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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onserv. Sci > Volume 40(4); 2024 > Article
고려 후기 경전 원지 특성 분석 및 보강지 제조

초 록

본 연구에서는 고려 후기 경전인 ‘백지은니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 10’의 보존처리를 위해 경전에 사용된 종이의 특성을 분석하고 보존처리 시 보강지를 제작하고 적용하였다. 경전의 내지는 두께 0.10∼0.19 mm의 종이 13장이 연결된 상태이다. 섬유 분석 결과, 투명막과 횡문의 특징이 확인되고, 정색반응 결과를 통해 닥나무 인피섬유를 사용한 것이 확인되었다. SEM 이미지에서는 앞면과 뒷면의 섬유 배향 특징이 보여 외발초지 방식으로 제조된 종이임을 확인하였고, 앞면은 섬유 공극을 채우기 위해 가공한 것으로 관찰되었다. 적외선흡수스펙트럼으로 종이 표면의 유기물을 확인한 결과 아교포수된 표준재료와 유사한 스펙트럼이 확인되어 앞면의 표면 가공 시 아교가 사용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내지의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종이의 색상이 진해지는 것이 확인되는데 색도 측정 결과 후반부로 갈수록 명도와 황색도가 감소하고 적색도가 증가하였다. 앞선 분석 결과를 토대로 내지와 두께가 유사한 종이를 도침하고 색맞춤 후 아교를 도포하여 보강지를 제작하고 내지 보존처리용 보강지로 활용하였다.

ABSTRACT

Herein, the characteristics of the paper used in the Buddhist scripture “Transcription of Shurangama Sutra (The Sutra of the Heroic One) in Silver on White Paper, Volume 10,” from the late Goryeo period were studied to elucidate the treatment used for its conservation. The text paper of the scripture comprises 13 connected sheets of paper (thickness = 0.10–0.19 mm). Fiber analysis of the text paper revealed transparent membrane and crossmarking, confirming the use of mulberry bast fibers. Scanning electron microscopy images revealed that the fiber orientations in the front and back sides of the paper were different, indicating that it was produced using the Oebal-choji method. The front side showed signs of treatment to fill the fiber pores. The infrared absorption spectra of the organic materials on the paper surface were similar to those of the standard materials treated with animal glue, suggesting that glue was probably used in the surface treatment of the front side. The paper color exhibited a gradual darkening from the first page to the last page. Colorimetric analysis revealed that toward the latter part of the paper, its lightness and yellowness decreased, whereas its redness increased. Based on the results of previous analyses, a paper with a thickness similar to that of the text paper was prepared, color-matched, and coated with animal glue to serve as a reinforcement paper used for conservation treatment of the Buddhist scripture.

1. 서 론

사경은 우리나라에 불교가 전래된 삼국시대부터 시작된 것으로 신앙의 차원에서 정성 들여 경문을 쓰고 변상을 그려 장엄하게 꾸민 것을 말한다. 사경의 종이는 주로 백지(白紙), 감지(紺紙), 상지(橡紙)로 구분되었다. 이중 상지는 저지(楮紙, 닥나무 종이) 또는 마지(麻紙, 삼 종이)를 갈색으로 물들인 것을 말하며, 도토리 열매를 삶은 물에 담가 염색하였다(Cheon, 2004). 현전하는 신라 사경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한⋅중⋅일 고대 사경지 제작 시 섬유 준비 과정과 건조 후 도침 과정이 공통점이라고 들고 있다(Park, 2013). 고려시대 종이에 관한 연구는 여말선초 시기 한국 간행 고서의 제지 원료 분석 결과 닥 섬유의 비중이 가장 높으며, 다른 원료를 혼합한 경우 고정지와 일부 죽지를 사용했음을 밝혔다(Choi, 2019). 고려시대 종이는 그 품질이 우수하여 문종 이후 송나라에서 수입하고, 원나라에서도 불경 제작용으로 구입해 갈 정도로 질적으로 우수했다. 지소에서 제작하던 고려 종이는 주로 닥나무를 이용해 생산했는데, 닥나무 외에 등나무를 섞어 종이를 만들었으며, 누에고치솜(견 섬유)으로 종이를 만들기도 했다(Song, 2016). 고려 경전과 일본 경전의 비교 연구에서는 비파괴 분석으로 서지학적 차이와 종이 제조 시 나타나는 차이로 종이 이음매 폭, 원료 섬유의 길이, 표면의 타지 가공 여부, 섬유의 뭉침 정도, 발눈 개수(발촉 수)과 실눈 간격(발끈 폭)을 비교하였다(Fujita, 2011).
본 연구 대상인 백지은니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10은(이하 ‘경전’)은 1356년 이방한이 죽은 어머니의 명복을 빌기 위해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어 연대와 필자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경전이다. 1943년 「조선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 보존령」에 의해 보물로 지정되었고, 지정 당시 글씨의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만들어진 연대가 뚜렷하고 삼베로 만든 종이를 사용하였다는 점을 지정 이유로 삼았다. 조선총독부 고시 제1511호(1943. 12. 30.)에 따르면 소화 십팔 년 십이 월 삼십일 조선총독부 관보에서 경전의 명칭을 ‘마지은니수능엄경권제십’으로 명명했다. 이후 1962년 1월 10일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된 후 1963년 보물로 재지정되었고, 2010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Cultural Heritage Conservation Science Center, 2023).
본 연구에서는 고려 후기 경전에 사용된 종이의 특징적인 요소들인 섬유 구성, 표면 가공 재료와 방법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활용하여 고려 후기 경전의 보존처리를 위한 보강지를 제조하고자 한다.

