치는데, 이때 사용된 용구를 복골(卜骨)이라 한다. 6호 구상유구에서 확인된 복골은 점복과정으로 인한 인위적 손상과 매장환경 내에서 토압과 동결융해로 인해 박리와 박락 및 부후가 발생한 상태였다. 복골을 응급수습하고 이물질 제거와 탈수, 강화, 역전, 접합 및 복원의 순서로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이물질 제거과정에는 토양과 함께 수습한 복골의 내부 형태를 추정하기 위해 X-선 3차원 단층 분석을 실시하고 Mesh형태의 Data를 추출하여 보존처리 과정에 적용하였다. 3D Scanning을 실시하여 획득한 Scanning Data는 정밀실측도면을 작성하는 한편, Modeling Data를 바탕으로 복골과 받침대를 3D Printing하여 향후 추가적인 연구와 전시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하였다. X-선 투과조사와 X-선 디지털 영상촬영 결과 육안관찰이 어려운 작흔(灼痕)과 균열을 정밀하게 기록할 수 있었다. 복골의 재료로 사용된 견갑골의 종(種)을 확인하기 위해 포유류의 추정군을 압축하고 표본을 제작하여 형태적인 비교를 실시한 결과 점복용구로 수컷 멧돼지의 좌측 견갑골을 사용한 것을 추정할 수 있었다.

Trans Abstract

In this study, the materialistic characteristics were reviewed based on the conservation treatment and scientific analysis results obtained for the abdominal bones excavated during the 8th excavation survey of the remains of Bokam-ri, Naju. In divination, the animal’s scapula is typically dotted, and the tool used is called the oracle bone. The oracle bone excavated from the no. 6 spherical historical site was artificially damaged during the divination process. Exfoliation and degradation also occurred on the burial environments due to various factors such as earth pressure, freezing, and thawing. In the process of cleaning, an X-ray three-dimensional tomography analysis was performed to estimate the internal shape of the abdominal bone collected from the soil, and mesh-type data were extracted and applied to the preservation process. The data obtained through the 3D scanning process was prepared with a precise measurement drawing. The restored product of the oracle bone and the pedestal were 3D printed based on the modeling data so that they could be used for further research and exhibition. X-ray irradiation and X-ray digital imaging showed that the marks and cracks that were difficult to observe were accurately recorded. To identify the species of scapula used as a material for the oracle bone, the estimated group of mammals was compressed and a sample was produced. Then its morphological comparison was conducted, and it was estimated that the left scapula of a male wild boar was used as a fortune-telling tool.

1. 서 론

인류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예언이나 점성 등을 통하여 미래의 일을 예견하거나 판단하고자 했다(Park, 2010). 자연현상이나 징조를 신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행위 중 하나인 점복(占卜)은 주술을 이용해 미래를 추정하는 동물점 중 하나로, 고대부터 개인의 길흉부터 농경생활에 필요한 기후는 물론 풍흉이나 전쟁과 같은 국가적 중대사를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였다.

동북아 문화권에서는 고대부터 점복에 대한 기록이 다양하게 확인되는데 점복에 대한 어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중국 후한(後漢)의 경학자(經學者) 허신이 서술한 『설문해자(說文解字)』에 서술된 ‘점(占)’자는 점을 치는 행위인 ‘복(卜)’이 끝난 후 입(口)으로 해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복(卜)’자는 귀갑(龜甲)이나 수골(獸骨)에 달궈진 쇠꼬챙이를 지져 갈라진 모양을 상형한 자를 의미한다(Kim, 2008).

