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기상박물관 소장 측우대의 과학적 보존처리 및 원형고찰
Considerations on Scientific Conservation Treatment and Original Form of Rain Gauge Pedestals Kept at the Korea Meteorological Museum of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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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국립기상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국보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 및 보물 관상감 측우대의 재질특성 및 보존상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대구 경상감영측우대는 반화강암으로 제작되었으며, 본체와 달리 받침돌은 중조립질 흑운모화강암으로 1985년 이후 제작되었다. 관상감 측우대는 중조립질 담홍색화강암으로 암석학적 재질특성 및 전암대자율 특성 조건을 검토할 시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측우대의 주된 표면오염은 탄소기원의 흑색오염물이며, 건⋅습식 세척 후 파이버레이저로 마무리하였다. 또한 아크릴물감 및 페인트 이물질은 습포법 등 예비세척을 진행한 후 제거하였다. 마지막 공정인 강화처리는 처리 전⋅후 초음파 물성평가 결과, 평균 10%이상 물성이 개선되었다. 문화재 원형측면에서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의 받침돌은 모르타르로 표면처리한 후 색 맞춤을 진행하는 등 문화재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을 저해하고 있다. 또한 관상감 측우대는 재질특성 및 측우기 홈의 제작 기법, 동궐도의 측우기 그림 등을 검토할 시 측우기를 받치는 대(臺)의 역할이 맞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전통과학기술문화재에 대한 문헌 조사와 원형 고증, 자연과학적 분석 조사를 진행하여 유물의 진정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필요할 것이다.
Trans Abstract
The material characteristics and conservation conditions of the Rain Gauge Pedestal of Gyeongsang Provincial Office, Daegu(National Treasure) and the Rain Gauge Pedestal of Gwansanggam, Bureau of Astronomy(Treasure) which have been kept at the 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were scientifically diagnosed, and the conservation treatment for those artifacts was performed. The Rain Gauge Pedestal of Gyeongsang Provincial Office was made of aplite at that time but on the other hand, its bottom stone was made of medium and coarse grained grantite since 1985. The Rain Gauge Pedestal of Gwansanggam was made of medium and coarse grained granite in pale rose color, and based on petrologic material characteristics and characteristic values by magnetic susceptibility measurements, it is presumed to have been made in the late Joseon Dynasty. The main contamination on the surface of the rain gage pedestals is black contaminants which were derived from carbon, and the fiber laser was used to complete the work after dry and wet cleaning were performed. In addition, impurities caused by acrylic colors and paint were removed by the poultice method after the preliminary cleaning. In terms of consolidation as the final stage of the conservation process, the ultrasonic assessment on physical properties before and after consolidation resulted in more than 10% improvement on average. From a perspective of the original form as cultural heritage, the bottom stone of Rain Gauge Pedestal of Gyeongsang Provincial Office has been treated with mortar on the surface and its color was matched during the conservation treatment, which hinders approach to exact information of cultural heritage. Furthermore, with regard to the Rain Gauge Pedestal of Gwansanggam, there is the need to examine whether it served as a pedestal to support the rain gauge (Cheugugi), judg ing by material characteristics, manufacturing techniques of rain g aug e holes and Donggwoldo depicting a rain gauge in the painting. Therefore, the opportunity to establish authenticity of cultural heritage will be required by doing literature research on cultural heritage of traditional science technology, historical research on the original form and natural scientific analysis.
1. 서 론
국립기상박물관이 소장 중인 측우대와 측우기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가장 오래된 기상 및 기후 관측자료를 보유한 나라 중 하나인 것을 입증하고 있다(Jeon et al., 1984; Cho et al., 2015). 이미 삼국시대부터 가뭄이나 홍수, 이상난동 등 기후 현상과 강수, 뇌전, 토유 등 기상현상 외에 별의 이동과 같은 천문 현상까지 관측하고 기록에 남겼으며, 특별히 벼농사를 중심으로 하는 농업국가로서 강우 관측에 각별히 노력을 기울여 왔다(Cho et al., 2015). 이와 같은 농업 국가의 기본틀을 유지하기 위한 배경에서 만들어진 우량 관측기구가 바로 측우기이다. 우리나라에서 강우량에 대한 정확한 정량적 관측이 이루어진 것은 조선 초 1441년(세종 23년)에 최초로 시작되었으며 이듬해에 전국적으로 강우량 측정을 시행하였다(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22). 측우기는 본래 청동으로 제작된 측우기와 측우기를 안치하고 고정하기 위한 측우대가 함께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확한 우량 측정을 목적으로 고안된 만큼 측우기에는 자연에 대한 당대 사회의 이해가 녹아 있다. 빗방울의 낙하 특성, 동일 지역에서의 단위 면적과 강우량과의 관계, 흙과 물의 무게 차이 등을 관찰한 경험이 축적되어 측우기의 형태와 너비는 물론 측우대의 제작과 설치 등에 활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National Meteorological Museum of Korea, 2020).
