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지견 반응 및 환경 인자 분석을 통한 목조 건축물의 흰개미 피해 조사
A Study on the Inspection of Termite-damaged Wooden Buildings through the Use of Detection Dogs and an Analysis of Environmental Facto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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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의 조사대상 건물인 조사당, 불조전과 팔상전은 같은 단(段) 위에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뒤편이 축대로 막혀있는 구조로 목조 건축물에 불리한 환경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미 조사당 뒤편 기둥에서 흰개미 피해가 발생하였고 주변으로 확장 가능성이 있어 흰개미 피해 및 환경조사를 수행하였다. 흰개미 피해는 탐지견을 이용하여 총 4회 실시하였고 환경조사는 조사대상 건물의 모든 기둥 하부에서 총 27회 조사하였다. 건물별로 흰개미 탐지견 반응 빈도가 높은 기둥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으며 탐지견이 반복적으로 탐지하는 기둥에서 육안으로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주변 환경적 요소에 따라 목재의 흡습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건물 기둥의 환경인자를 조사하여 비교하였다. 건물별로 비교한 결과에서 조사당의 목재함수율 편차가 가장 적었고 불조전의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통계분석으로 평균, 중앙값, 최빈값을 비교한 결과 평균과 중앙값의 차이 보다 최빈값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조사당과 팔상전의 최빈값은 14.5%와 10.8%로 높게 나타났으나 불조전은 6.1%로 낮았다. 흰개미 피해는 기온과 수분량에 영향을 받는데 목조건물이 위치한 주변 환경적 영향으로 서식환경이 일정하게 유지될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평균기온의 상승으로 활동기간과 분포범위가 확장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방제 방법 연구가 필요하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three buildings arranged alongside at the same level, namely, the Josadang, the Buljojeon, and the Palsangjeon. Their backside is blocked by an embankment with an environmental condition unsuitable for wooden buildings. The pillar behind the Josadang had termite damage for which termite damage and environmental investigations had been conducted for the past four years. The termite damage was monitored four times using the termite detection dogs, and the environmental factors were surveyed 27 times, except during the winter season. As a result, the locations of the columns with a high frequency of responses from the termite detection dogs were found and damage was confirmed. According to the surface moisture content investigations, the surface moisture content was highest in the Josadang and lowest in the Buljojeon. After a statistical analysis, the mean, the median, and the mode values were compared. The difference between the mean and the median was found to be less, however, the mode varied significantly. The mode values of the Josadang and the Palsangjeon were 14.5% and 10.8%, respectively, higher than the 6.1% mode value of the Buljojeon. It was concluded that the temperature and the water content affected the termite damage, which increases if the temperature and the water content remain constant owing to the environmental factors.
1. 서 론
한국의 지정문화재 중 건축문화재는 석조건축물과 목조건축물로 구분되며, 약 25%가 목조건축문화재이다. 다양한 생물종에 의한 목조문화재의 피해는 기후변화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이다. 미생물이나 곤충 등과 같은 생물종에 의한 피해 및 손상은 목조문화재의 형태 변화와 구조적 문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온화한 기후 지역에서는 특히 문화유산의 생물학적 손상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도록 주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러한 목조문화재는 미생물보다 곤충에 직접 노출되어 손상되기 쉬우며, 피해를 유발하는 곤충으로 대표적인 것이 흰개미, 빗살수염벌레, 딱정벌레 및 넓적나무좀, 그리고 벌목 등이 있다. 특히 지중 흰개미는 국내 목조 건물에서 가장 위험한 곤충으로 짧은 시간 내 건물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지중 흰개미는 지하로 이동하며 숨어있는 균열이나 목조 기둥 내부를 통해 움직이기 때문에 육안으로 감지하기 어렵다. 또한 지중 흰개미는 습한 나무를 선호하지만 건조한 나무의 경우 토양으로부터 수분을 운반하여 이용할 수 있다(United States Department of Agriculture, 2006).