중국에서는 은대 이전부터 점복에 귀갑(龜甲)과 수골(壽骨)과 같은 골각을 사용하였는데, 『한서(漢書)』에는 황제와 조정에서 행한 정복과정과 정치가들의 의견이 언급되어 있으며, 『사기⋅귀책열전(史記⋅龜策列傳)』에는 점복사(占卜師)들을 위해 귀갑과 수골을 사용한 점복의식 지침이 안내되어 있다(Sang, 2001).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지』 「위서⋅동이전(魏書⋅東夷傳)」 <부여조(夫餘條)>에 ‘소를 잡아서 발굽을 보아 길흉을 점치는데, 도살한 소의 발굽이 갈라져 있으면 흉하고 발굽이 붙어있으면 길하다고 생각한다.’라는 우제점법에 대한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Jang, 2013). 이외에도 『삼국지』 「위서⋅동이전」 <왜인조(倭人條)>에선 ‘중요한 일이 있거나 길을 떠나기 전에 뼈와 무를 태워 길흉을 점을 치는 풍속이 있다. 무가 자란 곳에 점치려는 내용을 먼저 고하는데, 그 방법이 거북점(令龜法)을 치는 것과 같고, 불에 타 갈라진 자국으로 조짐을 점쳤다.’라는 기록이 있어, 고대 동아시아에서는 점복문화에 관한 기록이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다.

국내에서 복골이 출토된 위치를 살펴보면 해남 군곡리 패총, 김해 봉황동유적 회현리 패총, 사천 늑도유적과 같이 주로 수계 주변지역에서 확인되는 양상을 보이며, 사슴과 돼지 같은 포유류의 견갑골을 주재료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확인되는 복골은 주로 패총이나 저습지에서 출토되는데, 이는 당시의 사안에 대한 점복의식이 끝난 후에는 폐기되거나 중요하게 다루어지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습한 토충에서 골각이 자주 확인되는 이유는 칼슘이온이 용탈되면서 주변의 산성 토양을 약알칼리성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유기물질이 잘 보존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기 때문이다(Eun, 1999).

그러나 산성이 강한 우리나라 토양의 특성과 토압으로 인한 손상 등으로 인해 골각의 출토 수량은 적은 편이며, 점복과정에서 견갑골의 일부분을 깎거나 파낸 후 고온에 표면을 지지는 행위로 발생하는 손상으로 인해 출토 시 잔존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정신세계를 다루는 점복문화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다른 출토유물에 비해 연구가 미진한 상태이다(Choi, 2018).

본 연구에서는 2019∼2020년 나주 복암리유적 8차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복골의 보존처리와 동정을 위해 과학적 분석과 복원을 바탕으로 복골에 사용된 재료적 특성을 규명하고 활용방안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였다.

2. 연구대상

2.1. 복골의 제작기법

점복에 사용되는 용구는 갑골(甲骨)이라 하며, 글자의 유무에 따라 유자갑골(有字甲骨)과 무자갑골(無字甲骨)로 분류할 수 있다. 점복에는 주로 동물의 견갑골(肩胛骨)을 사용한 복골(卜骨)과 거북의 복갑(腹甲) 또는 배갑(背甲)을 재료로 하는 복갑(卜甲)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Lee, 1982), 주로 견갑골을 재료로 하는 복골의 경우 각 부위별 명칭은 다음 Figure 1과 같다.

Figure 1.

Partial name of oracle bone.

점복에 사용할 동물의 뼈는 불을 이용한 점복행위로 인해 쪼개지거나 금이 간 부분을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사전에 가공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뼈 일부분을 깎거나 긁어 파내는 정치(整治)작업 후, 불이나 도구로 지질 구멍을 먼저 파두는 찬(鑽), 그 옆에 작은 구멍을 덧파서 원하는 방향으로 균열을 내기 위한 과정인 착(鑿) 과정을 통해 점복에 사용할 재료로써 준비과정을 거친다. 이후 축문을 외운 뒤에 전면을 불에 지지거나 고온에 달군 도구를 미리 판 구멍에 접촉시켜 점괘를 묻는 작(灼) 과정을 통해 점복을 진행한다(Eun, 1999). 각 과정별로 세부적인 제작기술은 다음과 같다.

