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식 페인트로 도장된 플라스틱 조각품의 보존처리: 색맞춤 프로파일링

Conservation Treatment of Metallic Painted Plastic Sculpture: Color Matching Profiling

Article information

J. Conserv. Sci. 2023;39(3):237-24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3 September 20
doi : https://doi.org/10.12654/JCS.2023.39.3.06
Department of Conservation and Art Bank,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 Cheongju 28501, Korea
김영목, 권희홍,
국립현대미술관 작품보존미술은행관리과
*Corresponding author E-mail: entasis@korea.kr Phone: +82-43-261-1502
Received 2023 June 30; Revised 2023 July 31; Accepted 2023 August 1.

Abstract

현대 미술품의 보존처리에서 색맞춤 과정은 제작 의도를 반영하여 진행되기도 한다. 특히 작가가 생존해 있는 작품의 경우 재도장 등 비가역적인 작업을 진행할 때 동일성유지권을 고려하여 작가의 정보와 의도한 외관을 참고함에 따라 원본성과 진정성을 확보하게 된다. 최정화 작가의 ‘내일의 꽃’은 표면에 페인트가 도장된 작품으로 조형물 일부가 탈락하고 곳곳이 갈라져 내부 바탕층이 드러나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사용된 도장이 부식 페인트라는 것을 확인하고 부식액 적용 시간에 따른 색상변화와 색도를 측정하여 작품에 알맞은 색맞춤 방법을 정량화하였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보존처리를 안정적으로 진행하여 작품의 외형을 복원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일종의 매뉴얼로 작성하여 향후 관련 작품들의 색맞춤 보존처리에 활용하고자 한다.

Trans Abstract

In the conservation treatment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the color matching process is sometimes carried out by reflecting the artist information. In particular, in the case of artworks in which the artist survives, originality and authenticity are secured by referring to the artist information and intended appearance in consideration of the rights of integrity when processing irreversible work such as repainting. ‘Flowers of tomorrow’ by artist Jeong Hwa Choi is a sculpture with paint on the surface, and some of the structures were eliminated and cracked to reveal the inner base layer, so conservation treatment was carried out. Through the artist interview, it was confirmed that the paint used in the artwork was metallic corrosion paint, and the color change and chromaticity were measured according to the application time of the rust activator to quantify the appropriate color matching method for the artwork. Based on the results, conservation treatment was carried out stably and the appearance of the artwork was restored. This process will be recorded as a manual and used for color matching in conservation treatment of related artworks in the future.

1. 서 론

문화유산의 보존처리는 필요에 따라 색맞춤(color matching)의 과정을 수행하기도 한다. 색맞춤이란 채색층이 박락되거나 결실된 부분을 복원한 부위에 원래의 색감, 질감, 광택과 유사하도록 색을 맞추는 작업을 의미한다(The Korean Society of Conservation Science for Cultural Heritage, 2011). 일반적으로 적용 부위 주변부의 색상을 확인하고 유사하거나 비슷하게 작업을 실시하여 손상으로 인한 시각적 영향을 줄이는 과정이다(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22). 미술품에 있어서 색맞춤은 본래의 물감이나 작가의 기법이 민감한 경우, 안정적인 안료와 접착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원작에 사용된 재료와 동일한 보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Sánchez-Ortiz, 2016). 또한 사용한 수지(resin)가 시간이 지나 변색하거나, 색을 칠했을 때와 건조되었을 때, 코팅층(top coat)을 올렸을 때의 색조가 모두 달라질 수 있어 컨서베이터(conservator)의 많은 경험과 감각이 필요하다.