2. 재료 및 방법

2.1. 분석 대상

분석 대상인 경전은 앞⋅뒤로 청색의 표지를 붙이고 내지는 56면으로 접힌 절첩장의 형태이다. 앞면 표지는 유실되고 표지 뒤로 접혀 들어간 일부만 남은 상태이며, 뒷면의 청색 표지는 일부 결실과 찢김이 확인되지만 대부분 잘 남아 있는 상태이다. 내지는 총 13장의 종이가 연결되어 있으며, 종이 한 장당 11.2 cm 너비로 4∼5쪽이 접혀있다. 내지는 위⋅아래 접힌 부분의 일부 결실과 찢김이 확인되어, 결실된 내지의 보강을 위한 종이 가공 방법 결정을 위해 내지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였다.

2.2. 분석 방법

2.2.1. 종이 기본 제원

경전의 내지에 사용된 종이의 3 cm당 발촉 수, 발끈 폭, 두께, 평량, 밀도 등을 측정하였다. 평량 측정을 위해서 경전 종이의 표면 가공에 쓰인 아교포수, 글씨 재료로 사용된 은니의 무게를 제외하고 순수한 종이 무게만을 도출하기 위한 각각의 비율을 계산하였다. 경전의 내지 중 글자 사이에 최대한 여백이 없고, 글자와 계선을 추출하기 좋은 면을 선택하여 글씨 이미지를 추출하였다(Figure 1). 내지의 두께별로 한지를 도침하고 앞서 추출한 글씨 이미지를 인쇄한 뒤 0.1%의 아교포수 용액을 앞면 2회, 뒷면 2회 포수하였다. 한지는 많은 공극층을 가지고 있어 아교포수 처리를 하지 않고 그대로 채색할 경우, 안료의 부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아교포수 처리를 해주어 바탕재의 공극층을 채워 흡수율을 저하시켜 사용하여야 한다. 아교포수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할 때에는 아교포수한 종이에 물을 떨어뜨려서 물이 스며 번져 들어가면 잘 안된 상태이므로 식힌 아교를 다시 칠해주어야 한다(Park, 2008). 포수한 종이를 완전 건조시킨 후 인쇄한 이미지를 따라 은니로 괘선과 글자를 그려 넣고 전⋅후 무게 변화를 측정하여 증가분에 대한 차이를 비율로 산정하여 제외하고 내지의 평량을 추정하였다(Figure 2, Table 1).

2.2.2. 섬유 분석

내지의 탈락된 시편을 해리 후 Safranine(Samchun, Korea)으로 염색하여 섬유의 형태를 관찰하고, 정색반응은 Graff-C 염색법(KS M ISO 9184-4)과 Herzberg 염색법(KS M ISO 9184-3)으로 섬유를 염색한 뒤 광학현미경(Eclipse NI-E, Nikon, Japan)을 이용하여 정색반응을 확인하였다.

2.2.3. 광학적 특성

경전은 전반부와 후반부의 색 차이가 큰 상태로 종이 표면의 광학적 특성을 측정하기 위해 색차계(CM-700d, Konica Minolta, Japan)를 사용하여 색도(L*, a*, b*)를 측정하였다. 우측의 1장을 시작으로 8장, 16장, 24장, 32장, 40장, 47장, 56장을 측정하였다(Figure 3).