2.1.1. 정치(整治)

견갑골을 재료로 하는 복골에 불길이 잘 먹힐 수 있도록 뒷면의 견갑극을 깎아 평평한 판 형태로 다듬거나, 측연과 견갑골경을 잘라내고 뼈 내부의 해면골(海綿骨)을 파냄으로써 두께를 얇게 만드는 준비과정이다.

2.1.2. 찬(鑽)

정치가 완료된 복골을 불에 바로 지지기도 하지만 그전에 날카로운 도구를 이용하여 뼈에 구멍을 파는 찬(鑽) 작업을 하는데, 찬 작업으로 발생한 구멍은 작(灼) 과정에서 짧은 시간 내에 점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2.1.3. 착(鑿)

찬 과정으로 인해 발생한 구멍 옆에 원하는 방향으로 균열을 유도할 수 있는 작은 구멍을 연달아 덧파는 과정을 착(鑿)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출토된 복갑(卜甲)에서 주로 확인되지만 국내에서 확인된 복골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2.1.4. 작(灼)

정치-찬-착 과정에 걸친 준비를 마치면 점괘를 묻기 위한 작(灼)을 행한다. 점칠 내용에 대한 주문(呪文)을 외우고 가공한 뼈를 불에 지지는 과정으로, 복골 표면 전체를 불에 직접 닿게 하거나 고온에 달군 도구를 찬이나 착 작업으로 만든 구멍에 접촉한다. 복골은 불이나 고온의 도구를 이용한 작(灼) 과정으로 인해 표면에 균열이 발생하는데, 이 균열의 형태를 해석하여 점을 치는 과정을 점복이라 한다. 점복을 행한 사람인 정인(貞人)은 점친 내용인 복사(卜辭)에 점복자가 물은 말인 정문지사(貞問之辭)와 판단한 뜻인 주사(繇辭)를 글자로 기록한다(Choi, 2018).

2.2. 출토현황 및 대상유물

나주 복암리유적에서는 과거 발굴조사에서 다양한 재질의 유기물이 확인될 만큼 저습하고 고운 점토질 토양을 지니고 있다. 저습지에서 확인되는 골각기는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대기 중에 노출될 경우 급격한 환경변화로 인해 형태가 변형되거나 균열과 같은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출토 후에도 유물의 보관환경에 따라 미생물에 의한 변색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출토상태를 정확히 기록하고 신속하게 수습한 뒤 온습도를 조절할 수 있는 환경에서 보존처리를 실시하여야 한다(Lee et al., 2015).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진행된 8차 발굴조사에서는 6호 구상유구 바닥면에서 복골이 확인되어 응급수습과 보존처리를 실시하였다. 노출된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여 전체적인 형태를 확인한 결과 얇은 두께와 다수의 균열로 인한 손상이 우려되어 유물 주변의 토양과 함께 응급수습을 진행하였다. 복골을 기준으로 5 cm 정도의 주변 토층을 수직으로 제거한 뒤에 옆면과 밑면을 석고붕대로 고정하여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노출된 표면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호일을 덮고, 발포제로 완충해 포장한 후 보존과학실로 이동하였다(Figure 2).

Figure 2.

Excavation process of oracle bone from the site.

3. 연구방법

3.1. X-선 3차원 단층 분석

보존처리 전 토양 내 복골 외면의 구조와 손상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X-선 3차원 단층분석(X-ray Computed Tomography, GE Hangwei Medical System, CHN)을 진행하였다. X-선 CT는 복골 크기와 무게, 분석과정 중 안정성을 고려해 512pixel 해상도의 의료용 CT장비를 사용하였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1∼2mm 단위로 단층분석을 진행하였다.