작가의 제작 의도가 특정되는 미술품의 경우 색맞춤 과정에 있어 컨서베이터가 고민해야 할 요소가 늘어나게 된다. 현대 미술품의 보존처리는 전통적인 보존윤리와는 다르게 작가의 의도한 외관(intended appearance)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두는 접근법을 선택하기 때문이다(Mack et al., 2016). 특히 작가가 생존해 있는 경우, 대한민국 법률상 작품에 대한 정신적, 인격적 권리를 가지는 “저작인격권”이 존재하기 때문에 해당 작가는 저작물의 성질과 목적에 반하는 변형에 이의를 제기하는 “동일성유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저작권법 제2장 제3절 제13조 동일성유지권 참고). 따라서 색맞춤 방법에서 재도장과 같이 비가역적인 처리로 인하여 작품의 원본성(originality)에 대한 문제가 제기될 우려가 있을 때, 작가와의 협의가 보존처리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Kwon and Lee, 2020).

국립현대미술관 보존과학팀에서는 미술품 보존처리의 핵심 가치인 작가의 의도와 작가가 사용한 재료 등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2013년도부터 소장 작품의 작가들을 만나 작품의 재질, 구조적 특징, 제작 의도 등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해 오고 있다. 또한 시간 경과에 따라 작품이 손상되는 경우 필요한 보존 대응과 방향에 대해 협의하고 보존처리 동의서를 작성하는 등 보존 관련 아카이브(archive)를 구축하고 있다. 이렇게 기록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실제 보존처리에 반영하여 해당 미술품의 원본성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보존 방법을 연구⋅적용하고 있다. 실례로 조성묵(Sung Mook Cho: 1940∼2016) 작가의 작품 ‘무제(Untitled, 1972)’를 보존처리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수집한 자료를 적극 활용하여 목재 부분 내부를 충전하는 작업을 진행하였다(Kim et al., 2021). 또한 코디최(Cody Choi: 1961∼) 작가의 작품 ‘베네치안 랩소디-허세의 힘(Venetian Rhapsody-The Power of Bluff, 2016∼2017)’의 보존처리를 대비하여 재도장 및 LED 교체, 이미지 재출력 등 잠재적 손상에 따른 작품 변형에 필요한 대응 방안을 사전에 협의하기도 하였다(Kwon and Lee, 2020).

현대 미술품 중 아이디어와 디자인은 작가가 창작하고 제작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경우 작품을 구성하는 재료와 물성에 대해 작가 본인이 전문가가 아닐 수도 있고, 가지고 있는 정보가 올바르지 않을 수도 있다(Kim et al., 2021).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보존처리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작가 외에도 실제 작품을 제작한 스튜디오와도 인터뷰 등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중 ‘내일의 꽃(Flower of tomorrow, 2015)’이란 작품은 표면에 사용된 도장의 재료가 특수하여 보존처리의 색맞춤 과정에서 일반적인 재료로 색상을 표현하기 어려웠다. 이에 따라 생존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작 의도와 기법, 사용된 재료 등을 확인하고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작품에 알맞고 이질감이 적은 색맞춤 방법을 찾고자 하였다.

2. 작가 인터뷰 및 보존처리 계획

최정화(Jeong Hwa Choi: 1961∼) 작가의 작품 ‘내일의 꽃’은 식물이 담긴 화분 형태의 작품(13점으로 구성)으로 합성수지(FRP: fiber reinforced plastics)와 철사를 이용해 제작하였고 표면에 페인트 도장을 하였다. 작품 중 일부는 넓적한 식물의 이파리를 형상화하였는데 합성수지 재질 자체가 약하고 이파리에 비해 잎자루(葉柄, Petiole)가 가늘기 때문에 핸들링 시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이로 인해 작품 중 하나에서 이파리가 탈락하였고 보존처리가 필요하였다(Figure 1, 2).

Figure 1.

‘Flower of tomorrow’ that requires preservation.

Figure 2.

Fallen leaf.

해당 작품은 이파리와 잎자루가 만나는 기부(葉底, Leaf base) 부위를 중심으로 갈라지거나 꺾이는 등의 물리적 손상이 관찰되었다. 갈라진 부분 사이로는 녹색의 바탕층이 관찰되었고 화분 표면에 들뜨거나 박락된 도장 아래로는 적갈색 바탕층이 관찰되었다(Figure 3, 4).