측우기와 측우대는 일체형으로 결합된 문화유산으로 조선의 과학과 기술이 집약된 발명품이었으며, 그 형태와 설치 기준이 오늘날의 강우량계의 형태 및 설치 규정과 흡사하다(National Meteorological Museum of Korea, 2020). 하지만 일체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와다 유지(和田雄治)의 보고서에 실린 사진이 유일하며, 1985년 문화재관리 행정에 있어 일대 혁신을 가져 온 과학기술 문화재의 지정 전에는 해당 문화유산의 보존과 관리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Ko, 1985). 당시 지정된 측우대는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 창덕궁 이문원 측우대, 관상감 측우대이며, 통영 측우대가 2010년 지정되었다. 총 4점의 국가지정 측우대 중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와 관상감 측우대를 국립기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으나, 지정 이후 현재까지 보존과학적 조사 및 주요 손상에 대한 과학적 보존처리가 진행되지 않았다. 그 동안 기상청 로비 한켠에 전시되어 있었던 측우대는 국립기상박물관 개관에 맞춰 정밀조사와 보존처리가 필요하였으며, 특히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의 표면 오염물과 받침돌의 성격, 관상감 측우대의 형태학적 특이점 등 보존과학 및 인문학적 분석과 고찰이 요구되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해당 측우대의 재질특성 및 오염물 분석, 과학적 보존처리 결과를 정리하였으며, 1985년 지정 이후 일체형으로 소개된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 받침돌의 재질 특이점과 관상감 측우대의 형태학적 특이점을 바탕으로 지정 이후 확인되는 몇 가지 수정사항 제안을 통해 원형 고찰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2. 연구대상 및 방법
2.1. 연구대상
국보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이하 ‘경상감영 측우대’)의 3차원 이미지 분석결과, 높이 464 mm, 폭 378 mm 정사각 기둥 형태의 석재로 지름 159 mm, 깊이 51 mm의 측우기 고정용 홈이 뚫려 있으며 중량은 154 kg이다. 전면에 ‘측우대, 건륭 경인년 5월에 만듦(測雨臺, 乾隆庚寅五月造)’ 이라고 새겨진 명문을 통해 1770년(영조 46)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해당 측우대는 조선 후기 15세기의 옛 제도를 따라 측우기와 측우대 제도를 마련하였고, 기존의 전례가 지속되었음을 알려주는 자료로서 매우 중요하다(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22). 하지만 우측면에 십여군데의 총탄 자국과 주변으로 미세균열이 확인되며, 가장자리의 탈락과 크고 작은 박리박락이 다수 확인되고 흑색변색은 모든면에서 관찰된다(Figure 1).
보물 관상감 측우대(이하 ‘관상감 측우대’)의 3차원 이미지 분석결과, 높이 877 mm, 폭 942 mm 사각기둥 형태의 석재로 지름 172 mm, 깊이 60 mm의 측우기 고정용 홈이 뚫려 있으며 중량은 1,198 kg이다(Figure 2). 세종 때의 것으로 서울 매동초등학교 교정에 있던 것을 현재 국립기상박물관으로 옮겼다(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22). 실내 전시된 것으로 생물오염은 미미하며 조립질 화강암 특성 상 광물 입자 경계나 벽개면 탈락에 따른 표면요철과 입상분해가 확인된다. 또한 하단부에는 매립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흑회색 라인이 관찰되며 부분적으로 연녹색의 이물질이 묻어 있다.
