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율변환이미징을 활용한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표면손상 분석
Analysis of Surface Damage on the Mural Painting in Josadang Shrine of Buseoksa Temple in Yeongju Using Reflectance Transformation Imaging Techn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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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에서는 벽화유산의 손상상태를 보다 정밀하고 입체적으로 기록 할 수 있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로 반사율변환이미징(Reflectance Transformation Imaging, RTI)의 효용성을 검토해 보고자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를 대상으로 표면에 발생된 주요 손상유형을 구분하고 손상면적 점유율이 높은 대표적 손상부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을 수행하였다. 조사당 벽화의 손상유형별 손상면적 점유율 조사결과, 염 손상(58.9∼18.2%), 채색층 손상(37.9∼13.0%), 과거 보강제 부위(9.8∼4.2%), 생물학적 손상 및 기타 오염(19.8∼2.5%), 마감층 노출 손상(19.7∼0.7%), 과거 고착제 부분(2.5∼0%), 균열(0.5∼0.3%) 순으로 손상면적 점유율이 높게 확인되었고, 각 손상유형에 대한 반사율변환 이미징 조사를 통하여 손상정도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 데이터를 구축 할 수 있었다. 특히 현미경 기반 반사율변환이미징의 경우 일반 현미경 이미지에서는 확인이 어려운 채색층 박리 상태, 안료 입자 상태, 염 결정 형태 등을 파악할 수 있어 현재 상태에 대한 보다 정확한 기록 기술로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기존의 반사율변환이미징 연구나 벽화 연구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방법으로 향후 벽화유산뿐 아니라 회화와 같은 채색층을 가진 문화유산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Trans Abstract
In this study, we examined the effectiveness of RTI(Reflectance Transformation Imaging) method as a digital imaging technology that can accurately and three-dimensionally record the damaged state of mural heritage. For this purpose, major damage types were classified on the mural painting in Josadang shrine of Buseoksa temple in Yeongju, and an RTI was conducted on areas with highly damaged areas. According to the results by the type of damage to the murals, salt weathering damage (58.9-18.2%), painting layer damage (37.9-13.0%), past reinforcement area (9.8-4.2%), biological damage and other contamination (19.8-2.5%), exposed damage to the finishing layer (19.7∼0.7%), past fixative area (2.5∼0.0%), and cracks (0.5∼0.3%) were found to have a high share of damaged area. From the RTI investigation for each damage type, image data was constructed to visually identify the degree of damage. In particular, in the case of microscope-based RTI, it was confirmed that it can be used as an accurate recording technology because it can identify color layer exfoliation, pigment particle shape, and salt crystal shape that are difficult to see in general microscope images. This is a research method that has not been attempted in existing RTI or mural research, and is expected to be applicable in the future not only to murals but also to the field of cultural heritage with painting layers.
1. 서 론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는 부석사 경내의 조사당 내부 벽면에 제석천, 범천, 사천왕을 그린 벽화로서 현재는 도상별로 분리되어 6점으로 나뉘어 전해지고 있다. 이 벽화는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의 이동 및 보존처리가 진행된 이력을 가진 유물이다(Moon et al., 2022).