Figure 3.

Crack.

Figure 4.

Paint exfoliation.

보존처리를 실행하기 앞서 해당 작품의 작가가 생존해 있으므로 작가의 정보와 의도를 참고하여 진행하고자 하였다. 2020년에 국립현대미술관 보존과학팀에서 최정화 작가와 작가의 스튜디오를 방문하여 인터뷰(Han et al., 2021)를 진행하고 작품에 대한 정보와 보존 방향에 대한 의견을 아카이빙하였다. 해당 인터뷰에서 작가는 작품 ‘내일의 꽃’에 대해 다음과 같은 제작 의도를 밝혔다(Figure 5).

Figure 5.

Artist interview.

“철(페인트)을 발라 녹슬게 해 죽은 꽃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보존처리 동의서를 작성하며 다음과 같은 내용을 추가하였다.

“페인트가 벗겨진 부분은 덧칠하면 됩니다.”

이에 따라 도장이 벗겨진 부분은 실제 작품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종류의 페인트와 방식으로 결실된 표면을 복원 및 색맞춤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내일의 꽃’의 디자인 및 설계는 작가가 하였지만, 제작은 작가 전속 스튜디오에서 진행하였으므로 작품에 사용된 페인트의 종류 및 도포 방식 등 작품의 제작 방법에 대해 스튜디오와 논의하였다(Figure 6).

Figure 6.

Studio director interview.

스튜디오의 담당자는 표면 도장층 제작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시중에서 구매한 부식 페인트(metallic paint)를 사용해 표면에 도포하였으며, 하도 페인트를 건조 후 표면에 부식액을 여러 번 뿌려가며 진행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내일의 꽃’의 표면은 부식 페인트를 사용하여 제작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일반적으로 부식 페인트를 이용한 도장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적용 대상 표면을 클리닝 후, 하도 페인트(reactive metallic paint)를 도포하고 건조한다. 이때 요철이 심하거나 대상층의 부식이 우려될 때는 산화 방지 프라이머(acid blocking primer)를 우선 도포하고 진행한다. 하도 페인트의 건조가 완료된 뒤, 부식액(rust activator)을 도포하여 원하는 색상으로 표현하고 투명한 코팅제(top coat)를 도포하여 마무리한다(Table 1).

Process of applying metallic paint

그러나 스튜디오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 작품의 제작 과정에서는 프라이머와 코팅제의 도포 과정이 생략된 것을 확인하였으므로 이를 참고해 보존처리 계획을 세우고자 하였다.

부식 페인트를 적용한 도장층은 부식액 도포 후 일정 시간이 경과되어 완전히 건조된 뒤에 최종적인 색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결실 부위에 하도 페인트와 부식액을 도포한 직후에는 주변의 작품 표면 색상과 즉각적인 비교가 어렵다. 또한 한번 부식된 도장층은 추가로 부식시키는 것은 가능하지만, 부식 이전의 단계로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도장층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고, 하도 페인트를 재도포 후 부식액을 적용하는 과정을 되풀이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보존처리 시 해당 작품에 사용된 부식 페인트와 유사한 색상과 표면 질감을 나타내기 위해, 하도 페인트 건조 후 부식액 적용 시간에 따른 색상변화 연구가 요구되었다.