2.2. 연구방법
이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암석학적 특성을 보이는 경상감영 측우대와 관상감 측우대의 재질특성 분석을 진행하였다. 정밀육안관찰과 전암대자율 측정(SM30, Instrumants)을 통해 대상 문화유산을 1차적으로 분류한 후 3차원 현미경(DVM6, Leica) 및 편광현미경(LV100NPOL, Nikon, JPN) 관찰을 진행하였다. 마지막으로 구성광물을 명확히 동정하기 위해 미소량의 탈락편을 수습하여 X선 회절분석(Empyrean,PANanlytical, NLD)을 수행하였다. 그리고 표면에서 확인되는 오염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생성원인 등을 확인하기 위해 표면오염물 분석을 실시하였다. 휴대용 X-선 형광분석기(Delta X, Olym pus, USA)를 이용하여 1차 분석을 진행하였으며, 오염부분에서 탈락한 미소량의 편을 수습하여 에너지 분산형 성분분석기(X-MAXN, Oxford, JPN)가 부착된 주사전자현미경(JMS-IT300LV, Jeol, JPN)으로 반정량적 성분분석을 수행하였다. 일부 흑색오염물의 경우 발색 인자의 특이점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휴대용 FTIR(Agilent 4300, Agilent, USA)를 이용하여 추가조사를 수행하였다.
3. 보존상태 조사 분석
3.1. 재질특성
경상감영 측우대에 대한 문화재청 지정문화재 정보에는 화강암으로 표기되어 있다. 정밀육안관찰 및 3차원 현미경 조사결과, 암질 전체가 결정질로 되어 있고 완정질로 판단하기에는 기질부가 따로 없으며, 사암과 유사해 보이나 일부에서 알칼리 장석 반정이 관찰되는 조직 특성이 확인된다. 편광 현미경상에서는 사장석의 알바이트와 칼스바드-알바이트 쌍정이 보이며, 일부 사장석 입자 중앙을 중심으로 견운모화 되었고 일부는 반정으로 산출되고 있다. 또한 장석 내부의 균열 틈 사이로 석영 성장이 확인되고, 석영 내부에도 장석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구조이다. 그리고 X선 회절분석 결과, 구성광물은 석영, 사장석, K-장석, 흑운모, 백운모가 산출되었는데, 이를 종합하면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는 반화강암(Aplite)으로 판단된다(Figure 3).
받침돌의 경우, 노출된 암석 표면에서 중립 내지 조립질의 석영과 장석이 관찰되며, 부구성 광물로 흑운모가 관찰된다(Figure 4). 전암대자율 측정결과, 3.78∼8.93(× 10-3SI unit)범위를 가지며 평균값은 5.99(× 10-3SI unit)의 자철석 계열 화강암으로, 경상감영 측우대 전암대자율 측정값인 –0.41∼-0.06(× 10-3SI unit), 평균값 –0.19(× 10-3SI unit)과는 상이하기 때문에 측우대와 받침돌은 성인적으로 다른 암석임을 지시하고 있다(Figure 5).
관상감 측우대는 담홍색의 알칼리장석이 매우 선명하며 진홍색은 확인되지 않으나 우백질의 알칼리장석이 일부 혼재된 중조립질 담홍색화강암이다. 전암대자율 측정결과, 4.02∼6.28(× 10-3SI unit)범위를 가지며 평균값은 5.13(× 10-3SI unit)의 자철석 계열 화강암이다. X선 회절분석 결과, 구성광물은 석영, 알칼리장석, 사장석 및 운모이며 화강암의 일반적 조암광물 특성을 따른다(Figure 5). 한국지질자원연구원(1982)에 따르면 서울의 북부 일대는 우리나라 중부를 대상으로 분포하는 큰 저반층위로, 흔히 서울화강암으로 불리는 것 중의 일부이다. 이 화강암은 중립 내지 조립질의 입자를 가지며, 주 구성 광물은 석영, 사장석, K-장석, 정장석, 흑운모이다. 따라서 관상감 측우대는 한양도성 석재공급지 및 경복궁 석조조형물 연구 등 관련 선행 연구에서 소개된 서울 화강암과 유사한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Seoul Museum of History, 2016;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3; Jo and Lee, 2015; Kim et al., 2013).
