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팅 조각 작품의 보존 평가방법 연구
A Study on Evaluation Methods of Conserving Painted Sculp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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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기존 페인팅 조각 작품 보존 연구는 페인트 층의 색상에 적합한 재료 및 방법을 위한 개별적인 연구가 많이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페인팅 작품의 보존처리 및 재도장과 관련하여 명확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야외에서 열화가 지속되는 만큼 객관적인 보존관리를 위한 평가방법이 요구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2가지 사례를 들어 원본 페인트 및 대체 페인트의 물성을 비교 평가하여 보존처리 효과를 확인하였고, 해당 시편의 SEM-EDS 단면 관찰, 색도 및 색차 비교, 부착력 및 부착강도 평가 그리고 염수분무 실험 결론을 바탕으로 상태조사표를 작성하여 적용해 보았다. 추후 완성된 상태조사표를 적용하여 야외 및 공공미술 페인트 조각 작품의 보존처리에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Trans Abstract
A lot of individual research on materials and methods suitable for the color of the paint layer has been conducted in the conservation of existing painted sculptures. However, there was no guidance standard for conservation treatment and repainting of painted sculptures, and an evaluation method for objective conservation management was required as deterioration continued in the outdoors. Therefore, in this study, the conservation treatment effect was confirmed by comparing and evaluating the physical properties of the original paint and the replacement paint by citing two cases. Based on the survey items : SEM observation (a cross-section and surface defect) and local EDS analysis, comparison of chromaticity and color difference, evaluation of adhesion and adhesive bond strength, and a salt spray test, a condition status table was prepared and applied to the specimen. Based on the results of applying the completed condition status table in the future, it is judged that it can be an objective data onto conservation treatment of outdoor painted sculptures and public artworks.
1. 서 론
페인팅 조각은 청동, 철,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다양한 재료 위에 페인트를 도포하여 제작한 작품을 의미하며, 합성페인트가 개발 및 발전된 20세기부터 다수 제작되어 왔다. 다양한 형태의 페인팅 조각은 입체적인 물체에 여러 색상을 부여하며 작품의 예술성과 미적인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 세계 각국의 박물관, 미술관, 야외 조각공원, 공공장소 등에 전시되고 있다(Han, 2021). 이러한 페인팅 조각을 포함한 야외 조형물은 야외에 설치된 만큼 외부 환경에 의한 열화를 피할 수 없어 작품의 보존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페인팅 조각 작품에 대한 국내 연구는 작품에 사용된 도장 재료 분석(허우영, 2009; 권희홍 외, 2016; 오승준 외, 2020), 보존처리 사례 연구(권희홍, 2019; 최지현, 2021)가 주를 이루었으며, 조각 작품 이외에 강교나 선박, 자동차 분야에서 페인트 도막의 수명예측, 열화도 평가, 부식량 추정 등에 관한 연구(이찬영 외, 2008; 이찬영 외, 2016; 정영수 외, 2019)가 다수 수행되었다. 