벽화의 표면에서 관찰되는 주요 손상은 채색층의 박리⋅박락, 백색 오염물, 석고 보강부위 균열 및 분리, 합성수지 강화처리 부위 박리⋅박락 등으로 그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Lee et al., 2021, Kim et al., 2021). 조사당 벽화에서 나타나는 손상은 과거의 보존처리와 보관환경이 주요 원인으로, 처리 방법론을 계획하고 연구하는 데 있어 과거의 수리 이력은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현재까지 조사당 벽화에 대한 조사보고서, 보존처리 기록, 행정 문건, 사진 자료 등은 처리 당시의 상세한 진행 과정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렇듯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보존처리 기록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현시점에서도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조사당 벽화의 형상을 기록한 과거 자료로는 유리건판과 고해상도 사진, 모사도가 있다. 해당 유형들은 2차원의 평면정보 전달에 기반한 기록방식으로 벽화표면의 3차원적인 굴곡과 텍스쳐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디지털 이미징 기술 중 얕은 표면 정보를 입체적인 방식으로 기록할 수 있는 반사율변환이미징(Reflectance Transformation Imaging, RTI) 기술은 기존의 기록방식을 한계점을 보완하여 손상의 깊이감 등을 가시화 할 수 있다. 이 기술이 국내에서 문화재에 적용된 사례는 주로 비석, 불비상 등의 명문을 판독하는데 활용되었으며(Kim et al., 2023, Jo et al., 2021, Sung, 2019), 문화유산을 비롯한 근현대유물의 보존처리 기록 및 제작 기법연구(Min, 2021), 기와 표면의 제작흔에 대한 연구(Min, 2017) 등에도 적용되었으나 벽화유산과 같이 회화적 요소가 담긴 평면에 가까운 대상에 적용된 사례는 없었다. 즉, 반사율변환이미징은 보존처리를 위한 현상 조사 및 기록적 측면보다는 명문 판독 목적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제작기법이나 채색기법 연구에 드물게 적용되고 있다.
여러 겹의 얇은 채색층으로 제작된 벽화와 같은 문화유산은 디지털카메라와 조명을 활용한 사진 촬영 방식만으로는 안료나 채색층의 표면상태, 박리현상, 균열정도 등에 대한 기록에 한계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벽화 유산 등 회화분야 유물의 손상상태를 보다 정밀하고 입체적으로 기록 할 수 있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을 검토해 보고자 조사당 벽화를 대상으로 표면에 발생된 주요 손상유형을 구분하고 손상면적 점유율이 높은 대표적 손상부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를 수행하여 그 효용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았다.
2. 연구방법
2.1. 손상 상태 조사
조사당 벽화 6점의 표면에서 확인되는 손상유형과 손상정도를 파악하고자 정밀촬영과 육안조사를 통하여 손상유형을 구분하고, 손상도면을 작성하였다. 육안조사를 통하여 확인된 조사당 벽화의 대표적 손상유형은 채색층 손상으로 균열, 박리, 박락, 분말화, 변색 및 오염 손상으로 염 손상, 생물학적 손상, 기타 얼룩, 마감층 손상으로 균열, 노출 및 탈락, 과거 보존처리 부분으로 보강제, 고착제 적용 부분으로 손상유형의 정의 및 특징은 Table 1과 같다. Table 1에 따라 각 벽화의 손상상태를 조사하고 손상유형에 따른 손상범위를 표기한 손상지도를 작성하였다. 조사당 벽화의 손상은 매우 복합적이며 여러 유형이 중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손상지도는 채색층 손상, 변색 및 오염 손상, 마감층 손상, 과거 보존처리 부분으로 나누어 표기하였다.
손상도면 작성은 이미지 그래픽 소프트웨어(Adobe Illustrator)를 활용하여 작성된 벽화도면에 유형별 손상의 위치 및 형태를 표기하였다. 또한 손상도면에 표기된 손상유형별 손상면적 점유율을 Auto CAD 프로그램을 통해 계산하여 손상의 정도를 상호비교 고찰하였다. 조사당 벽화에는 손상유형이 중첩되어 나타나기 때문에 손상면적 점유율 중 전체면적에 발생된 손상면적은 손상이 발생되지 않은 부분을 제외한 면적의 값으로 계산하였다.