2.2.4. 주사전자현미경

내지 표면의 물리적 가공 여부와 종이 섬유 배향성 확인을 위해 내지 중 한 겹으로 추정되는 1면의 종이 일부를 앞면과 뒷면을 구분하여 백금 코팅한 후 주사전자현미경(JSM-IT300, Jeol, Japan)으로 표면 이미지를 분석하였다.

2.2.5. 적외선 분광분석

다이아몬드 샘플링 모듈이 부착된 감쇠전반사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기(attenuated total reflection fourier transform infrared spectroscopy, 이하 ATR-FTIR; Nicolet iS5, Thermo Fisher Scientific, U.S.A)를 이용하여 적외선흡수스펙트럼을 분석하였다. 측정 범위는 4,000-600 cm-1, 분해능 4 cm-1, 스캔횟수는 32회로 분석 조건을 설정하였다.
일반적으로 한지 표면에 처리되는 유기물인 아교, 식물성 기름, 밀랍을 한지에 표면 처리하여 각각 아교포수지, 유지, 밀랍지를 제조한 뒤 ATR-FTIR을 이용하여 비교 분석하였다(Table 2).

3. 분석 결과

3.1. 종이 기본 제원

경전은 총 13장의 종이가 이어져 있으며, 절첩의 형태로 총 56면까지 있다. 1면부터 41면까지의 두께는 0.10-0.15 mm이고, 42면부터 56면까지는 0.15-0.19 mm이다. 발촉 수와 발끈 폭은 전반부의 종이 두께가 얇은 부분만 확인되며, 발촉 수는 3 cm당 12개, 발끈 폭은 약 4 cm 내외로 확인된다. 종이의 평량은 앞서 계산한 아교와 은니의 무게를 제외하고, 종이 사이 연접부의 겹친 면적을 제거하여 계산한 결과 전반부(1-8면)는 83.60 g/m2, 후반부(47-56면)는 146.44 g/m2로 추정된다(Table 3). 또한, 두께 0.13 mm 내지는 두 겹, 0.15-0.19 mm의 내지는 세 겹의 합지로 확인되었다. 42면부터 56면까지는 세 겹의 종이가 합쳐져 제조된 것으로 발촉 수나 발끈 폭의 확인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3.2. 섬유 분석

섬유의 형태 및 정색반응 분석 결과, 측면에서 투명막(Transparent membrane), 횡문(Cross-marking)의 특징이 관찰되었으며, 다른 종류의 섬유는 관찰되지 않았다(Figure 4, (A), (B)). 정색반응 결과도 Graff-C 염색액에서 적갈색을 나타내고 Herzberg 염색액에서 보라색을 나타내어 닥나무 인피섬유의 정색반응 특성에 부합하였으며 섬유의 형태학적 특성도 닥나무 인피섬유와 유사하여 닥나무 인피섬유로만 제조된 종이로 판단된다(Figure 4, (C), (D)).

3.3. 색도 측정

종이의 산화 시 변색을 수반하기 때문에 종이의 색 변화 측정만으로도 산화에 대한 간접적인 평가가 가능하다(Hwang and Jeong, 2019). 색도 측정값의 L*값은 명도, a*값의 (+)는 적색도, (-)는 녹색도, b*값의 (+)는 황색도, (-)는 청색도를 나타낸다. 경전의 내지 전반부(1 page)에서 후반부(40∼47 pages)로 갈수록 L* 값은 감소하고, a*값과 b*값은 증가하여 열화가 보다 진행되어 명도가 감소하고 적변과 황변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내지의 마지막 후반부(47∼57 pages)에서는 색도가 이전 페이지에 비해 감소되는 경향을 보여 열화에 의한 fading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Table 4, Figure 5).

3.4. 주사전자현미경

주사전자현미경로 촬영한 이미지에서 내지의 앞면과 뒷면의 섬유 배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앞면은 섬유가 가로와 세로 방향으로 얽혀 있고(Figure 6 (A)), 뒷면은 주로 발 방향에 직각인 방향으로 섬유가 배향해 있는 것이 확인되어(Figure 6 (B)), 외발 초지의 특징을 나타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Figure 6에서 볼 수 있듯이 뒷면(B)의 섬유보다 앞면(A)의 섬유가 납작하게 눌려 있으며 섬유 사이의 공극을 메우고 있어 첨가물 처리뿐만 아니라 도침처리된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Table 3의 내지 분석 결과에서도 볼 수 있는데 내지의 밀도가 0.77-0.97 g/cm3로 일반적인 한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아 도침처리가 된 한지인 것으로 판단된다.