국외 연구로는 페인팅 작품의 보존처리 재료 방법(Beerkens, 2013; Wolfe, 2013; Krollermuller musuem, 2020) 및 관련 페인팅 자료의 아카이빙 방법에 대한 연구가 수행되었고(Ryan, 2013; Lutolf et al., 2013), 야외 페인팅 조각을 위한 실험 가이드라인도 정립하여 문서화되었다(Langenbacher et al., 2017). 선행 연구는 대부분 작품의 상태를 기준으로 보존처리를 진행하였으며, 작품에 적합한 재료 및 방법을 위한 개별적인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페인팅 작품의 보존처리 및 재도장과 관련하여 명확한 기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며, 야외에서 열화가 계속되는 만큼 객관적인 보존 관리를 위한 평가방법이 요구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야외조각공원을 조성하여 총 83점의 조각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그 중 베티 골드 ‘가이꾸 시리즈’, 탈 스트리터 ‘용계단’, 쿠사마 야요이, ‘호박’ 등 약 10점의 페인팅 조각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페인팅 작품은 금속, 석재 등 다른 야외 조각 작품에 비해 열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열화된 모습이 눈에 띄게 나타나 지속적인 보존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동안 미술관에서는 작품이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변화하는 정도에 따라 보존처리 진행 여부를 판단하였으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관리를 위한 정량적인 평가방법 및 기준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현재 열화된 페인팅 조각 작품 2점을 대상으로 여러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현재 상태에 대한 기초 자료 확보 및 열화정도를 평가하였다. 이러한 평가 방법을 토대로 작품에 현재 작품에 도포된 페인트와 보존 처리에 사용할 페인트, 대체 페인트의 물성을 비교⋅평가하여 보존처리 효과를 확인하였다. 또한 기초 데이터를 바탕으로 페인팅 조각 작품의 상태조사표를 제작하여 작품의 체계적인 관리 및 정량적인 평가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2. 연구내용
2.1. 대상작품
대상 작품은 현재 열화로 인해 보존처리가 필요한 작품으로 장 피에르 레이노 ‘붉은화분’(1968), 탈 스트리터 ‘용계단’(1987) 총 2점이다. 이미 여러 차례 재도장이 진행되었던 작품으로 현재 작품에 사용된 페인트 재료는 다음과 같다(Table 1).
2.2. 연구방법
2.2.1. 구(舊) 도장층 분석
기존 작품에 도장되어 있는 페인트 층을 분석하기 위해 상태조사를 진행하였다. 육안 및 현미경 관찰(DG-3, Scalar, JP)을 통해 현재 페인트 층의 상태를 확인하였다. 페인트 층의 시료를 채취하여 층위 분석을 실시하였다. 시료는 에폭시 수지에 고정한 후 전처리하였으며, 마운팅 시료를 대상으로 금속현미경(EPIPHOT 200, Nikon, JP)의 암시야로 단면을 관찰하였다. 페인트에 포함된 무기성분을 분석하기 위해 주사전자현미경(SU-3800, HIT ACHI, JP)에 설치된 에너지분산형 X-선 분광기(Ultimmax-40, Oxford Instrument, UK)를 사용하였다. 단면관찰을 위해 제작한 시편은 백금코팅을 실시하였으며, 분석조건은 가속전압 15 kV, 작동거리 9∼12 mm, spot size 10∼16, 분석 시간 60초, 배율 x100에서 분석을 진행하였다.
또한 색도계(CM-700d, Minolta, JP)를 사용하여 현재 작품의 색도를 측정하였고, 기존 작품에 도포된 페인트를 사용하여 현재 색이 얼마나 변했는지에 대한 작품의 변색 정도를 추정하였다. 과거 재도장 당시 사용한 재료로 시편을 제작하여 당시 색도를 추정하였고, 현재 색도와 비교하여 작품의 변색된 정도를 분석하였다.
현재 페인트 층의 부착력을 평가하기 위해 부착력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부착력 테스트는 KS M ISO 2409(도료의 밀착성 시험방법)를 준용하여 진행하였으며, 절단 간격은 규격에 제시된 도막의 두께에 따른 간격을 준용하여 2 mm 간격으로 절단하여 평가하였다. 평가는 규격에 제시된 분류표에 의해 0∼5 등급으로 분류하였고, 분류표는 다음과 같다(Table 2).