육안 검사를 통해 목조건축물의 생물학적 피해를 조사하는 것은 기본적인 조사 방법이지만 육안 검사에만 의존한 흰개미 활동 탐지는 신뢰 수준이 낮다(French and Ahmed, 2010). 흰개미는 습식, 이동 및 번식과 같은 모든 활동이 목재 내부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검출하기가 어렵다(Scheffrahn et al., 1997). 흰개미 피해의 흔적이 항상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육안 검사만으로는 이미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경우 발견할 수 있다. 심각한 손상이 일어나기 전에 흰개미 피해를 확인하기 위하여 훈련된 탐지견을 이용하여 보이지 않는 손상을 탐지하기 시작하였다(Scheffrahn et al., 1993). 탐지견들은 시각이 아닌 후각으로 폭발물, 마약, 실종자, 갈색 나무 뱀 및 농업 검역 품목을 포함한 다양한 재료를 탐지한다(Lewis et al., 1997;Engeman et al., 1998;Richards et al., 2008;Suma et al., 2013). 곤충피해를 탐지하기 위해 탐지견을 이용하는 것은 새로운 방법은 아니다. 수많은 연구 결과에서 생물학적 냄새 및 비생물학적 냄새를 탐지하게 훈련된 탐지견의 효과를 증명하고 있다(Johnston et al., 1998;Browne et al., 2006). 해충 중에서 스크류웜(Screwworm)의 유충은 온혈 동물의 생체 조직을 먹는 것으로 알려진 기생파리의 일종이다. 소나 양과 같은 가축에 주로 피해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 모두 기생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애완동물에도 피해를 줄 수 있어 이들을 탐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탐지견을 사용한 연구가 있다(Welch, 1990). 목조 건물의 피해를 일으키는 흰개미(Lewis et al., 1997;Brooks et al., 2003)와 최근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독을 지닌 불개미(Lin et al., 2011) 및 침대벌레(Pfiester et al., 2008)를 탐지하기 위하여 탐지견이 이용되고 있다. 탐지견의 탐지 능력은 스크류웜의 유충을 탐지하는 경우에 스크류웜의 유충이 있는 경우 약 99.7%를 탐지하였고(Welch, 1990), 흰개미 탐지에서는 약 96%(Lewis et al., 1997), 집시나방의 알을 찾는 경우에도 약 95%의 탐지 능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된 바 있어(Wallner and Ellis, 1976), 잘 훈련된 탐지견의 경우 약 90% 이상의 탐지 능력을 충족한다고 보고되어 있다. Sandia National Laboratories(1999)에서는 탐지견의 탐지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전에 40∼60분 동안 탐지 후 휴식 기간을 제공하면 탐지 능력도 유지될 수 있다고 하였다. 다만 탐지견의 오류는 환경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데 온도와 풍속과 같은 기상인자에 따라 탐지 능력이 저하될 수 있어 탐지견을 극한 온도와 풍속 조건에서는 작업을 수행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였다(Johnston et al., 1994).
지중 흰개미는 목조문화재에 가장 위험한 곤충으로 심각한 피해를 일으킨다. 흰개미 손상은 주로 목조 건물의 하부에서 발생하지만 초기 단계에서는 손상을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흰개미 피해 조사를 위해 탐지견을 이용하였으며, 탐지견 조사 후 육안으로 관찰 가능한 피해흔 발생과 확장 및 이동성을 조사하고자 선암사 목조건물을 대상으로 장기 조사를 수행하였다. 국내 목조건축물에서 흰개미 피해가 발생한 건물이 많으나 선암사의 경우 흰개미 피해가 심하였고 여러 단의 축대 위에 건물이 위치해 있어 뒤편 축대로 인해 일조에 부적합한 환경으로 흰개미 피해 가능성이 있었다. 흰개미 피해가 육안으로 확인된 조사당의 경우도 뒤편 기둥에서 흰개미 피해가 확인되었고 근접하게 위치해 있는 불조전과 팔상전의 경우도 뒤편이 축대로 막혀 있어 흰개미 피해 가능성이 있어 탐지견을 이용하여 흰개미 피해 현황을 조사하였다. 피해흔이 확인되지 않지만 주기적으로 탐지되는 위치에서 흰개미 피해와 주요 환경 인자를 통하여 발생 요인을 조사하고자 하였다.