3.5. 적외선 분광분석

한지, 아교포수지, 유지, 밀랍지의 적외선 스펙트럼을 Figure 7에 나타내었다. (C)영역은 공통적으로 사용된 재료인 한지의 특성으로 보여진다. 작용기 영역인 (A)와 (B)는 표면 유기물 재료에 따라 뚜렷한 특징을 보인다(Figure 7). 아교는 동물성 단백질 유래 물질로 1,633 cm-1과 1,540 cm-1에서 강한 흡수 피크인 아미드기(amide Ⅰ, Ⅱ)가 관찰되었다. 기름 유래 물질인 유지는 1,740 cm-1에서 카르 복실기(carbonyl group)가 관찰되었다. 또한 3,010-2,850 cm-1 근처에서 메틸기와 메틸렌기가 관찰되었다. 밀랍은 긴사슬탄화수소가 주성분인 물질로 3,000-2,850 cm-1 근처에서 메틸기가 관찰되고 있다. 따라서 적외선 분광분석을 통해 한지 그리고 아교, 기름, 밀랍 등의 표면 처리 재료들을 구분할 수 있었다.
분석 대상에 적외선 분광분석을 실시하여 경전 내지와 청색 표지의 차이점을 통해 청색 염료의 특성을 확인하고자 하였으며, 또한 경전 표면에 처리된 유기물의 종류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경전 내지의 여러 위치를 분석한 결과(Figure 8의 S1∼S4)와 청색 표지를 분석한 결과(Figure 8의 S5, S6)를 비교하였지만 모두 유사한 스펙트럼으로 분석되어 차이점을 확인할 수 없었다. Figure 8의 (C)영역에서는 한지 표준재료의 특징적인 지문 영역을 확인하였다. (A)와 (B)영역에서는 1,633 cm-1, 1,540 cm-1의 단백질 재료에서 유래하는 아미드기(amide I, II)가 나타났기 때문에 경전 내지 표면의 적외선 스펙트럼이 표준재료 중 아교포수지와 유사한 것을 확인하였다(Figure 8).

4. 보강지 제작

4.1. 도침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닥나무 섬유를 사용하여 전통방식으로 제조된 한지(전통 잿물, 목판 건조)를 도침하여 보강지의 밀도를 높였다. 도침은 한지만의 독창적인 가공기술로 장섬유인 닥나무 인피섬유를 이용하여 제작함에 따른 낮은 평활도와 공극률 개선을 위해 닥풀 또는 쌀가루를 도포하여 두드리는 것으로 다듬이나 방아를 이용하여 여러 겹으로 쌓은 종이를 두드려 표면 평활성뿐만 아니라 광택을 부여한다(Kim, 2020). 경전의 내지는 0.10∼0.19 mm 두께의 종이가 여러 장 연접된 것으로 보강지로는 0.11-0.18 mm의 조습 처리한 한지를 5장 겹쳐 공압식 도침기(압력 6bar)로 2회 도침하였다. 도침 결과, 보강지의 두께는 약 22-28% 감소하였고, 밀도는 0.4 g/cm3 이상으로 도침 전보다 0.10∼0.13 g/cm3 증가하였다(Table 5).

4.2. 색맞춤

보강지의 색맞춤은 보강지 위에 봉채인 본람(청색), 황(황색), 연지(적색) 안료를 혼합하여 조색한 뒤, 채색하는 방식에 차이를 두어 3개의 시료를 제작하고 가습에 의한 이염 여부를 확인하였다. 보강지 위에 아교포수 없이 채색만 하는 방법(A), 채색한 뒤 아교포수하는 방법(B), 아교포수 뒤 채색하는 방법(C)을 적용 후 가습하여 이염 여부를 확인하였다(Figure 9). 이염 확인 결과, A에서 가장자리 주변으로 이염이 발생했으며, B와 C는 이염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C의 경우 아교포수로 표면을 코팅 후 채색했기 때문에 색상이 진하게 칠해지지 않았다. 유물의 변색 정도를 유사하게 표현하기 위해 B의 방법을 적용하여 채색한 뒤 아교포수하여 보강지의 색맞춤을 진행하였다.