2.2.2. 신(新) 도장층 효과 평가
시편제작
작품의 보존처리에 선정된 페인트의 물성을 확인하기 위해 페인트 시편을 제작하여 실험에 사용하였다. 대상 작품의 제작방법을 고려하여 철 위에 페인트가 도장된 ‘용계단’은 철 시편(Q-panel QD-24, Q-Lab, USA)을 사용하였고 ‘붉은 화분’의 경우 플라스틱 위에 도장된 작품이므로 작품과 유사한 에폭시(epoxy) 시편을 주문 제작하였다. 시편은 동일한 크기(51 x 102 mm)로 제작하였으며, 재료적 특성으로 인해 철 시편은 두께 0.5 mm, 플라스틱 시편은 두께 2 mm 로 제작되었다. 보존처리에 사용되는 페인트 재료로는 작품 제작 당시 사용된 원본 페인트로 선정하였으며, 향후 원본 페인트의 판매가 중단되거나 사용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하여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효과가 우수한 페인트를 대체 도료로 선정하여 비교 평가하였다. 시편은 작품의 재도장 과정과 동일한 방법으로 제작되었다(Table 3).
평가방법
재도장에 사용될 원본 페인트의 물성을 평가하기 위하여 시편의 색도(CM-700d, Minolta, JP) 및 광택도(Micro-gloss, BYK, GER) 측정을 실시하였으며, 부착력 및 부착강도 평가를 진행하였다. 부착력 평가는 구 도장층 평가방법과 동일하게 진행하였으며, 부착강도의 경우 KS M ISO 4624(도료와 바니시 – 부착 박리 시험)을 적용하여 평가하였다. 도장면에 20 mm 지름의 돌리(dolly)를 접착제로 고정한 후 인장력 시험기를 사용하여 부착강도(MPa)를 측정하였다.
소지층이 금속인 ‘용계단’의 경우 염에 의한 부식이 우려되어 염수분무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은 KS M ISO 11997-1(순환 부식 조건에 대한 저항성 측정 – 제 1부: 적심(염수 분무)/건조/습도)을 참고하였으며, 실험조건은 염화나트륨 50±10 g/L, 염수분무 2 시간(35℃), 건조 4 시간(60℃, 상대습도 30 %), 습윤 2 시간(50℃, 상대습도 95 %) 조건으로 8 시간을 1 사이클로 하여, 총 240 시간(30 사이클)과 480 시간(60 사이클)로 실시하였다. 또한 시험판은 흠집을 긋지 않은 시험편과 0.2 mm 직선상의 흠집 긋기를 실시한 시험편을 제작하였다. 흠집 긋기는 도막을 관 통하여 소지까지 닿는 최소 폭 0.2 mm 흠집을 최소 20 mm 이상으로 하여 90°가 되도록 긋기를 실시하였다.
2.2.3. 페인팅 작품 상태조사표 작성
페인팅 조각 작품의 상태를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상태조사표를 작성하였다. 페인팅 조각 작품이 야외에 노출되어 있으므로 작품의 미적인 부분과 보존적 측면을 고려하여 상태조사표의 세부 항목을 구성하였다. 손상 항목은 변색, 광택도 변화, 오염 정도, 박리 발생 정도, 박락(녹) 발생 정도 총 5 가지로 정하였다. ‘변색’은 페인팅 조각 작품의 가장 건전한 상태의 색도를 기준으로 현재 색차 값(△E)을 이용하여 평점을 산정하였으며, ‘광택도 변화’는 건전한 상태의 광택도와 비교하여, 저하된 정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였다. ‘오염 정도’는 오염된 면적(%)을 계산하여 평가하였으며, ‘박리 발생 정도’는 KS 규격을 참고하여 박리가 발생한 면적(%)을 산출하였고, ‘박락(녹) 발생 정도’는 페인트 도장층이 박락되어 녹이 발생한 면적(%)에 따라 평점을 산정하였다.
5 가지 항목의 배점은 페인팅 조각 작품의 특성을 고려하여 배분하였다. 작품의 색상이 작가의 의도에서 크게 벗어났을 때 재도장이 필요하므로 ‘변색’의 항목에 배점의 30%의 비중을 두었으며, 페인팅 조각 작품의 손상을 야기할 수 있는 도장층의 박리 및 박락(녹)에 대해서는 각각 20%, 30%의 비중을 부여하였다. 나머지 광택도 및 오염은 각각 10%의 비중을 두어 점수를 산정하였다.