3. 부식 페인트 실험

3.1. 방법

3.1.1. 시편 제작 및 육안관찰

작가 스튜디오에서 제공한 정보를 바탕으로 부식 페인트 2종(이후 각각 부식 페인트 A, 부식 페인트 B로 명명)을 대상으로 부식액 적용 시간별 시편을 제작하였다(Table 2). 먼저 하도 페인트를 일정한 두께 층(약 2㎜)으로 건조한 다음, 직육면체 형태(30×30×2㎜)로 재단하였다. 해당 시편에 대한 부식액 도포를 분 단위로 적용하기 위해, 부식액에 시편을 침적시킨 후 분 단위로 꺼내어 건조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꺼낸 시편의 표면에 부식액이 잔류하면 해당 부위는 주변과 비교해 더 많은 부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시편을 건조 틀에 약 90°로 세워 건조하는 방법으로 시편을 제작하였다. 완전히 건조된 시편을 부식액 적용 시간별로 나열하여 관찰하였다.

Information of metallic paints

3.1.2. 색도 측정 및 비교

부식액 적용 시간에 따라 단계별로 색상이 변화한 시편과 실제 작품 표면의 색도를 측정하고 비교⋅분석하였다. 색도는 분광측색계(CM-700d, Minolta, JP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시편과 작품의 도장층은 무광에 가깝기 때문에, 정반사광을 제거하고 확산광만으로 측정하여 육안과 유사한 색상 평가를 나타내는 SCE(Specular Component Excluded) 모드로 측정하였다.

측정 조건은 시편 당 10회 이상 측정하였으며, 최댓값과 최솟값을 제외한 데이터들의 평균값을 구하였다. 실제 작품에서 측정한 색도는 육안으로 관찰하였을 때 흑색계열과 적색계열 표면으로 구분하여 각각 20지점 이상 측정하고 최댓값과 최솟값을 제외한 작품의 색도 데이터를 확보하였다.

측정한 색도는 국제조명위원회(CIE, International Commision on Illumination)에서 정의한 색공간에 따라 L* 값은 0∼100단위로 명도를 나타내고 a*, b*값은 양수일 때 각각 적색, 황색 방향을 나타내며 음수일 때 각각 녹색, 청색 방향을 나타내는 CIELAB 색 표시계를 참고하여 그래프로 나타내었다(Park, 2007). 그래프 비교를 통해 부식액 적용 시간 별 색도 변화양상과 실제 작품 적용성을 알아보았다.

3.2. 결과

3.2.1. 육안관찰

부식 페인트 A는 흑색의 하도 페인트 색상이 초기에 관찰되다가 부식액 적용 4분 이후부터 적색의 색상이 관찰되기 시작하였다. 부식액 적용 13분 이후부터는 흑색 부분이 일부 확인되지만, 대다수 적색 색상이 관찰되었다(Figure 7). 부식 페인트 A는 부식액을 1분부터 30분까지만 적용하였으며, 30분 이후부터는 형성된 부식층이 분말화되어 탈락하는 경향이 심해 실험을 중단하였다.

Figure 7.

Color change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Metallic paint A).

부식 페인트 B는 부식액을 1분부터 60분까지 적용하였다. 부식액 적용 1∼7분 사이에는 흑색의 하도 페인트 색상이 확인되었으며, 8분 이후부터 황색의 색상이 반점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나 육안상으로 색상변화가 크지 않았다. 황색의 색상은 부식액 적용 35분 이후부터 시편 전체적으로 관찰되었으며, 42분 이후부터는 적색의 색상도 함께 관찰되기 시작하였다(Figure 8).

Figure 8.

Color change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Metallic paint B).

3.2.2. 색도 비교

부식 페인트 A, B 시편들의 부식액 적용 시간별 평균 색도 데이터와 실제 작품의 도장층 색상계열에 따른 색도 데이터를 L*값 그래프(Figure 9)와 a*, b*값 그래프(Figure 10)로 구분하고 비교⋅분석하였다.

Figure 9.

Comparison graph of L* values of the average color of specimen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and the color of the artwork.

(■: Color values of black surface on artwork, ▲: Color values of red surface on artwork, ◆: Average color value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of Metallic paint A, ●: Average color value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of Metallic paint B)

Figure 10.

Comparison graph of a*, b* values of the average color of specimen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and the color of the artwork.