2. 연구방법
2.1. 조사대상
선암사는 전라남도 순천시 승주읍 조계산에 위치한 고찰로 신라시대 창건되었고 많은 화재로 인해 여러 차례 중건되었으며 세계문화유산 7대 산사 중 하나로 역사적 가치가 큰 사찰이다(Figure 1). 순천 선암사는 사적 제507호로 다수의 주요 문화재가 있고 건물들이 남남동 방향으로 계단식으로 배열되어 있다. 조사대상 건물은 선암사 경내 나란히 위치해 있는 조사당, 불조전과 팔상전으로 이들 세 건물은 대웅전 뒤쪽으로 두 단(段)의 축대를 쌓아 아랫단(段)에는 마당으로 하고 윗단(段)에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Figure 2).
조사당은 정면 1칸, 측면 1칸의 작은 전각이고, 불조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 기와집으로 높은 축대 위에 낮은 외벌대 기단을 마련하여 기둥을 세웠다. 팔상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단층 맞배 기와집으로 낮은 축대 위에 막돌초석을 놓고 기둥을 세웠는데 측면의 두 기둥만이 네모기둥이다. 세 건물 앞쪽은 마당으로 열려있으나 높고 낮은 수목이 위치해 있으며, 뒤편으로는 높은 축대가 쌓여있어 막힌 구조로 되어 있다(Figure 3). 건물 뒤편이 높은 축대로 막혀있는 구조로 통풍이 원활하지 않고 해가 들지 않는 조건으로 흰개미 피해가 특히 우려되는 지점이고 조사당 건물에서 흰개미 피해가 큰 기둥이 확인되었다.
2.2. 흰개미 피해 현황 조사
탐지견은 삼성 에스원탐지견센터와 업무 협약으로 2007년부터 문화재청과 문화재 지킴이 활동의 일환으로 국내 목조문화재의 흰개미 피해 조사를 시작하였다. 흰개미 탐지견들은 2007년부터 2010년 주요 목조문화재 및 긴급 조사 대상 목조문화재 조사에 참여하였다. 본격적인 탐지견 활동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계획으로 진행된 전국 주요 목조문화재 대상 “목조문화재 생물피해 전수 조사”를 시작으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계획으로 2단계까지 수행하였다. 현재 활동 중인 흰개미 탐지견은 2세대 탐지견으로 잉글리쉬 스프링거 스패니얼(English Springer Spaniel) 견종 3마리가 훈련사와 함께 흰개미 탐지활동을 수행하고 있다(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8). 탐지견은 흰개미 탐지를 위해 특별히 훈련된 견공으로 흰개미 개체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훈련을 하고 있다. 본 연구의 흰개미 피해 조사는 이들 3마리의 훈련견들이 선암사 경내의 건물 기둥과 하방에서 흰개미 냄새를 탐지하면 참여한 조사자에 의해 육안 검사로 피해흔을 관찰하고 기록하였다. 2015년과 2016년에 걸쳐 1세대와 2세대 탐지견이 함께 조사함으로써 탐지견의 세대교체로 인한 오류를 줄이는 시험탐지기간을 거쳤으며, 2세대 탐지견은 3마리가 같은 위치를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동일하게 탐지하는 위치에 대해서만 반응위치로 기록하여 오류를 최소화하려고 하였다. 흰개미 피해 1차 조사는 2015년 4월 30일에 시작하여 2016년 5월 9일, 2017년 7월 4일, 2018년 3월 28일에 걸쳐 총 4회 실시하였다. 탐지견 조사를 같은 시기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2018년 봄철과 가을철 두 차례 조사한 결과가 동일하게 조사되어 조사연도와 건물에 따른 상대적인 비교로 이용하였다.