3. 연구결과
3.1. 구 도장층 분석
3.1.1. 육안 및 현미경 관찰
‘용계단’, ‘붉은 화분’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육안조사 및 사진촬영을 실시하였다. ‘용계단’의 경우 2006년 재도장 처리를 진행하였으나 14년이 지난 현재 열화가 심하게 진행된 상태였다. 기존 작품 색상인 적색에서 퇴색 및 백화가 진행되어 기존의 색상을 잃었으며, 일부 도장층의 박리 및 박락이 발생하였다. 특히 박락부를 중심으로 부식층이 관찰되었다(Figure 1). ‘붉은 화분’은 2017년 재도장 된 작품이나 현재 작품 상부에서 발생한 백색 이물질로 인해 표면이 전반적으로 오염된 상태이다. 또한, 작품의 상부 뚜껑 부분은 강풍에 의해 분리되었다(Figure 2).
3.1.2. 단면관찰 및 무기성분 분석
‘용계단’의 단면관찰(Figure 3) 및 성분분석 결과(Table 4), 가장 바깥층의 붉은색 도장층(red 1)은 유의미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유기안료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두 번째 도장층(red 2)은 Fe, Si, Mg, Zn 성분이 주로 검출되어 철단과 산화아연(ZnO)이 혼합된 것으로 추정된다. 세 번째 백색의 도장층(white 3)은 적색 도장층에 비하여 입자가 크고 불규칙한 것으로 보아 퍼티(putty)가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Ca, Mg, Si, Ti 성분이 검출되어 탄산칼슘(CaCO3)과 이산화티타늄(TiO2) 등이 혼합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의 적색 도장층(red 4)은 Pb가 주성분으로 검출되어 사산화삼납(Pb3O4)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Ba 성분을 통해 백색 도료의 증량제 및 유색 도료의 베이스로 사용되는 황산바륨(BaSO4)이 일부 혼합된 것으로 추정된다(Roxas et al., 2017; Feller, 1986). 다섯 번째 도장층(red 5) 또한 특이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유기안료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가장 아래층의 백색 퍼티층(white 6, 7)은 Ca, Zn이 주성분으로 확인되어 탄산칼슘(CaCO3)과 산화아연(ZnO)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두 개의 층이 유사한 결과를 보여 동일한 재료가 사용된 것으로 판단된다.
‘붉은 화분’의 경우 화분의 옆면과 윗면이 다르게 구성되어 각각의 시편에서 단면을 관찰하였다. ‘붉은 화분’옆면의 단면관찰 결과(Table 5), 2개의 백색 층 위로 2개의 적색 도장층이 확인되었다. 도장층(red 1, 2)의 주성분으로 Ca, Ti, Fe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보아 철단이 혼합된 적색 안료에 백색의 탄산칼슘(CaCO3)과 이산화티타늄(TiO2)이 혼합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개의 적색 도장층은 매우 유사한 성분을 보여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여 2회 도장 한 것으로 판단된다. 백색 도장층(white 3)은 Ti 성분이 높게 검출되어 백색의 이산화티타늄(TiO2)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하부의 백색층(white 4, 5)은 도장층에 비해 입자가 비교적 크고 불규칙하게 나타났으며, 주로 Ti, Ca, Mg, Si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보아 탄산칼슘(CaCO3)과 이산화티타늄(TiO2), 활석(Talc) 등이 혼합된 퍼티층으로 추정된다.