3.2. 표면오염물 분석
본 연구는 경상감영 측우대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흑색오염물과 관상감 측우대의 연녹색 오염물의 생성원인 파악과 효과적인 제거를 위해 수행하였다. 경상감영 측우대는 휴대용 xrf분석결과, 흑색오염물의 생성이나 변색요인을 지시하는 특정원소인 Mn 또는 Fe는 검출되지 않았거나 미량이었다. 또한 신선부 대비 Ca함량이 높게 검출되어 대기오염물질을 흡착하여 흑색오염물로 성장하였다고 할 수 있으나, EDS결과는 아주 소량이었다. 현미경상에서는 두께가 매우 얇고 조직은 아주 치밀한 편이었으며, 침상 또는 중첩된 형태의 결정은 확인되지 않았고 일정한 층위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EDS결과 C함량이 평균 58.6 wt%로 상대적으로 높게 검출되었고 X선 회절분석 결과 석영, 알칼리장석, 사장석, 운모 등 광물 조성만 검출되었으며 발색 원인 물질은 확인되지 않았다. 흑색오염물에 대한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근대기부터 1980년대 초반 실내로 들어오기 전까지 대기오염의 영향에 따른 탄소기원 흑색오염물인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6). 그리고 정면 좌측 하단에서는 회백색 흑색 오염물이 관찰되었는데, FTIR 분석결과 아크릴물감인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7).
받침돌의 표면 및 흑색오염물은 육안관찰 결과 인위적으로 바른 것으로 판단된다. 바닥면에서 탈락한 표면층을 분석한 결과, 평균 50.5 μm두께의 흑색층이 칠해져 있으며, 입경 분포는 10∼100 μm(미사-극세사)와 1,000∼2,000 μm(극조사) 범위였다.
X선 회절분석결과 칼슘과 Mulite가 주 구성인 적갈색 모르타르로 판단되며, 예비세척 중 노출된 받침돌의 암석 표면은 중조립질 흑운모화강암이다. 따라서 받침돌은 경상감영 측우대와 색상 및 암질을 맞추기 위해 모르타르로 표면처리한 후 색을 입힌 것으로 판단된다(Figure 8).
관상감 측우대의 연녹색 오염물을 휴대용 xrf로 분석한 결과, 신선부 및 기타 오염부에서는 검출되지 않은 Pb(평균 1.08 wt%)과 Ti(평균 1.34 wt%), Zn(평균 1.59 wt%)이 검출되었다. 해당 원소 중 Ti는 코발트 티탄 연녹색의 원료 물질로 고온 소성을 통해 생성된다. 또한 납은 도료의 변색방지 및 건조제 역할을 하며, 아연은 도료의 내구력을 높여 변색을 방지한다(Bp Technology Trading Co., Ltd, 2017). 원소 분석 결과이지만 녹색 발색의 기본 원소인 Cu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으며, 현대 도료에 주로 사용되는 Pb, Ti, Zn 특징적으로 확인되기 때문에 연녹색은 페인트 오염물로 판단된다.
4. 보존처리
4.1. 표면오염물 제거
경상감영 측우대의 아크릴물감 기원 오염물 제거를 위한 예비세척과 전체 건⋅습식 세척, 흑색오염물 제거를 위한 레이저세척을 진행하였다. 관상감 측우대의 연녹색 도료를 제거하기 위해 예비세척과 전체 건⋅습식 세척, 상부와 측면의 흑색오염물 제거를 위한 레이저세척을 진행하였다.
경상감영 측우대의 아크릴물감은 변색되어 원암과의 이질감이 상당하였기 때문에 제거 후 재 처리가 필요하였다. 따라서 에탄올(50% in water)과 아세톤(50% in water)을 구획을 나눈 후 면봉에 묻힌 약품을 문지르면서 오염물 제거정도를 비교하였다. 면봉에 묻어나오는 오염물의 정도와 포터블현미경 관찰결과, 아세톤을 이용한 세척방법이 더욱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해당 약품으로 세척 후 증류수로 중화처리 하였다. 이후 오염물의 전반적인 제거는 건식과 습식 세척으로 진행하였으며, 흑색오염물은 Yb Fiber Laser(세척 조건-파장 1,060 μm, 출력 4 W(최대 출력의 20%), 주파수 60 kHz)로 제거하였다.
표면오염물 제거 후 색차계(CM-700d, Minolta)로 220 지점을 측정하여 제거 효과를 판정하였는데, 세척 후 명도(L*) 값은 1.957(3.8%) 상승하여 밝아졌으며 적녹색(a*) 는 0.746(13.4%), 황청색(b*)은 1.999(11.8%) 각각 상승하여 풍화된 반화강암 기준색(황갈색)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오염물 제거 전과 비교 시 측정값이 군집화되어 전체적인 색감 균형을 맞추었다(Figure 9).