2.3. 환경인자 조사
목조환경 조사는 목조건물을 대상으로 2015년 4월부터 2018년 10월까지의 기간 동안 27회에 걸쳐 건물의 전후좌우 모든 기둥위치에서 대기온도, 상대습도, 표면온도와 목재함수율 등의 환경인자를 기둥 하부에서 측정하였다. 환경인자 주춧돌로부터 50 cm 높이에서 측정하였으며, 기상측정기기는 대기온습도 측정(174-T4, Testo, DEU)와 기준급 온습도계(635, Testo, DEU)에 표면온도와 표면수분량센서를 부착하여 사용하였다. 목재함수율 측정은 고주파식 수분계(HM-530, Kett, JPN)를 사용하여 목재 수종과 온도를 설정하여 측정하였다. 목재 수종은 소나무의 비중(0.5)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온도는 20℃를 기준으로 높으면 BIAS 설정을 0보다 낮게 설정하고 낮으면 높게 설정하여 보정하였다. 단, 겨울기간 동안(1월, 2월, 12월)의 목조환경 조사는 야외 생물활동기가 아니므로 제외하였고, 환경인자 측정은 동일한 날과 시간대에 측정하여 세 건물과 기둥위치별 차이를 비교하고자 하였다. 미기상 인자는 건물 외부에 백엽상을 설치하여 내부에 온습도 측정기(KH210-AO, Kimo, FRA)를 이용하여 대기온도와 상대습도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였으며, 순천지역을 대표하는 국지기상을 기상청 관측 자료인 순천 174 기상대의 데이터를 활용하였다. 기상관측데이터는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웹사이트(http://data.kma.go.kr)에서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제공된 도시별 기후통계분석 데이터를 활용하였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19). 기상인자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는 Excel 2010과 RStudio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3. 결과 및 고찰
3.1. 흰개미 피해 현황 조사
조사대상 건물들의 흰개미 탐지견 조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 4회 실시하였다. 흰개미 탐지견 반응 기둥의 개수는 2015년 보다 2016년 조사에서 증가하였고 이후 2017년과 2018년에는 점차 감소하였다(Table 1). 흰개미 탐지견이 반응하는 기둥의 수가 증가하고 감소하는 것은 환경적 영향일 수도 있고 탐지견의 역량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총 4회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둥 위치별 반응빈도를 도식화한 결과 반응 빈도가 집중되는 위치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4). 조사당의 경우 7번 기둥에서 빈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불조전은 15번 기둥, 그리고 팔상전은 31번 기둥에서 높은 빈도를 나타내었다.
각 건물의 기둥 위치를 조사한 결과 탐지견 반응 빈도가 높은 위치에서 흰개미 피해흔이 관찰되었다(Figure 5). 특히 조사당 7번 기둥은 육안으로도 흰개미 피해가 심각하게 나타났고 주변에 설치한 모니터링 말목에서도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불조전 15번 기둥은 하부가 부분 보수된 곳이며 2018년 조사에서 하부에 피해흔이 관찰되었고 불조전 13번 기둥하부에서도 피해흔이 관찰되었다. 팔상전 31번 기둥은 2016년 외부로 흰개미 터널이 관찰된 위치로 기둥 하부 단청 탈락 범위가 확대되었으며, 건물내부에 흰개미 서식확인을 위한 목재시편을 둔 결과 시편에 피해가 발생하였다. 불조전의 경우는 그 외 빈도수가 높은 기둥이나 하방에서 육안으로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지만, 조사당과 팔상전의 경우 주변 기둥에서 피해가 확인되고 있다. 조사당 5번 기둥 하부에 흰개미 피해흔이 관찰되었고 조사당 주변으로 설치한 모니터링 말목에서도 피해가 발생하였다. 또한 팔상전 2번 하방에서 흰개미 피해흔이 확인되었으며 피해 면적이 2015년 조사에서보다 증가되었다. 29번 기둥의 갈라진 틈으로 흰개미 터널과 기둥하부 피해흔도 확인되었다(Figure 6). 흰개미 피해흔이 육안으로 관찰되는 위치에서 탐지견 반응이 나타났으며 피해흔이 관찰되지 않는 위치도 다수가 있어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탐지견 반응은 있지만 피해흔이 관찰되지 않는 곳은 흰개미 피해가 외부에서 관찰되지 않을 뿐 흰개미 유입과 이동이 있었던 곳으로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치이다.
