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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Conserv. Sci > Volume 37(5); 2021 > Article
목제 조각품의 수피부 보존처리

초 록

현대미술의 보존처리에 있어서 ‘작가의 의도’는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작가, 유족, 재단 등 일종의 의사 결정권을 가지는 이들이 소유한 작품에 관한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중 작가 인터뷰는 명확한 ‘작가의 의도’를 제공할 수 있는 자료로써 작가 사후에도 신뢰도 높은 보존처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목제 작품에 대한 보존처리를 진행함에 있어서, 들뜨고 분리된 수피 상태에 적용할 충전제의 제조에 작가 인터뷰 내용 속 수종에 관한 정보를 활용하고자 하였다. 보존처리 결과 작품의 수피는 안정적인 보존처리가 이루어졌지만, 수종분석을 통해 작가 인터뷰의 정보가 실제와 다름을 확인하였다. 결론적으로 작가 및 유족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를 활용함에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자 한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비슷한 수피 상태를 가진 작품의 보존처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ABSTRACT

The ‘artist’s intention’ plays an important role in the conservation process of contemporary art. Accordingly, the information on artworks owned by the artist, their bereaved family members, and foundations that have decision-making power is important. The artist’s interview is the kind of data that can clear ‘artist’s intentions’ to ensure reliable conservation treatment can be carried out even after the artist’s death. Therefore, this study attempted to use information from the artist’s interview on the type of wood in the manufacture of the filler required for lifted and separated bark conditions in the conservation process of wooden artwork in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While the conservation treatment resulted in the stable preservation of the bark of artwork, an analysis of the wood confirmed that the information in the artist’s interview was not true. Consequently, we suggest that attention must be paid toward the information provided by artist, their bereaved families, etc. Based on the result of this study, this is also expected to help preserve upcoming artworks with similar bark conditions.