5. 결론 및 고찰

본 연구의 대상인 백지은니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 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10은 고려후기 1356년 제작된 경전으로 청색의 앞⋅뒤 표지와 13장의 종이가 연결된 내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절첩의 형태로 펼쳤을 때 총길이는 627 cm에 달한다. 내지의 결실부 보강을 위해 종이의 섬유와 표면 가공 특성을 분석하여 보강 종이의 선정 및 가공 방법에 적용하였으며,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13장으로 연결된 내지는 0.10∼0.15 mm의 두께가 1면부터 41면까지이고 두 겹의 합지로 확인되며, 나머지 42면부터 56면까지의 종이는 두께 0.15∼0.19 mm, 세 겹의 합지로 확인되었다. 평량은 종이 표면에 글씨를 쓰기 위해 가공 처리를 한 아교와 은니 무게를 제외하고 추정하였으며, 전반부(1∼8면)는 83.60 g/m2, 후반부(47∼56면)는 146.44 g/m2로 확인되었다.
2. 종이 섬유는 형태와 정색반응을 확인하였다. 측면에서 투명막(Transparent membrane), 횡문(Crossmarking)의 특징이 관찰되었으며, C염색액에서 적갈색을 나타내고 Herzberg 염색액에서 보라색을 나타내어 닥나무 섬유로 확인되었다.
3. 내지의 색도는 육안 관찰에서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색상이 진해지는 것이 확인되는데 색도 측정 결과, 열화가 진행되어 명도가 감소하고 적변과 황변 등의 변색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내지 마지막 후반부인 47장부터는 열화에 의한 fading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4. 주사전자현미경 이미지 분석 결과, 앞면 섬유는 사방으로 배향하고 있고, 뒷면은 발 방향에 직각으로 배향한 것으로 보아 외발 초지의 특징으로 확인되었고, 0.77∼0.97 g/cm3의 분포를 보이는 내지의 밀도와 뒷면에 비해 앞면의 섬유가 납작하고 섬유 사이의 공극을 메우고 있는 첨가물 흔적으로 도침과 가공 흔적을 확인하였다.
5. 표면 가공 유기물 확인을 위해 적외선흡수스펙트럼을 분석한 결과 한지 표준재료의 특징적인 지문 영역이 동일하게 분석되었고, 아교포수된 표준재료와 유사하게 1,633 cm-1, 1,540 cm-1에서 아교와 같은 단백질 재료에서 유래하는 아미드기(amide I, II)가 확인되었다
6.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전통 방식으로 제조된 한지를 도침 후 색맞춤하여 사용하였다. 도침 결과 보강지의 두께는 약 22∼28% 감소하였고, 밀도는 0.10∼0.13 g/cm3 증가하였다. 색맞춤은 채색과 아교포수 순서의 차이를 두고, 채색 후 가습에 의한 번짐테스트를 확인하여 채색한 뒤 아교포수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보강지의 색맞춤을 진행하였다.
본 연구 대상인 고려 후기 경전은 지정 당시 삼베로 제작된 종이로 알려져 있었다(Cultural Heritage Conservation Science Center, 2023). 섬유 형태 및 정색 반응 분석결과, 해당 경전은 닥나무 섬유로 제작된 종이임이 확인되었고, 신라 경전과 고려시대 경전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도 대부분 닥종이를 사용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Nam, 2013; Choi, 2019; Fujita, 2011). 종이의 도침은 표면을 평활하게 하며, 광택도를 높이는 효과를 주고 표면에 도포하는 물질의 종류와 도포 조건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도침을 진행한 종이는 섬유의 치밀도가 향상되어 먹 번짐을 막아 사이징 효과를 유도할 수 있다(Kim, 2020). 경전의 종이는 표면 관찰에서 도침한 흔적과 단백질, 특히 아교의 첨가를 확인할 수 있어 수능엄경 필사를 위해 종이 표면을 가공하였음을 확인하였다. 고려 사경의 보존처리와 관련해서는 감지 바탕의 경전 보존처리를 위해 보강지를 염색하여 감지를 재현해 결실부를 보강 처리한 연구 결과가 확인된다(Lee, 2021). 본 연구에서는 경전의 재료 분석을 통해 섬유 구성과 표면 가공 방법을 확인하고 보강지를 가공하여 보존처리에 적용하였으며, 보존처리 과정 중 재료의 선택과 가공 방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 대상인 고려 후기 경전의 종이는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색상이 진해지는데, 종이의 구성 성분, 표면 특성, 환경적 요소에 의한 변색이 원인일 수 있다. 종이의 변색은 산화 반응의 결과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종이의 보존 상태가 악화된 것을 의미한다. 경전의 보존처리 시 유물 자체의 열화 원인을 밝히는 연구가 향후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 사