3.2. 목조 환경
조사대상 건물의 환경조사는 각 건물의 모든 기둥위치에서 대기온도, 상대습도, 표면온도와 수분량을 측정하였으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 27회 조사하였다. 각 건물에서 측정한 환경인자들의 기둥위치 별로 평균값을 Table 2에 나타내었다. 각 건물들의 평균 대기온도 22.4℃로 동일하였으며 표준편차는 0.4∼0.6으로 나타났고, 평균 상대습도는 조사당 62.1%, 불조전 61.9%, 팔상전 61.4%로 나타났으며 표준편차는 0.6∼1.4로 나타났다. 건물의 기둥위치에 따라 대기온도와 상대습도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표면온도와 목재함수율의 차이는 크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표면온도 보다 목재함수율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으며, 이것은 동일한 기상 조건에서 건물 주변의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일조량과 목재에 수분을 주는 배수로의 위치 및 배수 효율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조사당, 불조전과 팔상전은 같은 단(段) 위에 동일한 방향으로 위치해 있고 뒤편이 축대로 막혀있는 동일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단, 팔상전 우측이 열린 공간인 반면 조사당 좌측은 낮은 축대로 막혀 있다. 불조전은 조사당과 팔상전 사이에 위치해 있어 좌우가 조사당과 팔상전 건물로 막혀 있지만 불조전 좌측이 조사당으로 건물이 크지 않아 우측 보다는 일사 조건이 좋다. 배수로는 불조전과 팔상전 사이에 있고 조사당 좌측 방향과 팔상전 우측으로 흐르는 구조로 되어있다. 불조전과 팔상전 뒤편은 지면이 콘크리트로 되어 있어 강우 시 빗물이 지표로 스며들지 못하고 조사당 좌측과 팔상전 우측으로 배수되도록 되어 있다. 팔상전 우측은 단(段)차가 높아 아래로 빗물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조사당 뒤편과 좌측은 단(段)차가 크지 않아 빗물이 조사당 뒤편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다. 또한 축대로 막혀있어 일사 조건이 좋지 않아 건조되는 시간도 빠르지 못하다. 불조전과 팔상전 사이의 배수로는 지붕에서 빗물이 떨어지는 위치로 기단의 폭이 좁은 팔상전 29번과 31번 기둥은 빗물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불조전과 팔상전 뒤편의 콘크리트로 시공된 부분도 빗물이 흡수되지 못하고 고이고 튀어서 기둥을 직접 적시게 되어 강우가 발생하는 빈도와 양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3.3. 통계분석
조사대상 건물들의 기둥 간 편차가 큰 표면온도와 목재 함수율을 대상으로 기술통계량을 산출하여 비교하였다. 기술통계량 분석은 평균(Mean)과 중앙값(Median)의 차이와 최빈값(Mode)을 이용하여 데이터의 분포를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평균, 중앙값과 최빈값의 차이가 크지 않으면 데이터가 중앙값에 모여 있고, 차이가 크면 중앙값과 멀게 분포하게 된다. 데이터의 범위는 최솟값과 최댓값으로 정해지고 이들 범위 안에는 이상치(Outlier) 값이 포함된 범위이다. Table 3에 제시된 기술통계량 결과를 보면, 조사당의 경우는 표면온도의 평균, 중앙값, 최빈값이 22.7℃로 동일하게 나타났고, 불조전은 평균이 23.2℃, 중앙값이 22.9℃, 최빈값이 21.6℃로 나타났으며, 팔상전은 평균이 23.5℃, 중앙값이 23.1℃, 최빈값이 21.6℃으로 비교적 차이가 크지 않았다. 목재함수율은 조사당의 평균과 중앙값이 12.6%와 13.0%, 최빈값은 14.5%로 나타났고, 팔상전의 평균, 중앙값과 최빈값이 11.6%, 10.8%, 10.8%로 차이가 크지않게 나타났으나 불조전은 9.8%, 7.7%, 6.1%로 평균과 중앙값보다 최빈값이 낮게 나타났다.