1. 서 론

현대미술 작품은 비슷한 재료 및 미술사조, 심지어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각 작품에 따라 보존처리가 달라질 수 있다(Heo and Han, 2013). 또한 새롭고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거나 빛, 소리, 개념 등 비물질적인 작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대미술의 보존처리에서는 원형 유지 및 가역성, 최소한의 개입 등이 강조되는 전통적인 보존윤리와는 다르게 작가의 ‘의도된 외형’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Mack et al., 2016). 따라서 현대미술의 보존처리에 있어서 ‘작가의 의도’는 방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현대미술이란 포괄적으로 20세기에서 오늘날까지를 아우르는 미술 개념이다. 따라서 제작 시기상 작가 또는 유족, 재단 등 작품을 만들거나 작품이 가진 의미를 정확히 알고 있는 인물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미술품 보존처리에 있어 작가, 유족, 재단 등 일종의 의사 결정권을 가지는 이들이 소유한 작품에 관한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작가의 경우 가장 정확한 ‘작가의 의도’를 제공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에 따라 작가가 제공하는 작품 정보로 인해, 작품의 보존처리 계획 수립단계에서부터 작가와의 협업이 중요하게 되었다(Kwon and Lee, 2020).
생존 작가는 본인 작품의 보존처리에 개입하여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작가 Richard Fauguet(1962∼)는 실리콘으로 만든 작품 ‘Mirida’(1994)가 변색되었을 때 처음에는 작품을 다시 만들자고 건의하였고, 나중에는 보존처리 과정에 직접 참여하여 특정 작업에서 발생하는 일부 외관의 변화에 동의하였다. 인도의 Matho 박물관에서는 소장품인 ‘의례용 탈’의 보존처리 시, 탈을 만들고 종교적인 의식을 이어오는 승려들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인해 미적 무결성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어 결실된 부분을 원형과 다르게 임의로 복원하는 방법으로 진행하였다(Chretien, 2015).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작품 ‘Flower tree’(2014)의 보존처리를 위하여 진행된 사전 인터뷰 당시 작가 최정화(1961∼)는 손상되어 변형된 프레임은 재제작하고, 파손된 꽃들은 기존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임의로 배치하되 사진정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복원할 것을 요청하였다(Han et al., 2021). 이처럼 현대미술의 보존처리에 있어서 최소한의 개입 및 원형 유지보다 작가의 의도가 우선시되기도 한다.
작가가 사망한 경우, 유족 및 재단 등의 정보와 작품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 등을 바탕으로 보존처리가 진행된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Niki de Saint Phalle(1930∼2002) 작가의 ‘Black Nana(Lara)’(1967)는 보존처리를 위해 페인트 성분에 대한 분석과 사례 조사가 이루어졌다(Kwon et al., 2016). 그 결과를 바탕으로 Niki de Saint Phalle 재단과의 협의를 진행하여 보존처리가 진행되었다(Kwon and Lee, 2020). 다만 이처럼 작가 본인이 없는 경우 보존처리 시행까지 많은 시간과 합의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작품에 대한 생전 작가의 정보가 담긴 인터뷰 및 동의서 등 자료가 있다면 더욱 빠르고 신뢰성 높은 보존처리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이처럼 신소재로 제작되거나 기존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은 재료가 사용된 현대미술 작품들은 보존처리에 있어 작가의 정보는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목제 작품 중 일부는 목재들이 가진 수피(樹皮)가 제거되지 않고 작품에 이용되기도 하였다. 해당 수피들은 작품 제작 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들뜸, 박락, 열화 등 다양한 손상 유형들이 관찰되고 있다. 그러나 수피가 있는 목제품에 대한 보존처리 관련 연구는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일반적인 목제품 보존처리에서도 대상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사용하는 재료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Kim et al., 2021). 수피와 관련한 보존처리 사례 및 연구가 드문 만큼, 현대미술 작품의 보존처리에서는 작가 등 의사결정권자들이 가진 정보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수피에 물리적 변형이 발생한 국립현대미술관 목제 소장품 중 작품에 대한 작가의 인터뷰 정보가 남아있는 ‘무제(Untitled)’(1972)의 보존처리 과정 및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해당 사례를 통하여 작가가 남긴 정보가 보존처리 방법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유의해야 할 점 등에 관해 서술하고자 한다.

2. 대상 작품

보존처리 대상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 중인 목제 조각품으로 조성묵(趙晟默, 1940∼2016) 작가의 작품 ‘무제(Untitled)’이다(Figure 1). 작품은 1972년 제작되었으며, 작가의 1970년대 작품 경향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작품은 4개의 독립된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작품의 외형은 자연목 그대로의 모습과 발 모양으로 제작된 청동을 결합한 형태이다. 자연적인 나무 모습과 인위적으로 형상화된 발 모양의 결합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인체를 연상하도록 제작되었다. 해당 작품은 <Message>나 <Messenger>라고 이름 붙여진 1980년대 작가의 작품들로 이어지는 과도기적인 작품이며, 자연과 인위 또는 대상과 인식의 틈 사이에서 기능할 수 있는 알레고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조성묵 작가의 작품 세계가 맞춰지고 있는 과정의 작품이다(Hong, 1994). 이는 동시대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나 모노파(物派) 등 당시 세계적인 미술계 흐름과 공감하는 면이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2.1. 작가 인터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된 전시 <멋의 맛_조성묵> (2015.12.1.∼2016.6.6.)과 관련하여 2015년 조성묵 작가가 생존했었던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직원들이 작가의 스튜디오를 방문하였다.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출품되는 작품들에 대한 정보와 함께 전반적인 작가의 작품들에 대해 자문하였다(Figure 2). 청동, 우레탄, 종이, 목재 등 작가가 사용한 재료 및 제작 기법들에 관하여 설명받고 보존처리 방법 및 재료, 유의 사항 등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다(Figure 3).
작품 ‘무제(Untitled)’(1972)에 대해서도 인터뷰가 진행되었으며, 당시 작가는 작품을 설명할 때 다리 역할을 하는 목재들은 산에서 죽은 ‘아카시아’ 나무를 잘라서 사용하였다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작가의 제작 의도가 자연목이 인체를 연상하도록 한 것이라 설명하였기 때문에 자연목에서 보이는 수피에 대한 보존 및 유지가 중요하다고 판단되었다.