관상감 측우대의 연녹색 도료는 4.4 cm2 내외의 면적이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만 적용하고 용제가 도료 내부에 깊이 침투할 수 있으며, 오랜 기간 머물면서 충분한 반응 시간을 줄 수 있는 습포법으로 예비세척을 진행하였다. 습포제는 세피올라이트(Sepiolite)를 사용했으며 테스트 용제는 페인트의 작업성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희석하는 페인트 신너(DR-170Ⓡ)와 페인트 도막을 제거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페인트 리무버(Pebeo Universal Paint RemoverⓇ)를 사용하였다. 해당 약품은 톨루엔, 부톡시에탄올 등이 포함되어 있어서 처리실 환기 및 집진 장치를 가동하고, 방독마스크 사용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하였다. 예비세척 결과, 페인트 리무버로 20분간 습포처리하는 것이 효과적이었기 때문에 해당 방식으로 나머지 부분을 세척한 후 증류수로 중화처리를 진행하였다(Figure 10).
4.2. 균열부분 충전
경상감영 측우대의 우측면에 집중적으로 확인되는 총탄 자국 주변의 균열과 모서리 탈락부분에서 확인된 균열부분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균열부분 충전을 진행하였다. 충전제는 석조문화재의 접합⋅충전을 목적으로 여럿 처리 사례가 있는 풍림산업에서 개발된 에폭시 수지(L-30Ⓡ)를 선정하였다(Song et al., 2009; Choi et al., 2012; Lee et al., 2014). 해당 제품은 강한 접착성과 강도, 내약품성, 내구성이 뛰어나다. 또한 저점도 액체형이기 때문에 시린지 주사기를 이용하여 균열내부를 용이하게 채울 수 있다. 1차 채움 후 충전제(실리카파우더 + 동질석분)를 혼합하여 점도를 맞춤과 동시에 무기안료를 조색하여 색상도 통일시킨 후 균열부분 충전을 진행하였다(Figure 11).
4.3. 강화처리
풍화된 석조문화재 표면조직을 강화시키기 위해 점도가 낮은 에틸실리케이트계 강화제를 사용하여 암석 내부로 쉽게 침투시킨 후, 솔-겔 반응을 통해 암석을 구성하는 실리카와 동일한 특성을 가진 3차원 망목상 구조인 겔을 형성하여 암석을 강화시켰다. 신선한 석조문화재의 경우 강화처리가 필요하지 않지만, 평균 초음파 속도 2,000∼2,500 m/s 내외의 낮은 풍화등급과 표면의 입자탈락이 확인되는 두 측우대는 필요한 처리공정이다.
경상감영 측우대는 표면요철이 없으므로 양모붓을 사용하여 2회 도포하였으며 각자 내부는 분무하였다. 처리 시 강화제가 과량 사용된 부분과 각자 내부에 응결된 부분은 액상화에 의한 표면 결정이 발생할 수 있어서 중성지와 면봉으로 제거하였다. 관상감 측우대는 표면요철이 많은 조립질 화강암이기 때문에 2회 분무하였으며, 경상감영 측우대와 동일하게 액상화 방지 조치를 취했다. 강화처리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초음파측정기(Pundit Lab)를 사용하여 처리 전⋅후 물성값을 비교하였다. 경상감영 측우대는 평균 초음파속도가 12% 상승하여 물성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되며, 특히 각자가 있는 정면(16%)과 후면(14%)의 강화처리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상감 측우대는 평균 초음파속도가 21% 상승하였고, 높은 오염물 피복도와 입상분해가 확인되었던 정면이 가장 높은 증가율(25%)을 기록하였다(Figure 12).
5. 측우대의 원형고찰
5.1. 경상감영 측우대
문화재청의 문화재 검색결과 및 국립기상박물관 도록집(2020년)을 살펴보면 경상감영 측우대는 본체와 받침돌이 1건 2점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형태가 국립중앙과학관이 소장 중인 보물 통영 측우대가 있다. 하지만 재질특성 분석 결과와 같이 본체와 받침돌은 동일한 석재가 아니며 받침돌 표면에는 본체와 유사한 재질특성이 발현되도록 인위적 작위에 의한 표면오염층이 확인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 관측소장을 지낸 와 다 유지의 기록에 따르면, 경상감영(대구)의 선화당 앞에 있던 측우기와 측우대를 발견하고, 인천측후소로 이동⋅보관하였다고 전한다. 하지만 지금은 측우대 위의 측우기는 없는 상태이며, 『Nature』와 『영국 왕립 기상 학회지』에 게재된 사진에서만 그 존재가 확인되고 있다(National Meteorological Museum of Korea, 2020). 해당 기록은 경상감영 측우대의 원형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며 본체와 받침돌이 온전한 것이 확인된다(Figure 13).