최빈값은 측정 데이터 중 가장 빈도 높게 관측되는 값으로 표면온도와 목재함수율 최빈값을 비교해 보면, 조사당, 불조전, 팔상전의 표면온도 최빈값은 22.7℃, 21.6℃, 21.6℃ 이고, 목재함수율 최빈값은 14.5%, 6.1%, 10.8%로 나타났다. 조사당의 표면온도 최빈값이 22.7℃로 불조전과 팔상전에 비해 약 1.1℃ 높았고, 목재함수율은 조사당과 팔상전에서 14.5%와 10.8%로 불조전 6.1%에 비해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따라서 기술통계량 결과에 따르면 표면온도의 경우는 조사당, 불조전, 팔상전의 차이가 크지 않으나, 목재 함수율에서는 불조전의 목재함수율 분포가 조사당과 팔상전에 비해 넓게 퍼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목재 함수율이 낮을 때와 높을 때의 차이가 크고, 최빈값이 6.1%로 낮은 값을 나타내는 빈도가 높기 때문에 수분량 낮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기술통계량의 최솟값과 최댓값 범위 내에 이상치 값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값을 제외하고 통계적 오차를 줄이기 위해 상자그림(Boxplot)를 이용하여 건물별 표면온도와 목재함수율 분포를 비교해 보았다. 상자그림(Boxplot)의 정확한 명칭은 skeletal box and whisker plot으로, 데이터를 작은 수부터 큰 수순으로 정렬한 다음 1분위수(Q1), 중앙값(Q2, Median), 3분위수(Q3), 최솟값(lower fence), 최대값(upper fence), 이상치(Outlier)를 구한다(McGill et al., 1978). 상자그림(Boxplot)에서 상자범위 Inter-Quartile Range(IQR)는 중앙 50%에 해당하는 자료로서 3분위수에서 1분위수를 뺀 값을 의미한다. 1분위수는 25%의 위치, 2분위수는 50% 위치의 중앙값(median), 3분위 수는 75% 위치이고 최솟값은 1분위수에서 1.5 × IQR 값을 뺀 위치, 최대값은 3분위수에서 1.5 × IQR을 더한 위치이다(Figure 7). 이상치(Outlier)는 최솟값보다 작거나 최댓값보다 큰 관측값들을 의미하고 상자그림(Boxplot)에서는 이들 이상치를 제외하고 표현해 주기 때문에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이상치는 정상적인 데이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난 값들을 의미하고 통계분석에서 오차를 줄이기 위해 제거하지만 의미없는 데이터는 아니다. 상자그림(Boxplot)의 해석에서 중요한 부분은 상자의 크기이며 상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데이터가 모여있고 편차가 적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상자의 범위, 즉 1분위수(Q1)과 3분위수(Q3)가 기준치를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흰개미 생육 환경 범위가 상자의 기준 범위가 될 수 있으며 상자의 1분위수와 3분위수가 기준 범위에 있을 때 흰개미 피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생각되어 각 건물들의 표면온도와 목재함수율에 대한 상자그림(Boxplot)을 그려 보았다(Figure 8).
표면온도는 기술통계량 분석과 유사하게 조사당, 불조전, 팔상전의 차이가 크지 않았고, 목재함수율에서는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목재함수율에 대한 상자그림(Boxplot) 결과, 조사당의 상자크기가 가장 작고 불조전의 상자크기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이것은 조사당이 목재함수율 편차가 가장 적다는 의미이고 조사당의 1분위수가 불조전과 팔상전 보다 높기 때문에 목재함수율의 최저값 또한 조사당이 높다는 의미이다. 조사당의 1분위수를 기준으로 기준선을 그려보면 기준선 아래에 불조전과 팔상전의 1분위수가 위치하게 되고 가장 낮은 위치가 불조전임을 확인할 수 있다. Hailwood-Horrobin equation(Hailwood and Horrobin, 1946)을 이용하여 대기온도 25℃일 때 상대습도에 따른 목재평형함수율을 산출하여 비교해 보았다(Figure 9). 상대습도 55%일 때 목재의 평형함수율이 10%로 나타났으며, 이것은 조사당의 목재함수율 1분위수(기준선)와 유사한 값이다. 결과적으로 조사당 주변 상대습도가 55% 이상이고 목재평형함수율도 10% 이상 유지된다고 볼 수 있다.