2.2. 작품 상태

작품의 수피 표면에는 거미줄과 먼지들이 얽혀 있거나, 백색 얼룩이 수피 틈 사이로 고착되어 있었다(Figure 4A). 작품 상부 단면은 백색 반점들이 자리하고 전체적으로 검게 오염된 상태였다(Figure 4B). 또한 수피 표면에는 작품이 제작되기 전에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충공(虫孔)들이 전체적으로 나타나 있었다(Figure 4C). 대부분의 충공 안쪽에는 백색 벌레집이 존재하였고 갈라거나 떨어진 수피 틈 사이로 원형의 형태를 관찰할 수 있었다(Figure 4D). 다만 작품은 2016년 10월 훈증 처리를 진행하였기 때문에 현재 내부에 가해 곤충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작품은 수피와 목질부 사이에 이격이 발생하여 전체적으로 수피가 들떠 있는 상태였다(Figure 4E). 수피 중 일부는 박락되거나 결실되었으며, 이로 인해 외부로 드러난 목질부 표면에서는 갈라짐이 관찰되었다(Figure 4F, 4G). 또한 충해 및 수피 열화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소형 목편들이 수피와 목질부의 틈 사이에 다량 존재하여 전시 등의 이유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탈락하고 있었다(Figure 4H). 발 모양으로 제작된 동합금들은 바닥 면 테두리나 발가락 등 모서리를 중심으로 부식층이 형성되었으며, 작품 정보가 표기된 접착 이물질도 관찰되었다(Figure 4I).

2.3. 보존처리 계획

상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보존처리 방법과 순서를 다음과 같이 계획하였다.
1) 클리닝: 거미줄 및 소형 목편 등 이물질을 물리적으로 제거한다. 습식 세척을 통해 표면 얼룩 및 오염물질을 제거한다.
2) 접합 및 복원: 들뜨거나 탈락한 수피를 접합하고, 수피와 목질부 사이 빈 공간을 충전하여 복원한다.
3) 코팅: 청동 발의 표면은 왁스를 이용해 코팅하여 대기 중의 부식 인자를 차단한다.
‘클리닝’ 과정에서 수피 내부에 존재하는 소형 목편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에어컴프레셔(Major V300, Airfactory, KOR)를 이용하고자 하였다. 온전해 보이는 수피 부위 중 내부에 열화된 목편들이 쌓여 있어 압력을 가했을 때 견고하지 못하고 눌려 들어가는 부분이 존재했기 때문에, 공기압을 이용해 안쪽 깊이 위치한 열화된 목편들도 최대한 제거하여 보존처리 후 핸들링 시 추가적인 목편 탈락을 방지하고자 하였다.
‘접합 및 복원’ 과정에서 내부의 빈 공간을 복원하는 경우, 수피 상태에 적합한 처리제가 필요하였다. 일정 이하의 결실 부위는 접착제와 첨가제를 혼합한 충전제를 이용하여 메우는 작업(Nationa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2018)이 진행되는데, 해당 보존처리에 필요한 접착제와 첨가제의 혼합비율은 선행된 연구 결과(Kim et al., 2021)를 참고하였다.
선행된 연구에서는 경화시간이 일정 이상 필요한 접착제와 첨가제로 목분을 혼합하여 혼합비율 및 충전 두께에 따른 물성을 비교하고, 제조한 충전제를 수피와 목질부 사이 이격이 발생한 목재에 적용하여 적용성 및 내후성을 관찰하였다. 결과적으로 아교를 사용한 시편들이 다른 접착제에 비해 물성 및 목재 적용성 모두 뛰어났고 그중 아교와 목분 혼합비율 1 : 2의 충전제 시편이 가장 우수한 결과(Kim et al., 2021)를 나타내어 이를 바탕으로 작품에 필요한 충전제를 제조하였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목재 첨가제는 수종별 수분 함량이 다르고 동일한 목재 내에서도 절단 방향에 따라 수축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가능한 같은 방향으로 자른 동일한 나무 종을 사용하여 복원하는 방법이 선호되었다(Park, 2017). 따라서 해당 보존처리에서는 작가 인터뷰 중 작품을 구성하는 수종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아카시아’ 나무 목분을 일정한 크기로 제조하여 사용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작가의 인터뷰 내용과는 다르게 육안상으로도 작품을 구성하는 4가지 나무줄기 간의 차이가 관찰되었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보존처리를 위하여, 충전제 제작에 앞서 수종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진행하였다.
‘코팅’ 과정에서 작품의 수피는 재질 자체의 열화 정도가 크지 않고 수피와 목질부 간 이격으로 인해 내부에 생긴 빈 공간을 충전하고 핸들링 시 압력을 지지할 수 있도록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수피 표면에 대한 코팅 처리는 제외하고 청동 발 표면에 대한 코팅 처리만 진행하고자 하였다.