(■: Color values of black surface on artwork, ▲: Color values of red surface on artwork, ◆: Average color value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of Metallic paint A, ●: Average color value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of Metallic paint B)

먼저 L*값의 색도 비교⋅분석 결과(Figure 9), 실제 작품의 L*값은 40.00 이상 52.00 이하의 범위 안에서 측정되었다. 육안으로 구분했던 흑색계열과 적색계열 표면의 L*값은 x축을 구분하여 표기하였는데, 흑색계열 표면은 40.00∼50.00에서, 적색계열 표면은 42.00∼52.00에서 L*값이 나타났다. 평균적인 L*값은 각각 45.87(흑색계열), 48.71(적색계열)로 2.84만큼 상승하였다.

부식 페인트 A와 B 모두 부식액 적용 시간에 따라 L*값을 나열하였는데, 적용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적인 L*값이 전체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나타내었다. 부식 페인트 A는 44.00∼50.00에서, 부식 페인트 B는 45.00∼55.00에서 L*값이 측정되었다. 전체적으로 부식 페인트 B가 A보다 L*값이 크게 측정되었으며 부식액 적용 시간별 L*값의 차이는 평균 3.23으로 나타났다.

실제 작품과 부식 페인트 A, B의 L*값은 모두 40.47과 54.18 사이에서 측정되었으며 색상이 붉어질수록 L*값이상승하는 경향을 나타냈지만, 변화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a*, b*값의 색도 비교⋅분석 결과(Figure 10), 실제 작품에서 흑색계열 표면의 색도 값은 a*값 2.00 이하, b*값 8.00 이하로 확인되었다. 적색계열 표면의 색도 값은 흑색계열과 연속성 있는 모습으로 a*, b*값이 상승하였으며, a*값 4.00 이하, b*값 11.00 이하로 측정되었다.

부식 페인트 A와 B 모두 부식액 적용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a*, b*값이 상승하는 우상향 그래프를 나타내었다. 부식 페인트 A의 색도 값은 a*값 1.00∼5.00, b*값 4.00∼10.00으로 측정되었다. 부식 페인트 B의 색도 값은 a*값 0.30∼5.00, b*값 1.00∼13.00으로 측정되었다.

부식 페인트 A의 경우 B에 비해 a*값의 증가 속도가 빨라서 부식액을 15분 적용하였을 때 평균 색도 a*값이 부식 페인트 B를 부식액에 60분 적용한 것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또한 부식 페인트 A는 부식액을 1분 적용하였을 때 a*값 1.00 이상 b*값 4.00 이상의 값을 가지기 때문에 실제 작품의 흑색계열 표면 색도 값 중 a*값 1.00 이하 b*값 4.00 이하의 영역에서 측정되는 표면 색상에 적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다.

따라서 부식 페인트 B는 부식 페인트 A에 비해 부식액 적용 시간에 따른 색상변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지 않기 때문에 보존처리 시 더 미세한 색상 조절을 통한 안정적인 색맞춤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부식 페인트 B는 실제 작품에서 나타나는 색도 값에 모두 대응하여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식 페인트 B를 사용하여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4. 보존처리

4.1. 클리닝

부드러운 붓을 이용하여 작품 표면에 있는 먼지 등 이물질을 1차 클리닝하였으며(Figure 11a), 표면 공극 및 가지 사이 틈에 잔류한 이물질은 블로워(ari blower)를 이용하여 제거하였다(Figure 11b). 작품의 부식된 표면과 이질감이 있는 백색 얼룩 등 고착되어 물리적인 제거가 어려운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에틸알코올(ethyl alcohol)을 이용하여 제거하였다(Figure 11c). 작품 표면에 도포된 부식 페인트의 내부 철 성분이 반응하여 변색되지 않도록 주의하며 국부적으로 클리닝하였다.

Figure 11.

Cleaning.