X-선 3차원 단층촬영으로 추출한 이미지는 VGStudio Max 3.3.(Volume Graphics, DEU)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3차원 영상으로 시각화하였다. VGStudio Max는 3D-CT 영상분석이 가능한 소프트웨어로 X-선 CT상의 복셀값(Voxel gray value)을 3차원으로 구체화시킴으로써 보존처리 과정에 필요한 유물 내부구조부터 세부적인 부분까지 확대하여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3.2. 3D Scanning 및 Printing

복골의 정밀기록과 복원을 위해 보존처리 과정마다 3D Scanning을 진행하였다. 3D Scanning에는 Handled Type의 정밀 Scanner를 사용하였으며(Artec 3D space spider, Artec 3D, DEU), 점밀도를 1mm 이하로 설정하여 3D Scanning을 실시하였다. 추출된 3D Scanning Data를 바탕으로 정밀실측도면을 작성하고, 병합하여 Modeling한 결과를 바탕으로 복골 복원품과 받침대를 제작하였다.

복골 복원품은 Printing 소재를 분사하여 한층 씩 적층하는 소재 분사 방식(Material Jetting) 중 하나로 다양한 색상 표현이 가능한 MJP(Multi Jet Printing)방식을 적용하였다. 광경화성 수지를 재료로 분사해 광경화성 수지와 왁스를 동시에 분사하여 자외선으로 경화시키는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높은 정밀도 복원품을 제작하고자 하였다(Shin, 2020). 또한 복골의 보관과 운반, 전시 등에 활용하기 위한 받침대는 정밀도가 높은 광중합 방식(Vat Photopolymerization)인 SLA방식(Stereo Lithography Apparatus) 으로 3D Printing을 실시하였다. SLA방식은 액상의 광경 화성 수지에 레이저를 투사하여 굳힌 뒤 한 층씩 적층하는 방식으로(Shin, 2020), 기존 복골 3D Scan Data를 역설계한 Data를 기반으로 받침대를 Modeling한 후 3D Printing을 실시하였다. 출력된 결과물은 Acetone으로 표면을 연마하여 완성하였다.

3.3. X선 투과조사 및 X선 디지털 영상촬영

토양과 함께 수습된 복골은 그 두께와 밀도로 인해 보존처리가 완료된 후 X-선 발생장치(M-150, Softex, JPN)를 이용해 세부적인 형태와 특징을 조사하였다. 복골의 세부적인 형태조사와 정밀기록을 위한 X선 투과조사를 실시하는 한편 촬영된 이미지는 디지털 방식의 고화질 데이터로 변환할 수 있는 X-선 디지털 방사선 현상장비(Computed Radiography, CRx Vision, GE, DEU)를 통해 육안관찰이 어려운 균열이나 작흔(灼痕)도 고해상도의 이미지로 기록할 수 있었다.

3.4. 복골 동정

복골의 재료로 사용된 견갑골의 동정을 위해 DNA분석을 실시할 경우 시료채취와 원형 보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때문에 견갑골의 동정에는 형태학적 접근을 실시하였다. 골각을 구성하는 각 부분은 동물의 종과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모양과 크기를 가지고 있어 각 부분의 형태를 비교하면 뼈의 종을 추정할 수 있다(Lee et al., 2019).

당시 주변에서 서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4족 포유동물 견갑골의 실측도면과 표본을 검토하여 추정군을 압축하였다(Figure 3A~3C). 표본실견과 추정군을 압축한 결과를 바탕으로 소와 멧돼지의 견갑골을 확보하여 표본을 제작한 뒤 비교하였다. 소의 경우 유물의 크기를 고려하여 수소를 제외하고, 암소 및 멧돼지 암컷과 수컷의 좌⋅우측 견갑골 표본을 제작하였다. 표본제작에는 정형된 견갑골을 끓는 물에 3회 이상 삶은 뒤 뼈 표면의 근막과 살점을 제거하고 Acetone에 1달 동안 침적하여 뼈 표면과 내부의 지방을 탈지하였다. 향후 관리가 용이하도록 H2O2 10% 용액에 1∼2주간 침적하여 표백을 완료하였다(Figure 3D~3K).

Figure 3.

Scapula specimen of quadrupedal mammal and making process of left scapula specimen.