2.2. 표면 손상 분석
2.2.1. 반사율변환이미징 가변형 촬영 시스템 개발
반사율변환이미징 기술은 가상의 광원을 통해 빛의 조사 방향과 세기, 각도 등을 조절하여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이는 기존 이미지 데이터가 고정된 광원 및 촬영 면으로 단편적인 정보만을 확인할 수 있는 한계점을 보완하여 표면의 텍스쳐, 레이어 등의 얕은 질감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 생성은 서로 다른 방향과 각도의 빛을 대상에 비추어 촬영한 일련의 이미지 세트를 다항식 함수 기반의 데이터 구축 프로그램(RTI Builder)을 통해 하나의 파일로 병합하는 원리이다. 이는 빛의 조사에 따른 표면의 노멀 벡터를 계산하여 고정된 카메라 위치에서 획득된 구슬의 중심 좌표와 빛이 맺힌 지점의 위치 좌표를 구슬의 반지름으로 나눈 값을 통해 노멀 벡터를 구하고, 노멀 벡터값과 카메라 방향 벡터 값을 활용하여 조명의 벡터를 구하는 방식이다. 반사율변환이미징에 사용되는 함수는 다항식 텍스처 매핑(Polynomial Texture Mapping)과 반구형 고조파(Hemispherical Harmonics)인데, 본 연구에서는 각도 변화 값을 더욱 정확하게 계산하는 반구형 고조파 함수를 채택하였다. 병합된 파일은 뷰어 프로그램(RTI Viewer)에서 관찰 가능한 확장자 포맷으로 추출 할 수 있다.
조사당 벽화의 구조적 특징에 맞는 데이터 취득을 진행하기 위해 돔(Dome) 기반 반사율변환이미징 시스템과 부분 조명(Highlight) 기반 수동촬영을 병용하였다. 6점의 벽화는 모두 나무로 제작된 보호틀로 보강되어 목재 보호 틀 상단부로부터 벽화의 표면까지의 깊이가 약 18 cm 정도이다. 유물 구조에 따른 조명의 조사 반경 및 카메라 삼각대 설치 등의 환경적 제약사항을 극복하기 위해 가변형 레일에 탑재 가능한 돔 기반 반사율변환이미징 시스템을 개발하였다(Figure 1A, Table 2). 돔 장비를 이용한 데이터 획득이 어려운 목재 보호틀과 맞닿은 가장자리의 경우, 부분 조명 방식을 활용하여 수동으로 조명을 이동시켜 촬영하였다. 현미경 기반 부분 조명 반사율변환이미징 촬영은 촬영 위치에 대한 적정 배율 조정 후 수동으로 핀 조명을 이동시켜 촬영하였다(Figure 1B).
카메라는 CMOS 기반의 Sony α7R4 기종을 사용하였으며 현미경은 Leica IC90E 모델을 활용하였다. Sony α 7R4의 렌즈로는 50 mm(F1.2 GM)와 90 mm(F2.8 Macro G) 두 종류를 적용하였다. Leica F12 M80은 이동식 디지털 실체 현미경 타입으로 7.5 x∼60 x의 표준 배율을 지원하는 모델을 사용하였다. 카메라 기반의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는 전면적인 손상상태 취득을 목적으로, 현미경 기반의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는 세부 손상상태, 염 손상, 기타 오염손상을 획득하기 위해 적용하였다.
2.2.2.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 취득 및 자료처리
조사당 벽화에 대한 표면 손상상태 분석을 위하여 손상유형으로 구분된 채색층 손상, 변색 및 오염 손상, 마감층 손상, 과거 보존처리 부분 손상이 관찰되는 대표적 위치를 선정하여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를 취득하였다. 개별 벽화의 촬영 구역은 돔 기반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 2∼3건과 현미경 기반 부분 조명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 2∼4건을 조사하였으며, 조사 위치 및 영역은 Figure 2에 나타내었으며, 벽화별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내용과 방법은 Table 3과 같다.