2.4. 수종분석

작품에서 탈락한 목재 파편을 이용하여 광학현미경(Eclipes Lv 100, Nikon, JPN)으로 조직 관찰 후 수종을 식별하였다.
수종분석 결과, 작품을 구성하는 4개의 나무 모두 활엽수재로 그중 1번과 2번에서 공권이 1, 2열 배열하는 환공재의 모습이 나타났다. 소도관은 후벽의 원형으로 고립된 상태로 존재하였다. 방사단면에서는 단천공이 관찰되었고, 도관 사이의 벽공은 교호상으로 관찰되었다. 방사조직은 평복 세포로만 이루어진 동성형이었고, 단열방사조직과 광방사조직으로만 구성되었다. 관찰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수종들은 참나무과(Fagaceae)의 참나무속(Quercus spp.)으로 식별하였다(Table 1).
3번 작품은 2, 3열의 공권을 가지고 있는 환공재로, 소형 도관이 파상으로 나타났다. 도관 내부에 타일로시스가 관찰되었고, 도관 내 나선비후가 현저하게 나타났다. 방사단면에서 단천공이 관찰되었고, 도관 사이의 벽공은 교호상으로 관찰되었다. 방사조직은 동성형으로 2∼4열의 세포 나비가 관찰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해당 수종은 느릅나무과(Ulmaceae)의 느릅나무속(Ulmus spp.)으로 식별하였다(Table 2).
4번 작품은 환공재로 3, 4열의 공권을 가지며, 고립 또는 2, 3개의 집단 관공으로 구성되었다. 단천공이고 도관 내 타일로시스가 관찰되었다. 방사조직은 동성형으로 1∼7열의 세포 나비가 관찰되었다. 도관 내 벽공은 교호상으로 관찰되었으며 축방향 유조직은 주위상으로 나타났다. 나타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수종을 뽕나무과(Moraceae)의 뽕나무속(Morus spp.)으로 식별하였다(Table 2).
수종분석 결과, 작가 인터뷰에서 언급된 아카시아 나무는 식별되지 않았고 다른 수종 세 가지가 식별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3. 보존처리

3.1. 클리닝

수피 표면의 거미줄 및 먼지 등은 부드러운 붓을 이용하여 건식 클리닝하였다(Figure 5A). 들뜬 수피와 목질부 사이에 존재하는 소형 목편 및 나무의 갈라진 틈 사이에 고착된 이물질들은 에어컴프레셔를 이용하여 제거하였다(Figure 5B). 소형 목편 제거 과정에서 공기압으로 인해 수피가 파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며 진행하였고, 부득이하게 떨어져나온 일부 수피는 수습 후 재접착을 위하여 본래 위치를 기록하였다. 작품 표면에 존재하는 백색 얼룩 및 때 등 오염물질에 대해 에틸알코올 50 wt%(Ethyl alcohol in distilled water) 용액과 면봉 및 이온퍼프®를 이용하여 습식 클리닝하였다(Figure 6). 오염물질 제거 과정에서 특정 부분만 밝아지지 않도록 전체적으로 균일한 색조를 맞춰가며 진행하였다.