암소와 멧돼지의 견갑골 표본은 실제 복골의 형태와 크기 등을 형태학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점복과정에서 사용된 복골의 재료와 종을 추정하고자 하였다.

4. 보존처리 및 과학적 분석결과

4.1. 보존처리 과정

4.1.1. 처리 전 조사

보존처리 전 유물의 상태를 관찰한 결과는 다음 Figure 4와 같다. 전체적인 형태는 견갑골의 내면으로 보인다. 표면에는 원형으로 움푹 들어간 다수의 작흔과 균열이 확인되어 점복을 위한 용도의 복골로 추정할 수 있었다(Figure 4A, 4B).

Figure 4.

Conservation status before treatment.

복골은 장시간 토압에 의한 하중과 반복적인 동결융해로 인해 전체적으로 연화되어 있었으며, 점복과정으로 인한 균열이 발생한 상태였다(Figure 4C). 척측연과 경측연은 일부 결실되어 있었으며, 견갑골경은 치밀골(緻密骨)이 박락되어 내부 해면골(海綿骨)이 노출되어 있었다(Figure 4D). 복골의 전체적인 형태는 유지되고 있으나, 수분이 증발될 경우 형태가 변형될 수 있으므로 습도 60%의 환경에 보관하여 환경변화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고 과학적 분석과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4.1.2. 내면 이물질 제거

복골의 표면은 견갑극이 노출되지 않은 상태로 내면이 위쪽을 향하는 형태로 출토되었다. 과학적 분석을 실시하기에 앞서 표면에 고착된 이물질을 제거하여 정확한 손상 상태를 확인하였다. 이물질 제거 시에는 건식세척이 가능한 부분을 먼저 진행하고 이물질이 고착된 부분의 경우 Ethyl Alcohol 50% 용액을 사용하여 이물질을 제거하였다(Figure 5). 이물질 제거방법은 복골을 역전하여 뒤집은 외면의 이물질 역시 동일한 방법으로 진행하였다.

Figure 5.

Cleaning process of oracle bone surface(Ethyl alcohol 50%).

4.1.3. 탈수 및 강화처리

유물을 둘러싸고 있는 토양에 대한 탈수처리는 유물을 제외한 바깥쪽 토양에 Ethyl Alcohol 60∼90% 용액을 10%씩 증가시키며 분무하였다(Figure 6A). 탈수과정 중 석고 붕대 밑면으로 흐르는 수분은 Wypall로 제거하고 보존처리 과정이나 보관 시에 수분이 급격히 건조되지 않도록 윗면에는 중성지를 덮어 온습도를 유지하며 탈수처리를 진행하였다(Figure 6B).

Figure 6.

Dehydration process and reinforcement process of oracle bone.

노출된 견갑골의 표면은 몸 안쪽에 위치하는 내면으로 Paraloid B-72 5% 용액을 이용해 먼저 강화처리 한 뒤 10% 용액으로 강화처리를 실시하였다, 용제는 Xylene을 사용하여 백화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고, 손상정도에 따라 용액의 농도와 강화처리 횟수를 조절하였다. 관절측연과 같이 해면골이 노출된 부분은 Paraloid B-72 10%를 주사하고(Figure 6C), 그 외에 표면은 Paraloid B-72 5%와 10% 용액을 붓으로 10회 도포한 후 자연건조 하였다(Figure 6D). 유물을 역전시킨 후 외면 역시 동일하게 강화처리를 실시하였다. 토양의 탈수처리와 표면 강화처리가 완료된 복골은 강화처리 전과 비교했을 때보다 강도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4.1.4. 내면→외면 역전