돔 기반의 카메라를 활용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촬영은 50 mm 렌즈 기준 24 cm × 15.8 cm, 100 mm 렌즈 기준 10 cm × 6.6 cm 구역을 촬영하였으며 이후 뷰어 프로그램 안에서 확대기능(최대 200%)을 사용하여 관찰하였다. 미세한 부위는 현미경을 활용한 반사율변환이미징으로 취득을 진행하였으며 현미경 취득 구역에 대한 배율은 각각의 이미지에 스케일바로 표기하였다.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는 관찰 이미지 별 설정 값은 이미지별로 가상 광원 x, y 값(Virtual Relighting direction x, y), 채도(Diffuse color), 반사도(Specularity), 조도(Highlight Size)를 표기하였다. 가상광원은 촬영 시 사용된 조명의 조사각과 방향을 통해 계산된 광원 값으로, 사용자가 마우스 커서를 이용하여 뷰어 프로그램 상에 조사하는 빛에 대하여 원의 중심부 0, 0을 기준으로 +x, -x, +y, -y의 값으로 표현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가상 광원의 방향 x, y와 반사광 강화(Specular Enhancement) 필터의 채도 값(1-100), 반사도 값(1-100), 조도 값(0-150)을 함께 표기하였다.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 구축은 다음의 순서로 진행하였다. 취득 구역 설정 후, 주변 조명 소등 및 외부 광원 차단의 순서로 준비과정을 마쳤으며, 한 세트당 40∼50장의 이미지를 획득하였다. 데이터는 모두 RAW 포맷으로 획득하였으며 RAW 데이터는 JPEG로 컨버팅 후 데이터 구축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세싱되어, 반사율변환이미징 전용 확장자 파일 포맷으로 추출되었다. 반사율변환이미징 데이터는 뷰어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가상 광원의 밝기, 확산각, 방향 등의 Intensity 및 색상 조절 기능 등을 통해 표면 정보를 시각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을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원하는 구역의 이미지 캡쳐 기능을 통해 이미지 파일 형태로 저장하였다.
3. 연구 결과
3.1. 벽화별 손상상태
조사당 벽화 6점의 표면에서 확인되는 채색층 손상, 변색 및 오염 손상, 마감층 손상, 과거 보존처리 부분을 표기한 손상도면은 Figure 3 to 8, 손상면적에 대한 점유율은 Table 4와 같다.
각 유형에 따른 손상지도를 작성하고 손상면적 점유율을 확인한 결과 염 손상(58.9∼18.2%, 평균 40.6%), 채색층 손상(37.9∼13.0%, 평균 20.6%), 과거 보강제 부위(9.8∼4.2%, 평균 7.0%), 생물학적 손상 및 기타 오염(19.8∼2.5%, 평균 6.8%), 마감층 노출 손상(19.7∼0.7%, 평균 5.5%), 과거 고착제 부분(2.5∼0%, 평균 1.2%), 균열(0.5∼0.3%, 평균 0.4%)의 순으로 손상면적 점유율이 높게 나타났다.
손상유형별 손상면적 점유율은 염 손상, 채색층 손상, 과거 보강제 부위, 생물학적 손상 및 기타 오염, 마감층 노출손상, 과거 고착제 부분, 균열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중 조사당 벽화의 염 손상부에 대한 손상점유율은 6점 벽화 모두에서 손상유형 중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제석천 벽화가 58.9%로 가장 높고, 동방지국천왕 벽화가 18.2%로 가장 낮았다. 나머지 벽화는 40.4∼44.9% 범위의염 손상 점유율을 보였다. 채색층 손상부에 대한 점유율은 범천 벽화(37.9%), 남방증장천왕 벽화(33.7%), 북방다문천왕 벽화(32.5%), 동방지국천왕 벽화(24.5%), 제석천 벽화(14.7%), 서방광목천왕 벽화(13.0%)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과거 보강제 부위에 대한 점유율은 각 벽화별 10% 이내로 조사되었다. 이 보강제 부분은 과거 균열부 또는 유실부를 보존처리한 부분이며, 보강부 주변으로 재균열이 다소 관찰되기 때문에 보존상태를 살피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과거 보강제 부위 대한 점유율은 남방증장천왕 벽화가 9.8%로 가장 높았다. 