3.2. 접합 및 복원

선행 연구 결과(Kim et al., 2021)를 바탕으로 충전제는 아교 20 wt%(in distilled water)와 목분을 1 : 2 비율로 혼합하여 제작하였다. 목분은 수종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균일한 크기의 목분을 사용하기 위해, 시중에서 400 mesh로 집진된 AA-Type 목분(Woori wood powder, 2014)을 구매하여 사용하였다. 충전 방식은 갈라지거나 들뜬 수피 틈 사이로 충전제를 밀어 넣는 방법으로 실시하였다(Figure 7A). 충전 과정에서 들뜬 수피에 압력을 가하여 주변 수피부와 높이 및 형태를 맞추어가며 진행하였다.
내부에 빈 공간이 있지만, 충전제가 들어갈 수 있는 틈이 없거나 작은 경우에 대해서는 해당하는 부위의 수피를 메스로 분리한 후 드러난 목질부에 일정한 두께의 얇은 칩(Chip) 형태로 가공한 충전제를 붙여 균일하게 도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Figure 7B). 이때 외부로 드러나는 절단 흔적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뭇결을 따라 절개하였다. 충전되는 부위의 두께 및 수피 상태에 따라 일부 부위에는 목분 혼합비율을 1 : 1과 1 : 2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조절하여 적용하였다.
기존에 탈락했었던 수피 또는 클리닝 과정에서 분리된 수피들을 본래 자리에 위치시키고 아교 20 wt%(in distilled water) 용액을 이용하여 접착시켰다(Figure 7C). 고무줄과 발포제를 이용하여 재부착한 수피가 고정되고 충전 부위에 일정한 압력이 가해지도록 배치한 뒤 아교와 충전제가 완전히 경화될 때까지 건조시켰다(Figure 7D).

3.3. 보강

충전 부위의 건조가 완료된 후 수피 재접착이 온전히 이루어지지 않거나, 이동을 위한 핸들링 시 가해지는 압력에 견고히 버티지 못하는 일부 부위 등 안정적이지 않은 부분에 대해 주사기를 이용하여 아교 20 wt%(in distilled water) 용액을 주입하였다(Figure 8A). 수피 결실 및 갈라짐 등의 원인으로 목질부가 대기 중에 노출된 부위의 경우, 수분 이동에 따른 추가적인 물리적 변형을 방지하기 위해 수피 끝부분 아래의 충전제 단면을 45∼60°의 사선으로 성형하여 마무리하였다(Figure 8B). 성형 과정에서 목질부 및 수피 표면에 묻은 잔여 충전제는 증류수와 면봉을 이용하여 제거하였다(Figure 8C).

3.4. 코팅

청동 발 아랫부분에 부착된 접착 이물질은 핀셋이나 이쑤시개 등을 이용하여 제거하였다(Figure 9A). 청동 발표면의 먼지 및 때 등 오염물질을 에틸알코올 99.9 wt%(Ethyl alcohol) 용액으로 습식 클리닝하였고, 소도구를 이용하여 틈 사이 고착된 이물질을 제거하였다(Figure 9B). 표면 정리가 완료된 후 관찰한 결과, 부식 정도가 심하지 않아 방청처리를 진행하지 않았고, 대기 중 부식 인자를 차단할 수 있도록 표면 코팅을 실시하였다. 클리닝이 완료된 청동 발에 붓과 면천 등으로 왁스(Renaissance wax®)를 고르게 도포하여 마무리하였다(Figure 9C, 9D).