내면의 이물질 제거와 강화처리가 완료된 뒤 토양 내부에 위치한 외면의 보존처리를 위해 뒤집는 과정은 다음 Figure 7과 같이 진행하였다. 먼저 뒤집는 과정 중 2차 손상을 막기 위해 표면의 균열과 석고붕대 사이를 유점토로 충진하였다(Figure 7A). 실리콘이 새지 않도록 주석박을 밀착시킨 후, 복골을 둘러싸고 있는 토양의 무게로 인한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골조를 설치하였다(Figure 7B). 석고붕대면 주변에는 우드락을 이용해 가벽을 제작하고, 최외각면과 우드락 사이의 공간 역시 유점토를 충진해 실리콘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였다(Figure 7C). 보강이 완료된 표면은 골조의 일부를 남길 정도로 실리콘을 도포하여 경화한 뒤 골조의 남는 부분만큼 석고를 채워 뒤집은 후에도 바닥면의 경도를 확보할 수 있게 하였다(Figure 7D~7F).

Figure 7.

The process of flipping from inner side to outer surface.

4.1.5. 외면 이물질제거

외면이 위쪽으로 오도록 뒤집은 뒤에 가장 위쪽에 위치하는 석고붕대 밑면은 이물질 제거가 가능한 부분만 조금씩 잘라내어 유물의 와해를 예방하였다(Figure 8A). 이물질 제거 시에는 토양에 증류수를 소량 적신 뒤 소도구를 이용해 제거하였으며, 견갑골의 가장 위쪽에 위치하는 견갑극을 시작으로 경도가 높은 흉측연과 경측연, 척측연을 먼저 노출시킨 뒤에 손상이 우려되는 견갑골경과 관철측연을 그 다음 순서로 이물질 제거를 진행하였다(Figure 8B~8D). 이물질을 제거한 결과 외면의 전각과 후각 표면에서 피열흔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Figure 8E), 견갑극에서는 정치과정으로 추정되는 인위적 가공흔적과 함께 목탄과 잔여 뼈편을 수습할 수 있었다(Figure 8F).

Figure 8.

Cleaning process of oracle bone outer side.

4.1.6. 외면→내면 재역전

앞서 보존처리가 완료된 내면을 다시 위쪽으로 오게하는 과정으로 외면에서 내면으로 재역전 처리를 실시하였다. 재역전처리 과정은 앞서 내면에서 외면으로 역전한 과정과 동일하나 외면의 이물질 제거과정 중에 내면으로 유입된 이물질을 다시 제거하고 복골의 모서리 부분을 포함한 전체적인 부분에 강화처리를 진행하였다(Figure 9).

Figure 9.

The process of flipping from outer surface to inner side.

4.1.7. 접합 및 복원

점복과정으로 인한 발생한 표면 균열은 Loctite-401을 주사하여 접합하였다. 일부 편이 박락되어 이물질이 내부로 유입된 경우 이물질을 제거한 뒤에 접합하고, 향후 전시나 취급 시 손상이 우려되는 부분은 Araldite와 Acrylic Color를 사용하여 복원하였다(Figure 10).

Figure 10.

Adhesion and restoration process.

4.1.8. 보존처리 결과

보존처리를 완료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내면은 점복으로 인한 작흔이나 균열 등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었으며(Figure 11A), 외면의 경우 작흔은 없지만 내면의 작 과정으로 인해 표면의 치밀질 일부가 층상으로 박락된 피열흔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11B·11C).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관절측연은 치밀질이 와해되고 내부 해면질이 상당 부분 내려앉아 있어 출토상태와 동일하게 보존처리하였으며(Figure 11D), 수습된 일부 편은 접합과 복원을 통해 관절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Figure 11E). 견갑극은 정치 과정을 거치며 표면이 평평하게 다듬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11F).

Figure 11.

Result of conservation treatment.

4.2. X-선 3차원 단층 분석결과

견갑골경에서 척측연 방향으로 X-선 3차원 단층분석을 실시한 결과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토양 내부에 T자 형태의 견갑극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견갑극의 형태가 견갑골경에서는 수직에 가까운 형태이지만 척측연 방향으로 갈수록 휘어지고 두께 역시 얇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12A).

Figure 12.