이는 하부 파손 손상이 가장 심하고 그 부위에 석고 보강제가 메워져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석고 보강제의 점유율이 낮은 벽화는 동방지국천왕 벽화(4.2%), 서방광목천왕 벽화(5.3%)였다. 생물학적 손상 및 기타 오염 손상부에 대한 손상면적 점유율은 제석천 벽화가 19.8%로 가장 높았고 벽화는 2.5 ~ 7.3% 범위로 확인되었다. 기타 오염 손상은 검은 얼룩을 비롯한 곰팡이 흔적과 같은 생물학적 손상이 발생되었던 부분이다. 이러한 손상은 주로 제석천 벽화와 범천 벽화에서 관찰되었다. 마감층 손상부(노출 및 탈락)에 대한 손상점유율은 중앙부에 마감층이 가장 많이 드러나 있는 서방광목천왕 벽화가 19.7%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나머지 벽화는 0.7∼5.1% 범위의 손상점유율을 나타내었다. 과거 고착제 손상부분에 대한 손상면적 점유율은 북방다문천왕 벽화(2.5%)와 남방증장천왕 벽화(2.4%)가 비교적 높은 손상을 보였다. 이 부분은 고착제가 노화되면서 채색층이 경화되고, 균열 및 박락을 유발하여 시급한 보존처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마감층에서 관찰되는 벽체의 균열에 대한 손상면적 점유율은 0.3∼0.5% 범위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균열 대부분은 벽체 내부까지 이어진 손상으로 관찰되며, 벽화 전반에서 관찰되기 때문에 면적 대비 손상도는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구조진단과 함께 평가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3.2. 표면 손상상태 분석
3.2.1. 채색층 손상부
채색층 손상부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 결과, 채색층의 박리⋅박락, 균열과 같은 물리적 손상양상이 6점 벽화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확인되었다.
Figure 9는 채색층의 박락과 균열이 발생된 손상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 결과이다. JE-1 구역의 경우 상단의 안료층이 탈락되면서 하단의 안료층이 드러나 있는 형상이 확인된다. 하단면의 채색층은 상단면과 색상의 차이를 보이며 채색흔적으로 추정되는 붓 자국 방향이 남아있는 채색정보도 확인되었다. WE-3 구역의 경우 염 손상이 발생된 채색층에 미세 균열이 발생되어 있고 균열 주변부의 층상 박락이 확인된다. 박락부 하부층에는 바탕층인 황토층이 관찰되는데 이 부분에 부분적으로 염 손상이 관찰되지는 않는 부분(WE-3a)과 관찰되는 부분(WE-3b)이 공존하여 나타나고 있다. 이는 1차 채색층 박락 이후에 염 손상이 발생되고 주변부 채색층에 2차 박락이 발생되면서 표면에서 염 손상 흔적이 관찰되지 않는 황토층이 관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Figure 10은 채색층의 박락, 이탈 및 박리 손상형상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 결과이다. JE-2, ES-2, NO-2 구역에서 상부 안료층이 완전히 탈락되면서 하부의 황토층 또는 벽체층이 드러난 것이 확인되었으며, 박락부 주변의 박리 현상이 가시적으로 입체감 있게 확인되었다. JE-2 구역의 경우 석고 보강제 주변으로 채색층이 박락된 손상이 관찰되는데, 일반적인 정면 확산조명 촬영 방식의 현미경 촬영 결과와 달리, 동일하게 정면에서 촬영하지만 측광으로 광원을 조사하는 반사율변환이미징을 통해 박리⋅박락이 진행되는 안료층의 깊이 정보를 시각적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Figure 11은 상부 채색층 박락에 따라 하부 채색층이 드러난 손상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 결과이다. SO-1, SO-2, BE-2 구역에서는 공통적으로 채색층을 경계로 부분적인 박락과 박리가 진행되고 있으며 박락부를 통하여 채색층의 선후 관계를 보다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 SO-1 구역은 금박을 입힌 부분과 적색, 백색 안료가 함께 확인된다(Song et al., 2020). 