4.2. 접합 및 복원

탈락한 이파리 부분은 기존 작품 사진을 참고하여 원래 위치에 접합하였다(Figure 12a). 에폭시수지(RepairitQuik®, PSI, USA)를 이용하여 접합⋅복원하였으며, 경화된 후에는 소도구(Motor tools)를 이용하여 주변 부위에 자연스럽도록 표면 질감을 성형하였다(Figure 12b). 부식 페인트 B를 도포하고 주변 색상과 이질감이 없도록 부식액을 적용하여 색맞춤하였다(Figure 12c). 이 밖에도 이파리와 잎자루가 연결되는 기부가 갈라지거나 꺾인 부분에 대해 일부 에폭시수지를 이용하여 보강하고 부식 페인트를 이용하여 색맞춤하였다.

Figure 12.

Joint and restoration.

4.3. 도장층 안정화 및 색맞춤

도장층이 들뜨거나 박락된 부위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계 접착제(Loctite 401®, PSI, USA)를 들뜬 도장층 아래로 주입하여 접착하였다(Figure 13a). 다만 도장층과 바탕층 사이에 빈공간이 있는 경우 내부를 충전하며 접착하는 방법이 필요하였다. 이에 따라 아크릴계 수지(Plextol B 500®, Talas, USA)를 내부로 주입하고 전기 인두(65℃)로 도장층을 눌러 충전 및 접착하였다(Figure 13b).

Figure 13.

Stabilization of paint layer and color matching.

도장층이 안정화된 후에도 결실되어 적색 또는 녹색의 바탕층이 노출된 부위에는 부식 페인트를 도포하고 주변 부위 색상과 어우러지도록 부식액 적용 시간을 조절하여 색맞춤하였다(Figure 13c).

4.4. 보존처리 완료

‘내일의 꽃’의 보존처리는 안정적으로 완료되었다. 표면에 고착된 먼지 및 거미줄 등 이물질이 제거되었고, 백색 얼룩 등 오염물질도 제거되었다. 탈락한 이파리 부위는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본래의 위치에 안정적으로 접합되었으며(Fiugre 14a, 14a’), 들뜨거나 박락된 도장층은 내부 FRP 바탕층에 안정적으로 접착되었다. 결실되어 복원한 도장층은 부식 페인트 적용을 통해 주변 색상과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색맞춤되었다(Figure 14b, 14b’). 이파리와 가지의 연결 부위 등 갈라지거나 휜 부분은 보강되었고 부식 페인트를 이용한 색맞춤을 진행하여 작품의 외형을 복원하였다(Figure 14c, 14c’, 14d, 14d’). 일부 이파리와 잎자루가 만나는 기부를 중심으로 보강이 필요한 부분에 한해서는 무게중심 등을 분산할 수 있는 보존 지지대를 제작하여 적용하였다(Kim and Kwon, 2023).

Figure 14.

Result of conservation treatment.

5. 고찰 및 결론

최정화 작가의 ‘내일의 꽃’ 보존처리는 생존 작가의 인터뷰와 제작 스튜디오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되었다. 플라스틱 위에 부식 페인트라는 특수한 재료가 사용되었고 작품에 결실된 부분이 많아 넓고 다양한 부위에 재도장을 하는 과정이었기에, 작가 측과의 협의를 통해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는 점에서 원본성(originality)과 진정성(authenticity) 있는 결과를 얻었다고 판단된다.

또한 부식 페인트 적용하기 위해 부식액의 적용 시간별 색상 변화표(Figure 7, 8)를 확보하였고, 실제 작품의 색도 값에 알맞게 대응할 수 있는 부식액의 적용 시간 범위(Figure 10)를 정량적인 수치로 확인하였기 때문에 향후 해당 작품을 재도장하는 경우 알맞은 색상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컨서베이터(conservator) 개개인의 경험과 감각이 핵심적으로 요구되는 색맞춤 과정에서 비록 부식 페인트라는 재질에 한정되지만, 부식액의 적용 시간이라는 구체적이고 일정한 방법에 따른 색상변화를 도식화하고 실제 작품의 색도 값에 따른 표현 범위를 정량화하여 직관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고자 한다.