X-ray 3D layer image and 3D-CT image analysis with VGStudio Max.

X-선 3차원 단층촬영으로 추출한 이미지를 3차원 영상으로 시각화한 결과, 토양과 복골의 분리된 Mesh 형태의 Data를 통해 아직 노출시키지 않은 토양 내부의 외면과 견갑극의 형태를 세부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 또한 이물질 제거에 필요한 부분을 원하는 각도에서 확대하거나 회전하는 것이 용이하여 보존처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었다(Figure 12B).

4.3. 3D Scanning 및 Printing 결과

내면과 외면을 3D Scanning하여 획득한 Scan Data는 Artec Studio Software를 이용해 노이즈를 제거하여 정합하고, 오차범위 0.5 mm 이하의 정밀 Data로 병합하였다(Figure 13A). 병합한 3D Scanning Data는 Mesh Data로 추출해 Modeling하였으며(Figure 13B), 복골 3D Scanning Data를 바탕으로 한 정밀실측도면을 작성함으로써 점복 과정으로 인해 발생한 작흔과 균열을 명확히 기록할 수 있었다(Figure 13C·13D).

Figure 13.

Result of 3D scanning and 3D Printing for restoration and pedestal.

출력된 복골 복원품은 실제 유물에서 관찰되는 균열과 작흔 등이 정밀하게 표현되었으며(Figure 13E), 받침대의 경우 복골을 결합했을 때 이격이나 흔들림 없어 유물의 완충과 보관에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13F13G).

4.4. X선 투과조사 및 X선 디지털 영상촬영 결과

보존처리가 완료된 복골을 대상으로 X-ray와 CR촬영을 실시한 결과는 다음 Figure 14와 같다.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작흔과 점복과정으로 인한 균열을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작이 행해진 부분마다 밀도가 높은 원형의 피열흔이 확인되었는데, 이는 불에 달궈진 도구를 이용하여 뼈를 지질 때 재질적 특성상 표면의 일부가 녹아 뚫리거나 밀리면서 도구가 닿은 주변의 밀도가 더 높아진 것이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Figure 14.

X-ray radio graphy o f CR image (50kV, 2mA, 30S).

4.5. 복골 동정 결과

제작한 표본과 실제유물, 3D Scan을 기반으로 출력한 복원품을 동일선상으로 놓고 관찰한 결과는 다음Figure 15와 같다. 표본의 경우 수컷 멧돼지의 좌측 견갑골이 실제 유물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정치과정으로 제거되거나 박락된 것으로 추정되는 견갑극이나 척측연을 부분을 제외하고, 전·후각 면의 넓이와, 측연의 구조, 견갑골경의 두께, 관철측연의 형태 등을 비교했을 때 실제 본 연구의 대상인 복골과 상당부분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15A).

Figure 15.

Relative analysis between standard sample and Oracle Bone.

표본과 복골의 후각면을 대상으로 CR분석결과를 비교한 결과 밀도가 높게 나타난 견갑극의 위치와 길이가 비슷하고, 흉측연 방향에서 견갑골경으로 향하는 경측연의 중간부분이 급하게 꺾이는 멧돼지 견갑골의 특징 역시 동일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Figure 15B).