‘붉은 화분’ 윗면의 단면관찰 결과(Table 6), 적색 도장층(red 1, 3)은 옆면의 적색 도장층과 유사한 결과를 보여 동일한 재료인 것으로 생각되며, 입자가 관찰되는 적색층(red 2, 5)은 상대적으로 도장층의 두께가 두껍고 Ca, Fe, Al, Si 성분이 검출되어 적색 퍼티층으로 추정된다. 또한 퍼티층 사이에 존재하는 백색 도장층(white 4)은 주성분이 Ti, Ca 로 백색의 이산화티타늄(TiO2)과 탄산칼슘(CaCO3)이 혼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붉은 화분’의 경우 옆면에 비해 윗면의 퍼티가 더욱 두껍게 도포된 것으로 나타나며, 퍼티 사이에 백색 도장층은 퍼티면을 고르게 하기 위한 프라이머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3.1.3. 색도 및 색차 비교
‘용계단’은 2006년 조색페인트(삼화페인트 社)를 이용하여 재도장을 진행하였으며, 약 15년이 지나 현재 색이 얼마나 변했는지 방향별로 확인하였다. 당시 재도장에 사용된 페인트의 색상과 비교한 결과, 각각의 지점에서 색차값 11.43∼28.28로 색상이 변한 것을 확인하였다(Table 7). 전반적으로 색차값 20 이상을 보여 기존 작품의 색상과 전혀 다른 색상으로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의 수목과 작품의 그림자의 영향을 받는 북동향 부분의 경우 색차값 12 이하로 측정되어 상대적으로 변색이 덜 진행된 것으로 보이나 기존 페인트 색상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붉은 화분’은 2017년 조색페인트(삼화페인트 社)로 재도장 된 작품으로, ‘용계단’과 동일한 방법으로 색상을 비교한 결과, 색차 값 5.20∼7.50로 확인되었으며, 재도장 당시의 색상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된 4지점의 색차 범위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아 전체적으로 고르게 변색된 것으로 보인다.
3.1.4. 부착력 평가
‘용계단’의 도장층 부착력 평가 결과(Table 8), 전면 중상부는 4등급(박리부 35∼65 %), 중부와 하부는 3등급(박리부 15∼35 %)로 확인되었으며, 후면은 상부 2등급(박리부 5∼15 %), 중부와 하부는 1등급(박리부 5 % 이내)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남동향인 전면부가 북서향인 후면에 비해 부착력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면 중에서도 상부가 중부 및 하부에 비해 부착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자외선에 의한 노출이 강한 부분의 도장층에서 열화가 더욱 진행되어 도장층의 부착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붉은 화분’의 부착력 평가 결과(Table 9), 전면과 후면, 우측면에서 박리부 65 % 이상으로 나타나 5등급으로 나타났으며, 좌측면은 4등급(박리부 35∼65 %)으로 확인되었다. 작품의 4 면에서 4등급 이상의 결과가 관찰된 것으로 보아 현재 작품의 부착력이 매우 약화된 상태인 것으로 생각된다.
3.2. 신 도장층 효과 평가
3.2.1. 부착력 평가
작품의 보존처리에 사용될 원본 도료와 대체 도료의 부착력 평가 결과(Table 10), ‘용계단’의 원본 도료(에나멜 페인트)는 5 등급(박리부 65 %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대체 도료(우레탄 페인트)는 0등급(박리된 사각형 격자가 없음)으로 확인되었다. 에나멜 페인트의 경우 부착력이 낮은 특성이 관찰되는 반면, 대체 도료인 우레탄 페인트는 에나멜 페인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착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나멜 페인트라 불리는 유성 페인트는 안료와 유성 바니시를 혼합하여 만든 것으로 건조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으나 도막의 경도 및 내후성이 떨어지는 특징을 지니는 반면 우레탄 페인트는 에나멜 페인트 이후 페인트 산업의 발전으로 인해 개발된 것으로 도막의 탄성 및 내후성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박조순, 2017) 원본 도료 보다 대체 도료가 더욱 안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붉은 화분’의 경우 보존처리에 사용될 원본 도료(에나멜 페인트)는 0 등급(박리된 사각형 격자가 없음)∼2 등급(박리부 5∼15 %)으로 나타났으며, 대체 도료(우레탄 페인트)는 0 등급으로 확인되어 보존처리 후 부착력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3.2.2. 부착 강도 평가
부착 강도 평가 결과, ‘용계단’ 원본 도료(에나멜 페인트)의 부착 강도는 0.8 MPa이며, 소지층과 도장층 간의 접착 파괴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용계단’ 대체 도료(우레탄 페인트)의 부착 강도는 2.0 MPa 로 측정되었으며, 도장층의 응집 파괴가 관찰되었다. ‘붉은 화분’의 경우 원본 도료의 부착 강도는 2.7 MPa, 대체 도료(우레탄 페인트)는 2.0 MPa 로 측정되었으며, 도장층의 응집 파괴가 관찰되었다(Table 11).