기술통계량 분석에서 조사당, 불조전, 팔상전의 목재함수율 최빈값(Mode)을 보면, 조사당 14.5%, 불조전 6.1%, 팔상전 10.8%가 가장 많은 빈도로 관측된 값이고, 상자그림(Boxplot)에서는 조사당의 목재함수율 편차가 가장 적고 최저값인 1분위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불조전에서 편차가 크고 최저값인 1분위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환경인자에 대한 통계분석 결과로 보면 목재함수율 편차가 가장 적고 최저값도 상대적으로 높은 조사당에서 흰개미 피해가 가장 높고 불조전에서 가장 낮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상치(Outlier)는 정상적인 데이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난 값들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이상치는 통계분석에서 오차를 줄이기 위해 제거하지만 이상치가 발생하는 원인은 조사할 필요가 있다. 이상치는 팔상전에서 가장 많고 조사당은 없었다. 조사당을 제외하고 불조전과 팔상전에서 이들 이상치(Outlier)는 흰개미 탐지견 반응 위치이거나 주변 기둥에서 나타난 값이다. 불조전의 경우 11번, 13번 15번 기둥에서 나타난 값이고 흰개미 탐지견 반응 빈도가 15번 기둥에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11번과 13번순으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팔상전의 경우도 흰개미 탐지견 빈도가 가장 높았던 31번 기둥을 기준으로 29번, 27번과 25번 기둥에서 측정된 값이고 육안으로 피해흔이 확인된 2번과 6번 하방 옆의 3번과 5번 기둥에서 관측된 값이다. 이상치가 나타난 기둥이 흰개미 피해가 있는 위치이거나 근접한 곳이고, 동일한 위치에서 나타나는 것은 건물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거나 주변 환경적 영향이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불조전과 팔상전 건물이 나란히 위치해 있고 이상치가 관측된 기둥이 서로 인접한 곳으로 환경적 영향을 동일하게 받는 위치이다. 또한 불조전과 팔상전 사이에 배수로가 위치해 있고 비가 올 경우 배수로에서 기둥으로 빗물이 들이치는 곳이다. 팔상전의 경우 기단과 처마의 폭이 불조전보다 좁아 비가 많이 올 경우 기둥하부에 빗물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바로 이곳이 팔상전 31번 기둥 위치로 흰개미 탐지견 반응 빈도도 높았고 외부에서 흰개미 터널이 관찰된 위치이다. 불조전과 팔상전의 경우는 주변 환경적 영향과 구조적인 문제로 강우 시 이상치가 나타난 기둥으로 수분이 유입되고 있어 흰개미 피해 가능성이 있다.