조선 영조 재위기간 측우기에 의한 측우사업 재건이 진행되었는데, 측우기는 세종 때의 크기와 규격을 따랐으며, 측우대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서울의 궁궐과 8도 감영, 양도(개성, 강화) 등 14개소에서 관측을 진행하였다(Cho et al., 2015). 광범위한 지역에서 측우사업이 동시에 재건되었기 때문에 측우기는 중앙정부에서 제작하여 전국의 감영에 보냈다(Cho et al., 2015). 그러나 측우대를 제작하기 위한 석재를 내리거나 제작하여 보냈다는 기록은 없으며, 상당한 중량의 석재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측우대는 현지에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상감영 측우대 본체는 반화강암으로 심성암의 마그마 분화에 의해 생긴 산성의 암맥으로 마그마가 급속하게 냉각되거나 분별 정출작용에 의해 생성될 수 있으므로 대구 분지 인근에서산출지는 특정하기 어렵다(Ahn et al., 2020). 그러나 대구 분지 북쪽의 칠곡 인근에서 반화강암이 확인되며, 팔공산에는 후기 백악기 불국사 화성암체의 일부로서 흑운모화강암과 각섬석 흑운모화강암이 분포한다. 또한 팔공산 남쪽의 최정상에는 경상계 불국사관입암류 중 화강반암류와 규장암류가 나타나므로 국지적으로 유사한 암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And Mineral Resources, 1971). 함께 제작된 본체와 받침돌은 하나의 채석산지에서 수급했을 가능성이 크므로 받침돌 또한 본체와 유사하거나 동일한 재질일 것이다. 하지만 앞서 재질 특성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받침돌은 중조립질 흑운모화강암이며, 표면처리제는 근대기 산업용 재료인 모르타르이다. 따라서 받침돌 제작시기를 판정할 수 있는 자료 검색을 진행하였고, 1985년 문화재관리국에서 발간한 『과학기술문화재실측조사서(모조제작설계서)』내용 중 ‘선화당 측우대의 대(臺)밑에는 받침돌로 받혀 놓았다고 하나(1960년대 까지) 현재는 없음’이라는 기록이 확인되었다. 종합하면 현재의 받침돌은 최소 1985년 이후 제작 및 설치되었으며, 모조품이 제작된 1985년에 새로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Figure 14).
5.2. 관상감 측우대
문화재청의 문화재 검색 결과 및 국립기상박물관 도록집(2020년)을 살펴보면 관상감 측우대는 세종 23년(1411) 서운관에 측우기를 설치했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 따라 제작 시기를 조선 초기로 추정하고 있다. 그리고 해당 측우대가 발견된 매동초등학교는 조선 고종 초에 경복궁을 재건하면서 관상감이 이전한 곳으로 관상감 측우대로 명명되었다(Jeon et al., 1984).
이와 관련하여 다음 두 가지 사항에 대한 의문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조선 초기로 비정된 관상감 측우대의 제작시기 및 석재공급지 해석이다. 그동안 서울지역 화강암에 관한 보존과학적 조사연구는 2008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다양한 연구 용역과 다수의 연구 논문이 발표되었다(Seoul Museum of History, 2016; 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3; Jo and Lee, 2015; Kim et al., 2013a, 2013b; Cho et al., 2014). 해당 자료에는 고문헌 분석, 지형 및 지질조사, 산지탐색, 전암대자율 조사, 광물학적 및 지구화학적 분석 결과들이 소개되었다. 관련 연구결과 중 서울화강암의 석재공급지를 추정하기 위해서는 광물학적 및 지구화학적 특성보다는 암종별 색상 및 대자율 특성이 일치하는 장소를 탐색하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기술되어 있다(Jo and Lee, 2015). 따라서 관상감 측우대도 시료 채취의 한계성 극복과 암석학적 기재 특징 및 전암대자율 특성 조건만으로 제작시기와 석재공급지 해석을 진행하였다.