반사율변환이미징 촬영 결과 바탕층인 황토층 위로 적색 안료층과 금박이 확인되며 이미지 상으로 채색의 선후 관계에 있어 적색의 안료가 선행연구의 분석 결과와 같이 금박 위로 덧칠된 것으로 보여진다. SO-2 구역에서는 적색 안료층이 여러 색으로 구분되는 것이 확인되는데 측광 조사결과 가장 어두운 적색층 아래로 밝은 적색 안료가 드러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E-2 구역의 경우, 황토층 위에 밝은 적색 안료가 관찰되고 그 위에 녹색 안료가 덧칠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3.2.2. 변색 및 오염 손상(염 손상)
염 손상부는 6점의 벽화의 채색층 상부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사율변환이미징을 활용한 염 손상부 조사 결과 백색, 육색의 채색층에서는 염의 결정형태가 입자상으로 명확히 관찰되며 적색, 녹색의 채색층에서는 대체로 피각의 형태로 층을 이루어 채색층을 덮고 있는 형상으로 발생된 경향을 보였다.
Figure 12는 육색 채색층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 결과이다. 채색층 위에 입자상의 백색 염의 형태가 관찰되며 BE-3 구역의 경우 석고 보강제 주변에서 염 손상 발생이 보다 집중되어 나타나고 있다.
Figure 13은 백색 채색층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 결과이다. 백색과 육색은 육안상 다른 채색층보다 표면이 치밀하고 매트한 특성이 있어 해당 표면에서 염의 거친 결정 형태가 더욱 뚜렷하게 관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벽화의 현미경 반사율변환이미징 측광 조사결과에서는 백색 안료와 유사한 색상을 띄는 염 입자의 존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SO-4 구역은 안료층의 분말화가 발생된 구역의 염 손상 현황에 대한 조사 결과로 염의 형상은 백색 안료층에서 보이는 양상과 유사하나 안료의 거친 표면상태로 인하여 염의 입자 형태를 확인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Figure 14는 적색 및 녹색 채색층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 결과이다. 염 풍화물의 결정 형태가 명확히 확인되는 백색 및 육색층과 달리 NO-4, BE-4 구역의 염 손상은 피각의 형태로 넓은 면적에 거쳐 표면을 덮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NO-4 구역에서 발생된 염은 표면을 두껍게 덮은 형상으로 관찰되며 BE-4 구역은 염 손상이 미세하게 확산된 양상으로 확인된다.
3.2.3. 변색 및 오염 손상(곰팡이)
검은 얼룩과 생물학적 손상(곰팡이)으로 인한 오염부위는 제석천 벽화와 범천 벽화에서 주로 확인되고 있다. 범천 벽화는 6점의 벽화 중 미생물 오염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된 벽화로 우점균은 Aspergillus와 Eurotium으로 보고된바 있다(Yeongju-si, 2019). 범천 벽화에 확인되는 곰팡이로 인한 손상부를 반사율변환이미징으로 조사한 결과는 Figure 15와 같다. BE-5 구역의 곰팡이는 채색층이 박락되어 드러난 마감층에 발생된 상태이며, BE-6 구역의 곰팡이는 채색층 위에 발생된 형태로 관찰된다. 곰팡이는 측광 조명으로 표면과의 분포 차이가 확인이 불가능하며 입체적으로 관찰이 어려울 정도의 성장 두께가 미세한 특성이 있다.
3.2.4. 마감층 손상부
Figure 16은 마감층이 드러날 정도로 파여있거나 긁혀 파손된 손상부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결과이다. ES-1 구역에 발생된 손상은 사천왕 도상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안면부 눈 주변의 파임 손상이다. 파임으로 손상된 마감층에서는 벽체에 혼합된 섬유보강제가 관찰되는데 가늘고 긴 섬유가 상당량 혼합되어 있으며 부분적으로 섬유 다발형태로 뭉쳐있는 부분도 관찰된다. JE-3 구역은 제석천 벽화 도상의 손 부분으로 마감층까지 파인 깊이감 있는 손상이 관찰된다.