본 연구는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문화유산 조사연구(R&D) 「유기질문화유산 보존처리 및 디지털 조사 연구」연구과제 일환으로 수행되었다.

Figure 1.
Print page 2 on Hanji.
JCS-2024-40-4-18f1.jpg
Figure 2.
Applying glue on the paper and transcription.
JCS-2024-40-4-18f2.jpg
Figure 3.
Chromaticity measurement location of text paper.
JCS-2024-40-4-18f3.jpg
Figure 4.
Microscopy of text paper fiber (A) Safranine stain (×40), (B) Safranine stain(×200); T: Transparent membrane, (C) C stain reaction (×100), (D) Herzberg reaction (×100).
JCS-2024-40-4-18f4.jpg
Figure 5.
Chromaticity value of text paper.
JCS-2024-40-4-18f5.jpg
Figure 6.
SEM image of the first text paper (A: Front surface (×200), B: Back surface (×200)).
JCS-2024-40-4-18f6.jpg
Figure 7.
Infrared spectrum of Hanji and Hanji treated with animal glue, plant oil(befor and after degradation), and beeswax.
JCS-2024-40-4-18f7.jpg
Figure 8.
Infrared spectrum of Hanji, Hanji treated with animal glue (for comparison), and the inner papers (S1∼S4) and cover (S5, S6) of the scripture.
JCS-2024-40-4-18f8.jpg
Figure 9.
Coloring and smudging test.
JCS-2024-40-4-18f9.jpg
Table 1.
Weight gain due to surface treatment of paper
Thickness (mm) 0.09 0.11 0.14
Pre-treatment weight (g) 1.17 1.50 1.96
Post-treatment weight (g) 1.29 1.65 2.12
Weight increase (%) 10.3 10.0 8.16
S.D. 1.16
Table 2.
Sample analyzed for FT-IR
Sample Surface treatment Sample Position of sampling
Hanji - S1 Inner
H-A Animal glue S2 Inner
H-O Plant oil S3 Inner
H-W Beeswax S4 Inner
S5 The Cover of Scripture
S6 The Cover of Scripture
Table 3.
Properties of text paper
Page 1-4 5-8 9-12 13-16 17-20 21-24 25-28 29-32 33-36 37-41 42-46 47-51 52-56
Thickness (mm) 0.10 0.10 0.13 0.11 0.15 0.10 0.13 0.11 0.11 0.10 0.15-0.19 0.15-0.19 0.15-0.19
Number of strip (ea/3cm) 12 12 12 12 12 12 12 12 12 12 - - -
Chain line width(cm) - - - - - 3.5-4.2 3.8-4.3 - - 3.5-4.2 - - -
Grammage (g/m2) 83.60 - - - - - - - - - 146.44
Density (g/cm3) 0.84 0.77-0.97
Table 4.
Chromaticity value of text paper
Page L* a* b*
1 53.52 8.7 23.52
8 49.31 11.39 23.95
16 57.13 10.24 26.51
24 52.24 10.92 25.62
32 56.55 9.45 25.7
40 56.61 8.06 24.01
47 35.53 11.55 13.52
56 49.63 6.08 17.3
Table 5.
Changes in thickness and density before and after Dochim of paper
Before Dochim
After Dochim
Thickness (mm) Density (g/cm3) Thickness (mm) Density (g/cm3)
0.11 0.33 0.08 0.45
0.14 0.35 0.11 0.45
0.18 0.34 0.13 0.47

REFERENCES

Cheon, H.B., 2004, Korean bibliography, Minumsa, 125–127. (in Korean)

Choi, Y.G., 2019, Paper characteristics of old books published in the period late Goryeo and early Joseon: Focusin on buddhist texts stored in the wooden stated statue of amitabha at suguksa temple. Master’s thesis,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in Korean with English abstr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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