3.5. 처리 완료

보존처리 완료 후 작품 이동 및 핸들링 시 소형 목편의 탈락이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들뜨거나 탈락한 수피는 주변 부위와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부착되었다. 표면 오염과 이물질이 제거되어 작품 본래의 색상이 온전하게 나타났다. 청동 발은 표면의 부착물 및 소형 목편 등이 제거되었고 본래의 광택을 되찾았다(Figure 10, Figure 11). 보존처리는 작품 표면보다 수피 아래를 충전하는 과정이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보았을 때 외관의 변화가 크지 않아 본 논문에서는 보존처리 전후의 전체 모습 중 변화가 가장 큰 ‘무제(3)’의 사진만 게재하였다.
보존처리 과정 및 작품 반출 이전 보존처리실에 보관되는 동안 충전제 적용 부위 등에서 이상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고, 일정한 온습도가 유지되는 수장고로 이전된다면 작품에 더욱 알맞은 환경이 유지될 것으로 추정하였다. 다만 작품에 사용된 충전제는 아교를 기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온습도 변화와 곰팡이 등 병충해에 취약할 가능성이 고려되었고 이에 따라 수장고 환경 및 작품에 대한 모니터링과 전시가 이루어지는 경우 보존처리자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4. 결 론

수피에 손상이 발생한 목제 작품 ‘무제(Untitled)’에 대한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해당 보존처리에서 들뜬 수피를 안정화할 수 있었던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접착제와 목분 첨가제를 혼합한 충전제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생전 인터뷰에서 얻은 대상 작품의 수종에 대한 정보를 충전제 제작 시 활용하고자 하였으나, 과학적 검증을 통해 실제 작품의 수종과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해당 작품이 제작되고 44년이 지난 상황에서 작가 인터뷰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작품을 제작한 작가라도 사용한 재료를 모두 기억하는 것은 어렵고 기록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에 따라 작품에 대한 실험 및 보존처리는 수종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현대미술의 보존처리에 있어서 작가 인터뷰는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다만 만들어진 후 오랜 시간이 지나거나 비슷한 작품이 많은 경우, 작가가 가진 정보가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부분을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작가는 작품을 구성하는 재료와 물성에 관해 전문가가 아닐 수 있고, 작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정보가 올바르게 기록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보존처리 시 작가 및 유족, 조수 등이 제공한 자료는 참고용으로 활용하되, 정보에 대한 맹신이나 무조건적인 대입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정보의 적용과 활용에 있어서 보존과학자는 과학적인 검증을 진행하고 관련 연구 및 자료, 예비 실험 결과 등를 바탕으로 작품에 가장 알맞은 보존처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작가가 현재 생존해 있다면 해당 작가의 작품들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여 자료를 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과학적인 검증 및 사료 조사를 통해 작가가 준 정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고, 작가와의 재인터뷰 등을 통해 작품에 대한 보다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존처리의 결과가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 그리고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은 무엇인지 등 작가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사전에 미리 정해 놓는다면(Beerkens, 2013) 작가의 사후에도 신뢰도 높은 보존처리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목제 조각품에서 들뜨고 분리된 수피 부위에 효과적인 보존처리를 진행하였고, 이를 위한 작가 인터뷰 정보의 활용에 있어서 유의할 점을 확인하였다. 향후 유사한 수피 상태를 가진 작품의 보존처리 방향성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이번 연구가 작가 및 유족 등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수반되어야 하는 이유의 한 사례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Figure 1.
‘Untitled’ by Cho Sung M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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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2.
Artist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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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3.
Wooden artworks in workr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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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4.
Details before conservation trea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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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5.
Dry Clea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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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6.
Wet Clea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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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7.
Bonding and restoration of bark 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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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8.
Reinforc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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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9.
Wax coa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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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0.
Photo of whole imag e before and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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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11.
Photo of detailed images before and af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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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Analysis of ‘Untitled’(1972) spe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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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2.
Analysis of ‘Untitled’(1972) spec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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