Figure 17은 인위적 손상으로 마감층이 파인 부분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측광 이미지와 노멀맵 이미지이다. 반사율변환이미징 측광 이미지는 파임이 발생한 구간에 그림자를 드리워 가시적으로 깊이감의 표현이 가능하나 그림자로 인한 폐색구간과 안료 색상에 의한 시각적 왜곡 등 관찰의 한계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경우 반사율변환이미징 노멀맵으로 파임에 대한 형상정보를 얻을 수 있다. 노멀맵은 표면의 방향벡터를 RGB(빨강, 초록, 파랑)로 표현한 지도로 표면을 구성하는 각각의 면들이 바라보는 방향이 색으로 나타나 벽화면의 파인 구역의 구체적인 형상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흑백 치환 이미지는 표면 노멀 벡터맵의 색상을 제거한 이미지로 마치 3D 스캔의 폴리곤과 유사한 무채색의 표면정보를 제공한다.
3.2.5. 과거 보존처리 부분
Figure 18은 과거 보존처리에서 벽화 균열부를 메운 석고 보강제 부분을 반사율변환이미징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결과 모든 조사부위에서 공통적으로 석고 보강제 적용 부위가 채색면보다 높게 솟아오른 형상이 관찰된다(NO-1, BE-1, WE-4, NO-3). 석고 보강제 주변에는 염 손상이 확인되고 있으며, 채색층을 비롯한 벽체층의 균열이 동반되고 있다. 또한 균열부에 석고 보강제를 채워 넣고 도구 등을 사용하여 다듬은 흔적이 확인된다. NO-1 구역의 경우 석고가 굳기 전에 표면정리를 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결무늬의 흔적과 격자모양의 직물 흔적이 관찰되며, WE-4 구역의 경우 석고가 굳은 후에 표면을 깎아서 다듬은 흔적이 확인된다.
Figure 19는 과거 합성수지 고착제 적용 부위에 대한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결과로 WE-1, WE-2 구역은 채색층이 박리되면서 토층과 함께 박락되는 양상이 확인된다. 이는 과거 고착처리로 인해 채색층과 벽체층 일부가 함께 경화, 고착되면서 채색층 박리 시 하부 및 주변부 토층까지 같이 박락되는 손상인 것으로 보인다. 주변 채색층 및 드러난 벽체층 또한 짙은 농도의 고착제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박리된 채색층의 주변부가 미세하게 말려 올라간 형태가 관찰된다.
4. 고 찰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에는 과거의 보존처리로 비롯된 손상과 노화에 따른 다양한 손상이 벽화 표면에서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벽화의 손상상태와 손상정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표면에서 관찰되는 손상상태를 채색층 손상, 변색 및 오염 손상, 마감층 손상, 과거 보존처리 부분으로 구분하여 각 손상유형에 따른 손상면적 점유율을 확인해 보았다. 더불어 반사율변환이미징 기술을 적용하여 대표적 손상유형에 대한 표면 손상정보를 분석하여 손상정도를 시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 데이터를 구축하였다. 특히 육안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채색층의 박리와 염의 형태, 곰팡이 등과 같은 미시적인 데이터는 현미경 기반 반사율변환이미징 촬영을 통해 입체적인 시각자료를 구축하였으며 이를 통해 유물의 현재 상태를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었다.