‘용계단’ 및 ‘붉은 화분’ 원본 페인트인 에나멜 페인트는 금속에 도장된 상태에서 부착 강도가 낮게 나타나며, 비교적 플라스틱 재질에 도장된 상태에서 부착 강도가 높게 나타난다. 특히, ‘붉은 화분’의 부착강도 실험을 통해 플라스틱 재질의 작품에 사용된 에나멜 페인트가 대체 도료인 우레탄 페인트에 비해 접착 강도가 높게 나타낼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용계단’은 금속에 도장된 형태로 부착 강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상대적으로 원본 도료에 비해 대체 도료의 부착 강도가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 화분’은 플라스틱에 도장된 형태로 ‘용계단’과 같이 금속에 부착된 도장층에 비해 비교적 부착강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대체 도료가 원본 도료에 비해 부착 강도가 높은 것으로 보아 앞선 부착력 평가 결과와도 동일한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착강도가 도료 혹은 도막과 피도장물과의 화학, 물리적인 흡착 혹은 결합에 의한 부착성과 피도장물의 불규칙한 표면, 표면에 형성되어 있는 미세한 구멍에 의한 기계적인 부착성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임종찬 외 2명, 1995) 두 작품의 부착강도 결과에는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준 것으로 사료된다.
3.2.3. 염수분무 실험
‘용계단’의 원본 및 대체 도료 시편의 염에 의한 열화 정도를 확인한 결과(Figure 4), 대조군(철편)의 경우 부식에 의한 녹이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용계단’의 원본 및 대체 도료 시편은 30사이클 및 60사이클 염수분무 결과, 표면에 얼룩 이외에 부식에 의한 배부름 및 들뜸 등의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녹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
흠집 긋기를 실시한 시편의 경우 30사이클로 염수 분무한 결과, 원본 및 대체 도료에서 흠집 주변에 일부 부식이 관찰되었지만 들뜸 및 배부름 등의 이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흠집 긋기를 실시한 시편을 60사이클로 염수 분무한 결과, 원본 도료 시편은 흡집 주변 3 mm 이내, 대체 도료 시편은 5 mm 이내에 배부름 현상이 관찰되었지만, 원본 및 대체 도료 시편 모두에서 도료의 들뜸이 관찰되지는 않았다.
3.3. 페인팅 작품 상태조사표 작성
페인팅 조각 작품의 상태조사표는 세부 항목 내용을 반영하여 다음과 같이 완성되었다(Figure 5). 상태조사표는 작품에 대한 기초정보를 작성하고 세부 항목에 대해 각각 평가하여 평점을 부여하였다. 세부 항목의 점수는 변색 30점 만점, 광택도 변화 및 오염 정도는 10점 만점으로 하였으며, 박리 발생 정도는 20점, 박락(녹) 발생 정도는 30점 만점으로 진행하였다. 각각의 점수를 더한 종합 평점의 평균을 기준으로 작품의 상태를 분류하였으며, 0∼20 점미만은 일상적 관리, 20∼40 점미만은 경미한 보존처리, 40∼60 점미만은 부분적 재도장 및 보존처리, 60 점 이상은 전면 재도장 및 보존처리를 진행하도록 조사표를 제작하였다.