선행연구를 종합하면, 태조∼숙종(1682년 이전) 연간에 채석된 담홍색 화강암은 남산 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 평균 1.0이하의 티탄철석 계열이거나 자철석 계열의 범주이지만 평균 3.0이하의 암석이다. 숙종 연간 이후부터 채석이 활성화되는 북동지역은 원거리 운반 중 사고가 발생하는 특정 기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인 석재 공급지 역할을 담당하였다(Jo and Lee, 2015). 특히 정조 이후 대표적 석재공급지인 수락산과 불암산 지역의 현장 조사 결과, 알칼리장석의 선명도가 높고 대자율 수치도 증가하여 평균 4.79와 5.39의 자철석 계열임을 지시하는 등 선행연구 결과와 유사한 측정값이 산출되었다. 또한 창경궁 내 오층석탑 부재 중 일제강점기 복원된 4층 이상 부재의 대자율 평균값이 4.39(× 10-3SI unit)이며 2.71∼5.66(× 10-3SI unit)범위를 가진다(Cho et al., 2014).
전술한 바와 같이 관상감 측우대는 중조립질 담홍색 화강암이며, 전암대자율 평균값이 5.13(× 10-3SI unit)이고 4.02∼6.28(× 10-3SI unit)범위를 가지며 자철석 계열 화강암이다(Figure 15, 16). 조선 전기 석재공급지로 알려진 곳과는 암석학적 기재 특징과 전암대자율에서 다소 차이를 보인다. 물론 해당 측우대는 한양도성이나 경복궁 조영 등 대규모의 석재 공급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이미 확보하였던 석재나 기존 석재를 재활용하여 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암석학적 기재 특징과 전암대자율 특성 조건만을 반영한다면, 관상감 측우대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는 관상감 측우대가 측우기를 놓기 위한 대석(臺石)의 역할을 한 것이 맞는지에 대한 해석이다. 국내 측우대는 5점이 전하며, 국가지정 문화재는 국보 대구 경상감영 측우대, 국보 창덕궁 이문원 측우대, 보물 관천대 측우대, 보물 통영 측우대 4점이다. 관상감 측우대를 제외하고 3점의 측우대는 조선 영조 재위기간 삼척에서 발견된 포백척(布帛尺)과 『경국대전』을 근거로 도량형 제도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측우대의 새 기준에 맞춰 제작되었을 것이다(National Meteorological Museum of Korea, 2020). 새로운 측우대는 포백척(약 46 cm)을 활용해 높이 1척(46 cm), 너비 8촌(36.8 cm), 측우기를 세울 깊이 1촌(4.6 cm)의 둥근 구멍이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다(Cho et al., 2015). 이렇듯 측우기는 세종 대의 것을 표준으로 따랐으며, 측우대는 영조 대에 표준이 제정되면서 조선의 측우제도는 이후 20세기 초까지 지속되었다(National Meteorological Museum of Korea, 2020). 조선 세종부터 측우기 자료는 대부분 풍운기 관측야장에 기록된 후 승정원 일기에 기록 보존되었으나, 불행히 승정원일기가 임진왜란으로 상당 부분이 유실되고, 현재 1623년 이후만 존재함으로 조선 초기의 측우기 및 측우대 자료는 거의 없다(Lee, 2012; Cho et al., 2014; Cho et al., 2015). 기술된 내용을 관통하는 유물이 조선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관상감 측우대일 것이다. 이에 조선 후기에 제작된 측우대 3점과 관상감 측우대의 측우기 홈 제작기술과 형태 등을 바탕으로 비교하고자 한다(Figure 17, 18).
Figure 17과 같이 평면 상 측우기 홈의 반지름은 평균 84.70 mm이며 표준편차는 3.32로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측우기홈의 평면 면적비율은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은 평균 13.6%, 관상감 측우대는 5.1%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데 규격화된 조선의 도량형 제도를 감안할 시, 관상감 측우대의 면적 비율은 이례적이다. 또한 Figure 18과 같이 조선 후기에 제작된 측우대는 바닥면과 측면이 직각을 이루며 예리하게 정치되었고 상부와 하부의 지름이 동일하지만, 관상감 측우대는 바닥면과 측면이 둔각을 이루며 상부와 하부의 지름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리고 정확한 강우량 측정을 위해 측우기가 놓이는 바닥면은 수평이 요구되지만 관상감 측우대는 10.3 mm 단차가 확인된다.