흰개미 탐지견 반응과 환경인자에 대한 통계분석 결과를 종합해 보면, 탐지견 반응 빈도는 불조전에서 빈도수가 높지만 육안으로 피해가 확인되는 것은 조사당과 팔상전에서 빈도가 높았다. 이것은 조사당과 팔상전은 환경인자 변화가 적어 흰개미 서식에 유리한 조건으로 탐지견 반응 위치에서 피해흔이 관찰되었다. 반면에 불조전의 경우는 건물 기둥의 목재함수율이 낮을 때는 매우 낮고 반대로 높을 때는 매우 높아 일정하게 유지되기 어려운 환경조건으로 흰개미 피해가 육안으로 관찰될 정도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된다. 하지만 흰개미 탐지견 반응이 있다는 것은 흰개미 유입과 이동이 있다는 것으로 적절한 환경조건이 유지될 경우 피해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4. 결 론
본 연구에서는 목조문화재 가해 생물 중 흰개미 피해를 모니터링하고 환경인자 조사를 수행하였다. 순천 선암사의 조사당, 불조전, 팔상전에 대하여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총 4회의 흰개미 탐지견 조사를 수행한 결과 탐지견 반응 빈도에서 연도별 차이가 있지만 반복적으로 반응이 나타난 기둥에서 육안 피해를 확인하였다. 특히, 팔상전의 29번과 31번 기둥은 탐지견 반응 빈도도 높았고 육안으로 흰개미 피해가 확인되는 위치이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최근 4년 동안의 순천지역 환경 인자를 비교해 보면, 2016년은 평균기온과 상대습도가 높고 강수량도 많았으나 2017년은 2016년 보다 평균기온이 낮고 강수량도 현저히 적었다(Lim et al., 2019). 흰개미 탐지견 반응 빈도가 2016년 증가하고 2017년 감소하는 경향은 이러한 환경적 영향이 있다고 판단된다(Table 4). 선암사의 조사당, 불조전, 팔상전을 대상으로 기둥 위치에서 측정한 환경인자를 비교한 결과 대기온도와 상대습도의 차이는 크지 않으나 표면 온도와 목재함수율 관측값은 위치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이들 관측값을 이용하여 기술통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표면온도 보다 목재함수율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조사당의 목재함수율 변화가 가장 적었고 그 다음 팔상전, 불조전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당과 팔상전의 최빈값이 14.5%와 10.8%로 불조전 6.1%에 비해 높았고 목재함수율 변화도 크지 않아 이것이 흰개미 피해를 일으켰을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당 뒤편 기둥의 흰개미 피해는 육안으로도 확인될 만큼 심각하다. 팔상전의 경우는 흰개미 피해가 육안으로 확인된 위치와 탐지견 반응 위치가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흰개미 피해흔의 면적이 증가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불조전의 경우는 흰개미 탐지견 반응 빈도가 다수의 기둥에서 나타났으나 육안으로 피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불조전의 탐지견 반응 빈도가 높은 기둥은 부분적으로 보수를 한 위치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기온은 곤충의 활동기간, 분포범위, 생장과 대사속도 및 섭식량 등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평균기온의 상승은 흰개미의 활동기간과 분포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어 흰개미 피해가 가속화될 수 있다(Kim et al., 2017). 목재의 수분 함량은 물리적⋅기계적 특성뿐만 아니라 곤충과 곰팡이에 의한 피해 위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목재의 흡습성 거동은 주변 기후, 특히 상대습도와 온도에 따라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수분의 흡착과 탈착을 반복하게 된다. 모든 다공성 물질과 마찬가지로 목재는 주변 환경으로부터 수분을 흡수하여 세포막과 세포 공동 내에 저장할 수 있다. 수분이 목재의 세포벽으로 옮겨지는 28∼30%의 섬유포화점 이상에서 세포벽은 완전히 포화되고 수분은 세포 공동으로 전달된다. 그러나 반대로 섬유포화점 이하에서는 목재 내 수분이 이탈하게 된다. 세포벽에 수분 6% 이상부터 곤충 피해 위험이 있으며 28∼30%의 섬유포화점 이상부터 곰팡이 피해 위험이 있다고 한다(Dietsch et al., 2015). 따라서 토양수분량 및 목재평형함수율은 흰개미 서식에 필요한 수분을 얼마나 일정하게 유지하는가에 따라 피해 발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 흰개미 피해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사전에 피해를 예측하기 어려우며 육안으로 관찰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므로 흰개미 탐지견을 이용하여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탐지견의 반응 빈도가 높은 주요 위치를 찾아 방제하는 것이 필요하며 환경과 인체에 무해한 방제 방법 연구가 필요하다.
Acknowledgements
본 연구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 조사연구(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연구에 도움을 주신 삼성 에스원 탐지견 센터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