완성된 상태조사표를 바탕으로 ‘용계단’과 ‘붉은 화분’의 상태조사표를 작성하였다. ‘용계단’은 종합 평점 62.5점으로 ‘전면 재도장 및 보존처리’의 결과로 나타났다(Figure 6). 특히 변색 및 광택도 변화가 각각 30점, 10점으로 만점을 받아 보존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붉은 화분’ 또한 종합 평점 77.5점으로 평가 결과 ‘전면 재도장 및 보존처리’인 것으로 확인되었다(Figure 7). 변색 및 광택도, 박락 정도에서 최고 등급으로 분류되었으며, 박리 발생 정도도 높은 편으로 종합 평점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상태조사표를 통해 실제 작품의 변색 및 열화 정도가 심한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었다.
4. 고찰 및 결론
본 연구는 페인팅 조각 작품에 다양한 평가방법을 적용하여 작품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였다. 보존처리가 필요한 페인팅 조각 작품 2 점(탈 스트리터 ‘용계단’, 장 피에르 레이노 ‘붉은 화분’)을 선정하여 작품의 열화된 정도를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또한, 보존처리에 앞서 작품에 적용될 원본 도료의 물성을 평가하여 효과를 확인하였으며, 향후 원본 도료의 수급이 불가능할 경우를 대비하여 대체 도료의 평가도 병행하였다.
‘용계단’의 구 도장층 분석 결과, 육안 및 현미경 관찰을 통해 현재 작품의 상태를 파악하였으며, 색도 비교를 통해 전반적으로 퇴색 및 백화가 진행된 것을 확인하였다. 부착력 평가 결과, 다른 방향에 비해 남동향인 작품의 전면에서 부착력이 가장 약한 것으로 나타나 자외선에 의한 열화가 도장층의 부착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붉은 화분’의 구 도장층 분석 결과, 작품 상부에서 발생한 백색 이물질로 인해 표면 오염이 진행되었으며, 부분 균열 및 작품의 분리가 발생하였다. 또한, 과거 도장 당시의 색상과 현저한 차이를 보여 변색된 것을 확인하였으며, 부착력 평가 결과, 4∼5 등급으로 측정되어 작품이 전반적인 열화로 인해 박리가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계단’ 및 ‘붉은 화분’의 신 도장층 평가 결과, 두 작품 모두 원본 도료에 비해 대체 도료의 부착력 및 부착 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부착강도의 경우, ‘용계단’이 소지층과 도장층간 파괴가 발생한 반면, ‘붉은 화분’은 도장층 사이의 응집파괴가 확인되어 소지층과 도장층의 물성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특히 플라스틱에 도장된 ‘붉은 화분’의 부착 강도가 금속에 도장된 ‘용계단’의 부착 강도 보다 비교적 높게 측정되었다. 이는 소지층의 물성뿐만 아니라 도장 재료의 차이도 존재할 것으로 생각되며, 도막과 피도장물 간의 결합력, 도막과 도막 간의 균형 관계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된다.
염수 분무 실험 결과, 대조군에 비해 원본 및 대체 도료 시편은 표면의 얼룩 이외에 변화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페인트 도장이 금속 시편의 열화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판단된다.
페인팅 조각 작품의 보존 연구에 있어서 색상이나 내후성 등 외적인 평가는 많이 진행되었으나 도장층의 부착 강도, 부착 정도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본 연구는 도장층의 단면관찰 및 무기성분 분석, 색도 및 색차 비교와 더불어 플라스틱, 철 같은 재료가 상이한 소지층과 도장층간의 부착력 및 부착 강도도 함께 평가하였다. 이러한 평가방법들을 종합하여 페인팅 조각 작품의 상태 조사표를 제작하였고, 완성된 상태조사표를 바탕으로 ‘용계단’과 ‘붉은 화분’의 사례를 적용해보았다. 상태조사표를 적용한 결과 실제 작품의 변색 및 열화 정도를 정량적인 평가와 함께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며, 추후 페인팅 작품 보존처리 연구에 객관적인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