벽화별 손상면적 점유율 조사결과 제석천 벽화(80.1%), 범천 벽화(77.2%), 북방다문천왕 벽화(74.4%), 서방광목천왕 벽화(72.1%), 남방증장천왕 벽화(72.0%), 동방지국천왕 벽화(45.7%) 순으로 손상면적 점유율이 높게 나타났다. 동방지국천왕 벽화를 제외하고 손상면적 점유율이 약 70% 이상으로 표면에 발생된 손상면적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손상유형별 손상면적 점유율은염 손상, 채색층 손상, 과거 보강제 부위, 생물학적 손상 및 기타 오염, 마감층 노출 손상, 균열 순으로 높게 확인되었다. 따라서 조사당 벽화는 염에 의한 손상과 채색층에 발생된 박리, 박락 등 물리적 손상에 대한 우선적인 보존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벽화의 손상유형에 따른 반사율변환이미징 조사 결과 또한 모든 벽화에서 유사한 수준의 심각한 박리⋅박락 양상이 확인되었다. 박리⋅박락은 채색층의 덧칠에 따라 최상단면의 채색층만 떨어지는 유형과 여러 채색층이 동시에 탈락되는 경우, 그리고 토층까지 함께 박락되는 형태 등 다양하게 확인되었다. 염 손상의 형태는 대체적으로 일종의 막과 같이 표면을 덮고 있는 형상이나 백색과 같은 일부 안료의 경우 결정 형태가 입자형태로 두드러지는 특성도 확인되었다. 다만, 백색의 염 결정과 바탕 채색층의 경우 질감에 의한 차이는 명확하게 확인이 되나 색상으로는 구분이 불명확한 측면이 있어, 향후 화이트밸런스 보정과 컬러레이어 분리 작업 등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통한 분석을 적용하여 추가적인 정보를 획득할 필요성이 있다. 범천 벽화에서 집중적으로 확인되는 곰팡이는 안료층과 토층의 표면에 성장한 모습으로 확인되었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손상상태에 대한 정밀분석과 가시화된 기록을 위해 반사율변환이미징이라는 디지털 이미징 기술로 벽화의 표면 형상정보를 구축하고 그 효용성을 검토해 보았다. 이러한 디지털 데이터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사진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으며 텍스트로 담을 수 없는 시각정보를 직관적으로 제공할 수 있었다. 특히 현미경 기반 반사율변환이미징의 경우 일반 현미경 이미지에서는 확인이 어려운 채색층 박리 현상, 안료 입자 상태, 염 결정 형태 등을 파악할 수 있어 현재 상태에 대한 보다 정확한 기록 기술로 사용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기존의 반사율변환이미징 연구나 벽화 연구에서 시도되지 않았던 연구방법으로 향후 벽화 뿐 아니라 회화와 같은 채색층을 가진 문화유산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데이터 구축 결과를 통해 현 상태와 더불어 처리 과정별 변화를 기록하는 측면에서 향후 유물의 재처리 시, 구체적인 형상정보를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현재까지 주로 알려진 반사율변환이미징 기반 명문 판독의 기능 외에 문화유산 보존 및 연구, 기록의 측면에서 효용성 있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반사율변환이미징은 수치 정보를 획득할 수 없기 때문에 3D 스캔과 같은 기하정보 획득이 가능한 기술을 병용하여 반사율변환이미징의 가시적 결과 값을 정량적으로 획득하여 한계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반사율변환이미징으로 획득한 채색층 안료, 박락 형상에 대한 이미지와 3D 스캔을 통해 획득 가능한 벽화 전면의 굴곡과 갈라짐 등 거시적인 손상영역, 3D 스캔 기반 폴리곤을 기반으로 한 수치표고모델 등의 데이터 추출을 통해 보다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벽화 전면 손상정보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보존처리를 비롯하여 나아가 벽화문화재의 손상상태 기록을 위한 기초자료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ements
본 논문은 국립문화재연구원 문화재보존과학센터의 ‘대형문화재 보존처리 및 기술단계별 실용화 연구’ 및 문화재보존과학센터와 문화유산기술연구소 공동연구 협약에 따른 ‘부석사 조사당 벽화 디지털 분석기술 활용방안 공동연구’의 일환으로 생성된 연구 성과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