이러한 과정을 일종의 매뉴얼로 작성하여 ‘내일의 꽃’ 시리즈뿐 아니라 최정화 작가의 다른 작품이나 같은 재료가 사용된 작품들의 색맞춤 보존처리에 활용하고자 한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국립현대미술관 보존처리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습니다.

References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22. Standard specification for conservation treatment of movable cultural property p. 19–28. 1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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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Y.M., Han Y.B., Shin J.A., Cha S.M., Kwon H.H.. 2021;The conservation treatment of the bark of wooden sculpture. Conservation of Art 37:516–524.
Kwon H.H., Lee G.S.. 2020;Collaboration with stakeholders for conservation of contemporary art. Journal of Conservation Science 36:37–46.
Han Y.B., Shin J.A., Cha S.M., Kim Y.M., Kwon H.H.. 2021;Research on conservation methods through artist interviews: Artist, Choi Jeong Hwa. Conservation of Art 7:39–40.
Mack A., Escarsega J., Rivenc R.. 2016. Unlikely synergies: How paints formulated for military assets may save outdoor painted sculptures. The Getty Conservation Institute, https://www.getty.edu/conservation/publications_resources/newsletters/31_2/unlikely_synergies.html (June 1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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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ánchez-Ortiz A.. 2016. Orientaciones metodológicas para el retoque pictórico de lagunas en obras de arte. Art and Conservation Science, Seoul, October 28, 31-44. .
The Korean Society of Conservation Science for Cultural Heritage. 2011. Conservation science terminology p. 115–350. 115, 350.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ure 1.

‘Flower of tomorrow’ that requires preservation.

Figure 2.

Fallen leaf.

Figure 3.

Crack.

Figure 4.

Paint exfoliation.

Figure 5.

Artist interview.

Figure 6.

Studio director interview.

Figure 7.

Color change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Metallic paint A).

Figure 8.

Color change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Metallic paint B).

Figure 9.

Comparison graph of L* values of the average color of specimen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and the color of the artwork.

(■: Color values of black surface on artwork, ▲: Color values of red surface on artwork, ◆: Average color value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of Metallic paint A, ●: Average color value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of Metallic paint B)

Figure 10.

Comparison graph of a*, b* values of the average color of specimen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and the color of the artwork.

(■: Color values of black surface on artwork, ▲: Color values of red surface on artwork, ◆: Average color value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of Metallic paint A, ●: Average color values by rust activator application time of Metallic paint B)

Figure 11.

Cleaning.

Figure 12.

Joint and restoration.

Figure 13.

Stabilization of paint layer and color matching.

Figure 14.

Result of conservation treatment.

Table 1.

Process of applying metallic paint

Sequence Process Way
1st Cleaning ⋅ Remove dust, rust or grease of the background
2nd Acid blocking primer ⋅ Used when the surface is uneven or maybe corroded (can be omitted)
3rd Reactive metallic paint ⋅ Use after sufficient mixing of sediment
⋅ Dry time: approx 1 hour
4th Rust activator ⋅ Use after sufficient mixing of sediment
⋅ Dry time: approx 1 hour
5th Top coat ⋅ Prevent further corrosion
⋅ Dry time: 7∼10 days

Table 2.

Information of metallic paints

Metallic paint A Metallic paint B
Type of metal Iron Iron
Type of paint Water based acrylic paint Water based emulsion binder
Component aluminum particles, pearlescent, synthetic or organic pigments and other trade secret ingredients Iron powder, calcium carbonate, ethylene glycol and other trade secret ingredients
VOCs content Up to 180 g/L Up to 30 g/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