5. 고찰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나주 복암리유적에서 출토된 복골의 수습부터 보존처리, 과학적 분석과 동정, 복원방안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현장에서 응급수습한 복골의 보존처리는 이물질 제거와 탈수, 강화, 역전, 접합 및 복원 등의 순서로 진행하였다. 보존처리 단계마다 유물의 상태를 면밀히 확인하고 사용할 약품의 종류와 이물질 제거방안을 유동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보존처리 결과, 견갑극에서는 정치과정이 이루어진 흔적을 관찰할 수 있었으며, 내면에 점을 친 것으로 추정되는 작흔과 외면의 피열흔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X-선 CT 분석결과를 3차원상의 Mesh 형태 Data로 추출한 결과, 이물질 제거 과정 중에 토양 내부의 뼈 상태와 구조를 세부적으로 확인하며 보존처리를 진행할 수 있었으며, 확대나 회전이 용이하여 향후 유사한 유물의 보존 처리나 연구에 적용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3D Scanning을 통해 정밀실측도면을 기록하고 Scanning Data를 바탕으로 한 3D Printing을 실시하였다. 복골 복원품을 제작하는 한편 복골의 Scanning Data를 역설계하여 해당 유물의 전용 받침대를 함께 제작한 결과 향후 추가적인 연구나 전시, 운반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X선 투과조사와 X선 디지털 영상촬영의 경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작흔과 작 과정으로 인한 균열 및 피열흔 등을 정확히 관찰할 수 있었다. 향후 점복과정으로 발생한 균열과 흔적을 관찰하거나, 고정밀 디지털 기록하는 과정에 동일한 분석을 적용하면 세부적인 연구와 정밀한 기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DNA분석이 어려운 골각의 동정에 대해 형태학적으로 다양한 종의 견갑골 표본을 비교하여 추정군을 압축하고, 확보가 가능한 재료일 경우 표본 제작과정을 거쳐 실제 유물과 비교하면 형태학적 동정의 한계를 일부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조사연구(R&D) 연구과제의 일환으로 수행되었다.

References

Choi J.H.. 2018. A archeological study on oraclebones in prehistorical Korea. Master’s Thesis Hannam University; Daejeon: 52–52.
Eun H.S.. 1999;A study on the divine bone of the Korea. Journal of The Honam Archaeological Society Honam KoKo - Hakbo 10:5–30.
Jang J.T.. 2013;Auguring and prophecy student at Samgukyusa. Korean thought and culture 66:207–234.
Kim M.T.. 2008;A study on the definition and type of Korean divination. The Korean Folklore 47:203–233.
Lee B.H., Kim S.H., Son D.N., Kim H.S., Jeong M.H.. 2019. Identification and conservation of animal skulls excavated from Wolseong Place Site, Gyeongju. In : The 50th Conference of the Korean Society of Conservation Science for Cultural Heritage. p. 154–155.
Lee H.G.. 1982;Origins of Oracle Bone Culture and Korean Oracle Bone Culture. Korean Studies Quarterly 5(4):188–213.
Lee J.M., Park Y.H., Kwon H.N.. 2015;On-site treatments and conservation of ox bones excavated from Bogam-ri tumulus, Naju. Conservation Studies 36:74–85.
Park J.B.. 2010;Characteristics of oracle bone and classification of archaeological culture in the Pre-Shang Dynasty. Historical Studies of Ancient and Medieval China 23:1–35.
Sang K.S.. 2001;Chinese divination belief through ancient documents. Korean Shanmanism 3:39–79.
Shin W.C.. 2020. Department of cultural asset preservation international graduate school of convergence design. Master’s Thesis Hanseo University; Seosan: 11–15.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ure 1.

Partial name of oracle bone.

Figure 2.

Excavation process of oracle bone from the site.

Figure 3.

Scapula specimen of quadrupedal mammal and making process of left scapula specimen.

Figure 4.

Conservation status before treatment.

Figure 5.

Cleaning process of oracle bone surface(Ethyl alcohol 50%).

Figure 6.

Dehydration process and reinforcement process of oracle bone.

Figure 7.

The process of flipping from inner side to outer surface.

Figure 8.

Cleaning process of oracle bone outer side.

Figure 9.

The process of flipping from outer surface to inner side.

Figure 10.

Adhesion and restoration process.

Figure 11.

Result of conservation treatment.

Figure 12.

X-ray 3D layer image and 3D-CT image analysis with VGStudio Max.

Figure 13.

Result of 3D scanning and 3D Printing for restoration and pedestal.

Figure 14.

X-ray radio graphy o f CR image (50kV, 2mA, 30S).

Figure 15.

Relative analysis between standard sample and Oracle B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