Figure 19는 조선 순조 30년(1830년) 경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궐도(東闕圖)에서 확인되는 측우대다(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22). 창덕궁 내각 정당 및 대청, 중희당에서 측우기 및 측우대가 확인되는데 면적비율이 평균 13.6%인 조선 후기에 제작된 측우대와 비슷하지만 관상감 측우대와는 차이를 보인다. 이 밖에 창덕궁 수강재 마당에는 관상감 측우대와 유사한 형태의 석재 기물이 확인되지만 현존하지 않기 때문에 용도를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궁궐내 위치하며 측우기는 확인되지 않지만 상부면의 홈 점유비율과 형태가 관상감 측우대와 유사하다(Figure 19). 이와 같이 측우기 홈 제작기술과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시 관상감 측우대의 정확한 성격 규명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6. 결 론
이 연구에서는 국립기상박물관 소장 경상감영 측우대와 관상감 측우대의 재질특성 및 보존상태를 과학적으로 진단하고, 이를 바탕으로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또한 과학기술문화재의 지정과 보존 측면에서 해당 측우대가 가지고 있는 특이 사항들을 검토하였으며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경상감영 측우대는 대기오염의 영향에 따른 탄소기원 흑색오염물이 주된 손상요인이며, 측우대 하단에 석재 표면이 일부 탈락된 곳은 아크릴물감으로 표면처리하였으나, 상당한 이질감이 확인된다. 따라서 흑색오염물은 파이버레이저로 제거하였으며, 아크릴물감은 아세톤으로 1차 처리한 후 증류수로 중화처리 하였다. 관상감 측우대의 연녹색 오염물은 Pb, Ti, Zn 구성으로 페인트로 판단하였으며, 습포제(세피올라이트)에 페인트리무버를 혼합하여 오염물을 제거하였다.
표면오염물 제거 전⋅후 색차계 측정결과, 오염물 부분이 원암의 색과 유사해졌으며 측정값이 군집화되어 전체적인 색감 균형도 맞추었다.
2. 낮은 풍화등급과 표면의 입자탈락이 확인되는 경상감영 측우대 및 관상감 측우대를 대상으로 강화처리를 진행하였다. 에틸실리케이트 강화제를 사용하여 도포 및 분무 방법을 적용하였으며 초음파 측정기를 사용하여 처리 전⋅후 물성값을 비교하였다. 측정결과, 경상감영 측우대는 평균 초음파속도가 12% 상승하였으며 관상감 측우대는 21% 상승하여 물성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경상감영 측우대에 각자 부분과 관상감 측우대에 오염물 피복도가 높은 곳에서 20%이상의 물성 개선 효과가 확인되었다.
3. 경상감영 측우대는 반화강암으로 제작되었으며, 받침돌은 중조립질 흑운모화강암으로 1985년 이후 제작되었다. 받침돌은 측우대 본체와 유사한 재질을 구현하기 위해 모르타르로 표면처리한 후 색 맞춤을 진행하였다. 따라서 측우대 본체의 재질특성과 받침돌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는 등 정확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4. 관상감 측우대는 중조립질 담홍색화강암으로 서울화강암 범주에 포함된다. 세종때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서울 지역에서 산출되는 서울화강암을 대상으로 한 암석학적 재질특성 및 전암대자율 특성 조건을 검토할 시 관상감 측우대는 조선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5. 1985년 7월 4일 개최된 문화재위원회 제2분과 회의에서 국립기상박물관 소장 측우대 등 전통과학기술문화재 20건이 일괄로 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지정과 관련된 기초자료는 1984년 10월에 구성된 과학기술문화재 관계전문가 자문위원회에서 대상 문화재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었고, 1985년 5월에 발간된 『전통과학기술문화재조사보고서』가 바탕이 되었다. 상당히 짧은 기간에 조사가 완료되고 보고서가 발간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수집된 다양한 자료를 정리하고 체계적으로 구성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을 것이다(Ko, 1985).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전통과학기술 분야의 최초 조사내용에 대한 객관적 접근보다는 지정의 확대와 보존관리에 집중되면서 해당 문화재에 대한 보완 조사 등은 추진되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향후 해당 측우대에 대한 문헌조사와 원형 고증, 자연과학적 분석 조사를 추가로 진행하여 유물의 명확한 성격을 재 확인하는 등 관상감 측우대의 진정성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Acknowledgements
이 연구는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유산조사연구(R&D)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었으며 이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